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범유럽 구축함 트리가 개발자 블로그를 통해 공개되며 유저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신규 트리가 나올 때마다 이탈리아의 반철갑탄처럼 과감한 무장이나 콘셉트가 등장하긴 하지만, 이번 범유럽 트리에서 86노트짜리 어뢰가 나올 것을 예상한 유저는 없을 것이다.

기존에도 시마카제의 F3어뢰가 세팅에 따라 80노트를 넘기긴 했다. 하지만 어뢰 추진 스킬이 뒷받침한 상태에서 사거리가 6km가 안 되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식의 예능용 빌드였다.

범유럽의 어뢰는 속도는 물론 사거리도 15km를 거뜬히 찍으며 사용에 불편함이 없으며, 똑같이 어뢰 추친 스킬을 찍으면 91노트라는 충격적인 속도를 자랑한다. 말 그대로 보고도 피할 수 없는 어뢰 트리가 탄생한 셈이다.

이외에도 프리슬란트를 통해 입증된 구축 최강의 대공과 범아시아 트리처럼 레이더 소모품 보유, 든든한 군함수리반까지 달고 있어 여러모로 OP가 되지 않을까 예상하는 유저들이 많다.


▶ 개발자 블로그 범유럽 구축함 트리 공개

▶ 범유럽 구축 트리 한국어 번역 - 라인상정


▲ 외관은 합격! 충격과 공포의 86노트 어뢰를 뿌리는 범유럽 트리



보고도 못피하는 어뢰? 구축함에 달린 레이더?
실전성은 어느 정도일까? 범유럽 특징 알아보기

여러모로 OP스러운 면모를 자랑하는 트리지만, 유저들간의 온도차는 있다. 어뢰는 놀랍지만 피탐지와 기동성, 연막이 없다는 것이 지적된다. 물론 아직 개발중인 단계고 이탈리아 순양함 트리가 그러하듯 정식 업데이트를 거치면서 많은 것이 수정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재 공개된 내용으로 콘셉트 자체는 이미 짜여진 것으로 보인다. 기존 구축함 트리와 비교해도 재미있는 부분들이 많은데, 특히 이미 구입이 가능한 프리슬란트를 통해 범유럽 트리의 실제 느낌을 유추할 수 있다.


▲ 이미 나와 있는 프리슬란트를 통해 범유럽 트리의 성능을 유추할 수 있다



■ 의외로 나쁠지도 모른다? - 어뢰

사람들의 이목이 가장 집중된 것은 단연 어뢰라 할 수 있다. 타국가가 4km~6km를 겨우 날리고 있을 때 이미 8km에 진입하여, 7티어부터 12km라는 사거리를 자랑한다. 최종적으로 일본(20km) 미국(16.5km)에 이어 3위인 15km의 장사정 어뢰를 쏠 수 있다.

어뢰 속도는 그 빠르다는 시마카제의 F3이나 프랑스 구축함의 75노트를 한참 상회하는 86노트다. 저티어인 4~6티어도 남들이 50노트에 불과할 때 이미 65노트를 자랑하며, 7티어와 8티어는 76노트, 9티어부터 86노트로 쭉쭉 올라간다.

사거리가 길어 어뢰 추진 스킬을 찍는데 부담감이 없으니, 마음만 먹는다면 91노트라는 이벤트 매치에서나 볼 수 있던 어뢰를 만들 수 있다.


▲ 이 게임에서 사거리 15km에 속도 86노트의 어뢰를 보게 될 것이라고 꿈에도 몰랐다



단순히 속도를 제외하고도 눈에 띄는 부분이 있는데, 발사수에 비해 재장전 시간이 매우 빠르다는 점이다. 어뢰 연사속도만큼은 그 어떤 국가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는 독일의 Z-52가 90초 장전인데, 범유럽 역시 70~110초 사이의 빠른 재장전을 보유했다. 150초가 훌쩍 넘어가는 일본, 미국, 소련에 비해 압도적인 속도라 할 수 있다.

어뢰 피탐지 범위가 1.7~1.8km지만 속도가 워낙 빨라서 큰 의미는 없다. 오히려 보더라도 피하지 못할 확률이 더 높다. 시마카제의 F3어뢰와 비교해보면 알 수 있는데, 보고 반응하기까지 주어지는 시간은 고작 2~3초 남짓에 불과하다. 어지간한 배의 조타가 꺾이는 시간보다 훨씬 빠른 셈이다.


▲ 극악의 피탐지인 심해 어뢰와 다른 의미로 명중률이 높은 어뢰



단점은 최종 티어가 되더라도 어뢰의 대미지는 고작 10,700으로 일구축의 절반도 되지 않는 피해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체력이 낮은 구축함들도 2방 이상을 거끈히 버텨내며, 방뢰 장갑이 두껍게 발라져있는 전함이나 일부 순양함을 상대로는 대미지를 물어오지 못할 확률이 높다.

똑같이 대미지가 낮은 독구축을 예시로 들어보자면, 실전에서 방뢰가 두꺼운 야마토에 어뢰를 맞출 경우 운이 없다면 발당 3~4천의 피해밖에 들어가지 않는다. 이보다 피해량이 더 낮은 범유럽이라면 어뢰를 맞춰도 대미지가 2~3천에 그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좀 더 쉽게 이해하자면 하쿠류의 뇌격기를 생각하면 감이 올 것이다.

결국 빠른 속도와 긴 사거리 효율적인 재장전 시간으로 최고의 어뢰처럼 보일지 몰라도 엄연히 대미지의 한계는 존재하며, 최악의 경우 100초마다 철갑탄 한 살보씩 맞는다는 기분으로 범유럽 구축 자체를 무시하며 기동할지도 모른다. 즉, 맞추기 쉽고 운용하기는 편하나 기대한 것에 비해 대형함 저지 능력은 보기보다 떨어질지 모른다.


◆ 범유럽 어뢰 특징 예상

1. 독보적인 어뢰 속도
- 어뢰 추진 스킬을 찍으면 91노트까지 상승

2. 뛰어난 사거리
- 동티어 대비 사거리가 압도적이다
- 저티어에서부터 긴 사거리로 어뢰 운영이 편하다

3. 독구축 다음가는 재장전 속도
- 70~110초대로 쉴 새 없이 어뢰를 날릴 수 있다
- 어뢰 발사수는 8~10발, 일부는 어뢰 발사관 구성이 독특한 편

4. 낮은 피해량
- 10,400이라는 타국가 3~4티어 수준의 피해량
- 55%의 방뢰 능력 보유한 야마토 상대로 발당 2~3,000에 머무른다
- 방뢰 능력이 없는 구축, 순양 상대로는 좋으나 대형함 저지 능력이 의외로 나쁠 확률이 높다
- 하쿠류의 뇌격기가 야마토를 침몰시키는데 어느 정도 시간을 쏟아야 하는지 생각해보자




▲ 지금 당장 야마토에 하쿠류 뇌격을 쏘면 그게 범유럽 어뢰 대미지다


▲ 뇌격이 아프긴하나 못맞아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 함재기를 갈아마시는 공포의 대공

대공은 완벽하다. 프리슬란트를 통해 입증된 말 그대로 미친 대공 수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오히려 아군 근처에서 대공 우산을 펼쳐주며, 맞추기 쉬운 어뢰로 꾸준히 대미지를 적립하는 것이 가능하기에 평균 딜량에서는 앞설지도 모른다.

물론 대공 방어 소모품이 없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총합으로 친다면 범유럽 정규 트리가 앞설지 몰라도 결국 순간 대공 화력에 있어서는 프리슬란트가 여전히 앞설것으로 보인다.


▲ 비슷한 구성의 프리슬란트를 보면 대공 자체는 상위권으로 예상된다



■ 답답한 속도와 부담되는 피탐지 - 운영의 난이도가 높은 편

다음으로 피탐지 대비 낮은 내구도가 눈에 띈다. 미구축(범아시아)과 비슷한 체력이지만, 문제는 범유럽 트리가 전반적으로 피탐지가 큰 트리로 프랑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어찌어찌 6.4~6.9km대 피탐지로 세팅할 수는 있으나, 미구축과 일구축, 영구축, 소구축 2차 트리와 상대할 때는 골치가 아파올 것이다.

여기에 느린 속도까지 운영 난이도에 불을 지른다. 프리슬란트를 몰아본 유저라면 알겠지만, 35노트의 속도는 최근 메타에서는 느리기 짝이 없는 속도다. 더군다나 범유럽 트리는 소모품에 연막이 없다. 일단 걸리면 느린 속도로 도망가기가 어려운데다, 연막이라는 안전장치가 없어 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기본적으로 고성능 어뢰를 이용하여 상대가 먼저 오게끔 유도하며, 무리하게 캡 싸움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야금야금 갉아먹는 것이 주 플레이 스타일이 될 것이다. 어뢰만 날리겠다고 마음 먹으면 이보다 편한 트리는 없을지도 모른다.


◆ 함선 스펙 예측

1. 낮은 내구도
- 일구축과 미구축의 중간쯤의 느낌
- 대신 5티어부터 군함 수리반을 쓸 수 있다

2. 프랑스급 피탐지
- 평균 피탐지가 큰 편
- 프랑스와 거의 비슷하지만 속도가 느려 회피 기동이 어렵다
- 전타 속도나 범위 등 기동 자체는 민첩하다

3. 캡싸움이 애매한 편
- 어뢰를 지속적으로 깔아 상대의 움직임을 유도해야 한다
- 단순히 피탐 싸움으로 가면 불리한 부분이 많다



▲ 느려도 연막이라는 안전 장치가 있는 영국이나 프리슬란트와는 사뭇 다른 느낌일 것이다


▲ 피탐이 6.4인 프리슬란트도 캡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 미구축 타입의 근접 주포

주포는 프리슬란트와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넓게 본다면 탄속이나 탄도가 딱 미구축과 비슷하며, 근접시에는 포격구축함급 화력을 내뿜지만 거리가 벌어지면 명중률이 급감하는 타입이다.

다만 정규 트리의 경우 사거리가 10.4km로 상당히 짧다는 것이다. 12.35km라는 우수한 사거리로 멀리서 숟가락딜을 하거나 화재를 낼 수 있었던 프리슬란트에 비해 근접 상황을 제외한 주포 운영이 거의 불가능하다.

말 그대로 군함 수리반과 레이더 소모품을 믿고 근접하여 치고 빠지는 식의 운영이 필요하다. 붙었을 시의 능력 자체는 우수하므로 얼마나 빠르게 적 구축함을 베고 사라질 것인지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물론 공방에서는 우수한 어뢰를 내세워 주포를 쓸 일이 생각보다 적을지도 모른다.


▲ 프리슬란트를 생각하면 사거리가 짧은 것을 제외하면 쓸만한 주포일 것이다



■ 구축함에 또 레이더가? 우수한 소모품 구성

마지막으로는 소모품 구성을 손꼽을 수 있다. 엔진 가속기, 군함 수리반, 수색 레이더를 모두 독립된 슬롯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큰 혜택을 받았다.

다소 느린 속도를 엔진 가속기를 통해 극복할 수 있고, 군함 수리반으로 연막이 없는 문제를 대처하고, 수색 레이더는 일방적으로 스토킹 당하는 상황을 모면하게 해준다. 특히 구축함에 레이더가 달리면 무슨일이 벌어지는지 이미 범아시아 트리와 블랙을 통해 검증됐다.

레이더는 지속 시간이 15초밖에 되지 않으나, 구축함간의 싸움에서 15초 동안 연막 속의 적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무기다. 부담되는 덩치의 피탐지를 어떻게든 레이더로 무마하며 딜교환을 건 후, 빠지는 식의 플레이가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 범아시아 구축 트리를 운용해봤다면 좀 더 쉽게 적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