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 월드컵의 조별 예선 일정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번 월드컵 조별 예선은 작년과 다르게 중국, 호주, 폴란드, 미국의 네 지역에서 각각 진행되는데요. A, B조 국가대표팀 중 8강으로 진출할 두 팀을 가리기 위한 첫 경합이 중국 상하이에서 7월 14일(금)부터 16일(일)까지 3일간 벌어질 예정입니다.

국가대표팀들은 조별 리그 기간 동안 풀 리그(Round Robin)방식으로 대결을 벌이게 되며, 여기에서의 각 팀의 성적을 바탕으로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됩니다. 플레이오프에는 각 그룹의 상위 2개 팀이 진출하며 총 네 팀이 싱글 엘리미네이션 방식으로 블리즈컨 본선 무대 진출권을 놓고 또다시 대결을 벌입니다. 이 일정까지 전부 끝나게 되면 국가대표 여덟 팀 중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것은 단 두 팀만이 되는 것이죠.

A그룹은 이번 지역 예선의 홈 팀인 중국을 필두로 홍콩, 노르웨이, 루마니아가 편성되어 있으며, B그룹은 우승 후보로까지 여겨지는 프랑스 외에 덴마크, 태국, 아르헨티나가 편성되어 있습니다. 이들 중 블리즈컨이 열리는 애너하임으로 향할 두 팀은 과연 어디가 될까요? 이번 시간에는 상하이 조별 예선에 출전하는 8개 국가대표팀의 전력을 분석하고 관전 포인트를 짚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 이번 주말, 상하이에서 살아남는 두 팀은 누가 될 것인가?


■ 그룹 A

▶ 중국 - 상위 100명 실력 평점 평균 1위의 위엄



중국은 월드컵 그룹 스테이지 진출국 선발 기간 동안 실력 평점 상위 100명의 평균 4,550점을 기록하며 전 세계 1위를 차지했습니다. 실력 평점 평균이 1위라는 것은 곧 선수들의 역량 또한 강력한 것을 의미하며, 실제로 A그룹에서 유력한 본선 진출 예상팀이기도 하죠.

중국은 2016년 월드컵에서 iG.Fire 소속 선수들로만 구성된 단일팀으로 출전한 바 있었는데, 이번 월드컵에서는 iG.Fire의 형제팀인 iG.Ice 소속 선수 두 명과 LGD Gaming 소속 선수 네 명으로 구성이 바뀌었습니다. 단일팀으로 출전한 프랑스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충분히 나름대로의 시너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올라운더 포지션으로 출전하는 선수가 따로 없고, 탱커와 딜러, 지원가 포지션으로만 둘 씩 구성된 것도 흥미롭습니다. 고로 전통적인 2/2/2 메타나 현재 주로 사용되는 돌진 메타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 구성이라 볼 수 있겠네요.

▶ 홍콩 - 지원가 선수가 없는 팀? 올해는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



홍콩의 경우 상위 100인 실력 평점 평균이 16위로 전체에서 중위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2016 월드컵에서 홍콩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예선에서 태국, 일본과 함께 그룹 B에 속했지만, 2패로 그룹 최하위를 기록하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실패한 바 있습니다.

그룹A 내에서 실력 평점 2위 국가임에도 인지도 있는 선수가 없어 본선 진출 기대치는 낮은 팀입니다. 탱커 포지션 둘에 딜러 둘, 올라운더 선수도 두 명이 구성되는 독특한 포지션 분포가 인상적입니다. 하지만 팀 내 지원가 역할이 없어 올라운더인 Mix 선수와 ManGoLongJai 선수가 지원가를 담당하게 될 듯합니다.

작년 월드컵에 국가대표로 출전한 Mix 선수와 Hyper 선수가 올해도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재차 출전하게 되었으며, 특이하게도 국가대표 위원회 위원인 Moowe와 Pandaren이 선수로도 들어가 있는 팀이기도 합니다.


▶ 노르웨이 - ONIGOD 필두의 프로 소속 선수들로 구성된 A조의 다크호스 팀



노르웨이는 실력 평점 평균이 17위로 홍콩의 바로 다음 순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유럽 지역 예선 그룹 C조에서 조 2위를 달성하면서 플레이오프에는 진출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강팀 러시아를 만나 3:0으로 패하면서 본선 진출행이 좌절됐었죠.

올해는 유럽 지역의 프로게이머 선수들을 많이 기용했는데요. 한때 유럽 프로팀 Reunited에 입단하여 오버워치 APEX 시즌2에 출전했던 ONIGOD 선수로 대표되는 팀이기도 합니다. 이들 중 ONIGOD과 Trob, Invision은 2016 월드컵 국가대표로 출전했던 선수들로, 기량을 유지해 2017년에도 재차 국가대표로 선발되었습니다.

모두 프로팀에 소속된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어, 어떤 의미론 평점 평균 16위인 홍콩보다도 전력이 앞서는 팀이라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 ONIGOD은 이후 Reunited를 나와 Toronto eSports에서 활약해왔습니다
(출처 : Gosugamers)


▶ 루마니아 - 32개 팀 중 32위 팀, 이건 정말로 이변이 필요하다!



루마니아의 실력 평점 평균은 32위로 32개 팀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작년 월드컵에서는 유럽 지역 예선 그룹 D조에 위치했으나 1승 3패를 기록하며 탈락,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도 못했죠.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국가대표로 참전하는 탱커 포지션의 프로게이머 Meza 선수가 팀의 주축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Meza 선수와 mL7 선수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프로게이머가 아닌 일반 플레이어로 구성되어 있으며, Meza와 mL7의 경우 국가대표 위원이면서 선수로도 참여한 케이스입니다.


■ 그룹 B

▶ 프랑스 - B조의 최강팀이자 유력한 우승 후보, 'Rogue' 팀 그 자체



국가대표팀 전체가 오버워치 명문 프로팀 Rogue 선수들로 구성된 것으로 유명한 팀이죠. 실력 평점 평균은 8위를 기록하며 B그룹의 1위 팀이 되었습니다. 평소에 호흡을 맞춰온 팀원들이 그대로 모여있는 만큼, 비록 평점 평균은 8위지만 상하이 지역 예선 1위 후보임은 물론 월드컵 우승 후보로까지 거론되는 수준의 강팀입니다.

작년 월드컵 출전 선수였던 AlphaCast와 DeGuN이 올해는 국가대표 위원회로 선정되면서, 유럽의 강호 팀 Rogue를 그대로 프랑스 국가대표로 선발한다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려 오버워치 팬덤이 한동안 술렁이기도 했는데요. Rogue는 리빌딩을 통해 프랑스 출신 선수들로만 구성되었기에 이는 상당히 일리 있는 선택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각국 국가대표 선수들도 프랑스 팀을 올해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을 정도였죠.

이들 중 윈스턴으로 유명한 KnOxXx선수는 올해도 국가대표로 선발된 유일한 선수로, Rogue 때와 마찬가지로 프랑스 팀의 메인 탱커를 도맡을 예정입니다. 또한 솔져와 맥크리로 명성이 자자한 aKm과, 트레이서를 잘 다루며 펄스 폭탄 부착 장인으로 유명한 SoOn 등 선수들 한 명 한 명이 세계 레벨의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Rogue의 aKm은 takeover2 대회 우승 인터뷰에서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영광이라 언급했습니다
(출처 : Takeover2 대회 유튜브 클립)


▶ 덴마크 - 작년과는 다를 것이다! 전원 첫 출전이자 프로 선수로 구성된 강팀



덴마크는 실력 평점 평균 9위를 기록하며 B그룹 2위에 안착했습니다. 2016년 월드컵 성적은 유럽 지역 예선 탈락에 그쳤으나, 올해는 전년도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인지 모든 멤버들이 새롭게 국가대표로 선발되었습니다. 국가대표 위원회 위원인 Krytox, Nerfdd, Lind 전원이 선수로도 출전한 팀이기도 합니다.

팀원 중 다섯 명의 선수가 덴마크의 오버워치 팀 Team Singularity에 속해있으며, 그 외 Fischer 선수만 북미 프로게임 팀 Hammers Esports 소속이라는 독특한 특징을 하고 있습니다. 올라운더 역할인 Fischer 선수는 겐지를 잘 다루는 것으로 유명한데, 덴마크 팀이 Team Singularity 소속 선수 전원을 기용하지 않고 왜 굳이 한 명을 따로 영입했는지를 이번 조별 예선을 통해 보여줄 수 있을 지 기대됩니다.

이러한 파격적인 변화 때문인지, 작년과 대비해 전체적으로 팀 컬러를 쇄신하여 유럽 지역의 다크호스로 떠오르는 팀이 되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여담으로 북미 프로게임 팀 Selfless Gaming에서 활약했던 'dafran' 선수가 덴마크 출신이지만, 지난 대회에서의 트롤링 사건으로 문제가 되었는지 국가대표로 선발되지 않았습니다.

▶ 태국 - '행복 메타'로 유명한 B조의 다크호스



태국은 실력 평점 평균 24위로 B그룹 3위 팀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작년에는 아시아 지역 예선을 돌파하고 애너하임에서 치뤄진 16강전까지 진출했지만, 조 3위로 아쉽게 8강 진출에는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예상외로 강력한 팀 전력으로 같은 조의 중국과 프랑스에 쉽게 무너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아시아 지역의 다크호스로 떠올랐습니다. 실제로 당시 16강 그룹 D조는 태국의 활약으로 상위 3개 팀이 연장전을 벌이기도 했죠. 또한 태국 팀은 경기 승패와 상관없이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는 일명 '행복 메타'로 많은 오버워치 팬들의 기억에 남았습니다.

올해도 작년 월드컵에 출전했던 선수들 중 NzNr, Mickie, oPuTo, keRLos의 네 선수나 국가대표로 재선발되어 행복 메타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들 중 Mickie 선수는 EnVyUs에 입단하여 활약, 스타 플레이어로 성장하며 APEX 시즌1 우승을 견인해낸 바 있죠. oPuTo 선수 또한 작년 월드컵에서 겐지로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며 팀을 캐리하는 모습을 보여 기대되는 선수입니다.

NzNr, oPuTo, keRLos, Teetawat 선수는 태국 프로게임 팀 MEGA Thunder 소속으로 선수들 간의 호흡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다시 말해 실력 평점 평균 순위는 낮지만, '다크호스'로서의 존재감은 확실한 요주의 팀입니다.

▲ 행복 메타란 무엇인가를 제대로 보여줬던 태국 팀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아르헨티나 - B조 최하위,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르헨티나는 실력 평점 평균 25위로 B조 최하위 팀이 되었습니다. 2016년 월드컵에서는 미대륙 지역 조별 예선에서 칠레에 밀려 탈락했었죠.

아르헨티나의 프로게임 팀 Hafnet e-Sports와 Nocturns Gaming, Furious Gaming 등에서 활동하는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지원가 포지션의 Ddx 선수만이 프로게이머가 아닌 일반 플레이어로 기용되었습니다.

B그룹 최하위 팀으로 현재로서는 이렇다 할 팀 특색이나 주목할 만한 선수는 보이지 않습니다.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국가대표로 기용된 Battletoad 선수 중심의 팀이 될 것으로 예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