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섬머 시즌, 아프리카 프릭스는 많은 우여곡절 끝에 포스트 시즌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게 됐다. 간신히 승강전을 피해간 지난 시즌을 생각한다면, 많은 성장을 이뤄낸 것은 분명하다. 올여름을 그 누구보다 뜨겁게 보낸 '아프리카 프릭스'가 이번 롤챔스 결산 다섯 번째의 주인공이다.
지난 스프링 시즌은 아프리카 프릭스(이하 아프리카)에게 힘든 시즌이었다. 마지막엔 더 높은 목표를 위해 치른 경기보다, 승강전을 피하기 위한 처절한 사투가 이어졌으니 말이다. 간신히 승강전 탈출에 성공한 아프리카는 이번 섬머 시즌을 위해 많은 준비가 필요했을 것이다.
아프리카는 이번 섬머 시즌을 앞두고, 기존 선수단 로스터에서 큰 변동은 없었다. 단, 감독직을 맡고 있던 최연성 감독은 아프리카 프릭스 게임단의 총감독으로 승격했고, 그 자리를 대신해 정노철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여기에 코치진에는 권오성 코치가 합류하며, 채우철, 양광표 코치와 함께 코치진까지 구성을 마쳤다.
이번 섬머 시즌 아프리카의 첫 상대는 지난 시즌 준우승을 차지한 그리핀이었다. 분전하며 한 세트를 따냈지만, 결국 2:1로 패배했다. 의아한 바론 판단부터 플레이까지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 경기였다. 그럼에도 지난 시즌보다는 확실하게 상승한 기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아프리카 특유의 팀 컬러로 SKT T1과 킹존 드래곤X를 잡아냈고, 총 3연승을 달성하게 된다.
(아프리카 프릭스 vs SKT T1)
시즌 초반을 3위라는 성적을 기록하며 보낸 만큼, 이번에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했다. 하지만, 이어진 샌드박스 게이밍과의 경기에서 2:1로 패배한다. 이어진 젠지 e스포츠, 담원 게이밍과의 경기에서는 2:0의 완패를 두 번이나 기록하며, 총 3연패를 기록한다.
연승 이후의 연패인 만큼, 크게 기복을 보였던 시기다. 순식간에 순위가 6위로 밀려나며, 벌써부터 플레이오프 진출의 적신호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kt 롤스터와 진에어 그린윙스를 상대로 완승을 거두며 5위를 기록했고, 5승 4패 +2점으로 1라운드를 5위로 마무리하게 된다. 동부권에 머무르던 지난 시즌을 생각한다면, 고무적인 성적이었다.
(아프리카 프릭스 vs 담원 게이밍)
이어진 2라운드에선 첫 상대로 1라운드에서 아프리카에 첫 패배를 안겨준 그리핀을 만나게 된다. 1세트는 '드레드'의 날카로운 갱킹 한 번으로 게임이 크게 기울었고, 승기가 아프리카에게 넘어왔다. 2세트에선 그리핀의 매서운 반격에 덜미를 잡혔지만, 이내 3세트에선 압도적인 화력을 보여주며 그리핀을 잡아내는 데 성공한다.
아프리카는 2라운드 첫 출발부터 그리핀을 잡아내며 6승 고지에 오르게 되며, 포스트 시즌 진출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다. 또한, 이어진 경기에서 kt 롤스터와 진에어 그린윙스를 둘 다 잡아낸다면, 확실하게 승위권을 굳힐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상황은 쉽게 흘러가지 않았다. kt 롤스터에 덜미를 잡히며 순위는 단숨에 7위로 떨어지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이어진 경기가 진에어 그린윙스를 제외하면, '킹존 드래곤X-담원 게이밍-SKT T1'으로 굵직한 팀들과의 3연전을 앞둔 상황에 부닥치게 된다. 꼭 승리가 필요한 시기에 아프리카가 담원 게이밍까지 2:0으로 잡아내며, 다시 3연승을 기록하게 된다. 어느새 순위는 4위에 안착하게 됐고, 여전히 포스트 시즌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품게했다.
하지만, 다음 상대인 SKT T1, 샌드박스 게이밍과의 연전은 쉽지 않아보였다. SKT T1은 무서운 기세로 8연승을 기록하고 있었고, 샌드박스 게이밍은 이번 섬머 시즌 꾸준히 좋은 기량을 뽐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SKT T1과의 결기를 통해 한 팀은 위쪽으로, 한 팀은 아래쪽으로 향하게 되는 갈림길이었는데, 결국 아프리카가 패배하며 순위가 6위로 밀려나게 된다.
이어진 샌드박스 게이밍과의 경기에서도 패배를 기록하고 만 아프리카. 하지만, 젠지 e스포츠와 한화생명 e스포츠를 잡아내며, 4위까지 올라오게 된다. 아프리카는 2라운드의 마지막 경기까지 끝냈지만, 여전히 포스트 시즌 진출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섬머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젠지 e스포츠가 담원 게이밍에 패배하며, 아프리카가 포스트 시즌 진출을 확정 지었다.
아프리카는 많은 우여곡절 끝에 포스트 시즌 진출에 성공하게 된다. 하지만, 와일드카드전에서 SKT T1에 2:1로 패배했고, 이번 섬머 시즌을 정규 시즌 최종 순위 5위, 포스트 시즌 5위로 마무리하게 된다. 섬머 시즌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제 준비해야 될 과제는 2019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진출의 마지막 티켓이 걸린 롤드컵 대표 선발전이었다.
롤드컵 대표 선발전 1차전에서 킹존 드래곤X와 맞붙게 된 아프리카. 이번 섬머 시즌에 킹존 드래곤X를 상대로 모두 승리한 만큼, 기대를 걸어봐도 좋은 무대였다. 첫 세트는 '에이밍' 김하람의 베인을 필두로 승리를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어진 2세트에서 킹존 드래곤X에 퍼펙트게임에 가까운 패배를 기록했고, 이내 3세트와 4세트에서도 다소 무기력하게 패배했다.
이렇게 마무리된 아프리카의 여름. 분명 수확은 있었다. 주전 라인업을 잡지 못했던 스프링 시즌과 달리, 이번 섬머 시즌에서는 '기인-드레드-유칼-에이밍-세난'으로 주전을 정한 모습을 보여줬고, 실제로 성과를 내기도 했다. 지난 시즌 아슬아슬하게 강등권을 벗어났던 아프리카는 이번 시즌엔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는 날 선 경기력으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던 만큼, 충분한 포텐셜을 가지고 있는 팀이다. 단, 중간중간 보여준 경기력의 기복이나, 때로는 독이 되는 과감한 판단 등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은 남아 있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하나의 팀으로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한 아프리카의 이야기는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Kaka@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