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숨가쁘게 달려왔던 2016 롤챔스 스프링 정규 시즌의 모든 일정이 종료되었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순위 다툼이 펼쳐졌던 터라, 마지막까지 어떤 팀이 포스트 시즌에 진출할지 예상하기 힘들 정도였다. 한 경기, 아니 한 세트로 진출이 갈리는 상황이 계속해서 펼쳐졌고, 그랬기에 굉장히 흥미로운 시즌이었다.

예상치 못한 반전과 함께, 희비가 교차했던 스프링 시즌. 인벤팀에서는 정규 리그 종료를 맞이하여, 치열했던 스프링 시즌을 팀 별로 결산하여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그 두 번째 주인공은 스베누 소닉붐(이하 스베누)이다.

▲ 1승보다 2승! 한 걸음씩 내딛는 스베누


■ 그 어느 때 보다 강하다! 기대를 모으며 시작한 2016 스프링 시즌

스베누는 항상 치열한 팀이다. 작년, 혈투 끝에 롤챔스 섬머에 합류했을 때부터 그랬다. 최고들이 모이는 롤챔스에서 '진정한 프로'로 거듭나기 위한 1승을 챙길 때도 그랬고, 아쉬웠던 2015 섬머 시즌 결과로 승강전에 몰려 챌린저스 팀과 대결을 펼칠 때도 마찬가지였다. 기대를 모으기도 하고,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하며 항상 치열한 오늘을 살고 있는 스베누. 어쨌거나 가장 중요한 것은 스베누가 최고의 리그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2016 롤챔스 스프링 시즌, 스베누는 그 어느 때 보다 기대를 모았다. 작년 섬머 시즌, 1승 17패라는 아쉬운 성적을 거두긴 했지만, 이후 스베누는 '반전' 매력으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리그 잔류를 놓고 펼친 Ever와의 승강전에서 '플로리스' 성연준이 보여준 특유의 리 신 플레이를 중심으로 팀원들의 전체적인 분전과, 이후 펼쳐진 '케스파 컵'에서 2015 롤드컵 준우승 팀, KOO 타이거즈(현재 ROX 타이거즈, 이하 타이거즈)를 상대로, 2:0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는 모습은 이번 시즌 스베누 활약을 기대할 만한 충분한 근거가 되었다.

▲ 케스파 컵에서 스베누가 타이거즈를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차기 시즌 기대를 모았다.
(영상 캡쳐: SPOTV)


특히 시즌 시작 전에 타이거즈를 꺾은 것은 스베누에게 청신호라고 할 수 있었다. 패배로 얼룩진 작년 섬머 성적표는 스베누에게 절망감과 의구심을 안겨줬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새 시즌, 스베누에게 필요한 것은 그 무엇보다도 '자신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롤드컵에서 활약하며 준우승을 차지하고 돌아온 타이거즈를 상대로 2:0 승리를 거둔 케스파 컵 대회는 스베누에게 필요한 '자신감'을 채워 주었다.

승강전과 케스파 컵에서 팀 전원이 달라진 모습을 보인 것도 컸다. 롤은 팀 게임이다. 어느 한 선수만 활약해서는 승리와 멀어지는 법이다. 승강전, 케스파 컵에서 '플로리스' 성연준은 공격적인 리 신과 니달리 카드로 활약, '사신' 오승주는 벨코즈 같은 포킹형 챔피언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에이스 '뉴클리어' 신정현은 케스파 컵에서 펜타킬까지 선보이며 스베누의 전체적인 폼 상승을 예고했다.

자신감 회복과 팀원들의 전체적인 상승세. 시즌 시작 전 스베누는 누가 봐도 기대할만 했다. 이제 스베누는 본인들의 실력을 있는 그대로 발휘, 정규 시즌 승리를 차곡 차곡 쌓아 나가는 일만 남은 것 같았다.

▲ 자신감 찾은 스베누, 이제 이기는 것만 남았다?


■ 반복 되는 역사? 스베누, 0승 9패 초라한 중간 성적표

기대를 모은 스베누. 그러나 롤챔스, 최고의 리그에서 승리는 결코 쉽지 않았다. 스베누의 시즌 중간 성적표는 초라했다. 단 1승도 챙기지 못한 스베누는 다시금 롤챔스의 중압감에 짓눌리고 말았다.

스프링 시즌 전, 기대를 모았던 만큼 팬들의 아쉬움도 컸다. 물론 최고의 팀들이 모인 롤챔스 무대에서 손쉽게 승리를 챙길 것이라고 낙관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스베누가 1라운드에서 보여준 모습은 '아쉬움'을 낳은 것이 사실이다. 스베누는 경기를 치를 때마다 패배했고, 어느세 1라운드 0승 전패의 굴욕을 당했다. 강팀과 만나면 소극적인 태세로 전투 개시를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며 경기는 커녕 세트 승리조차 챙기기 어려웠다.

시즌 초반, 스베누와 비슷한 상황이었던 콩두 몬스터는 3번째 경기 만에 첫 승리를 따냈다. 이제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것은 스베누 뿐인 상황. 이번 시즌 스베누에게 마치 작년 롤챔스 섬머 같은 상황이 반복되었다. 지난 섬머 시즌에도 스베누와 당시 라이벌로 평가받던 아나키 중 첫 승리를 거둔 것은 라이벌 아나키였다. 0승 9패, 1라운드 전패를 기록한 것 역시 지난 섬머와 같았다.

▲ 일찌감치 1승 챙긴 콩두. 스베누는 점점 1승이 급해졌다.


때때로 경기를 지는 것도 괜찮다. 패배보다 중요한 것은 패배하는 과정에 있다. 비록 패배하더라도, 다음 승리로 이어지는 경기를 했다면 패배보다 값진 교훈을 얻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스베누의 패배에서 다음을 찾아보기란 어려웠다. 스베누는 유리한 상황에서 경기를 굳히는 운영을 몰랐고, 불리할 때는 끝 없이 소극적인 모습으로 역전의 가능성을 만들지 못했다.

경기 외적으로도 좋지 않은 상황이 계속되었다. 스베누는 시즌 시작부터 스폰 기업의 문제로 불안한 상황 속에서 경기를 치뤄야 했다. 3월부터는 스폰 기업의 요청으로 2달간 케스파가 임시로 팀 운영을 맡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선수와 코치들은 묵묵히 경기에 임했다. 이럴 때야말로 경기와 연습에 집중하는 것만이 길을 찾는 방법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 힘든 상황에도 노력과 웃음을 잃지 않는 스베누!


■ 스베누는 성장 중! 2라운드 2승 거둔 스베누

1라운드 전패를 기록한 스베누. 강팀 사이에 선 스베누의 모습에, '무승 후보'라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이 점차 현실성을 띄어갔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도 선수와 코치진은 포기하지 않았다. 박재석 감독은 좀 더 빨리 선수들과 만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아쉬움이 가득 묻어나온 말이었다. 선수들 역시 코치진의 지도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부족한 운영 능력을 가다듬는 노력을 계속했다.

2라운드 들어 그런 노력이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 지는 경기에도 스베누는 이전과 같이 무기력하기만 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드디어 13연패 끝에 콩두를 상대로 2:0으로 압도, 달콤한 시즌 첫 승리를 달성했다. '사신' 오승주, '소울' 서현석, '뉴클리어' 신정현 등 주력 선수들이 모두 제 기량을 발휘했을 뿐 아니라,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운영과 오더에서도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

이 1승이 끝은 아니었다. 12주차,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에는 롱주 게이밍을 상대로 2:0으로 승리했다. 이 경기에서 '사신' 오승주는 시즌 20번째 챔피언 라이즈, 21번째 챔피언 자르반을 꺼내 들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스프링 시즌 2승, 9위로 마무리한 스베누. 지난 섬머, 1승 10위와 비교했을 때, 스베누는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고작' 1승, '고작' 순위 한 단계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스베누는 분명 '장족의 발전'을 이뤄가고 있다. 포텐셜 있는 선수들이 체계적인 경기 운영과 오더 능력을 갖추는 것이야말로, 최고로 거듭나는 길이기 때문이다.

▲ 화끈한 경기력과 '자르반' 픽으로 시즌 두 번째 승리 챙긴 스베누 (영상 출처: OGN)


■ 강한 색깔의 선수들! 이제 맞추기만 하면 된다

스베누에는 개성 강한 선수들이 있다. 단순히 개성이 강한 것만은 아니다. 이미 스베누의 에이스로 평가 받는 '뉴클리어' 신정현 선수는 물론, 이번 시즌 23개라는 어마어마한 챔피언 폭을 선보인 '사신' 오승주 선수. 다양한 픽을 사용한 것은 단순히 오승주 선수의 욕심이 아니라, 스베누의 승리 공식을 찾기 위한 코치진의 선택이기도 했다. 결국, 롱주와의 대결에서 꺼내 든 21번째 챔피언, 미드 '자르반' 카드는 상대방의 허를 찌르며 팀 승리에 제대로 공헌했다. 물론, 언제까지나 실험적인 전략을 시도할 수는 없을 것이지만, 강팀을 상대로 꺼낼 수 있는 카드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다.

'플로리스' 성연준은 최고의 리 신 플레이를 경기에서 증명해 보였다. 오로지 리 신 챔피언 하나로도 세트 승리에 기여했을 뿐 아니라, 상대로 하여금 밴 카드를 소모시키기도 했다. 최근 대회 주류 픽 자리에서 밀려난 챔피언을 가지고도 충분히 위협적인 플레이가 가능한 것은 또 다른 강점이 된다.

▲ 리신 그 자체, '플로리스' 성연준의 환상적인 플레이 (영상 출처: OGN)


이제, 승강전을 준비해야 하는 스베누는 분명한 목표를 향해 달려가야만 한다. 당장은 눈앞에 다가온 승강전에서 챌린저스 팀들을 상대로 분명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롤챔스에 잔류해야 할 것이다. 스프링 시즌 후반기, 승리의 경험과 발전해나가는 운영 능력을 선수들의 개성과 접목하는 것. 이것이 앞으로 스베누가 달성해야 할 과제다.

부족한 점이 보인다는 것은, 그만큼 발전할 여지도 있다는 것이다. 딱히 뭐가 문제인지 모를 때야말로 그 팀의 위기상황이라고 할 것이다. 스베누는 그런 상황은 아니다. 당장 뭐가 부족한지 스스로 잘 알고 있고, 또 그 해결 방법도 찾아내고 있다.

다가오는 승강전, 생존을 건 경쟁에서 역설적이게도 스베누는 얻을 게 많다. 시즌 시작 전에 그랬던 것처럼, 스베누는 이번 승강전을 오히려 기회로 삼아, 자신감을 회복해야 한다. 다행히 스베누는 최근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완벽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발전하는 모습을 스스로 확인할 수 있었다. 나아진 경기력을 바탕으로 승강전에서 살아남고, 섬머 시즌에야말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섬머에는 더 발전한 '개성'을 볼 수 있길 바란다.




■ 2016 롤챔스 스프링 '스베누 소닉붐' 인포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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