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TV 게임즈가 개국 1주년을 맞이했다.

고작 1년밖에 되지 않은 게임 전문 채널이지만, 이미 스포TV 게임즈는 팬들에게 많은 호평을 받으며 온게임넷, 곰eXP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과거에는 온게임넷과 MBC게임의 양대 방송국 체제가 유지되었으나 MBC게임 폐지되면서 e스포츠판이 많이 축소되었고, 위기를 맞이했다는 사실은 틀림없었다. 이후 곰TV(현 곰eXP)라는 새로운 채널이 생겨나긴 했지만 위기가 말끔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게임이라는 컨텐츠 자체가 마니아적인 요소를 내포하고 있지만, 직접 하는 재미만큼이나 보는 재미가 중요한 e스포츠는 달랐다. 즉, 직접 해보고 느끼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라이트한 유저들도 꽤 많다는 것이었다. MBC게임의 폐지는 생각보다 타격이 심했다. 곰eXP가 e스포츠 방송을 활발하기 시작하며 좋은 평을 듣긴 했으나 케이블 방송과 인터넷 방송의 플랫폼 차이는 생각보다 중요하다. 즉, MBC게임의 폐지 이후 떠나버린 '보는 재미'를 추구하는 라이트한 팬들이 100% 돌아오진 않았다는 것이다.

모든 스포츠가 존재할 수 있는 궁극적인 이유는 '팬들의 존재'다. e스포츠도 마찬가지다. 많은 팬들이 확보되기 위해서는 일단 e스포츠를 알고, 직접 느끼고, 보는 사람이 늘어나야 한다. 스포TV 게임즈가 개국하면서 국내 e스포츠 업계는 온게임넷과 곰eXP, 스포TV 게임즈까지 총 세 개의 e스포츠 전문 채널이 생겼다. 다시 말하자면 세 개의 e스포츠 전문 채널이 생긴 것 외에 라이트한 팬들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케이블 채널이 생겨났다는 점이다.



■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스포TV 게임즈

스포TV 게임즈는 1년 동안 다양한 종목의 리그를 중계했다.

스포TV 게임즈 개국이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종종 나오던 광고가 있다. 일반인들에게 스포TV 게임즈 채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길거리 인터뷰였는데, 대부분 사람들이 '리그오브레전드에 치우쳐져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종목들을 토대로 시원한 곳을 긁어주는 채널이 생겨 기쁘다'는 내용이었다.

넥슨 종목인 피파 온라인3, 도타2, 카트라이더, 한국 e스포츠의 뿌리와 같은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인 스타크래프트2 : 군단의 심장 리그를 진행해왔다. 그리고 이런 다양한 리그들이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송출되고 있어 팬들이 찾아보기도 굉장히 편리하다.

스포티비는 스포츠 전문 채널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IPTV 같은 경우 이미 채널 수가 포화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 배경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한 것이 아닌 이미 어느 정도 기반이 다져져 있는 상태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스포TV 게임즈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포탈 사이트인 네이버와 손을 잡으며 스포TV 게임즈 전용 채널을 만들었다. 최근 TV뿐만 아니라 인터넷, 모바일 방송이 이미 우리들의 일상 속에 자리 잡은 만큼 네이버에서 볼 수 있는 서비스는 그 어떤 플랫폼보다 효과적이며 편리함을 안겨줬다.

▲ 스포TV 게임즈 대표 예능들


■ 리그 외에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 예능 프로그램

스포TV 게임즈는 '게임 전문 방송국'이다. 게임과 관련된 e스포츠 전문 채널이라곤 하지만 하루종일 리그 경기만을 송출할 순 없는 법이다. 물론 생방송으로 경기를 볼 수 없었던 팬들에게 재방송은 꼭 필요하지만 뭐든지 과유불급이다.

스포TV 게임즈는 이런 문제점을 기발한 아이디어가 가미된 예능 프로그램으로 해결했다. 사실 스포TV 게임즈 개국 초기만 하더라도 도타2는 일반 게이머들에게 친숙한 게임이 아니었다. 마니아들 사이에선 재미를 인정받고 있지만 높은 진입 장벽으로 일반 유저들에겐 그저 어려운 게임이었다.

하지만 도타2 대표 예능인 KDL 라운지에서 스포TV 게임즈 양한나, 김세령, 이현경 아나운서를 통해 각각 자신에게 어울리는 컨셉의 프로그램으로 일반 유저들과 도타2의 진입 장벽을 낮췄고 친숙하게 만다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피파 온라인3로 구성된 그라운드의 지혜는 신인 아나운서 신지혜를 스타덤에 오르게 하며 축구팬들을 열광케 했다.

특히 그라운드의 지혜와 KDL 라운드 - 탑티어는 항상 완벽할 것 같은 아나운서들의 소소한 일상을 담았고, 김세령의 톡톡 튀는 진행이 인상적인 히어로 토크 역시 리그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들을 선보이며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모두 '신선함'을 기반으로한 승부였다.

스포TV 게임즈의 이런 게임 예능 프로그램은 앞으로도 멈추지 말고 계속되어야 한다. 최근 스포TV 스타크래프트2 스타리그로 자체 브랜드를 생산한 만큼 스타2에서도 독창적인 예능 프로그램이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

▲ SK텔레콤 스타2 프로리그 2014 시즌 결승전 현장


■ 스포TV 버프받고 되살아난 스타2

그리고 스포TV 게임즈는 침체기를 겪고 있던 스타크래프트2에 산소호흡기와도 같은 존재였다. 예전에 한 업계 관계자가 '스타크래프트만큼 보는 재미를 객관적으로 잘 살린 게임은 없다. e스포츠에 가장 최적화된 종목이다'라는 말을 들어본 기억이 있다.

특히 스포TV 게임즈의 첫 야외 결승이기도 했던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4 시즌은 그동안 하향세를 걷고 있던 스타크래프트2와 프로리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내는 데 성공한 리그였다. 스타2로 전환한 첫 시즌이었던 12-13시즌에 비해 경기력에서도 안정화를 찾았고, 용산을 떠나 안정적인 경기장과 부스로 팬과 선수들을 동시에 만족시켰다.

그리고 스포TV 게임즈가 치른 첫 야외 결승전이었지만 문제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결승전 장소인 한강 세빛둥둥섬 미디어아트갤러리에는 무려 2,500여 명의 팬들이 모였고, KT 롤스터와 SK텔레콤 T1은 '숙명의 라이벌' 다운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그리고 얼마 전 개막한 2015 시즌 프로리그도 경기가 있는 날이면 넥슨 아레나 경기장 2층까지 팬들이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로 좋아진 모습이다.

또한 IEM 같은 해외 대회를 중계하면서 국내 리그에서 볼 수 없었던 해외파 한국 선수들의 활약을 지켜볼 수 있었고, 이제는 직접 개인리그를 개최하여 스타2 양대리그의 부활을 알렸다.

■ 자체 브랜드 생산, 2015 스포TV 스타리그가 갖는 의미



스포TV 게임즈의 초기 핵심 콘텐츠는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와 피파 온라인3 챔피언십, KDL, 카트라이더 등 한국e스포츠협회와 넥슨이 주최하는 리그였다. 개국 초기 스포TV 게임즈는 온게임넷의 롤챔스, 곰eXP의 GSL와 같이 직접 기획하고 방송국 자체 브랜드라 내세울 리그가 없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스포TV 게임즈는 자체 브랜드로 내세울 수 있는 스포TV 스타크래프트2 스타리그. 즉, 스포TV 게임즈에서 기획하고 주최하는 리그를 개설했다. 지난 17일 개막한 스포TV 스타크래프트2 스타리그는 이제 겨우 걸음마를 뗀 신생리그지만, GSL과 함께 국내 최고 수준의 리그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수익만 놓고 바라보면 e스포츠가 적절한 사업은 아니다. 채널이 돈을 버는 구조는 수신료와 광고가 주류를 이루는데 e스포츠의 경우, 광고 시장에서 메인 콘텐츠로 생각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재 주 구매층만 봐도 10대와 20대가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구매력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스포TV 게임즈 이재명 대표는 1년 전 인벤과 인터뷰에서 "e스포츠에서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느꼈고, 그렇기에 수익 모델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라 판단했다. 결국, 지금은 무언가를 가져가기보다 시장 자체를 키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소신을 밝힌 바 있다.

적어도 지금까지 스포TV 게임즈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눈에 띄게 e스포츠 시장의 확대를 위해 힘쓰고 있다는 점이 느껴진다. 다만, 어떤 일이든 눈에 보이지 않는 성과가 지속되다 보면 지치기 마련인데 앞으로도 5년, 10년, 100년, e스포츠의 발전과 부흥을 위해 앞장서는 최고의 게임 전문 채널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