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이 성황리에 종료됐다. 한국에서는 2016 LoL KeSPA컵이 최근 종료되는 등 현재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프로 씬은 휴식기를 지내고 있다. 여느 종목이 그렇듯이 LoL에도 또 다시 '이적 시즌'이 시작됐다는 말이다.

'이적 시즌' 동안 LoL 프로게임단들은 어떤 절차를 거쳐서 선수 이적을 진행할까? 팀 간의 선수 영입은 사무국끼리 이야기를 하는 것이 첫 번째 방법이다. 만약 팀 사무국이 없는 경우에는 해당 팀의 코치진이 영입을 원하는 선수가 있는 팀의 사무국과 이야기를 진행한다. 두 번째 방법은 한국e스포츠협회를 통하는 방법이다. 협회는 문의를 받으면 두 팀 사이를 연결해준다.

하지만 최근 선수들의 이적과 관련된 좋지 않은 이슈가 연달아 발생해 아쉬움을 일으킨 바 있다. 한 가지는 익히 알고 있는 '템퍼링'이며, 다른 한 가지는 LCS에서 논란이 일었던 '특정 선수 집단' 관련 이슈였다.

얼마 전에 ROX 타이거즈 소속 정글러인 '피넛' 한왕호는 LoL 클라이언트에 접속해 게임을 즐기면서 개인 방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때, 한 선수로부터 귓속말이 왔다. '중국에서 일하시는 한국인 관계자분이 현재 한국에 와 계시는데 피넛 선수 뵙고 얘기 나누고 싶다고 부탁하셔서 얘기 전해드려요'라는 내용이었다. 누가 봐도 이적 제의로 의심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사실은 한왕호의 개인 방송을 보고 있던 시청자들에게 여과 없이 공개됐고, 커뮤니티에서도 일파만파 퍼져 나갔다.

▲ 출처 : '피넛' 한왕호 개인 방송

ROX 타이거즈의 정노철 감독에게 확인 결과, '피넛' 한왕호는 문의를 받자마자 답장을 통해 이를 거절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방송 화면에서 채팅창을 내린 뒤에 자신의 거절 의도를 명확하게 밝혔다는 설명이었다. 정노철 감독은 이에 덧붙여서 "팀 차원으로 행동하거나 대응한 것은 하나도 없다. (한)왕호가 귓속말을 받자마자 바로 거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사 초반에 설명했던 공식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정해진 협상 기간 이전에 게임단이나 특정 개인이 선수에게 접촉하여 선수를 설득하는 것을 '템퍼링'이라고 한다. 이는 라이엇 게임즈에서 철저하게 금지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 2015년 6월에 라이엇 게임즈는 템퍼링을 금지한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 관련 기사 : [뉴스] 라이엇 게임즈, 지역 간 '템퍼링' 금지 정책 실시

또 하나의 사례는 한국이 아닌 해외 쪽에서 터졌다. 해외 e스포츠 매체인 슬링샷에서는 특정 선수들만 소속되어 있는 스카이프 그룹이 EU LCS 게임단의 로스터 변경 및 선수 이적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개했다. 이는 해외 커뮤니티인 레딧에도 게시되면서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알렸다.

▲ 슬링샷에서 밝힌 EU LCS의 '스카이프 그룹'

슬링샷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스카이프 그룹'에는 유럽을 대표하는 G2 e스포츠와 프나틱, H2K, 샬케 04, 오리진, 팀 바이탈리티 선수 중에 일부가 포함됐다. 그리고 이들이 팀들 간의 로스터 변경과 선수 이적 등 민감한 부분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이적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는 내용도 기사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해외 팬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러한 사실을 어느 정도 예상하였다는 반응과 해당 사건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원한다는 반응도 있었다. 그리고 어떤 팬들은 '스카이프 그룹'에 속해 있는 선수들의 활동을 정지시켜야 한다고 분노하기도 했다.

이에 라이엇 게임즈는 "현재 해당 이슈에 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내부적인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만약 라이엇 게임즈의 조사 결과 슬링샷의 보도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특정 선수들의 '스카이프 그룹'에서 발생한 로스터 변경 및 이적 이슈는 라이엇 게임즈의 '템퍼링' 관련 규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여느 스포츠 종목과 마찬가지로 LoL 프로게임단에도 선수 이적은 매우 중요하다. 어떤 선수를 영입하는지에 따라 팀의 경기력과 성적이 크게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라이엇 게임즈 역시 이러한 선수 이적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에 '공식 절차'를 설정하고 여기서 벗어나는 시도에 대한 제재 규정 등을 정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선수 이적에 '공식 절차'를 무시하는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LoL 씬에 악영향을 행사하고 있다. 규칙에 어긋나지 않는 공정하고 합법적인 선수 이적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라이엇 게임즈는 자신들이 만든 규정을 공정하고 철저하게 적용해서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LoL 프로게임단과 선수들 모두 '공식 절차'에 대해 언제나 경각심을 가지고 이를 지키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