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일부터 9일까지 나흘 간 대만 가오슝에 위치한 '가오슝 전람관'에서 한국의 LCK와 중국의 LPL, 대만의 LMS의 총 12개 팀이 출전하는 리프트 라이벌스가 펼쳐진다. 한국에서는 지난 스프링 스플릿에 좋은 경기력으로 1위부터 4위에 올랐던 SKT T1과 kt 롤스터, 삼성 갤럭시, MVP가 대표 자격을 얻고 대만으로 출국했다.

각 지역 팀들이 하나의 큰 팀을 이뤄 진행되는 성격의 대회인 만큼, 한국의 네 팀은 중국의 네 팀과 대만의 네 팀을 상대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대회에 임할 것이다. 그런 만큼, 중국과 대만에서는 어떤 팀이 출전하고, 그 속에서도 어떤 선수가 좋은 경기력을 보였는지 나름의 분석을 마쳤거나 하고 있을 터.

중국 대표 자격을 얻은 EDG와 RNG, OMG, WE와 대만을 대표하는 플래쉬 울브즈(이하 FW), ahq, J 팀, 마치 e스포츠에서는 어떤 선수가 경기마다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을까. 이를 파악하면 리프트 라이벌스 경기를 시청하는 맛이 배가 될 것이다.


■ 이제는 친숙한 그들, 중국 LPL

1. WE : 여전한 팀의 에이스, '미스틱' 진성준

▲ '미스틱' 진성준(좌)

WE는 지난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 출전해 4강에 올랐던 팀이다. 역사와 전통의 WE가 오랜만에 국제무대에 출격해서 뛰어난 경기력과 완성도 있는 운영으로 LPL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기도 했다. 당시 WE는 '미스틱' 진성준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그의 플레이메이킹이나 캐리력에 많은 것을 기대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이번 LPL 섬머 스플릿에서도 WE는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다. 크게 달라진 것 없는 운영과 플레이로 현재 A조에서 5승 2패 단독 1위를 기록 중이다.

'미스틱'은 WE의 핵심 플레이어다. 지난 MSI에서도 그랬고, 현재 진행 중인 LPL에서도 그렇다. 그리고 많은 팀이 '미스틱'의 코그모를 견제하는 모습이다. WE는 이번 섬머 스플릿 들어 코그모를 전체 경기 중에 68%나 밴당했다. 그만큼 WE는 '미스틱'의 캐리력을 중심으로 다른 선수들이 상황에 맞게 도움을 주고 가끔 자신이 키 플레이어 역할을 하며 '미스틱'의 캐리력에 날개를 달아준다.

하지만 '미스틱'의 코그모만 견제해야 하는 건 아닌 모양이다. 현재 '미스틱'은 케이틀린과 애쉬, 칼리스타와 코그모를 자주 꺼냈는데 모두 승률이 50% 이상이다. 특히, 코그모 승률이 100%인 걸 보면 왜 다른 팀들이 그토록 WE를 상대로 코그모 밴을 자주 하는지 이해되는 대목이다.


2. RNG : '우지' 빈자리 잘 채우는 'Y4'

▲ 출처 : LoLesportswikis

RNG에는 중국을 대표하는 원거리 딜러 '우지'가 있다. 국제대회에서는 상대의 노림수에 자꾸 당해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그와 스크림을 했던 선수들은 입을 모아 '우지'의 경기력을 칭찬한다. 한 번 풀리면 자신의 캐리력으로 상대를 그야말로 압살해버리는 능력 때문에 국제대회에서 그토록 '우지'가 견제받는 건지도 모르겠다.

최근 RNG는 '우지'의 공백을 'Y4'로 잘 채우고 있다. 'Y4'는 2부 리그인 LSPL에서 RNG로 이적한 뒤로 명품 경기력을 뽐내면서 팀의 에이스 자리를 꿰찼다. KDA도 현재 5.5로 팀의 미드 라이너이자 중국 최고의 미드 라이너 중에 한 명으로 불리는 '샤오후'와 같은 기록을 보유 중이다.

'Y4'가 보여주는 특이한 모습이 있는데, 그는 최근 각광받는 케이틀린이나 애쉬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깜짝 카드로 가끔 기용되는 칼리스타를 이번 섬머 스플릿 들어 가장 많이 사용했다. 그 다음 자주 꺼낸 챔피언으로는 바루스와 진이 있다. 대미지적 측면 보다는 CC 연계나 강력한 이니시에이팅 위주의 플레이를 선호하고 잘한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이처럼 'Y4'는 기존에 '우지'가 보여줬던 공격적이고 저돌적인 원거리 딜러의 모습과는 많이 다른 모습으로 RNG에 잘 녹아들었다. 최근 LPL에서도 착실히 승리를 쌓고 있는 만큼, 'Y4'가 중국 원거리 딜러의 색다른 맛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3. EDG : '메이코'가 밀고 '스카웃'이 끌고

▲ '메이코'(좌)와 '스카웃' 이예찬(우) - 출처 : EDG 공식 트위터

EDG에는 누가 봐도 에이스 역할을 잘 해내고 있는 '스카웃' 이예찬이 있다. 미드 라인에서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자신의 영향력을 전 라인에 퍼뜨리는 능력이 일품이며, 그런 경기력은 LPL에 진출한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쉬지 않고 나오는 중이다. 이에 덧붙여 꼭 한 번 언급해주고 싶은 선수가 있는데, 바로 EDG의 서포터인 '메이코'다.

이번 섬머 스플릿에 EDG는 서포터 밴을 참 많이 당했다. 가장 높은 비율로 밴 당한 챔피언 두 개가 탐 켄치와 쓰레쉬다. 그만큼 EDG를 상대하는 입장에서 '메이코'를 껄끄러워 한다는 말이 된다. 원거리 딜러인 '제트' 해성민이 이렇다 할 경기력을 쉽사리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 역시 '메이코'에게 집중 견제가 들어가는 또 하나의 이유일 지도 모른다. 킬 관여율 역시 정글러보다 살짝 높을 정도로 팀에 공헌하는 바가 크다. EDG는 '메이코'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메이코'가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을 한다면, '스카웃'은 이를 위에서 끌어 올리면서 승리를 결정짓는 역할을 한다. 챔피언 선택도 자신이 캐리하기 좋은 것 위주로 했다. 코르키와 르블랑, 카시오페아 등 1:1이나 소규모 교전에서 강력한 챔피언을 주로 꺼냈다. 뿐만 아니라, 갈리오와 탈리야도 자주 활용하면서 팀적인 시너지도 놓치지 않았다.

챔피언의 승률까지 파고들어서 생각하면 '스카웃'이 EDG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현재 그는 르블랑과 코르키, 탈리야로 무패다. 그 말은 '스카웃'이 라인전에서 밀리지 않고 상대를 압박한 다음에 그 영향력을 전 맵에 퍼뜨린다는 말이다. 그리고 EDG는 '스카웃'이 전방위 활약을 할 때마다 승리했다.


4. OMG : 아이돌 못지 않은 인기 '아이콘'

▲ 출처 : LoLesportswikis

현재 중국 내에서 가장 팬덤이 두터운 팀을 꼽자면 단연 OMG다. 과거 '쿨'이 있을 때부터 그랬다가 성적 부진과 함께 팬을 많이 잃었던 OMG는 최근 날아오른 실력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외모가 시너지를 내면서 다시금 중국 최고의 인기 팀이 됐다. 그리고 실력과 인기를 모두 겸비한 미드 라이너 '아이콘'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사실 '아이콘'은 2015년부터 OMG에서 활동한 베테랑급 선수다. 슬슬 출전 기회를 잡더니 최근 '아이콘'의 경기력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특히, 카사딘을 잡았을 때 이 선수의 경기력이 폭발한다. 현재 카사딘으로 4전 전승이며 KDA도 무려 9.4에 이른다.

'아이콘'이 가는 곳마다 킬이 발생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킬 관여율 역시 높다. 팀 내에서 가장 높다. 초반 설계를 도맡아 하는 정글러나 이리저리 바삐 움직이는 서포터보다 높은 킬 관여율을 기록 중이니 말 다 했다. 그만큼 OMG는 '아이콘'을 위주로 경기를 풀어가며 '아이콘'이 캐리하면 곧 팀의 승리로 이어진다.

그의 강점은 공격적인 챔피언으로 공격적인 플레이를 해서 그 스노우볼을 잘 굴린다는 점이다. 카사딘 뿐만 아니라 아리와 카시오페아로도 곧잘 승리했다. 오히려 갈리오나 탈리야처럼 폭넓게 움직이기 편한 챔피언은 선호하지 않는 모양이다. 탈리야로 0승 1패, 갈리오로 1승 0패다. 그러니 OMG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차라리 갈리오나 탈리야를 풀어주고 카사딘과 같은 공격적인 챔피언을 밴하거나 견제하는게 나은 것 같다.



■ 복병 혹은 다크호스, 대만 LMS

1. FW : 공백에도 여전했던 '카사'


FW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는 단연 정글러인 '카사'다. 한국 정글러들과 싸워도 전혀 밀리지 않고 오히려 초중반까지 앞서는 장면을 연출할 만큼 실력파다. 한국 선수들 역시 가장 위협적인 해외 정글러를 꼽아달라고 하면 '카사'를 주저없이 언급할 정도다.

그런 '카사'가 팀 내 징계로 출전이 정지됐을 때 FW가 크게 휘청거렸던 걸 봐도 FW 내에서 '카사'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이제 FW에서 '카사'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된 것만 같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카사'는 공격적인 초반 설계와 갱킹, 이후 그걸 굳히는 한타 파괴력으로 유명하다. 길다면 길었던 공백 이후 돌아온 '카사'는 이러한 자신의 강점을 잃지 않았다는 걸 경기 내에서 증명하고 있다. 특히, 이번 섬머 스플릿에서 '카사'는 그라가스로 입이 떡 벌어지는 활약을 보이고 있다. 데이터도 좋다. 현재까지 4승 0패에 KDA는 무려 38.0이다. 네 번의 세트에서 딱 한 번 죽었다. 자신의 주력 카드인 리 신 성적이 저조한 걸 완벽하게 커버할 만한 수치다.

새 친구 그라가스와 함께 공백을 깨고 FW의 에이스로 거듭나고 있는 '카사'가 리프트 라이벌즈에서도 새로운 면모를 보여줄 것인지, 아니면 원래 자신의 스타일처럼 맹수와 같은 모습으로 돌아올 지 기대된다.


2. ahq : 탑 캐리의 선두주자 '지브'


지난 2016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을 앞두고 발표된 주목해야 할 선수에 ahq의 탑 라이너 '지브'가 등장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에 토를 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만큼 '지브'는 ahq의 대들보이자 캐리를 책임지는 선수로 정평이 나 있다.

아무리 현재 탑 캐리 메타가 주를 이루고 있고 강력한 챔피언들이 다수 등장하고 있다곤 해도, '지브'의 데이터는 깜짝 놀랄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지브'는 현재 팀 내 대미지 기여율 2위다. 1위인 미드 라이너 '차우위'보다 살짝 적은 수치다. 팀의 원거리 딜러보다 대미지 기여율이 높다니, 참 대단한 선수다.

그렇다고 해서 대미지만 많이 기록하고 자주 죽는 것도 아니다. '지브'는 팀 내 KDA 순위에서도 2위를 기록 중이다. 워낙 싸움을 좋아하는 특성상 선수 전원이 KDA가 타 팀에 비해 많이 낮긴 하지만, '지브'가 단순히 스킬 다 돌리고 빠르게 죽는 건 아니라는 근거가 될 만한 데이터임엔 틀림없다.

'지브' 역시 중화권 탑 라이너 답게 클레드를 참 좋아하고 잘한다. 최근 탑 라인에 자주 등장하는 챔피언들 중에 클레드를 가장 잘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주목할 만한 건 역시 잭스로 한 번 대회에 나서 승리했다는 점이다. 최근 잭스가 LCK에도 등장할 만큼 '핫'한데, 이번 리프트 라이벌즈에서도 등장한다면 '지브'가 꺼낼 확률이 있어 보인다.


3. J 팀 : '비비'만 있는 건 아니다? 미드 라이너 '포포'

▲ 출처 : LoLesportswikis

사실 LMS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수를 꼽자면 '비비'다. 그는 롤드컵 시즌2 TPA 우승의 주역이며, '파랑 이즈리얼'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LMS에서 보여줬던 경기력 역시 좋았다. 인기가 없는게 이상한 선수다. 하지만 J 팀의 에이스를 꼽자면 미드 라이너인 '포포'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2016년까지 TPA에서 활동했던 '포포'는 J 팀으로 넘어와서 경기력을 제대로 꽃피웠다. 잘생긴 외모에 실력까지 겸비한 '포포'가 일약 스타덤에 오른 것. 그는 현재 J 팀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대미지 비율과 KDA, 킬 관여율을 기록하며 명실공히 J 팀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포포'는 최근 메타에서 유행하는 미드 라인 챔피언을 고루 잘 다룬다. 카르마와 빅토르, 오리아나와 탈리야 모두 승률이 50%를 훌쩍 뛰어 넘는다. 특히, 카르마를 잡았을 때 '포포'의 매서움이 잘 드러난다. 그의 카르마는 3전 전승에 KDA는 무려 48.0이다. 빅토르 역시 3전 2승 1패에 KDA 11.0으로 엄청난 모습을 보였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최근 평가가 올라간 코르키로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는 점이다. 하지만 정통 AP 챔피언을 두루 잘 다루는 만큼, J 팀을 상대하는 팀 입장에서는 경계 대상 1순위, 아니 0순위라고 봐야 한다. '포포'가 날뛰기 시작하면 '비비'까지 덩달아 날뛰기 때문이다.


4. 마치 e스포츠 : '3강' 구도 속 묻히기엔 아쉬운 '에이펙스'

▲ 출처 : LoLesportswikis

LMS에는 LCK의 기존 '3강' 구도만큼, 아니 더욱 견고한 '3강' 구도가 있다. FW와 ahq, J 팀이 자리잡은 곳에 다른 팀들은 쉽사리 얼굴조차 내밀지 못한다. 그나마 스프링 스플릿 4위였고, 현재도 4위인 마치 e스포츠가 좁은 팀을 비집고 들어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중에서도 미드 라이너인 '에이펙스'가 돋보인다.

'에이펙스'의 최대 강점은 넓은 챔피언 풀이다. 마치 e스포츠의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라서 빛이 바랬을 뿐. 그래도 '3강' 다음으로 높은 성적을 기록 중인 만큼, '에이펙스'의 다양한 시도를 무시해선 안된다. 섬머 스플릿에 그는 지금까지 9개의 챔피언을 활용했고, 그중에는 질리언과 말자하 등 대회에서 쉽게 모습을 볼 수 없는 챔피언도 포함되어 있다.

'에이펙스'의 챔피언 폭 가운데 카시오페아는 눈여겨볼 만 하다. 3전 2승 1패에 KDA 4.4로 꽤 준수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가장 최근 경기에서 카시오페아로 연승을 기록하기도. 팀 내 대미지 기여에서도 툭 튀어나와 보일 만큼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기에 마치 e스포츠를 상대할 때는 '에이펙스'를 집중견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