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스스톤의 두 번째 모험 모드 '검은바위 산'이 열리면서 유저들은 4개월 만에 나타난 새로운 변화를 반갑게 맞이하고 있습니다.

특히 1지구인 '검은바위 나락'에서는 검은바위 산 신규 카드 중에서 최고의 카드로 손꼽히는 '제왕 타우릿산'을 획득할 수 있었기에, 모험 모드의 시작부터 큰 메타의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신규 카드의 추가로 큰 힘을 얻은 사냥꾼과 드루이드가 있었습니다.

오늘은 검은바위 산으로 등장한 최고의 OP카드, 타우릿산이 어떤 영향을 가져왔는지를 살펴보면서, 최근 국내외의 주요 선수들이 시험 중인 검은바위 산의 1지구 메타에는 어떤 덱이 있는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킬각이 나온다! 제왕 타우릿산이 가져온 변화




지난주 검은바위 나락이 열리면서 유저들의 관심은 지구 완료 보상으로 받을 수 있었던 '제왕 타우릿산'에게 집중되었습니다. 스스로가 검은바위 나락의 최종 우두머리였던 만큼, 엄청난 효과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6마나에 5/5의 공체합을 지닌 제왕 타우릿산은 등장 후 자신의 턴이 끝날 때마다 손에 쥔 모든 카드의 마나 비용을 1씩 낮추는 효과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공체합 상에서 크게 불리하지 않으면서도 큰 이점을 가져다주는 효과였기에 유저들의 큰 반향을 일으키기에 충분했습니다.

타우릿산 이전에 조건부로 카드의 마나 비용을 낮추는 형태의 카드는 있었지만, 모두 공체합 상 사용하기 어렵거나 특정 카드, 특정 상황에 한해서만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유저들의 외면을 받아왔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자그마한 소환사'는 한 턴에 한 하수인에게만 마나 감소 효과가 적용되면서 마나 대비 공체합 상 다소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었고, 많은 유저들이 확장팩 '고블린 대 노움'(이하 GvG)의 대표적인 OP카드로 꼽는 '기계 소환 로봇'은 기계에 한정한 효과를 지니고 있었기에 기계 메타의 덱, 특히 기계 메타에 가장 큰 수혜자인 기계 마법사를 제외하고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종류의 카드였습니다.


▲ 투기장에서도 사용하기 꺼렸던 자그마한 소환사나 특정 덱에서만 쓰이는 기계 소환 로봇


타우릿산은 이런 제약이 없이 손에 쥔 모든 카드의 비용을 낮추면서, 또한 매턴 그런 효과가 지속되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상당한 압박감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등장한 턴에 제압하지 못하면 이후 지속적으로 마나가 낮아지고, 또 5/5의 공체합은 '어둠의 권능: 죽음'과 같은 제압기나 필드에 배치된 하수인이 없다면 제거가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내는 입장에서는 적은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큰 기댓값을 얻을 수 있는 카드가 바로 타우릿산이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타우릿산은 등장 직후부터 각종 커뮤니티에서 화제의 중심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특히 타우릿산과 가장 큰 시너지를 보여준 직업은 하스스톤의 '약한' 캐릭터를 전담하고 있는 드루이드였습니다.


▲ StrifeCro 선수가 등급전에서 활용한 램프 드루이드덱


급속 성장과 정신 자극으로 상대의 예상을 뛰어넘는 빠른 빌드업을 가진 드루이드는 타우릿산을 통해서 마나 부스팅 효과의 정점을 찍게 되었습니다.

현재 하스스톤 최고의 피니셔로 평가받는 '자연의 군대-야생의 포효'(일명 자군야포) 콤보는 타우릿산의 효과를 한 턴만 받아도 7마나부터 상대를 떨게 할 수 있으며,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9마나에 '자군-야포-야포'까지 생각해야 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타우릿산이 생존해있는 상태에서 7턴에 자군야포 콤보를 활용하면 상대방은 7턴에 21피해를 감당해야만 하며, 자군야포야포 콤보의 경우에는 필드에 하수인이 하나도 없어도 22피해를 줄 수 있게 됩니다.

'그건 입하스에 지나지 않은가'라고 치부할 수 있지만, 실제로 지난 5일 동안 등급전에서 드루이드를 만난 유저라면 이 콤보를 심심치 않게 겪어봤을 것입니다.


▲ 생명력이 40인데 타우릿산의 효과로 죽어야 하는 전사의 운명


이 콤보의 '사기성'은 타우릿산이 등장 이후 한 턴 이상 살게 되면 더욱 증폭됩니다. 최악의 경우, 드루이드의 '꿈의 콤보'인 자군-자군-야포-야포가 10마나가 되면서 한 턴에 40의 피해를 주기 때문입니다. 전사가 방어도를 10 쌓았다고 해도 한 턴에 게임이 끝나는, 그야말로 '원턴킬' 콤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효과로 인해서 과거에 드루이드를 뛰어넘는 원턴킬 콤보를 갖고 있었던 도적도 리로이 젠킨스를 부활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한때 거인 흑마법사 최고의 피니셔인 '리로이 젠킨스-압도적인 힘-얼굴없는 배후자'도 다시 실현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문제는 이런 원턴킬 형태의 콤보가 그동안 하스스톤 개발진들이 밝혀온 게임의 방향성에 썩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일 것입니다. 실제로 로데브와 썩은위액 누더기골렘의 등장은 드루이드 및 도적의 이런 원턴킬 콤보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 강했고, 리로이 젠킨스도 도적과 흑마법사의 콤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결국 마나 비용이 4에서 5로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경우를 생각해보면, 타우릿산은 그동안 개발자들이 수정해온 것들을 다시 원점으로 돌리는 카드가 될 수 있습니다. 타우릿산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도 곱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 타우릿산 드루이드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은 최근 가장 흔한 주제 중 하나이다.


물론 타우릿산은 어그로 형태의 덱이나 현재 등급전에서 가장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돌진 사냥꾼 덱에서는 사용하기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런 덱은 손패를 빨리 소모하는데다, 돌진이나 즉발성 피해가 없는 타우릿산의 특성상 템포 싸움을 펼치는 어그로 덱에서는 적은 혜택을 위해 너무 많은 것을 잃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타우릿산에 맞지 않는 덱이 있는 것과 더불어서 앞으로 추가될 25종의 카드에 따라 타우릿산에 대한 평가가 바뀔 수 있기에, 타우릿산에 대한 조정이 빠르게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런 점을 고려해볼 때, 현재 타우릿산은 드루이드 및 흑마법사 등 운영 중심의 덱에서 상당한 효과를 갖는 것이 분명하기에 당분간 이런 덱에서는 필수 카드로 손꼽힐 것이라 예상됩니다.


▣ 1지구 공개 이후 신규 카드를 활용하고 있는 주요 덱은?





지난주 새롭게 공개된 단 6장의 카드로 인해서, 현재 등급전은 그야말로 혼돈에 빠져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등급전의 선두에 선 직업은 모두가 제왕 타우릿산과 드루이드의 시너지에 주목할 때 조용히 속사를 확보한 사냥꾼입니다.

속사는 그동안 돌진 사냥꾼 덱에 필요했던 모든 부분을 메워주는 최고의 카드로, 속사의 추가로 인해서 사냥꾼은 강세의 정점을 찍은 상황입니다.

몇몇 선수들의 경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현재 등급전은 영웅 난이도 렉사르(사냥꾼)를 상대해야 한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사냥꾼의 위세가 높습니다.


▲ 속사는 돌진 사냥꾼 덱에 화룡점정이 되었다.


그동안 돌진 사냥꾼이 패하는 시나리오는 보통 상대가 도발과 치유로 버티는 사이 사냥꾼의 손패가 마르면서 후반에 힘이 떨어지는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였습니다. 이런 경우에도 손패 1~2장이나 한 턴의 차이로 게임을 놓쳤기 때문에, 손패 확보 및 약간의 화력이 아쉽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속사는 2마나 대비 3의 피해로 나쁘지 않은 성능과 함께, 그동안 사냥꾼에게 가장 부족했던 손패 수급까지 도모할 수 있는 최상의 주문으로, 사냥꾼에게 한정해서는 타우릿산이나 박사 붐보다 더 사기 카드의 위치를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손패가 없는 상황에서 '속사-속사-리로이 젠킨스(혹은 살상 명령)'으로 이어지는 예측 불가능한 콤보까지 활용할 수 있기에, 돌진 사냥꾼을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상대가 카드를 단 한 장 쥐고있어도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높이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현재 등급전 최상위권에 위치한 선수들이나 전설을 찍은 선수 중에서도 돌진 사냥꾼 덱을 활용한 경우가 많으며, 대회에 출전하고 있는 선수들도 모두 돌진 사냥꾼 덱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현재 등급전은 돌진 사냥꾼에 대비하는 덱 구성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습니다.


▲ 최근 전설 1위까지 달성한 장나라 선수의 돌진 사냥꾼덱

▲ 마스터즈 코리아에 출전했던 JungleRammu 선수의 속사 돌냥덱


1지구에서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카드인 '험상궂은 손님'은 의외의 버그 패치와 함께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습니다.

검은바위 산 공개와 함께 진행된 버그 수정 중 전사의 '전쟁노래 사령관'이 이제 토큰 형태로 등장하는 하수인에게 정상적인 돌진 부여를 하게 되면서, 험상궂은 손님과의 시너지를 볼 수 있게된 것입니다.

전사 덱에 활용되는 험상궂은 손님은 생각보다 까다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단 체력이 3이어서 대부분의 광역 기술에 상당한 저항력을 갖고 있으며, 전사 덱에는 죽음의 이빨이나 소용돌이, 잔인한 감독관 등 자신의 하수인에게 피해를 주는 기술이 많기에 전쟁노래 사령관과 험상궂은 손님만 갖춰진다면 순식간에 필드를 가득 채우고 상대를 타격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또, 오랜 만에 전사 덱에 등장한 거품무는 광전사도 상당한 시너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한 턴에 막대한 피해량을 가할 잠재력도 갖춘 덱입니다.

다만 이런 콤보의 재료 요소들이 잘 잡혀야 한다는 점이나, 초반부터 몰아치는 최근 메타에서 콤보를 활용할 수 있을 정도의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과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 Savjz 선수가 등급전에서 활용한 전쟁노래 사령관-험상궂은 손님 전사덱


타우릿산의 경우, 위에서 언급했던 드루이드와 함께 다양한 덱에서 테스트를 거치고 있습니다.

유럽의 고수인 StrifeCro 선수는 거인 흑마법사와 램프 드루이드의 기본적인 덱에 타우릿산을 추가한 형태의 덱을 등급전에서 활용하였으며, 최근 유럽 등급전에서 1위를 차지한 덱은 템포 마법사 덱에 타우릿산을 넣은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게이머 중 하나인 Savjz 선수도 등급전에서 다양한 형태의 덱에 타우릿산을 넣어 테스트를 거치고 있습니다. 말리고스 도적 덱에 타우릿산을 넣으면서 시너지를 도모하고자 했으며, 전사 덱에도 넣어보는 등 현재까지 여러 직업군을 대상으로 가장 좋은 덱을 탐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 대회의 경우 최근 벌어진 BJ리그에서 'RenieHouR' 이정환 선수가 '슬시호' 정한슬 선수를 상대로 타우릿산을 활용한 위력적인 냉기 마법사 덱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또한 금주에 펼쳐질 '하스스톤 클랜 챔피언십 클래식'에서는 검은바위 산의 공개 상황에 따른 모든 카드가 실시간으로 적용될 예정이어서, 선수들이 사용하는 주요 덱은 어떤 형태일지 살펴보기에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