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 옵틱스 밸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PGL 2016 섬머에서 MVP 피닉스가 23일부터 경기를 치릅니다. CDEC, CDEC.A, 통푸 등 디 인터내셔널(이하 TI)에는 진출하지 못했지만 여전히 쟁쟁한 중국 팀들을 상대로 단판제라는 살얼음판을 걸어야 하죠.

팬 여러분이 가장 궁금해했던 것은 아마 MVP 피닉스가 이번 대회에 총력전으로 나설까, 아니면 연막을 뿌릴까 하는 점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이번 대회 때문에 TI6 직전에 전력이 노출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요.

MVP 피닉스의 다른 네 선수가 정신없이 중국 랭크 게임을 돌리는 동안 졸리다면서 혼자 쉬고 있던 '포렙' 이상돈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어떤 방향으로 경기에 임할지 인터뷰를 통해 답해주었습니다.



Q. 내일 경기를 앞두고 있어요. 경기를 앞둔 소감이 어떠신가요?

내일 첫 상대가 CDEC인데, 그 팀을 상대로는 자신 있어요. 그 팀 플레이 스타일이 지금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야오'가 도끼전사만 주구장창 한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저 역시 도끼전사가 모스트 픽이기도 하고, 우리 팀이 도끼전사를 잘 상대할 줄도 알기 때문에 저희한테 잘 통하진 않을 겁니다. 우리 도끼전사는 적들을 잘 부수는데 저쪽 도끼전사는 우리를 못 부수는 그런 느낌? 쉽게 말해 도끼전사 차이죠(웃음).


Q. CDEC.A와 통푸하고도 싸워야 하는데, 그 팀들은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통푸 현 멤버 중에는 제가 아는 사람이 둘 밖에 없어요. 그런데 사실 강한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냥 기본기 싸움이 될 것 같아요. CDEC.A는 '쥰'이 있는데, 사실 전 CDEC.Y에 있는 '아메'가 더 잘한다고 보거든요. 그냥 CDEC.A전에서도 방심만 안 하면 이길 것 같아요. 중국 랭크를 돌리니까 계속 그 팀 친구들을 만나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기는 해요. 셋 중에서 그나마 제일 귀찮은 상대가 있다면 CDEC.A가 될 것 같아요.


Q. 이번 대회를 끝내면 금방 TI6를 위해 다시 나가야 하는데, 컨디션에는 문제가 없을까요?

컨디션 문제는 전혀 없을 거예요. 다만 이번 대회에서 제일 강한 우리 조합을 꺼내서 중간 점검 형식으로 갈지, 아니면 아직 준비 중인 완성도가 낮은 조합을 꺼내서 TI에서 만날 팀들에게 심리전을 거는 방향으로 갈지 고민 중이에요.


Q. 아직 어느 방향으로 갈지는 정하지 못하신 건가요?

100% 확정짓진 못했지만 아마 중간 점검 형식으로 경기를 치를 것 같아요. 아까 LGD랑 스크림을 세 번 했는데, TI에서 쓸 조합을 두 번 꺼내서 다 이기고 내일 경기에서 시험삼아 써 볼까 하는 조합을 꺼내서 졌거든요. 아마 그런 조합은 내일 경기에서 그냥 안 쓰게 될 것 같아요.


Q. TI를 위해서 평소에 안 하던 조합을 많이 준비한 것 같네요.

숙소 화이트보드에 TI에 쓸 조합을 가득 채워서 적어놨어요. 8-9개 정도 돼요. 그런데 머리 속에는 다 있는데 막상 경기에서 떠올리려고 하면 '뭐 뽑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고민 중이에요. 완성도로 따지면 95%에 달한 게 3개 정도 있고, 80% 정도도 있고 60% 정도도 있어요. 그런데 60%짜리 조합을 80% 수준까지 끌어올리려면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에 아예 조합을 처음부터 재구성해서 기본적으로 80%급 힘을 낼 수 있는 조합을 찾기 위해 고민도 하고 있어요.

95%급 조합도 3개가 있다곤 하지만, 그것도 상대가 우리 팀처럼 싸워주는 성격일 때 잘 통하지 OG처럼 포킹만 하고 수비적으로 나서는 팀을 상대론 살짝 힘들기도 해요. 그래서 그걸 깰 방법도 찾고 있어요. PGL에서 중간 점검을 하고 모든 조합 중에 제일 완성도가 높은 걸 대여섯 개 추려서 TI에 임할 생각이에요.


Q. TI에서 만날 팀들도 분명히 이 경기를 볼텐데, 전력 노출에 대한 부담은 없나요?

없어요. 오히려 상대 팀들이 이번 경기를 본다면 그걸 가지고 저희가 심리전을 걸 수 있는 영웅을 여럿 준비했거든요. '너희가 이걸 밴하지 않으면 우리가 이걸로 장난질을 할 수 있어'라고 말하는 그런 카드죠. 거기 걸려들면 아마 아까 LGD 지듯이 다른 팀도 똑같이 질 거예요.


Q. 지난 번 OG에게 퍼펙트 패배를 당한 것 때문에 걱정을 하던 팬들이 많아요. TI6에선 OG같은 팀을 상대로 잘 싸울 수 있나요?

그런 일은 절대 다시 안 일어날 겁니다. 그때 우리가 내분은 아니었는데 서로 의견이 안 맞았어요. 그래서 누구는 공격하자고 들어가고 누구는 수비하자면서 빠지느라 서로 따로 놀다가 깨졌죠.


Q. 그럼 이번 대회, 그리고 TI6에선 어디까지 갈 것 같은가요?

이번 PGL에서는 우승할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 '넛츠'가 코치로 있는데, 제가 "냉정하게 평가해서 우리 팀이 TI에서 어디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냐"고 물었더니 냉정하게 결승까지 충분히 갈 만한 포텐셜이 있다고 했어요. 그리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다만 TI에선 여러 요소가 많아요. 3만 명이 넘는 관중 한가운데에서 경기를 하려고 부스 안에 들어가서 드래프트를 시작하면, 그 TI 드래프트 특유의 음악이 있거든요. 그게 나오기 시작하면 원래 이런저런 조합을 하자고 말을 맞춘 후에도 갑자기 말리기 시작할 수가 있어요. 다른 대회에서 'ppd'가 우리 상대로 혼자 드래프트에서 말렸듯이 그런 일이 우리한테도 일어날 수가 있죠. 하지만 저는 반드시 TOP4 안에는 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MVP 피닉스 경기가 없어서 팬들이 굉장히 심심해하고 있습니다. 팬 여러분께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해 주세요!

저도 도타인벤을 자주 보는데, 우리 경기가 없으니까 도타인벤이 재미가 없더라고요(웃음). 저희 경기가 있을 때마다 많이 응원을 해 주세요. 그리고 혹시 저희가 이상한 경기를 하더라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준비한 카드 정말 많이 있고, 또 TI6가 진짜 무대니까요. 경기 재미있게 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