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3주가 다 되어감에도 오버워치의 인기는 여전합니다.

피시방에서는 '류진노으어억', '석양이으어억', '하늘에서어헉' 등의 소리가 연신 울리면서 오버워치를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얼마나 많은지 직접적으로 알려주고 있죠.

많은 유저들이 오늘도 오버워치를 하면서 승리의 기쁨에 취하거나 패배의 분노에 몸을 맡기고 있는 지금, 이럴 때일수록 고급진 정보들을 더 빠르게, 많이 접하는 쪽이 픽 싸움에서 우위에 설 수 있고, 이는 곧 승리로 직결되는 법! 그 세 번째 시간에는 과연 어떤 정보와 거짓들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 정의는 저절로 실현되지 않아! 패치의 수혜자는 누구?

오버워치 내에서 가장 악랄한 짓을 일삼고 다니던 위도우메이커, 맥크리가 드디어 하향되었습니다. 정의는 저절로 실현되지 않는다고 말하던 맥크리의 말 그대로 됐네요.


맥크리는 섬광탄-난사-구르기-난사로 850을 넘기는 대미지를 1-2초 만에 넣을 수 있었고, 중장거리 공격력과 정확도까지 굉장히 뛰어나 못 상대하는 영웅이 없는 전천후 만능 캐릭터였습니다. 탱커, 딜러, 힐러를 가리지 않고 난사 앞에 모두 평등했을 정도로 맥크리의 화력이 강력했지만 이젠 그 악명도 옛말이 될 것 같네요.

맥크리의 너프 방안은 둘 정도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근접전에 강력한 난사를 살리고 좌클릭 중장거리 견제를 약화시키는 것이고 하나는 견제 능력을 살리되 난사를 너프해 근접전을 약화시키는 것이었죠. 둘 중 블리자드는 후자를 택했습니다. 아무래도 중장거리 견제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샷 정확도가 높아야하는 반면 난사는 대충 써도 100%의 효율을 발휘한다는 점 때문이겠죠.

난사 6발을 모두 맞았을 때의 대미지가 420에서 270으로 어마어마하게 줄어들면서 이제 맥크리는 돌격군 영웅을 상대로 힘이 뚝 떨어졌습니다. 트레이서나 젠야타처럼 체력이 150인 영웅들을 상대로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당장 체력이 200인 수많은 공격군을 상대로는 체감이 빠르게 오는 편입니다. 섬광탄에 난사 3발이면 죽던 영웅들이 섬광탄에 난사 5발을 맞아야 죽게 됐으니까요. 아무 생각 없이 구르고 섬광탄-난사를 쏘던 기자를 비롯한 99% 맥크리 유저들은 큰 시련에 빠지게 됐습니다.

맥크리의 하향으로 가장 큰 이득을 볼 영웅들이라면 돌격군 영웅들과 리퍼가 있겠습니다. 특히 리퍼는 장거리 견제 능력을 아예 버린 대신 근접전에서 최대 화력을 뿜어내는 영웅이었는데, 맥크리는 리퍼의 장점에 견제 능력까지 갖췄기 때문에 리퍼가 설 자리가 없었죠. 1:1로 만났을 때도 리퍼가 불리할 때가 많았고요. 하지만 맥크리가 근접전 화력을 잃게 됨으로써 중장거리 견제는 맥크리, 근접전은 리퍼로 확실하게 역할이 나뉘게 됐습니다. 앞으로 대회에서 리퍼의 모습을 더 자주 볼 수 있게 될까요?


두 번째로 너프된 영웅은 위도우메이커입니다. 프로들조차 잘 다루는 사람이 잡으면 도저히 답이 없다고 했을 정도로 강력한 영웅이었기에 맥크리보다 훨씬 많은 부분이 너프가 됐죠. 저격 최소 대미지가 약해졌고 풀차지 대미지도 150에서 120으로, 게다가 저격 모션이 끝나기 전엔 다른 행동도 할 수 없고 궁극기 비용까지 10% 올랐습니다. 헤드샷을 맞출 경우 예전과 같은 대미지를 줄 수 있게 됐지만 헤드샷을 맞추기가 쉽지는 않죠.

위도우메이커는 상당한 수준의 저격 대미지를 넣을 수 있으면서도 스나이퍼치고 근접전 또한 나쁘지 않아 모두를 애먹인 상대였습니다. 아티즌 팀은 인터뷰 당시 "잘하는 위도우메이커 하나를 끌어내리려면 영웅 셋이 투입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원래 위도우메이커의 카운터가 됐어야 할, 후방 교란에 능한 트레이서같은 영웅들이 오히려 위도우메이커에게 잡아먹혔으니 이를 지켜줄 기동성 좋은 탱커까지 합류해야 했죠. 게다가 위도우메이커는 본의 아니게 젠야타까지 묻어버렸습니다. 풀차지 저격 한 방에 발가락만 맞아도 죽던 '젠복치'는 그런 리스크를 감수하고서라도 메르시, 루시우를 대신해 쓸 정도의 영웅이 아니었기에 자연스레 사장됐죠.

위도우메이커의 너프로 가장 큰 이득을 본 영웅은 시네마틱 영상에서도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던 트레이서입니다. 원래 트레이서의 역할은 위도우메이커처럼 후방에 혼자 있는 적 영웅을 처리하는 것이었지만 풀차지 저격에 몸샷만 맞아도 죽는 신세였고, 혹 가까이 붙는다 해도 위도우메이커의 근접 교전 능력이 나쁜 편은 아니었기에 함부로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었습니다. 게다가 위도우메이커의 궁극기 때문에 우회하던 도중에 들키기도 쉬워서 대기하던 위도우메이커의 저격에 명을 달리하는 일도 많았죠.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너프된 현재 트레이서는 원래 디자인대로 위도우메이커의 카운터 역할을 하기 훨씬 편해질 것 같네요.

또, 젠야타를 필두로 많은 공격군이나 지원군의 숨통이 트였습니다. 위도우메이커의 풀차지 저격+노차지 저격 2연발이 무서워 얼굴도 내밀기 힘들었던 공격군은 이제 조금 더 자유롭게 위도우메이커에게 저항할 수 있게 됐고, 젠야타 역시 '젠복치'란 오명을 벗고 지원군으로서 나름대로의 역할을 찾을 수도 있겠죠. 트레이서와 젠야타가 앞으로 얼마나 자주 활약하게 될지 지켜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 잡았다, 요놈! 정크랫으로 덫사냥꾼이 되어보자!

정크랫은 공수 양면에서 나쁘지 않은 활약을 하는 영웅이지만 덫의 존재 때문에 수비에서 써먹기가 훨씬 유용한 편입니다. E스킬 강철 덫이나 쉬프트 스킬 충격 지뢰 모두 설치형 덫이기 때문에 방심한 상대의 발목을 잡아채기 매우 좋죠.

하지만 상대를 노리겠답시고 너무 티나는 곳에 덫을 설치하면 금방 눈에 띄기 때문에 적의 공격에 파괴당하기 쉽습니다. 자고로 덫이란 현실에서도 그렇듯이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깔아둬야 사냥감이 잘 걸려드는 법이죠. 상대가 덫을 잘 밟을 만한 위치는 어디가 있을까요?

▲ 간파당하기 쉬운 계단 위 함정(위)과 성공률이 높은 계단 직후 함정(아래)

첫 번째는 계단 오르막이 끝나는 지점보다 약간 뒤쪽입니다. 왜 계단이 끝나는 지점에 설치하지 않느냐고 물으실 수 있겠지만, 너무 계단 끝자락에 걸치면 적이 계단을 올라가는 과정에서 살짝 튀어나온 강철 덫의 이빨을 보고 눈치를 챌 수가 있습니다. 사람의 심리상 어느 정도 안전해졌다는 생각이 들게 되면 자연스럽게 경계를 풀게 되는데, 오버워치 내에서 그 경계가 풀리는 지점이 바로 계단 위에 도착한 직후 위치라는 것이죠. 이는 계단이 가파를수록 성공률이 올라가지만 66번 국도 시작 지점 왼쪽 컨테이너같이 경사가 완만한 곳이라면 덫이 상대적으로 더 잘 보이기 때문에 주의를 요합니다!


두 번째는 헬스팩 생성 지점입니다. '바보도 아니고 헬스팩 위치같이 뻥 뚫린 곳에 깔린 덫을 못 보겠냐'는 의견이 있겠지만, 예상 외로 성공률이 매우 높은 지점입니다. 작은 헬스팩보다 큰 헬스팩 위치에 깔았을 때 더 효과가 좋은데, 헬스팩 그림이 덫 일부를 가려주기 때문에 상대는 여기 덫이 깔려있는지 잘 보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헬스팩 위치로 적이 온다는 것은 공격에 당해 체력이 깎였다는 소리. 사람 심리상 자신의 체력이 깎였을 때는 체력 회복이라는 행동이 대부분의 상황보다 우선 순위에 놓이게 되기 때문에 자연스레 주변 경계 또한 풀어지게 됩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계단에 다 올라온 후 경계가 풀리는 것과 마찬가지 이유죠. 헬스팩 주변에 잠복하고 있던 적만 보이지 않는다면 사람들의 머릿 속에는 자연스럽게 '이곳은 안전한 곳'이란 인식이 심어지게 되고, 이는 뻔히 보이는 덫조차 가려주는 최고의 연막이 됩니다. '발동됨!' 글씨가 보이는 순간 가볍게 우클릭 한 번 눌러주면 체력 200이하의 영웅들은 재생성 시간을 기다리는 신세가 되죠.

사람의 심리를 역이용하는 위치에 2중 트랩을 설치해 '통수'의 쾌감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물론 저는 심리학을 배운 적이 없습니다.



■ 막간 약팔이 코너, '이 조합, 1티어다'

이병은 병사 하나, 일병은 둘, 상병은 셋을 능히 상대할 수 있고 병장은 넷이 모여야 병사 하나를 간신히 상대할 수 있다는 농담이 있습니다. 하지만 '김병장'으로 불리는 솔저:76을 보면 꼭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네요.

솔저:76는 오버워치에 등장하는 영웅들 중 가장 개성이 없다는 얘기도 듣지만 이는 반대로 말하면 갖출 건 다 갖춘 영웅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준수한 공격력, 순간적인 폭딜을 넣을 수 있는 나선 로켓, 쉬프트를 이용한 빠른 합류, 서포터 없이도 힐이 되는 생체장에 마지막으로 '합법 에임핵'으로 불리는 궁극기까지 말이죠.

솔저:76 단신으로는 딱히 눈에 띄는 활약을 하기 힘들지만 이 '평범한' 인물들 여섯이 모이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일단 쉬프트를 이용한 빠른 합류 덕분에 전선을 유지하기가 수월하고, 6명이 돌아가면서 생체장을 깔기 시작하면 메르시 부럽지 않은 힐량을 광역으로 뿌려줄 수도 있죠. 생체장의 쿨타임이 아주 긴 편은 아니라서 6명이 생체장을 깔면 사실상 생체장이 끝나는 일이 없을 정도입니다.


화력을 살펴봐도 솔져:76은 크게 밀리지 않습니다. 물론 맥크리라는 굉장한 OP영웅 때문에 상대적으로 솔저:76의 공격력은 빛을 보지 못하고 있지만, 절대 평가로 놓고 보자면 솔저:76의 화력이 낮지 않다는 것이죠. 솔저:76의 첫 4발 공격까지는 에임이 굉장히 정확하기 때문에 아무리 먼 거리에 있어도 확실하게 총알을 꽂아줄 수 있고, 나선 로켓으로 마무리도 가능합니다. 솔저:76 단신으로는 맥크리의 하위호환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모이기 시작하면 얘기가 다릅니다. 계속해서 깔리는 생체장 때문에 맞상대를 하기도 껄끄러운데 등을 보이는 순간 뒤통수에 로켓이 여러 발 날아오거든요.

상대 수비 진영에서 제일 자주 등장하는 토르비욘이나 바스티온은 움직이지 않는 표적이기 때문에 6솔저의 좋은 먹잇감이 되죠. 위도우메이커나 한조 역시 평범한 게임에서는 솔저:76의 강력한 카운터지만 6솔저를 상대로는 자리를 잡기가 꽤나 힘들어집니다. 하나 정도는 금방 제압할 수 있겠지만 남은 다섯 명의 솔저:76이 로켓과 총알을 발사하면 무조건 도망쳐야 하거든요. 솔저:76의 공격을 가장 완벽하게 방어할 수 있는 라인하르트는 근접 공격밖에 하지 못하기 때문에 산개한 솔저:76들의 일점사에 다져진 고깃덩이가 되곤 합니다.

A거점을 돌파한 6솔저들이 B거점에 도착할 때면 오버워치에서 가장 무서운 궁극기 소리 중 하나인 '목표를 포착했다'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이 궁극기가 얼마나 무서운지는 게임을 해 본 모든 분들이 알겠죠? 6솔저 중 둘만 궁극기를 켜도 상대는 접근할 엄두조차 내지 못합니다. 남은 것은 6명의 병장들이 B거점까지 차지하고 승리를 거두는 것 뿐이죠.

예? 라인하르트-바스티온-메르시 벽을 돌파할 수 없을 것 같다구요? 답은 [정크랫 자살공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