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 원이삭(YoeFW)이 새로운 둥지를 찾았다.

원이삭은 16일 서울시 영등포구에 위치한 휴밍글로벌 본사에서 대만 프로게임단 YoeFW(Yoe Flash Wolves) 입단 조인식을 가졌다. 지난 9월 30일일부로 SK텔레콤 T1과의 계약이 종료된 뒤 무소속으로 활동했던 원이삭은 이동녕, 강초원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YoeFW와 1년 계약을 맺은 원이삭은 앞으로 대만에서 거주하며 스타2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 구체적인 조건은 밝힐 수 없지만 YoeFW 측은 원이삭의 모든 해외 대회 출전을 지원하며, SK텔레콤 T1 시절과 비슷한 수준의 연봉을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원이삭은 오는 20일 대만으로 출국한다.

스타테일, SK텔레콤 T1에 이어 해외 팀인 YoeFW에서 활약하게 된 원이삭은 "나를 영입해준 YoeFW 측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 팀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것들은 모두 하겠다"며 "그 동안 팬들과 많은 소통을 하지 못했는데 앞으로는 게임이나 그 외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것들을 보여드릴테니 기대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YowFW의 Leaf Chang 매니저는 "원이삭 선수는 대만에서도 굉장히 유명한 선수이고, 강초원, 이동녕 선수보다 더욱 활발한 성격을 갖고 있다. 실력 뿐 아니라 인기 모두 차지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했다"며 "이동녕 선수와 계약할 때부터 원이삭 선수는 영입 후보군이었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Leaf Chang 매니저는 "우리 팀이 세 명의 한국 선수를 보유하게 되면서 대만 선수들에게도 긍정적인 효과가 전해지고 있다"며 "스타2의 세 선수 외에도 리그오브레전드 종목에서도 한국 선수를 영입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YoeFW에 입단하게 된 원이삭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Q. 새로운 팀을 찾게 됐다. 지금 기분이 어떤가?

2013년에 SK텔레콤 T1에 입단한 뒤 첫 재계약 때부터 평소 절친한 강초원 선수로부터 YoeFW 이야기를 들어왔다. 정말 좋은 팀이라고 들었고, 대만의 SK텔레콤 T1이라는 평가를 받더라. 그 때 살짝 고민을 하기도 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프로리그에서 거둔 성적이 너무 좋지 않아 명예를 회복하고 팬들에게 뭔가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한 번 더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었다. 최근 무소속이 된 뒤에는 내가 먼저 YoeFW에 연락을 취해서 입단 의향을 물어봤고, (강)초원이 형도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준 덕분에 입단할 수 있었다.

Q. 계약 기간이나 조건을 살짝 밝혀줄 수 있나?

계약 기간은 1년이다. (강)초원이 형이나 (이)동녕이를 통해 이야기를 들었는데 식사만 빼고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 하더라(웃음). 환경도 좋고 숙소 역시 근사하다고 하더라. 사진으로 받아서 봤는데 야경도 대단했다. 정확한 연봉은 공개할 수 없지만 전반적으로 본다면 SK텔레콤 T1 시절보다 괜찮은 조건이다. 원하는 해외 대회를 다 지원해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Q. 다양한 해외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원하던 일이었는데.

SK텔레콤 T1 시절부터 해외 대회들을 보면 소위 '꿀을 빠는' 선수들이 몇 분 계신 것 같더라(웃음). 드라마 추노를 보면 노비를 잡으러 가는데 나는 이제부터 꿀을 빨았던 선수들을 잡으러 가도록 하겠다. 다들 긴장하셨으면 좋겠다.

Q. 그 동안 무소속으로 지내면서 어떤 생활을 했나?

거짓말 하나도 보태지 않고, 집에만 있었다. 거의 2주일 동안 연습만 했다. 몇 가지 스케쥴 외에는 계속 스타크래프트2만 했다. 심지어 말하는 법을 까먹을 정도였다(웃음). 물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연습을 많이 했는데 대회에서는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운 팀에 대한 욕구가 강해졌는데, 때마침 YoeFW와 인연이 닿게 되었다. 가장 가까운 대회는 MSI Beat IT인데 우승할 자신도 있다.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

Q. 그 동안 다양한 경험을 해왔다. 이제는 해외 팀 생활을 하게 됐다.

스타2 선수 경력은 5년 정도 됐다. 그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욕도 많이 먹었고, 팀도 많이 옮겼던 것 같다. 사람 일이라는 것이 참 모르는 것 같다(웃음). 물론 앞으로는 YoeFW에 뼈를 묻을 생각이다. 이번에는 내 뜻만으로 팀을 옮기게 됐으니 이 팀에서 선수 생활을 마치고 싶은 욕심도 있다.

Q. 그 동안 SK텔레콤 T1 시절에는 원이삭이 약간 '봉인'된 느낌이었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들이 있다. 프로게이머들이 팬들에게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라면 팬들과 함께 해야하고, 언제나 즐겁게 만들어줘야 한다. SK텔레콤 T1 시절에는 다양한 활동을 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최근에 스트리밍을 하면서 조금씩 보여드리기 시작했는데 앞으로 더 많은 기대를 해주셔도 좋을 것이다.

Q. 강초원, 이동녕과 같은 숙소에서 생활하게 됐다. 어떨 것 같은가?

한 숙소에서 함께 생활한다. 두 사람이 요즘 대만 생활이 심심해졌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보고 빨리 와달라고 하더라. 나를 통해 문화 충격을 겪어보고 싶다고 하더라. 대만 관광은 반드시 많이 할 것이다. 물론, 두 사람이 노는 것을 싫어하는 스타일이고, 나 역시 놀 땐 놀고 연습도 열심히 하기 때문에 셋이 열심히 연습해서 기량을 끌어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올해에는 개인리그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개인리그 부진에 대해서는 너무 안타깝다. GSL 시즌3가 가장 아쉽다. 이신형 선수만 잡았으면 좋은 성적을 거뒀을 것 같은데, 결과는 나왔고 후회 역시 늦었다. 이제는 YoeFW에서 생활하게 됐고, 나를 많이 믿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보답으로 반드시 우승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 목표는 '한국 리그에서 우승하기 전까지는 절대 은퇴하지 않을 것'이다.

Q. 대만에도 많은 스타2 대회들이 있는데, 자신이 있나?

대만에도 강자들이 많다. 무조건 우승하겠다는 자신감은 아직 부족하다. 다만 TeSL에 대한 욕심이 크다. 대만 내에서 시청률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그 대회에서 잘하면 사람들이 많이 알아본다고 하더라. 실제로 (강)초원이 형을 알아보고 시장에서 먹을 것을 더 주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TeSL에서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여자친구도 사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웃음).

Q. 대만 진출에 대한 부모님의 반응은 어땠나?

계약 조건 중 하나가 대만에서 거주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어머니가 많이 걱정하신다. 특히, 내가 막내이기 때문에 아직도 어린 아이처럼 생각하시는 듯 하다. 그래서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더 큰 곳에서 멋진 남자가 되어 돌아오겠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허락을 하셨다. 솔직히 처음에는 반대를 많이 하셨다. 어머니 때문에 SK텔레콤 T1에 남을까 하는 생각도 할 정도였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내 선택에 반대를 하신 적이 없었는데 이번이 첫 반대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제는 많이 응원해주시고 지원해주실 것이다. 나를 위해서 스타2를 보는 법까지 익히셨을 정도다.

Q.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 리그에서 저를 못 만나실 것으로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아직은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물론 마음이 바뀔 수도 있지만, 현재는 한국 리그에서 활동하면서 팬들이 나를 잊지 않도록 만들고 싶다. 그리고 이제는 많은 해외 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아올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겠다. 대만이나 유럽, 미국 팬들에게도 '원이삭을 잊고 계시던 분들은 다시 나를 떠올리시고 열광해주시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나를 영입해준 YoeFW 측에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