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4 시즌이 개막한 지도 벌써 3주차에 접어들었다. 이번 시즌은 약 4~5개월간의 비시즌 기간 동안 팀마다 많은 리빌딩 과정을 거쳤다.

SKT T1은 김민철, 김도우, 노준규 등이 합류하며 더욱 강력해졌고, 진에어 그린윙스는 시즌이 시작되기 얼마 전 김유진과 조성주라는 대형 선수들을 영입하며 우승후보로 거론됐다.

기존 강자들의 영입에 따라 팀의 전력이 크게 좌우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신인' 발굴이다.

시즌마다 항상 잘해왔던 선수들만 활약한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스포츠에 영원한 절대 강자가 없다. 새로 시즌이 거듭될수록 신예 선수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낸다. 그런 의미에서 독자들이 조금이나마 더 재미있게 스타2 리그를 볼 수 있도록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4 시즌에 출전하는 8개 팀의 2014년 주목해볼 만한 선수들을 소개해드리고자 한다.


■ '다이아몬드 원석'같은 선수, SKT T1 'Dark' 박령우



과거 슬레이어스에서 프로게이머 생활을 시작한 박령우는 팀이 해체되고, 2013년 초 SKT T1에 입단했다. 박령우의 개인리그 성적은 2012 GSL 시즌5 코드A 48강, 2013 WCS 코리아 시즌1 챌린저 리그 48강이라는 심심한 성적을 거뒀다.

기자가 프로게이머로 활동할 시절에도 래더에서 간간이 만나면 그냥 평범했던 선수로 기억된다. 그러나 SKT T1 입단 이후 선수들에게 박령우가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곤 한다. 그랜드 마스터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는 소문과 함께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연성 감독은 박령우 선수에 대해 '아직 다이아몬드 원석 같은 선수다. 특출한 스타일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아직 다듬어 가는 과정임으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다'고 밝혔다. 지난 8일 열린 2014 핫식스 GSL 코드A 예선도 통과한 박령우. 올해 SKT T1에서 대형 저그 신인의 탄생을 기대해본다.


■ KT에 '갓'은 이영호만이 아니다. 떠오르는 신예! KT 롤스터 김명식



KT 롤스터 김명식은 2012년 상반기 드래프트를 통해 KT 롤스터에 3차 지명으로 입단했다. 김명식이 조금씩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3 IEM8 상하이 한국 지역 최종 예선이었다.

국내, 해외 팀 소속의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참가한 IEM8 상하이 한국 지역 최종예선에서 김명식은 한이석, 강초원, 고석현과 당시 최강의 포스를 뿜고 있던 이신형에게도 1세트 따내며 최종 2위로 본선 진출에 선발됐다.

당시 선수들 사이에서 '갓명식'이라 불리며 승승장구했지만, 그 이후 프로리그에서 5연패를 기록하는 등 기세가 꺾였었다. 그러나 김명식은 최근 2014 핫식스 GSL 코드A 예선도 뚫고, 코드S까지 진출했다. SK텔레콤 프로리그 2014 시즌에서 라이벌 매치인 SKT T1전에 출전하여 어윤수를 상대로 대 저그전 스카이 프로토스를 선보이며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주성욱과 김대엽이라는 두 장의 카드로만 인식됐던 KT 롤스터에게 새로운 스타일을 구사하는 카드가 생긴 셈이다. 김명식은 올해 코드S 진출과 함께 프로리그 10승 이상, IEM 등 해외 대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 스타2 복귀 이후 진에어 타고 제2의 전성기를 노리는 'CoCa' 최종환



최종환은 슬레이어스 소속 당시 GSL 코드S에 머무르며 토스전 킬러로 이름을 날렸다. 게다가 최종환의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은 팬들을 열광시키기 충분했다. 그러던 와중 최종환은 2012년 LOL로 종목 전환을 시도했지만, 2013년 다시 스타크래프트2로 복귀를 선언했다.

최종환은 복귀 선언 이후 짧은 시간안에 래더 그랜드 마스터 상위권에 머물며 자신의 저력을 보여줬고, 7월 진에어 그린윙스에 합류했다.

스타크래프트2를 오래전부터 지켜본 팬이라면 복귀 이후 더욱 강력해진 최종환의 공격적이면서 화려한 플레이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최종환은 아직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4 시즌에 출전한 적은 없지만 최근 예선도 통과하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많은 팬들은 최종환이 하루빨리 전성기 시절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며 활약할 날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 저그 팬들이여, 'Solar'의 행보에 주목하라. 삼성 갤럭시 칸 강민수



2014년 제일 주목할만한 신예를 뽑으라면 많은 전문가가 망설임 없이 강민수를 뽑을 것이다. 그만큼 기량에도 물이 올라 있고, 자신감도 넘치는 선수다.

강민수는 2012년 상반기 드래프트를 통해 삼성 갤럭시 칸에 입단했고, SK플래닛 12-13 시즌 프로리그까지만 해도 그리 주목할만한 선수는 아니었다. 그런데 비시즌 기간 동안 무슨일이 있었던 것일까?

비시즌 기간 동안 그랜드 마스터 1위에 오르더니 자신의 첫 해외 대회인 13년 12월에 프랑스에서 열린 밀리니엄 하우스컵에서 이제동에게 2:4로 아깝게 패배했으나 준우승을 차지했다. 강민수는 이제 삼성 갤럭시 칸의 주전이다. 이미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4 시즌에 3승 1패를 기록 중이며 에이스 결정전에서 진에어의 김유진까지 잡아냈다.

강민수는 물량으로 상대방을 압도하는 스타일이며, 팀 내 신노열과 이영한의 장점을 고루 갖추고 있다. 코드S 우승은 물론, 해외 대회도 가능한 한 많이 나가보고 싶다는 강민수. 인터뷰할 때마다 느끼지만 자신감이 넘치는 선수다. 신예 선수의 패기, 그 이상의 자신감이다. 하지만 전혀 자만심으로 느껴지진 않았다. 그만큼 자신의 실력에 대한 믿음이 있는 선수라는 것이 전해졌다.

2014년, 새로운 강자가 떠오른다면 그 후보 0순위는 아마 강민수일 것이다.


■ 프라임 희망의 횃불 'TerrOr' 프라임 전지원



아마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를 끝까지 좋아했던 팬들이라면 '마이 스타리그'를 기억할 것이다. 전지원은 마이 스타리그 출신이다. 스타1에 애정이 강해 남들보다 스타2를 늦게 시작했지만, 최근 실력이 많이 늘었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 방송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적은 없다. 항상 래더에선 그랜드 마스터 상위권을 유지하지만 예선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고,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4 시즌에서도 3전 전패를 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지원은 장현우, 김구현과 함께 프라임의 주전 멤버로 출전을 계속하고 있다.

연습실에서 잘하는 선수는 생각보다 훨씬 많다. 대회에서 얼마나 자신의 기량을 선보이고 잘 준비하느냐에 따라 흔히들 말하는 '포텐'이 터지느냐 마느냐가 결정된다. 전지원은 아직 방송 무대에 대한 적응이 덜 되어 보이지만, 꾸준히 생각하고 노력하다 보면 어느새 프라임의 간판 저그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


■ 임팩트 있는 게이머가 되고 싶은 '왼손의 마술사' IM 홍덕



홍덕을 처음 봤을 때 느낌은 그냥 '특이하다'였다. 바로 왼손잡이 게이머이기 때문이다. 왼손잡이 선수는 많지만 마우스를 왼쪽에 놓고 하는 선수를 생각해보면 지금은 코치로 활동 중인 KT 롤스터의 고강민 코치뿐이다.

처음엔 단순히 왼손 게이머라서 궁금증이 생겼지만, 홍덕의 경기를 지켜보다 보면 단단하고 짜임새 있는 플레이에 매료된다. 홍덕은 IM에 최용화, 박현우, 조성호, 송현덕 등 강력한 프로토스 선수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며 성장 중인 IM의 신예 프로토스다.

홍덕은 최근 2014 핫식스 GSL 예선도 뚫었고, 본인 스스로도 이제 기본기는 어느 정도 익혔고, 팀 내 프로토스 형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배우는 중이라고 밝혔다.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홍덕.

홍덕은 15일 핫식스 GSL 코드A에서 조2위로 코드S에 진출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단순히 '왼손 게이머'로서 주목받는 것이 아닌 실력으로 더 주목받는 홍덕이 되길 바란다.


■ 만년 유망주에서 이제는 MVP 테란 에이스를 향해! 'Dream' 조중혁



조중혁에게 항상 따라 다니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만년 유망주'다. 조중혁은 2011년부터 차세대 MVP 테란 라인을 이끌어갈 인재로 인정받았고, 온라인 대회를 통해 실력도 인정받았다.

조중혁은 매번 예선은 밥 먹듯 뚫어냈지만, 매번 코드A에서 좌절했고, 11번의 GSL 시즌 중 2013 WCS 코리아 시즌3 조군샵 GSL만 코드S 32강에 올랐다.

조중혁은 객관적인 실력은 아직까지 뛰어나다는 평이 많다. 기본기는 물론, 물량도 뛰어나고 가끔 전략적인 올인을 통해 승부수를 띄울 줄도 아는 선수다.

그러나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다 해도 한 자리에 오래 머물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그곳에 정체되기 마련이다.

조중혁은 분명 잘하는 선수다. 스스로가 한층 더 성장하기 위해 이번 2014 핫식스 GSL 코드A와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4 시즌에 보다 더 독하게 준비해서 세상을 놀라게 해주길 기대해 본다.


■ 연습생 신분으로 국가대표까지! 대형 신인 CJ 엔투스 'Sora' 김정훈



신인 중 유독 처음부터 자신의 기량을 100% 뽐내는 선수들이 있다. 김정훈은 '연습생' 신분으로 2013 WCG 한국대표로 선발되어 은메달까지 차지한 대형 신인이다.

김정훈은 2013 WCG 한국대표 선발전에서 내놓으라는 선수들을 모두 잡아내고 무려 14연승으로 결승까지 올랐다. 비록 결승에서 원이삭에게 패배했지만, 방송 경기 경험이 전무한 신예가 이런 성적을 기록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김정훈은 정식 프로게이머된 뒤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4 시즌에서도 CJ의 주전으로 자리매김하며 이영호를 잡아냈고, 2014 핫식스 GSL 예선을 통과, 코드A에 올라있다.

보통 초창기부터 승승장구하던 신예들은 '패배'를 맛본 뒤 여러 가지 생각이 들면서 자신의 플레이를 제대로 펼치지 못하며 슬럼프에 빠지기도 한다. 김정훈은 승자 인터뷰를 통해 신예답지 않은 자신감을 많이 내비쳤다. 이 자신감이 자만심으로 바뀌지 않고 마인드컨트롤을 잘해나간다면 CJ 엔투스 프로토스 라인을 이끌어갈 재목으로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