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곡의 돌 원숭이 오공의 승률이 심상치 않습니다. 오공의 승률은 이전에도 좋은 편이었지만, 최근 일주일 기준 오공의 승률은 53%(전체 3위)로 더욱 높은 자리에 올랐습니다. 픽률 또한 두배 가까이 증가한 8.8%를 기록하였으며, 이는 승률 상위권 챔피언 중에서도 높은 수치입니다.

오공의 랭크 지표는 모든 구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랭크 상위 티어에서 승률과 픽률이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처럼 높은 실력대 게임에서의 활약은 사용자의 숙련도에 따라 오공에게 더 높은 퍼포먼스를 기대할 수 있다고도 해석됩니다.


▲ 승률은 물론 픽률이 크게 상승한 오공 (통계 출처: fow.kr)


이와같은 오공의 상승세는 패치를 통한 아이템 변화와 연관이 있습니다. 얼마전 적용된 11.11 패치에서는 전사 챔피언들의 다른 신화급 아이템에 비해 비교적 위력이 약하다고 평가받은 '신성한 파괴자'가 상향 되었습니다. 주문 검 효과를 통한 피해량이 대상 최대 체력의 10%에서 12%로 강화되고, 주문 검의 회복 효과도 근접/원거리 기준 각각 50%/30%에서 65%/40%로 상향 되었습니다.

또한 11.5 패치에서 한번 가격이 낮아진 '칠흑의 양날 도끼'도 방어력 감소량이 스택 당 4%, 최대 24%에서 스택 당 5%, 최대 30%로 아이템 성능이 상향되었습니다. 신성한 파괴자, 칠흑의 양날 도끼는 모두 기존부터 오공과 궁합이 잘 맞는 아이템으로 이미 좋은 성적을 내고 있었죠. 때문에 두 아이템이 추가 상향 된 지금 오공의 지표가 뛰어오른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 오공과 찰떡궁합인 신파자-블클 모두 상향된 11.11 패치


오공은 최근 정글에서의 사용도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탑에서 사용량이 가장 많으며, 승률 지표 또한 사용량이 많은 탑에서 더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탑-정글 모두 핵심 룬은 정복자를 선택하였으나, 보조 룬에서는 탑 라인에선 비스켓(영감) 뼈 방패(결의) 등으로 유지력을 높이고, 정글에서는 돌발 일격-끈질긴 사냥꾼(지배)로 갱킹 능력을 강화하는 차이를 보였습니다.

아이템의 경우 탑-정글 모두 상향된 신성한 파괴자-칠흑의 양날 도끼를 선택했습니다. 이후 전투 중 생존에 기여하는 스테락의 도전이나 버티면서 공격을 이어갈 수 있는 죽음의 무도 같은 아이템을 구입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 랭크 게임에서 가장 높은 선택률을 보인 오공의 빌드(통계 출처: leagueofgraphs.com)


최근 아이템 신성한 파괴자 상향 이후 다양한 챔피언들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기존에도 신성한 파괴자를 애용하던 오공 역시 이러한 상황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죠. 2021 LCK 서머 스플릿의 시작이 눈앞인 가운데, 오공을 포함한 새로운 챔피들의 대회 등장과 활약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활약세가 계속되면서 현재 PBE 서버에선 오공의 공격력 증가량과 Q 스킬의 AD 계수가 소폭 하락하면서 다음 패치에선 오공의 하향이 유력해 보이는 상황입니다. 하향 폭이 크지 않은 만큼, 실제로 하향이 적용되더라도 오공이 당장 무력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이후에도 오공의 승률이 높게 나타난다면 추가적인 너프가 계속될 가능성도 생각해 봐야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