첩보가 입수됐습니다. 사무실에 '다잉 라이트2: 스테이 휴먼'의 한정판 에디션이 도착했다는 것. 게임은 이미 즐길대로 즐겼고, 리뷰까지 다 올라간 상황입니다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겁니다. 세상엔 까야 제맛인게 널려 있고 한정판 박스도 그 중 하나입니다.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사무실로 향했습니다. 누가 까기 전에 제가 까야 하니까요.
알려진 정보로는 이 한정판 에디션의 가격이 무려 30만 원에 육박한답니다. PS4 기준으로 콘솔 기계 자체를 포함한 에디션이 50~60만 원 선에 판매되는건 익히 본 적이 있는데, 이건 기계가 포함되지 않은 버전입니다. 에디션 자체에 상품이 포함되어 있다는 뜻이죠.
사무실 근처의 심각한 주차난이 살짝 떠올랐으나, 아랑곳 않고 30분에 천 원을 받는 유료 주차장에 차를 댔습니다. 오늘 저 스스로에게 부여한 퀘스트입니다. 주차비가 2천 원을 넘기기 전에 언박싱을 완료할 것. 그렇게 오늘 까볼 '다잉 라이트2: 스테이 휴먼 컬렉터스 에디션'을 마주했습니다.
헌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급하게 온다고 몸만 왔더니 이 포장을 해체할 만한 장비가 없습니다. 옆자리에서 엑셀을 켜 두고 열심히 일하는 척(개인적 견해)을 하는 직원에게 물었습니다.
"칼 있으세요?"
슬쩍 보더니 커터칼을 건네줍니다. 손에서 검을 놓은지 오래 되어 낯선 감촉이지만 간만에 원없이 칼춤을 추겠군요.
아까 칼을 빌려준 직원에게 다시 가 물었습니다.
"혹시 드라이버도 있어요?"
잠시 생각하는가 싶더니 서랍을 뒤져 드라이버를 꺼내 줍니다. 도대체 저걸 왜 가지고 있을까 싶지만 어쨌거나 사러 갈 일이 없으니 해피입니다. 이로서 제 주차비가 천 원 아껴지겠군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전등에도 전지를 안 넣어놨으니 여기라고 넣어 놨을 리가 없습니다.
"진짜 마지막인데 건전지도 갖고 계세요?
자 이제 볼것 다 봤으니 다시 정리할 차례입니다. 지금껏 뜯은 포장을 역순으로 진행해 원상복구 시켜야 하죠. 해동검법으로 난자한 포장지 테이프야 어쩔 수 없지만 다른 부분은 최대한 똑같이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런데 뭔가 잊은 것 같군요. 분명 다 넣은 것 같은데 느낌이 좋지 않습니다.
결국 다시 넣었습니다. 이것 때문에 주차비는 3천 원이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읽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손톱이 예쁘기로 동네에서 유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