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업으로 삼고 있는 일을 정말 열심히 해도 남들에게 인정받기란 쉽지 않습니다. '잘해야 본전'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죠. 특히, 다른 사람 앞에 서서 자신이 노력한 결과를 보여줘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런 와중에 여기 '갓'이라는 호칭을 받은 그것도 자신이 본래 맡고 있는 역할이 아닌 영역에서 말이죠. 라이엇 게임즈에서 주관하는 각종 국제무대에서 한국 선수들의 무대 인터뷰를 통역하는 남자. 그렇습니다. 팬들 사이에서 '호민갓' 혹은 '극한 통역가'라고 불리는 라이엇 게임즈의 이호민입니다. 그는 MSI나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LoL 올스타전에서 한국인 선수들과 인터뷰어(인터뷰를 진행하는 사람), 현지 팬들을 이어주는 통역 역할로 팬들의 머릿속에 자리 잡았습니다.


지금은 한창 진행 중인 MSI 플레이-인 스테이지가 개막하기 직전, 라이엇 게임즈의 이호민과 인터뷰를 진행하기 위해 삼성역 부근에 위치한 한 카페를 찾았습니다. 평소 무대 인터뷰에서 보여주던 똑 부러지는 모습과는 달리, 이번이 생애 첫 매체와의 인터뷰라고 밝히며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인사하는 의외의 모습과 마주할 수 있었죠. 그러나 이내 다양한 질문에 대해 재미있고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주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무대 인터뷰 통역을 하면서 겪었던 재미있는 뒷이야기와 그가 평소에 느꼈던 솔직한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담아봤습니다.


Q. 독자 분들에게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라이엇 게임즈의 이호민 이라고 합니다. 2013년도에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바로 라이엇 게임즈 e스포츠팀에 취직을 해서 어느덧 5년 차에 접어들었네요.


Q. 라이엇 게임즈, 그것도 e스포츠팀에 입사한 계기가 있을까요?

저도 여느 팬들처럼 어려서부터 스타크래프트1과 같은 게임을 정말 좋아했어요. e스포츠를 열렬히 사랑하는 팬으로서 지금도 LoL을 즐기고 e스포츠에 열광하고 있고요.


Q. LoL 팬들에게 국제무대 통역으로 처음 모습을 비추셨어요. 그러다 보니 전문 통역가로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요?

저는 아까 밝혔듯이 라이엇 게임즈 e스포츠팀 소속이에요. 전문 통역가는 절대 아닙니다(웃음). 라이엇 게임즈 e스포츠팀에 처음 입사했을 때 '프로 플레이어 매니지먼트'라고 해서, 선수들과 프로게임단 관련 사업을 담당했어요. 서로 의사소통할 일이 생기면 제가 중간 역할을 했었죠. 최근에는 리그 운영을 담당하고 있어요. 특히, 정책 부문인데요. LCK 규정이나 글로벌 규정 업무를 맡고 있어요.

많은 분이 알고 계신 통역 역할은 엄밀히 말하면 선수단과 함께 국제무대가 열리는 외국에 동행하면서 함께 진행하는 보조 업무인 셈이죠. 그렇다고 해서 통역 관련 업무를 절대 가볍게 여기진 않아요.


Q. 국제무대 통역은 말씀하신 주업무와 조금 다른 영역인 것 같은데요. 통역 업무는 어떻게 맡게 되셨나요?

제가 2014년도에 처음 무대 인터뷰 통역 역할을 맡았는데요. 처음에는 팀에서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을 임시로 배치했었는데, 점점 한국 선수들의 성적과 위상이 올라가면서 그들의 무대 인터뷰를 최대한 잘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겠다는 의견이 있었어요. 언어뿐만 아니라 게임 실력도 갖춘 사람이 필요했죠. 아무래도 게임 실력이 좋으면 게임에 대한 이해도도 높으니까요.

당시 제가 다이아몬드 티어였는데, 팀 내에서 가장 게임을 잘했어요(웃음). 그리고 유학 생활도 오래 했었고, 프로게임단 관련 업무를 하고 있었기에 선수들과 안면도 있었고요. 그런 이유로 제가 통역 역할을 맡으면 선수들이 좀 더 편하게 인터뷰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제가 그 역할을 맡게 됐어요.


Q. 언어와 게임 실력을 갖췄다고 해도 통역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2014년도 LoL 올스타전에 제가 처음으로 통역 업무를 맡게 됐어요. 5월에 대회가 열렸는데, 3월부터 저희 팀장님과 매주 한 번씩 통역 준비를 했어요. 이전 인터뷰를 복습하는 등 꾸준히 연습을 진행했죠. 정말 쉽지 않더라고요.

LoL만의 영문 표현이 꽤 많은데, 그걸 통역하는 게 어려웠어요. 예를 들면, '운영을 한다'는 표현을 영어식 표현으로 옮기기 쉽지 않더라고요. 사실 가장 힘들었던 건 제가 방송에 처음 출연했던 거라 긴장을 엄청 했다는 점이었죠. 당시 '임팩트' 정언영 선수가 무대 인터뷰 전에 절 다독이면서 "긴장하지 마세요"라고 해줄 정도였으니까요(웃음).



Q. 국제무대에서 처음 통역으로 활동하신 직후에 주변 지인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다른 사람들 말을 들어보면, 흔히들 갑자기 방송에 출연하면 평소에 연락이 없던 지인들이 연락한다고 하잖아요. 저도 그랬어요. 중학교 동창 등 5, 6년 넘게 연락을 못 했던 남자 친구들 위주로 연락이 왔어요. '프로게이머로 데뷔했냐'고 하거나, '아나운서 하고 있냐'는 반응도 있었어요. 가장 많이 받았던 연락은 'LoL 방송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는 거였고요.

저는 오히려 그런 연락을 받고 더 긴장했어요. 그전에는 '무대에서 나만 잘하고 나오면 된다'는 생각이었는데, 많은 사람이 보는 콘텐츠에 출연했다는 것 때문이었죠. 이걸 내가 정말 잘해야 한국 선수들의 인터뷰 내용이 더욱 잘 전달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Q. 라이엇 게임즈 e스포츠팀 소속인데다가 통역 업무까지 하시다 보니 선수들과 더욱 친해졌을 것 같아요.

제 주업무가 '프로 플레이어 매니지먼트'인 만큼 모든 선수와 친하지만, 아무래도 국제무대에 자주 출전한 선수들과 더 자주 만나다 보니 친분이 조금 더 생긴 것 같아요. 타지에서 같이 고생하고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죠.

특정 몇 명을 꼽기엔 다른 선수들이 서운할 수도 있겠지만... 제가 원거리 딜러 포지션을 주로 하거든요. 그런 만큼, 원거리 딜러 선수들이랑 서포터 선수들과 잘 맞더라고요. '임프' 구승빈 선수나 '마타' 조세형 선수, '뱅' 배준식 선수, '울프' 이재완 선수 등 친해진 선수들이 많아요. '고릴라' 강범현 선수와는 사적으로 가끔 연락도 주고받고요.

개인적인 자리에서 유일하게 만나는 선수는 '매드라이프' 홍민기 선수예요. 2014년도 LoL 올스타전을 '샤이' 박상면 선수, 그리고 '매드라이프' 선수가 초청 선수 자격으로 함께 했어요. 아무래도 두 선수는 당시 CJ 엔투스 팀원들과 함께 온 게 아니었기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더라고요. 그래서 파리에서 두 선수를 많이 챙겨줬거든요. 그 이후로 '매드라이프' 선수는 계속 연락을 주고받고 있어요. 이번 NA LCS 승강전에서 아쉽게 승격에 실패했는데 힘내라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Q. 2014년부터 꽤 오랫동안 국제무대 통역 역할을 맡고 계시죠.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무대 인터뷰가 잡혔을 때 아직도 가장 두려워하는 선수가 '임프' 선수예요(웃음). '임프' 선수는 정말 게임도 잘하고 성격도 좋으면서 천진난만하기도 하고, 또 개인적으로 제가 정말 좋아하는 동생인데요. 인터뷰할 때만큼은 난이도가 높은 선수거든요. 제가 팬들에게 얼굴도장을 찍게 된 가장 큰 계기가 '임프' 선수 인터뷰이기도 했고요. 다들 기억하시는 '임프 봇 인터뷰'였죠.

사실 그 무대 인터뷰 답변은 약 한 시간 반 정도 전부터 '임프' 선수와 제가 함께 준비한 내용이었어요. 당시 제 판단으로는 '실시간 질답을 하면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임프' 선수를 따로 불렀어요. 그리고 질문지를 보여주면서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고 싶냐"고 물어봤죠. 그리고 '임프' 선수가 하고 싶은 답변을 저에게 말해주면, 제가 본뜻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표현을 알맞게 다듬어줬어요.

가장 화제가 됐던 답변으로 '임프' 선수가 '피글렛' 채광진 선수를 칭찬했던 게 있어요. 그때 제가 '임프' 선수에게 미리 조언을 해줬죠. "남을 칭찬하고 내가 그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말하면, 반응이 더 좋을 것 같다"고요. 그런 식으로 꽤 오랫동안 예행연습을 하고 무대에 올라갔죠. 그런데 방송이 시작되자마자 '임프' 선수가 얼어버린 거예요. 그걸 보자마자 저도 같이 얼어버렸고요(웃음). 그리고 다들 아시는 것처럼 딱딱하고 어색한 인터뷰가 진행됐죠.

또 기억나는 건 '하트' 이관형 당시 선수와의 무대 인터뷰예요. 당시 삼성 블루가 '하트' 선수 나미의 극적인 수비로 힘겹게 승리한 경기가 있었어요. 한 번 '임프' 선수와의 예행연습에 실패하고 그 이후로는 선수들에게 질문지를 미리 주지 않았어요. 즉흥적이더라도 생생한 인터뷰가 낫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하트' 선수는 힘겨웠던 승리에 너무 기뻐한 나머지, 당시 상황을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너무 길고 세세하게 답변을 한 거죠. 그때도 정말 힘들었어요. 저랑 '하트' 선수가 동갑인데, 그 인터뷰가 끝나고 무대 뒤에서 제 어깨를 다독이면서 "진짜 미안하다"고 하더라고요(웃음).



Q. 재미있는 뒷이야기가 많네요. 혹시 더 있을까요?

'고릴라' 선수는 워낙 말을 잘하기로 유명하죠. 그런데 그만큼 길게 설명하기도 해요. '고릴라' 선수가 저와 무대 인터뷰를 하게 되면 "형, 각오 되셨죠? 길게 갑니다"라고 선전포고 비슷한 걸 해요(웃음).

'페이커' 이상혁 선수도 기억나요. 워낙 유명한 선수라서 수많은 인터뷰를 함께 했는데요. '페이커' 선수가 워낙 인터뷰를 많이 하다 보니 예전보다 점점 말을 잘하게 됐고, 또 말이 점점 길어졌죠. 한 번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묻자, '페이커' 선수가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했는데, 너무 답변이 길다 보니 제가 듣다가 초반부를 잊어버렸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통역 과정에서 그 부분을 거의 전달하지 못했는데, 무대 뒤에서 '페이커' 선수에게 혼났어요. "형, 정말 열심히 준비한 말인데 그러시면 어떻게 해요~"라고요. 그래서 제가 진심으로 사과했던 기억도 나네요.


Q. 아쉬움이 남았던 에피소드만 언급하셨네요. 반대 경우는 없었나요?

제가 만족할 만한 인터뷰는 없었어요. 항상 끝나고 나면 '더 나은 표현이 있었는데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오히려 제가 2015년도에 잠깐 OGN 데스크에서 해외 선수들의 인터뷰를 동시통역했었던 적이 있는데 그게 그나마 나았던 것 같아요.

제가 사실 OGN 데스크에서 그 역할을 하기 전에 엄청 걱정했거든요. 당시 OGN 동시통역 역할을 맡으셨던 '초브라' 조한규 님의 존재감이 워낙 컸잖아요. 방송 전에 그분이 했던 동시통역을 정말 많이 복습하는 등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는데요. 외국 선수들의 말이 워낙 빠르다 보니 동시통역을 하다가 어쩔 수 없이 놓치는 부분도 생기지만, 중요한 표현들을 놓치지 않고 잘 전달하면 되기 때문에 그나마 괜찮았던 것 같아요.


Q. OGN 데스크에서 동시 통역 역할을 하시면서 처음 팬들에게 본인을 소개하셨다고 들었어요.

그전까지는 제가 전문 통역가인 줄 알고 계신 분이 대다수였죠. 그때 '클템' 이현우 해설위원이 방송에서 '호민갓! 호민갓!'하면서 저를 띄워줬는데, 그때 이후로 저에 대한 인식이 좋아진 것 같아서 기억에 남아요.




Q. 국제무대 인터뷰에 자주 올라가시다 보니 '샥즈'와 자주 만나게 되실텐데, '샥즈'는 일적으로 어떤 느낌을 주는 사람인가요?

'샥즈'는 해외 출장을 갔을 때 저와 가장 가까이서 일하는 동료예요. 가장 친한 해외 라이엇 게임즈 소속 직원이기도 하고요. 최근까지도 한국 선수 무대 인터뷰가 잡히면 '샥즈'가 저에게 가장 먼저 뛰어와요. 그리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인터뷰 질문지 초안을 수정하고 보완하죠. 게임 내적인 요소에 대한 질문과 한국 선수나 팬들이 좋아할 만한 질문을 하기 위해서요. 그래서 인터뷰할 선수가 한국 내에서 어떤 성적을 거뒀는지, 성향은 어떤지에 관한 것들을 저에게 질문해요.

옆에서 봤을 때 '샥즈'는 직업 정신이 정말 확고한 친구예요. 최근 분석 데스크에서도 활동하면서 영역을 넓히고 있죠. 본인이 진행하는 인터뷰를 단순히 방송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정말 팬들이 가장 듣고 싶어 하는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요.


Q. 이번에는 진지한 질문을 한 가지 해볼게요. 라이엇 게임즈 e스포츠팀 소속에 통역 역할까지 하시면서 국제무대 출장이 잦으시죠. 본인에게 LoL e스포츠의 국제무대란 어떤 의미를 갖나요?

라이엇 게임즈 소속으로 일한 지 5년 차가 됐지만, 아직 e스포츠를 좋아하는 팬심을 완전히 버리지 못했어요. 어렸을 때 제가 스타크래프트1 프로 지망생이었는데, 그때 함께 준비했던 친구 중에 몇 명은 데뷔했거든요. 예전 CJ 엔투스 스타크래프트2 프로게임단의 권수현 감독이 대표적이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LoL 국제무대는 당시 제가 느꼈던 e스포츠에 대한 아쉬움을 해소해주는 역할을 한다는 거예요. 제가 스타크래프트1을 좋아할 때는 e스포츠가 대부분 한국에서만 진행됐거든요. 지금은 LoL e스포츠를 통해서 많은 국내외 프로게임단이 모여서 세계 각지의 팬들에게 감동을 준다는게 저에게 정말 큰 의미로 다가와요. 그런 대회 안에 제가 몸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 큰 영광이고요.

이번 MSI에는 LoL e스포츠의 주요 지역인 한국과 중국, 북미, 유럽, 대만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역의 게임단이 참가하는데요. 그래서 정말 기대돼요. 대회가 열리는 브라질 현지 팬들도 워낙 열광적이라고 하고요.


Q. 현지 팬들이라고 하시니 갑자기 떠오른 질문이 있어요. 해외에서도 한국 선수들의 인기가 대단하죠. 그들이 무대 인터뷰에서 팬들에게 멋진 말을 해서 그걸 통역하시면 현지 반응이 정말 뜨거운데, 그럴 때 기분이 어떠신가요?

제가 통역 업무를 병행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는 2015년도 롤드컵 결승에서 SKT T1이 우승하고, '페이커' 선수의 인터뷰를 통역했을 때인데요. 당시 제가 인터뷰 직전에 '페이커' 선수에게 "마지막 소감을 묻는 말에 짧게라도 영어를 하면 현지 팬들이 좋아할 것 같다"는 팁을 줬어요. 실제로 '페이커' 선수가 마지막 질문에 영어로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고요.

그러자 현지 팬들의 함성이 경기장을 울리게 할 정도로 엄청났어요. 물론,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을 '페이커' 선수가 했고, 그 함성 역시 '페이커' 선수의 몫이었죠. 그래도 제 통역과 팁이 조금이나마 '페이커' 선수 쪽으로 향하는 함성에 이바지한 것 같아 뿌듯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 외에도 많은 선수에게 제가 가끔 팁을 주는데요. 그래봤자 "여기 팬들은 이런 말을 좋아한다"라던가 "영어로 답변하면 반응이 좋을 것 같다" 정도죠. 그러고 나서 선수들이 실제로 제 팁을 따라주고, 그랬을 때 현지 팬들의 반응이 뜨거우면 많은 보람을 느끼죠.


Q. 어느덧 인터뷰를 마칠 시간이 됐네요. 마지막으로 독자 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합니다.

제가 이번 인터뷰 마지막에 꼭 하고 싶었던 말이 있어요. 최대한 안 보려고 하지만, 가끔 궁금하기도 하고 피드백을 얻고 싶어서 통역한 직후에 커뮤니티 게시판에 '통역'이라고 검색해봐요(웃음). 저를 칭찬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많지만, 가끔 '전문 통역가가 왜 저러냐', 혹은 '내가 더 잘하겠다'와 같은 반응도 있더라고요.

선수들의 인터뷰 답변을 최대한 잘 전달하려고 노력 중이지만, 전문 통역가가 아니다 보니 가끔 의역, 심하게는 오역을 하거나 답변 내용을 빠뜨리기도 해요. 그럴 때마다 사실 제가 가장 아쉬워하거든요. 부족한 부분은 항상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도 혹시나 제가 실수를 하게 되면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그리고 제가 통역 업무를 언제까지 할지는 모르지만, 끝까지 선수들과 좋은 호흡을 통해서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팬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