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하 히어로즈)이 태크니컬 알파 테스트를 시작한 지도 한 달이 지났습니다. 벌써 5차에 이르는 알파 테스터 당첨자 발표가 있었지만, 게임 최고의 진입 장벽은 테스터 당첨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블리자드의 신작 AOS, 히어로즈에 대한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히어로즈 인벤은 게임업계 전문가들에게 히어로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인벤이 두 번째로 찾은 전문가는 게임 개발은 물론이고 방송에서도 재미있는 입담을 자랑하는 김성회 개발자입니다. 온게임넷을 즐겨 보는 유저라면 G.Tester를 알고 계실 텐데요. 다양한 게임을 비평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특히, G파일이라는 소 코너를 통해 일반 유저들에게 개발 관련 전문용어를 설명해줬는데요. 최근 김성회 개발자는 인터넷 방송이나 영상 제작까지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김성회 개발자는 일반 유저들에게 생소한 개발자의 노고와 열정 그리고 문제점까지 새로운 시선으로 게임을 분석했는데요. 과연 그의 눈에 히어로즈는 어떤 게임인지 상당히 궁금했습니다.




Q.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근황을 여쭙고 싶은데요. 주로 어떤 활동을 하시며 지내셨나요?

요즘은 개발자보다 프리랜서 방송인으로 지내고 있습니다.(웃음)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레나 씨나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채정원 해설 같은 여러 사람과 함께 하고 있어요. 아실만한 분들은 다 아실 테지만 최근 인터넷 개인 방송도 시작했습니다.




[ ▲ 김성회 개발자의 유튜브 동영상 ]



Q. 최근 히어로즈를 많이 플레이하시고 인벤에서도 활동하고 계시는데, 새로운 게임에 대한 호기심인가요? 아니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기 위한 움직임인가요?

둘 다입니다. 개발자 이전에 한 명의 유저로 블리자드의 신작 게임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죠. 그리고 히어로즈를 플레이하면서 뭐랄까. 이 게임은 뭔가 보이는 것 같아요. 괜히 전직 프로게이머들이나 다른 유명한 분들이 히어로즈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신작 게임이라서가 아니라 새로운 e스포츠의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 아닐까요?


Q. 그렇다면 히어로즈가 어떤 게임이라서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개인적으로 히어로즈를 평하자면 압도적인 캐릭터 인지도를 바탕으로 고도의 접근성과 대중성을 확보한 AOS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자면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에서 애쉬나 자르반 4세 같은 챔피언이 외모나 성능을 생각하지 않고 그냥 끌린다. 라는 끌림, 이 챔피언을 정말 플레이해보고 싶다는 당위성을 가지려면 얼마나 많은 홍보가 필요할까요? 히어로즈는 그럴 필요가 없어요. 케리건, 일리단 같은 영웅들은 누가 말하지 않아도 블리자드 게임을 즐긴 유저라면 아~ 내가 이 영웅은 한 번쯤은 해봐야지, 아니면 이 영웅은 내가 잘해보고 싶다. 같은 동기부여가 쉬워요.

그리고 유저 스트레스, 히어로즈는 다른 AOS 게임보다 복잡하거나 신경 쓸 요소가 적어요. 그러면서도 게임 내에서 극적인 성취감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게 확실한 강점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을 요소가 적다는 건 복잡하지 않다는 말도 되거든요. 그러니까 접근성이나 대중성 측면에서도 강점을 가진 게임인 거죠.

흔히, 좋은 게임을 '이지 투 런, 하드 투 마스터' 저는 줄여서 '이런하마'라고 하는데요. 배우기 쉽고 완벽하게 익히기에는 어려운 게임, 히어로즈는 이 조건을 만족시키고 있어요. 블리자드는 충분히 그럴 역량을 지닌 회사기도 하고요.





Q. 히어로즈에서 주로 어떤 영웅을 플레이하시나요?

탱커 영웅을 좋아해요. 디아블로를 즐겨 사용하는데요. 그 외에 아즈모단, 가즈로 같은 공성이 주가 되는 영웅도 좋아합니다. 공성회라는 별명도 있어요.(웃음) 하지만 지금 히어로즈에서 제라툴, 노바 같은 암살형 영웅들이 너무 강력해요. 아직 밸런싱이 덜된 거죠. 흔히 말하는 얍삽이나 OP를 선호하지는 않는데, 히어로즈에서는 이게 너무 재밌어요. 그래서 평소 제 취향과 다르게 꽤 플레이하는 편이에요.


Q. 그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영웅을 하나만 꼽는다면 어떤 영웅일까요?

가즈로에게 가장 큰 매력을 느껴요. 가즈로는 궁극기에 따라 역할이 극과 극이거든요. 한타 위주로 플레이한다거나 중립 몬스터, 백도어 같은 공성에 집중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어요. 포지션의 폭이 넓어서 재밌죠.


Q. 혹시, 유저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영웅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이건 유저들에 취향에 따라 추천 영웅이 달라요. 원래 편한 걸 좋아한다거나 강력한 영웅을 원한다. 아니면 한국 유저들의 취향이 있잖아요. 암살, 그렇다면 노바와 제라툴을 추천합니다.

어렵지만 손맛을 원한다면 일리단, AOS가 어려워서 플레이를 꺼렸던 유저라면 리리, RTS를 더 좋아한다면 아바투르, 나는 변칙적인 플레이를 좋아한다면 머키를 꼭 플레이해보는 걸 권해요.





Q. 히어로즈가 다른 AOS 게임과 비교한다면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재미를 유지하면서 스트레스를 줄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인게임에서 그 기조가 드러나요. 예를 들어 용병 캠프를 사냥하다 보면 LoL의 막타, 스틸이 있는데요. 적팀의 마지막 타격이 바론을 가져갈 수도 있어요. 극적인 재미를 선사하기도 하지만 당하는 입장에서는 엄청난 스트레스에요. 하지만 히어로즈에서는 용병을 제압하고 점령하는 중간 과정이 있어요. 물론 스틸을 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어느 정도 안정감을 확보했다는 것이죠. 극적인 재미 부분에서는 분명히 희생한 측면이 있어요. 하지만 스트레스가 줄어든 부분이 더 크다고 봅니다.

그리고 매칭 시스템에서도 LoL에서 짜증을 유발하는 요소, 영웅의 선택이나 선픽 싸움 같은 자잘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보여요. 같은 포지션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분쟁이나 트롤링, 닷지 같은 스트레스도 무시하긴 힘들어요. 영웅을 먼저 선택해서 게임을 시작한다는 게 단순한 프로세스 변경인 것 같아도 분명히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CS와 상점, 골드같이 디테일한 요소를 과감하게 삭제한 것도 히어로즈의 큰 특징입니다.


Q. 지금 말씀하신 CS나 아이템, 골드 같은 디테일한 요소를 삭제해서 얻는 효과가 무엇일까요? 조금 더 자세히 말해주세요. 그리고 스트레스 감소 이외에 다른 효과는 없을까요?

스트레스를 줄였다는 것은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초보자가 겪을 막막함을 최대한 줄여줘요. 그리고 전반적으로 마이크로 콘트롤보다는 팀플레이나 게임 운영 쪽으로 자연스럽게 유저들에 눈이 옮겨지게 유도하고 있어요. 말 그대로 팀 워크가 자연스럽게 좋아지게 유도하는 거죠.

하지만 단점으로 킬이나 CS로 골드를 모아 아이템을 구매하는 쾌감을 희생한 것은 사실이에요. 한 번에 교전으로 킬을 쓸어담고 상점에 갔을 때, 정말 비싼 아이템을 구매하는 쾌감이 없어졌어요. 혼자 게임의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하드 캐리라는 게 히어로즈에선 힘들어요.

덧붙여 말하자면 LoL은 특히, 프로씬에서 첫 킬을 가져간 팀의 승률이 70%, 첫 드래곤을 획득한 팀이 80%의 승률을 보이고 있어요. 어떻게 본다면 과도한 스노우볼링인 셈인 거죠. 이번 롤드컵에서도 역전 게임이 거의 나오지 않았어요. 역전이 없다는 것은 어떤 정형화된 게임 패턴이 고착화되었다는 이야기에요. 보는 입장에서 지루함이 생길 수 있어요.

하지만 히어로즈는 개인적으로 쌓아놓은 리플레이를 분석해봐도 첫 10렙의 여부, 첫 킬여부가 최종적인 승률에 그리 영향을 주지 않아요. 크게 유리한 게임에도 승률이 60%가 넘어가지 않았어요. 역전이 많은 게임인 거죠. 그래서 중간 과정의 의미가 생기기도 하고 역전의 묘미가 있어요.



[ ▲ 김성회 개발자의 비교 분석 영상 ]



Q. 지금까지 LoL과 비교를 통해 히어로즈의 강점을 말씀해 주셨는데, 히어로즈의 잠재력이나 e스포츠화 가능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연착륙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한 말이 그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보는데요. 팀 공용레벨 시스템으로 인한 스타 플레이어가 나오기 힘든 구조때문에 e스포츠로서의 성공이 힘들 것이라는 예상을 많이들 하는데, 그건 그저 상투적이고 관성적인 지적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문제이고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돼요. 게임이 재미있다는 것 하나로도 충분히 돌파할 수 있다고 봐요. 그래서 e스포츠로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 전반적인 e스포츠가 LoL의 롤드컵이나 롤챔스 같은 권위가 있는 대회를 내세워서 e스포츠의 전반적인 권위를 올리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면 효과적일 수 있지만, 비시즌에 유저들이 느끼게 되는 지루함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요.

하지만 히어로즈 같은 경우에는 대회 플랫폼을 완전히 개방하는 정책을 취할 거라고 보는데요. e스포츠 저변 확대에 유리하다고 봐요. 자유롭게 대회를 개최할 수 있으면 수많은 군소 대회가 열릴 거에요. 굳이 시간에 맞춰서 대회를 시청하는 것보다 컴퓨터만 켜도 양질의 경기를 구경할 수 있다는 것, 접근성이 좋다는 점은 히어로즈가 시류 파악을 잘했다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오픈 베타 일정이 더는 늦어지면 안 돼요. 조금 서둘러야 할 것 같아요. 장르 자체의 쇠락기가 올 수도 있고 유저들의 피로감이 점점 커지고 있어요. 비유하자면 유명한 맛집이 있는데, 손님들을 줄 세워 놓고서 냄새만 솔솔 피우고 있다는 거죠. 플레이하지 못하는 입장에서 상당히 얄미울 거예요.


Q. 냄새만 피우는 맛집이라는 비유가 의미심장한데요. 아직 테크니컬 알파 단계인 히어로즈의 개선 방안을 제시한다면 어떤 점이 있을까요?

인터페이스 문제가 시급해요. 탭 키를 눌러 특성을 본다고 생각하면 이 많은 정보를 어떻게 보라는 건지 막막해요. 그리고 관전모드도 최소한 경쟁작인 LoL 못지 않은 퀄리티가 나와야 해요. 게임에 튕겼을 때, 재접속을 하게 되면 빨리 감기 형태로 정말 중요한 후반전에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려요. 구조적으로 힘들겠지만,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봐요.

개발자 입장에서 보자면, LoL은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그 규모만큼의 수익을 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밸런스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블리자드가 히어로즈로 획기적인 수익구조를 가지고 나와주기를 기대했는데 아쉽게도 그런 건 보이지 않습니다. 영웅과 스킨, 탈 것을 제외한 획기적인 수익구조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돈 잘 버는 게임이 있어야 개발자들에게도 본보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웃음)





Q. 수익 구조는 상당히 새로운 이야기네요. 혹시, 또 다른 이야기는 없을까요?

글쎄요. 딱 어디부터다 라고 할 수는 없지만, 블리자드가 장인 정신의 회사에서 상인 정신의 회사로 격하된 느낌이 있어요. 유저들이 더 이상 블리자드의 게임만을 기다리고 있지 않아요. 하지만 블리자드가 상인의 회사라고 제대로 된 상품을 파는 회사라는 이미지가 남아있어요. 유저들을 만족하게 할 수 있는 상품을 파는, 장인의 이미지보다는 철저한 상인 정신의 회사랄까요.

하지만 이 이야기가 틀린 이야기도 아니에요. 블리자드는 장르의 개척자라기 보다는 이미 있던 것들을 조화롭게 조립해낼 수 있는 회사라고 생각해요. 스타크래프트도, 월드오브워크래프트도, 하스스톤도, 최초의 장르를 개척한 작품이라고 하기보다는 집대성한 작품들이라고 봐요. 이번 히어로즈에서도 블리자드 특유의 조화로움이 돋보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어요.


Q.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인사말을 부탁드립니다.

마지막 인사는 짧고 굵게 하고 싶네요. 여러분, 김성회입니다.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유튜브, 아프리카에서 김성회 검색하시고 구독 및 즐겨찾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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