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보가 입수됐습니다. 사무실에 '다잉 라이트2: 스테이 휴먼'의 한정판 에디션이 도착했다는 것. 게임은 이미 즐길대로 즐겼고, 리뷰까지 다 올라간 상황입니다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겁니다. 세상엔 까야 제맛인게 널려 있고 한정판 박스도 그 중 하나입니다.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사무실로 향했습니다. 누가 까기 전에 제가 까야 하니까요.

알려진 정보로는 이 한정판 에디션의 가격이 무려 30만 원에 육박한답니다. PS4 기준으로 콘솔 기계 자체를 포함한 에디션이 50~60만 원 선에 판매되는건 익히 본 적이 있는데, 이건 기계가 포함되지 않은 버전입니다. 에디션 자체에 상품이 포함되어 있다는 뜻이죠.

사무실 근처의 심각한 주차난이 살짝 떠올랐으나, 아랑곳 않고 30분에 천 원을 받는 유료 주차장에 차를 댔습니다. 오늘 저 스스로에게 부여한 퀘스트입니다. 주차비가 2천 원을 넘기기 전에 언박싱을 완료할 것. 그렇게 오늘 까볼 '다잉 라이트2: 스테이 휴먼 컬렉터스 에디션'을 마주했습니다.

▲ 봉투를 까면 환불이 안됩니다. 어차피 제꺼 아니니까 그냥 까버립시다.


▲ 참고로 위험한 봉투입니다. 어린 아이가 잘못 만지면 환경단체 CF의 바다거북처럼 될 수 있으니 가정집에서는 멀찍이 치워 둡시다.


▲ 박스 뒷면의 모습. 보통 게임은 잘 모르지만 애들 선물로 주려고 마트 들른 가장이 읽게 되는 부분입니다.


▲ 종이 커버를 살살 벗기면 나오는 깔끔한 박스. 측면의 2가 매우 큽니다


▲ 박스 뚜껑엔 '발견한 사람이 임자'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 박스는 이제부터 제 겁니다.


▲ 박스 하단의 얼룩은 제가 긁은게 아니라 패턴입니다. 전 회사의 재산을 훼손하지 않... 아 맞다 이거 이제 내 꺼지


▲ 의문의 검은 봉투


▲ (대충 감사하다는 내용) 아쉽게도 한글이 아닙니다.


▲ 편지 밑에는 스티로폼 박스와 몇몇 굿즈들이 보입니다.


▲ 오른쪽 충격방지재로 쌓여 있던 물건은 손전등입니다. 한번 켜 보고 싶은데


▲ 전지는 따로 안 넣어줬습니다. 사러 갈까 싶지만 주차비가 오르니 포기합니다.


▲ 비닐 포장되어 있는 이 문서는


▲ 게임의 무대가 되는 '빌레도어' 지도입니다. 이건 매우 귀하군요. 실제로 게임에 쓸 수 있겠습니다.


▲ 게임 디스크를 담은 스틸 케이스. 이건 따로 개봉하지 않았습니다.


▲ 정면에는 주인공 '에이든 칼드웰'이, 후면에는 다잉 라이트의 시그니처 좀비인 '볼래틸'이 프린트되어 있습니다.


▲ 이제 본격적으로 내부 구성품을 살펴볼 차례입니다.

헌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급하게 온다고 몸만 왔더니 이 포장을 해체할 만한 장비가 없습니다. 옆자리에서 엑셀을 켜 두고 열심히 일하는 척(개인적 견해)을 하는 직원에게 물었습니다.

"칼 있으세요?"

슬쩍 보더니 커터칼을 건네줍니다. 손에서 검을 놓은지 오래 되어 낯선 감촉이지만 간만에 원없이 칼춤을 추겠군요.

▲ 더럽게 빡빡하게 포장되어 있습니다. 잘못하면 스티로폼채로 잘라버릴 수 있으니 칼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 긴장했는데 칼솜씨가 녹슬지 않았군요. 이래봬도 10살까지 해동검도를 수련한 몸입니다.


▲ 첫 포장을 까고 등장한 건 '아트북'입니다. 이건 안 보고 지나칠 수 없지만 전부 공개할 수는 없으니 한 장만 공개하겠습니다.


▲ 게임 내에서 감탄하며 본 근접 무기의 디자인 시안입니다. 실제로는 더 흉악하게 생긴 무기들도 많이 등장합니다.


▲ 아트북 밑에는 게임의 주요 배경이 담긴 세 장의 아트 카드와


▲ 게임 속 벽화를 따온 여섯 장의 스티커가 있습니다.


▲ 그리고 안쪽에 숨겨진 스태츄의 매뉴얼도 있군요.


▲ 음... 어... 전기로 작동하나 봐!


▲ 다시 칼솜씨를 발휘해 2차 포장을 뜯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이 보이는군요.


▲ 이렇게 생겼습니다. 볼래틸의 부패를 막기 위해 흡습제를 넣어준 것이 포인트입니다. 나중에 다시 재포장할 때 잊지 말고 넣어 줘야 하죠.


▲ 다른 각도로 보면 불쌍한 생존자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 에이든은 집앞 편의점에서 본 것 같은 얼굴입니다.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마스크를 쓴 모습이 인상적이군요. 저 도끼는 '마지막 희망'이라는 도끼로 1편에선 사용 가능한 장비로, 2편에서는 잡졸 중 하나의 무기로 등장합니다.


▲ 볼래틸은 그냥 볼래틸처럼 생겼습니다.


▲ 하단을 살펴보니 건전지 박스가 보이는군요. 드라이버가 있어야만 열 수 있습니다.

아까 칼을 빌려준 직원에게 다시 가 물었습니다.

"혹시 드라이버도 있어요?"

잠시 생각하는가 싶더니 서랍을 뒤져 드라이버를 꺼내 줍니다. 도대체 저걸 왜 가지고 있을까 싶지만 어쨌거나 사러 갈 일이 없으니 해피입니다. 이로서 제 주차비가 천 원 아껴지겠군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전등에도 전지를 안 넣어놨으니 여기라고 넣어 놨을 리가 없습니다.

"진짜 마지막인데 건전지도 갖고 계세요?

▲ 맥가이버인지 도라에몽인지는 모르겠지만 철물점으로 가셨어야 할 분이 저희 회사로 온 것 같군요.


▲ 장착 성공


▲ 볼래틸의 애플힙 밑에 자리한 하수도 뚜껑이 스위치입니다.


▲ 오... 불이 딱 들어옵니다. 이 스태츄에는 기믹이 하나 있습니다.


▲ 평범한 모습이지만, 전등을 켜면


▲ 자외선에 약한 볼래틸을 나타내듯 붉게 핏줄이 섭니다.


▲ 조명이 너무 밝아 분위기가 살지 않으니 어두운 회의실을 이용해 보죠


▲ 올ㅋ 하지만 이거로도 부족합니다.


▲ 답은 '패딩'입니다. 날이 추워서 다행이지 여름이었다면 시도도 못 하고 눈물을 흘릴 뻔 했군요.


▲ 사무실 한복판에서 음침하게 패딩을 뒤집어쓰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뒤에서 수군거리는 소리는 무시하기로 했습니다. 역시 어두운 곳에서 보니 분위기가 좀 사네요.


▲ 건전지를 Get 한 김에 아까 포기했던 전등도 켜 보았습니다. 앗? 이것도 UV 램프군요.


▲ 이 램프로도 스태츄의 기믹은 활성화 됩니다.

자 이제 볼것 다 봤으니 다시 정리할 차례입니다. 지금껏 뜯은 포장을 역순으로 진행해 원상복구 시켜야 하죠. 해동검법으로 난자한 포장지 테이프야 어쩔 수 없지만 다른 부분은 최대한 똑같이 만들어줘야 합니다.

▲ 이걸 언제 다 정리하지


▲ 차곡차곡 넣어주고 (아까 찍은거 아닙니다)


▲ 복구 성공! 원래 있던 자리에 잘 둡니다 (이것도 아까 찍은거 아닙니다)

그런데 뭔가 잊은 것 같군요. 분명 다 넣은 것 같은데 느낌이 좋지 않습니다.

▲ 아뿔싸...!

결국 다시 넣었습니다. 이것 때문에 주차비는 3천 원이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읽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 기사를 쓰다 보니 제 손이 너무 족발처럼 나온 것 같아 손 사진을 첨부합니다.
손톱이 예쁘기로 동네에서 유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