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의 양방향 로스터 실험이 지속되고 있는 걸로 알려졌다. 미드 라이너 출신 '퍽즈'는 바텀 라이너로 역할을 바꿨다가 미드 라이너로 복귀했는데 차기 시즌을 앞두고 다시 바텀 라인 연습에 한창이다. '캡스' 역시 미드 라이너로 데뷔한 이후, 2020 LEC 스프링 스플릿에 바텀 라이너로 출전했다가 다시 미드 라인 연습에 매진 중이다.

이게 효과적일지에 대해서 많은 분석이 오가고 있다. G2의 드넓은 챔피언 폭과 선수들의 유동성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이가 많다. 섬머 스플릿에 G2가 이를 실제로 활용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 지 기대된다.

양방향 로스터가 효과적일 거라고 보는 의견은 다음과 같다. 축구를 예로 들면, 오른쪽과 왼쪽 공격수가 서로 위치를 바꾸는 경우다. 이는 수비 입장에서 자신이 맡아야 할 공격수의 '주발(주로 사용하는 발)'을 바꾸는 역할을 해 애를 먹게 하는 효과를 준다. 공격 쪽에서도 이에 따라 공격 패턴이 완전히 바뀌기도 한다.

해석에 따른 차이는 있겠지만, '주발'이라는 점에 집중하면 LoL에서는 이게 특정 챔피언에 대한 숙련도라고 볼 수 있다. 이러면 '퍽즈'와 '캡스'의 양방향 로스터는 비슷한 챔피언 폭에서도 선수들마다 조금씩 깊이있는 차이를 보이는 챔피언 숙련도를 극대화하기 위함이라고 해석 가능하다. 그럼 결과적으로 밴픽 전략에 유연함이 짙어짐과 동시에 '퍽즈'와 '캡스'는 자신이 좀 더 자신있고 잘하는 챔피언을 플레이할 수 있게 된다.

LCK 상위권 팀 코치 중 한 명도 위와 같은 의견을 보였다. 그는 "챔피언 숙련도는 프로게이머들 사이에서도 차이가 확실히 나는 부분"이라며, "G2는 유럽에서 최근 성적이 가장 좋고 잘하는 팀인 만큼 이를 노리는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양방향 로스터가 큰 의미를 갖긴 힘들거란 의견도 많다. 위의 축구 예시를 다시 보자. 이 전략의 가장 큰 목적은 공격수의 '주발'과 공격 루트 변경을 결합시켜 상대 수비수를 교란하고 공격 패턴 변화를 꾀함에 있다. 거기선 이게 큰 의미를 갖지만, LoL에선 아닐 가능성이 높다. LoL에서는 선수를 상대한다는 개념보다 선택한 챔피언을 상대한다는 의미가 더 강하기 때문. 선수가 위치를 바꾼다고 공격 패턴이 크게 달라지지 않으며 상대하는 입장에서도 압박을 거의 느끼지 않을 거란 분석이다.

두 선수의 특정 챔피언 숙련도에 차이가 나도 양방향 로스터가 뛰어난 강점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나름 정형화된 메타 속에서 바텀 라인에는 미드 챔피언이 종종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보통 바텀 라이너가 선택하는 원거리 딜러 챔피언들은 미드 라인에 서기 모호하다. 그럼 양방향 로스터를 운영하는 팀에선 미드 라인 챔피언 두 개를 고르고 이게 미드인지 바텀인지 심리전을 해야 할텐데 그게 상대하는 팀 입장에서 크게 와닿을 지 의문일 거란 평가다.

예를 들어, G2가 대회에서 신드라와 야스오를 밴픽 단계서 픽했다고 가정해보자. '퍽즈'와 '캡스'는 두 챔피언 중 하나를 골라 미드나 바텀 둘 중 한 라인으로 향할 거다. 하지만 상대하는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큰 차이는 없다. 결국, '퍽즈'를 상대하건 '캡스'를 상대하건 야스오나 신드라 둘 중에 하나를 마주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현재 밴픽 단계에서 자주 나오는 챔피언 간 라인 스왑 정도의 압박일 거다.

다른 분석에는 '퍽즈'와 '캡스'의 기량에 따른 변화를 꾀하고자 함이라는 것도 있다. 미드와 바텀을 모두 준수하게 수행하는 두 선수의 기량에 따라 그때그때 더 잘하는 라인으로 가게 해주는 배려의 의미일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