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완벽하게 새로운 메타가 등장했다. 그것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등장하는 꿈의 무대, 롤드컵에서 말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메타는 경기 운영이나 챔피언 선택 등 게임 내적 요소에 대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세계 최고의 원거리 딜러 자리에 도전하는 두 명의 선수와 그들의 뜨거운 눈물 그리고 이후 펼쳐진 반전의 경기력. ‘원거리 딜러의 눈물은 곧 승리로 이어지는 이 짜릿하면서 감동적인 메타'에 팬들은 이러한 이름을 붙여 주었다.

'눈물 메타'

이번 화에 만나게 될 주인공은 자타공인 세계 최강 원거리 딜러 ‘Deft’에게 눈물의 패배를 안기며 눈물 메타의 시발점이 된 장본인이다. 자신 또한 OMG와의 경기에서 거짓말 같은 패배를 당한 후 아쉬움의 눈물을 훔쳤지만, 이후 펼쳐진 경기에서 팀에게 완벽한 승리를 안기며 눈물 메타를 완성시키기도 했다. 비록 8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시즌4 롤드컵을 상징하는 눈물(?) 중 하나로 기억될 그의 이름은 'Rekkles'다.

▲ 눈물 메타를 완성한 또 한 명의 선수, 'Rekkles'


■ 드디어 롤드컵에서 자신을 증명하다! 'Rekkles', 루시안으로 날아오르다!

롤드컵 16강 2주차. 두 남자의 눈물은 단연 팬들이 가장 관심을 가졌던 사건이었다. 특히, 두 남자의 각별한 우정이 공개되면서, 그들이 흘린 뜨거운 눈물은 팬들의 마음을 강하게 흔들어 놓았다. 문득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유럽 최고의 원거리 딜러 'Rekkles'의 눈물. 그 눈물 속에 숨겨진 지난 시간은 무엇이었을까?

'Rekkles'는 대부분 챔피언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원거리 딜러로서 데뷔 초창기부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라이엇 게임즈가 설정한 나이 제한에 결려 시즌3 롤드컵에는 진출하지 못하는 불운을 겪게 된다. 노력과 연습을 통해 해결할 수 없는 이 난관으로 인해, 그는 동료들의 롤드컵 출전을 그저 지켜 볼 수밖에 없었다.

모든 스타가 그러하듯, 'Rekkles'는 좌절하지 않았다. 아픔을 삼키고 1년 후에 펼쳐질 시즌4 롤드컵을 향해 달렸다. 그의 질주는 성공적이었고, 전 세계 팬들은 그를 유럽 최고의 원거리 딜러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렇게 'Rekkles'는 롤드컵 출전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는 데 성공한다.

▲ 'Rekkles'는 프로로 정식 데뷔 후 LCS EU 스프링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한다!


■ 눈물 메타의 완성?! 'Rekkles', 비록 패배했지만 아름답게 기억되다

C조 약체로 평가된 LMQ에게 당한 불의의 일격. 첫 경기의 패배는 'Rekkles'와 프나틱에게 상당한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다음 상대는 삼성 블루였고, 모두가 프나틱의 2연패를 예상했다. 하지만 'Rekkles'는 아니었다. 'Rekkles'는 자신 있게 루시안 카드를 꺼내 들었고, 최강이라 일컬어지는 삼성 블루에게 패배를 안겨준다.

경기 초반 'Rekkles'의 루시안은 삼성 블루의 시야가 없는 곳을 노리며, 폭풍 성장을 도모한다. 상대 원거리 딜러 ’Deft’와의 CS 격차를 크게 벌리며, 자신을 위한 무대를 설계해 나간다. 시작은 더블 킬이었다. 상대 제드의 허점을 정확하게 파고들었고, 완벽하게 궁극기와 스킬을 적중시켰다. 특히, 빠른 상황 판단과 과감한 선택이 돋보였다.

▲ 'Rekkles‘, 기회가 포착되었을 때 그는 과감하게 돌격한다!
(출처 : 온게임넷)

프나틱은 다소 앞서 나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승리를 장담하기에는 일렀고, 상대는 최강 삼성 블루였다. 강력한 한방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것 역시 'Rekkles'가 해냈다. 'Rekkles'는 5대 5 미드 한타에서 완벽한 포지셔닝과 스킬 활용을 보여줌은 물론, 'Dade'의 견제를 깔끔하게 극복한다. 'Rekkles'의 눈빛은 강렬하게 빛났고, 경기장에 있던 모든 팬은 'Rekkles'를 연호했다.

▲ 'Dade'의 견제에도 흔들리지 않고 깔끔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Rekkles'
(출처 : 온게임넷)

경기가 끝나고 ‘Deft’가 눈물을 보였다. 예상 밖의 패배는 세계 최강에게조차 큰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Rekkles’는 이런 'Deft’에게 위로의 포옹을 건넸다. 서로의 언어는 달랐지만, 리그오브레전드라는 공통분모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우정이었다. 눈물로 각성한 ‘Deft'는 이어진 LMQ전에서 16킬을 기록하며, 그야말로 게임을 하드 캐리해 버린다.

친구는 닮는다고 했던가? ‘Deft'가 그랬던 것처럼, ‘Rekkles'도 눈물의 각성을 시전 한다. 삼성 블루라는 거대한 산을 넘은 직후 ‘Rekkles'의 프나틱은 거짓말처럼 OMG에게 참패를 당한다. 다음날 펼쳐진 OMG와의 리매치에서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같은 팀원들의 부진 속에서도 꾸준한 활약을 보여줬던 ‘Rekkles'는 결국 참았던 눈물을 흘린다.

▲ 끝내 터져 버린 ‘Rekkles'의 눈물

원거리 딜러의 눈물은 정말 승리로 이어지는 것일까? 눈물의 각성을 한 후 치러진 LMQ와의 경기에서 ‘Rekkles'는 또다시 루시안을 꺼내 들었고, ‘하드 캐리는 이런 것이다!’를 직접 보여준다. 삼성 블루전과는 달리 ‘Rekkles'는 초반부터 포인트를 얻기 시작한다. 경기 시작 7분 만에 상대의 허점을 노리는 화려한 움직임으로 첫 킬을 획득하였고,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상대 탑 솔러를 상대로 솔로 킬을 기록한다.

‘Rekkles'가 가는 곳마다 킬이 발생했고, 이로써 프나틱은 초반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승기를 잡기 시작한다. 군더더기를 찾아볼 수 없는 그의 깔끔한 움직임은 완벽한 원거리 딜러가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듯했다. 결국, 경기 25분에 펼쳐진 미드 부시 교전에서도 ‘Rekkles'를 앞세운 프나틱이 승리, 경기의 흐름은 프나틱 쪽으로 완전히 흐른다.

▲ 눈물의 각성을 한 'Rekkles', 다시 부활하다!
(출처 : 온게임넷)

지난 경기에서 통한의 눈물을 흘려야 했던 남자는 어디에도 없었다. 유럽을 넘어 세계 최강의 자리에 도전하는 최고의 선수만이 있었을 뿐. 앞서 나가던 프나틱은 경기 36분경, LMQ의 숨통을 끊어 놓기 위해 바론 앞 부시에서 한타를 연다. 'Rekkles'의 루시안이 총알을 발사할 때마다 LMQ의 챔피언들은 쓰러졌고 마지막 남은 피즈가 쓰러졌을 때, 팬들은 자리를 박차고 환호하기 시작했다. 'Rekkles'의 펜타킬, 킬 스코어 18킬 0데스 4어시스트. 그렇게 'Rekkles'는 'Deft'와 함께 눈물 메타를 완성했으며, 오랫동안 기억될 롤드컵의 한 장면을 만들었다.

▲ 눈물 메타의 완성! 'Rekkles'의 펜타킬 장면
(출처 : 온게임넷)

안타깝게도 'Rekkles'와 프나틱은 2승 4패로 조별 예선에서 탈락했다. 롤러코스터를 연상케 하는 기복 심한 경기력이 가장 큰 문제였다. 많은 팬들은 유럽을 상징하는 명문 팀의 탈락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전 세계 팬들은 오랫동안 기억 할 것이다. 'Rekkles'라는 롤드컵 신예가 만들어 낸 '이변과 눈물 그리고 전율'을 말이다.


■ 'Rekkles'와 루시안의 찰떡궁합

1. 루시안이 오버 파워일까, 'Rekkles'가 잘한 걸까?

과연 'Rekkles'가 잘한 걸까, 아니면 그냥 루시안이 오버 파워인 것일까? 사실 루시안은 최근 들어 꾸준히 대회에 등장하는 챔피언이다. 프로 레벨에서 자주 쓰인다는 것은 어느 정도 오버 파워로 분류된다는 뜻이다.


일단 루시안은 단점이 명확한 챔피언이다. 다소 짧게 느껴지는 500이라는 사정거리와 쉽지 않은 스킬 연계 메커니즘으로 대표되는 루시안은 어느 정도 숙련도를 요구하는 난이도 있는 챔피언이다. 심지어 잘 성장하지 못하면 뭔가 바쁘게 움직이긴 하지만 대미지는 나오지 않는 '안마사' 루시안이 되고 만다.


이에 반해 루시안에게는 확실한 장점이 있다. 숙련도가 생기면 스킬과 패시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강력한 대미지로 라인전 단계에서 쉽게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이동기인 '끈질긴 추격' 스킬은 패시브가 발동될 때마다 쿨타임이 줄어들어 상대에게 쉽게 거리를 내주지 않는 루시안 특유의 플레이 스타일을 만들어준다. 장점이 단점을 확실히 커버해주는 좋은 챔피언임에 반론의 여지가 없다.

그렇다면 정말 'Rekkles'의 실력과는 상관없이 단순히 루시안이 오버 파워이기 때문에 높은 KDA와 팀을 캐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던 것일까? 이에 대한 대답은 당연히 'No'다. 누구나 루시안을 선택해 같은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었다면 루시안의 승률은 높아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 루시안이 이번 롤드컵 조별 예선에서 기록한 승률은 약 48.1%로 절반도 안되는 승률을 보였다. 다시 말해 'Rekkles'가 이번 롤드컵에서 루시안으로 보여줬던 활약은 'Rekkles'였기에 가능했던 슈퍼 플레이였다.


2. 'Rekkles'가 롤드컵에서 루시안으로 기록한 놀라운 KDA

사실 프나틱의 경기를 관심 있게 지켜본 사람이라면, 레클리스의 루시안이 '필밴급'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 정도로 레클리스는 루시안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대부분의 경기를 캐리하는 선수다. 이번 롤드컵 조별 예선에서도 '역시 Rekkles의 루시안'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활약을 보였다.

'Rekkles'는 총 여섯 경기 중 세 경기에서 루시안을 선택했고, 결과는 2승 1패였다. 중요한 것은 루시안의 KDA다. 세 경기에서 무려 27킬 1데스 9어시스트를 기록하며 KDA 36이라는 믿기 힘든 경기력을 보여줬다.


■ 원딜의 정석에서 벗어나지 않았던 'Rekkles'의 루시안 세팅

1. 변수를 줄여주는 룬과 특성

루시안은 원거리 딜러다. 원거리 딜러는 대부분의 경우 2:2가 일어나는 봇 라인에서 라인전을 수행하기 때문에 다른 라인에 비해 다양한 변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최근 원딜 캐리 메타가 유행하면서 원딜은 초반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성장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게 됐다. 따라서 대부분의 원거리 딜러는 변수 차단을 위해 표준화된 룬과 특성을 활용한다.


'Rekkles'의 루시안 역시 마찬가지였다. 변수 차단에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 대미지에 최대한 피해를 덜 보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Rekkles'는 인장에 고정 방어력 룬을, 문양에는 고정 마법 저항력 룬을 선택했다. 그리고 CS 수급이 무엇보다 중요한 원딜이므로 표식에는 고정 공격력 룬을 넣어줬으며 정수에는 공격 속도 룬을 선택해 최대한 놓치는 CS가 없도록 세팅했다.


특성 역시 원거리 딜러라는 포지션에 어울리는 22/8/0 특성을 선택했다. 최소한의 방어 특성을 취함과 동시에 팀의 캐리를 담당하는 포지션답게 공격 특성에 많은 포인트를 줬다. 루시안은 스킬 대미지와 평타 대미지를 연달아 넣어줘야 하는 챔피언이기에 주문 연성무기 연성을 모두 찍어준 모습이다.


2. 슈퍼 캐리를 위한 아이템 구성


'Rekkles'는 초반부터 매우 강력한 아이템 구성을 보여줬다. 야만의 몽둥이를 선택해 상대에게 강력한 대미지를 선사했다. 이는 최근 요우무의 유령검을 필수 아이템으로 선택해주는 원딜의 아이템 유행에 발맞추기 위한 선택으로도 볼 수 있다.


야만의 몽둥이 이후 'Rekkles'가 선택한 아이템은 최근 모든 원딜의 첫 완성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무한의 대검이다. 상당히 비싼 아이템이지만 그 값을 확실히 해내는 만큼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아이템이다.


다음으로 구매한 아이템은 야만의 몽둥이의 상위 아이템이자 원딜에게 필요한 모든 효과를 포함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요우무의 유령검이다. 방어구 관통력과 공격력, 치명타 확률,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 효과는 물론, 6초 동안 이동 속도와 공격 속도를 상승시켜주는 사용 효과까지 가지고 있는 아이템이다. 더 이상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모든 아이템을 대미지 관련 아이템으로 선택한 'Rekkles'가 한타 페이즈에서 혹시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낀 모양이다. 상대 팀에는 다양한 군중 제어기가 존재했고, 특히 암살에 특화된 피즈가 있었다. 피즈의 암살은 궁극기에서부터 시작되므로 이를 차단하고자 수은 장식띠를 선택해주는 센스를 보여줬다.


높은 대미지와 치명타 확률과 더불어 상대의 암살에 대한 대비까지 마친 'Rekkles'가 마지막으로 선택한 아이템은 피바라기였다. 엄청난 대미지를 선보이며 잘 죽지도 않는 원딜에게 흡혈 효과까지 생긴다고 생각해보자. 상대하는 입장에서 이보다 더 무서운 원딜은 없을 것이다. 완벽한 공수 밸런스를 갖춘 루시안은 결국 롤드컵 사상 두 번째 펜타킬을 기록하게 된다.


※ 세계 최고의 원딜이 되지 못한 'Rekkles', 하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다!

비록 8강 진출에 실패하며 '세계 최고의 원딜'을 향한 그의 행진은 끝났지만, 조별 예선에서 루시안으로 보여준 캐리력은 그가 왜 '유럽의 신성'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지 확신시켜주기에 충분했다. 전 세계 팬들은 이제 'Rekkles'라는 아이디를 확실히 기억할 것이다.

압도적인 성장력에 비해 대미지를 잘 넣지 못하는 원딜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Rekkles'. 하지만 그는 이번 롤드컵에서 확실히 달라졌다. 그는 밀어붙일 때와 한 발 뒤로 물러설 때를 분명히 아는 원딜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그에게 있어 이번 롤드컵 8강 탈락은 독이 아닌 약이 될 것이다. 혹평을 극복하며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듯이, 앞으로도 그는 계속해서 발전해나갈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Rekkles'의 루시안이 함께 할 것이다.

▲ 서로를 응원했던 'Rekkles'와 'Deft'. 세계 최고를 향한 그들의 도전을 응원한다
(출처 : 통역가 수지킴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