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스포티비 스타2 스타리그 2016.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와 새로운 선수들의 활약, 그리고 인터뷰를 통해 재치 넘치는 입담을 뽐내기까지. 어느덧 시즌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고, 이제 남은 선수는 조지현, 김대엽, 박령우, 강민수 네 선수만 남게 되었습니다.

최후의 4인 중 세 선수는 굉장히 익숙하지만, 아직 익숙하지 않은 한 선수의 이름. 바로 데드 픽셀즈 소속 조지현 선수인데요. 국내 리그만 챙겨보시는 팬들에게는 신예로 보이겠지만, 과거 아주부 소속으로 활동한 뒤 유럽으로 넘어가 해외 대회에서 우승후보들을 줄줄이 탈락시키며 '다크호스'로 부상했습니다.

이제는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 무대에서도 방송 공포증을 극복했죠. 스타리그 패자조 5라운드 김대엽과 경기를 앞두고 이제는 경기장 부스가 집처럼 편안하다는 조지현 선수를 만나봤습니다.



Q. 최근 상승세가 굉장한데요.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데드 픽셀즈라는 해외팀 소속이지만, 현재 MVP 치킨마루팀 숙소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어요. 요즘은 스타리그에만 매진하면서 연습에 몰두하고 있고, 쉬는 시간에는 드라마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풀고요. 드라마에 중독된 것 같아요(웃음). 스타리그에서 계속 살아남으니까 고향 친구들한테 연락도 많이 오고요.


Q. 드라마 재밌죠. 요즘 핫한 드라마가 굉장히 많은데, 어떤 드라마 애청자인가요?

육룡이 나르샤와 태양의 후예, 돌아와요 아저씨, 이렇게 세 작품은 놓치지 않고 보고 있어요. 특히 태양의 후예에 완전 빠져있답니다. 김지원씨가 진짜 이쁘신 것 같아요. 제 이상형입니다 하하.


Q. 데뷔는 2012년으로 알고 있는데, 본격적인 활동은 2013년 GSTL부터 시작된 것 같아요. 하지만 국내에선 크게 주목받지 못했죠.

아주부 시절부터 연습 때는 잘했었어요. 그런데 대회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엄청 긴장하고 방송 무대를 즐기지 못했던 것 같아요.



Q. 2013년 아주부가 해체된 후 인베이전이라는 해외 팀을 선택했어요. 이유가 궁금한데요.

아주부 시절 2013 드림핵 윈터를 처음으로 참가했는데, 너무 좋고 뭔가 넓은 세상에 눈을 뜬 기분이 들었어요. 그래서 해외팀에서 활동해보고 싶었단 생각이 강하게 들었죠.


Q. 유럽에서 활동하면서 느낀 점도 많지 않나요?

유럽에 가면 제가 무조건 1등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근데 막상 유럽 생활을 해보니까 외롭기도 하고, 뭔가 나를 다독여줄 사람이 없으니까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실력도 많이 떨어졌던 것 같아요. 그래도 가보기 힘든 유럽 전역을 누비면서 새로운 경험도 많이 했고, 영어도 좀 늘었어요. 새로운 친구들도 사귀고요.


Q.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하나만 얘기해주세요.

2014 드림핵 모스크바가 기억에 남아요. 가기 전에 주변에서 러시아가 위험한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막상 가보니까 사람들이 엄청 친절했어요. 아침에 택시를 타고 대회장 주소를 알려줬는데 이상한 곳에 내려주더라고요. 러시아 사람들이 생각보다 영어를 잘 못 하는데도 현지 분들이 길을 찾아서 직접 데려다주더라고요. 마지막에 길을 알려줬던 아저씨는 조깅을 하고 있었는데, 같이 30분을 뛰어서 대회장에 도착했던 기억이 납니다.



Q. 리그 브레이커라고 말하는 몇몇 사람들이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저도 어느 정도는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제가 어윤수, 김도우, 김준호 선수를 이겨서 그런 것 같아요. 하지만 이번 시즌을 계기로 멋진 모습을 더 보여주면 다음 시즌에는 제 팬들도 많아지지 않을까요.


Q. 방송 경기에 대한 공포증은 어떻게 극복했나요?

해외팀이라 원래 유럽에서 활동에서 활동도 준비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만약 대회에서 탈락해도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어서 스타리그를 정말 편한 마음으로 임했어요. 그랬더니 정말 연습실에서 하는 것처럼 잘 되더라고요.


Q. 프로리그에서 활동하고 싶은 마음은 없는지?

당연히 참가하고 싶죠. 스타리그밖에 없으니까 경기가 너무 없기도 하고, 예전부터 꼭 해보고 싶은 리그거든요. 기회가 된다면 꼭 참여해보고 싶습니다.



Q. 현재 MVP 숙소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데, 어때요?

해외팀 소속이라 혼자 연습해야 하는데, 스스로 생각할 때 혼자서는 연습에 집중을 못해요. 그래서 같이 연습할 팀원들이 있어서 굉장히 좋고 다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Q. 스타리그 최후의 4인으로 남았습니다. 이제 김대엽과 패자전 5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있어요.

정말 모르겠어요. 그런데 제가 예전부터 패자조에서 정말 잘 올라갔어요. 2013 드림핵 윈터 때도 지금과 똑같은 상황인데, 당시 3위였어요. 그래서 이번에도 (김)대엽이 형까지는 이기지 않을까요?(웃음) 꼭 결승 무대에 서보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연습하느라 이번 설에도 집에도 가지 못했는데, 가족들과 팬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리고 예전에는 몰랐는데, 아주부 시절 기회를 많이 주신 임성춘 감독님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그동안 연락을 못 드렸는데, 조만간 안부 인사라도 꼭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