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기였다. 7월 16일, 용산 e스포츠 경기장에서 펼쳐진 롤챔스 섬머 2014 8강 A조에서 KT 애로우즈와 나진 실드가 만났다. 막상막하의 경기 끝에 3대 2로 KT 애로우즈가 승리했다. 5세트의 최강자, 나진 실드를 블라인드 픽에서 잡으면서 거둔 승리였기에 더욱 의미 있는 8강전이었다. 자정까지 이어진 혈전, 그 과정에서 KT 애로우즈의 모든 선수들이 하나가 되면서 한 단계 성장한 느낌이었다.

이하 KT 애로우즈의 '카카오' 이병권, '썸데이' 김찬호, '루키' 송의진의 인터뷰 전문이다.

▲ KT 애로우즈의 '루키' 송의진(좌) '썸데이' 김찬호(중) '카카오' 이병권(우)

Q. 4강에 진출한 소감은?

'카카오' 이병권 : 베리베리 굿~

'썸데이' 김찬호 : 게임에 너무 집중을 많이 해서 아직도 힘들다.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다. 정말 연습을 많이 해서 쉽게 이길 줄 알았는데, 나진 실드도 정말 많이 연습한 게 느껴졌다. 그런 상대를 이겨서 너무 기쁘다.

'루키' 송의진 : 1, 2세트에서 준비한 대로 되지 않아서 당황했다. 원래 압박을 하면서 다른 라인을 괴롭히는 플레이를 많이 했는데, 녹턴이다 보니 소심하게 플레이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팀과 호흡이 좀 안 맞았다. 2세트는 멘탈이 나간 상태여서 너무 못했다. 잘해준 팀원들에게 고맙다. 3세트는 팀원들이 캐리해줘서 고맙고, 4, 5세트는 준비한 야스오가 잘 먹혔다. 특히, 5세트에서 팀원들 멘탈 잡아준 '하차니' 하승찬 형에게 정말 고맙다. 앞으로 멘탈 수련을 하겠다(웃음).


Q. 1세트가 매우 길었다. 왜 졌다고 생각하는지?

'카카오' 이병권 : 의진이가 아무말도 안했다. 벙어리였다. 대화가 없어서 졌다.

'루키' 송의진 : 원래 말을 많이 하는데, 예상치 못한 픽에 당황했다. 플레이가 말리면서 말도 안 나왔다.


Q. 1, 2세트 패배 후 어떻게 멘탈을 잡았나?

'카카오' 이병권 : 3세트니까 열심히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내가 맵을 다 봐줄 테니 나한테 물어보고 이니시에이팅을 걸라고 말했다. 그렇게 전술을 바꾸니 잘 됐다.


Q. 3세트에서 문도 박사로 캐리했다. 당시 기분을 설명하자면?

'썸데이' 김찬호 : 원래 멘탈이 좋은 편은 아니다. 그래도 오늘 대회 전에 스크림부터 느낌이 좋더라. 멘탈을 잡기 쉬웠다. 상대가 잭스를 가져가서 밴픽 싸움에서 졌다고 생각했는데, 상대가 방심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Q. 야스오로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따로 준비한 카드인지?

'루키' 송의진 : 스크림에서 오리아나와 야스오로 매번 캐리했다. 그래서 오늘 경기 시작 전부터 느낌이 좋았다. 물론 상대편 픽에 당황해서 말렸지만, 전체적으로 괜찮았다. 야스오는 원래 스플릿 운영을 하면서 혼자 무엇인가 하는 챔피언이다. 홀로 들어가서 죽이고 나오는 챔피언인데, 전체적으로 나이 어린 선수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


Q. 3세트 초반에 '와치' 조재걸을 잡아냈다. 1, 2세트를 복수할 계획이었는지?

'카카오' 이병권 : 자꾸 버스 타시길래 3세트는 재걸이형 숨도 못쉬게 만들려고 작정했었다(웃음).


Q. 마지막 세트에서 펜타킬을 송의진이 뺏었다. 당시 팀 분위기는 어땠는 지?

'카카오' 이병권 : 찬호가 계속 '펜타펜타펜타' 하던 데 의진이가 그냥 먹더라(웃음).

'썸데이' 김찬호 : 그런데 그 말 듣더니 승찬이형이 '야 펜타가 뭐가 중요해! 게임이 더 중요하지!' 그러더라. 4강에서는 펜타킬을 꼭 하겠다.

'루키' 송의진 : 그때 코그모와 일기토 중이어서 듣지 못했다.


Q. 블라인드 픽에서 야스오를 빠르게 선택했다. 어떤 이유로 선택했는지?

'카카오' 이병권 : 저희 팀의 미드와 정글이 근거없는 자신감이 있다. 미드와 정글은 세계 최강이라는 우리만의 자신감이 있다. 특히, 리 신과 야스오 조합은 정말 자신 있다.

'루키' 송의진 : 오늘 야스오 느낌이 좋아서 바로 선택했다. 또, 야스오는 잘 성장하면 막을 수 없는 챔피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좋은 선택이라고 느꼈다.


Q. 4강에서 만나고 싶은 상대는?

'카카오' 이병권 : SKT T1 S다. 몇몇 선수가 우리와 나이 또래가 비슷한데, 그들에게 직접 인생의 쓴맛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웃음).

'썸데이' 김찬호 : 나진 소드를 만나고 싶다. 나진 실드가 우리에게 떨어졌으니, 나진 소드도 우리가 떨어뜨리고 싶다. 나진 킬러가 되고 싶다.

'루키' 송의진 : SKT T1 S다. 통신사 더비에서 이기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자면?

'카카오' 이병권 : 저희 연습 도와준 진에어 스텔스, 삼성 형제팀에게 고맙다. 우리 멘탈 잡아주신 감독님과 코치님께 고맙고 죄송하다. 마지막으로 끝까지 응원해주신 팬분들과 사무국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아, 그리고 집 나가서 중국으로 간 형제들이여, 내가 복수했다!

'썸데이' 김찬호 : A조라서 좀 빠르게 8강을 치르게 됐다. 준비한 전략이 있었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쓰지 못했다. 4강까지 완성해서 선보이겠다. 그리고 제2의 전성기가 왔다고 느끼는데, 기다려주시고 응원해주신 팬분들께 감사하다.

'루키' 송의진 : 집에서 항상 기대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부모님께 감사하다. 그리고 '류' 류상욱 형의 복수를 해준다고 했는데, 약속을 지켜서 기쁘다. 형도 이제 발 뻗고 잘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팀 분위기가 좋은 데 더 높은 곳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다. 8강에서 고생했으니, 4강에서는 무난히 이길 거라고 믿는다. 준비할 시간도 많으니 좋은 경기 보여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