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시즌에 들어서면서 리그오브레전드에 있었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아이템 개편이 아닐까 합니다. 기존의 아이템이 삭제 되거나, 새로운 아이템이 추가/대체 되었고, 아이템 등급이 확립되며 구매 제한과 강력한 부가 효과를 지닌 '신화' 등급 아이템이 등장, 가장 가치 있는 아이템으로 부상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챔피언이 신화 등급 아이템을 첫 코어로 선택하지는 않습니다. 스킬 구성에 따라선 다른 전설 아이템이 신화 아이템보다 좋은 궁합을 보여주기도 하기 때문이죠. 이번에는 랭크 게임을 중심으로 첫 코어 아이템으로 신화 아이템이 아닌, 전설 아이템을 구매하는 챔피언들을 모아봤습니다.


▲ 무조건 신화 등급은 NO? 체질에 맞는 전설 아이템을 찾자


■ 그 자체로 신화급 아이템? '정수-마나무네' 사용하는 '이즈-코르키'

신화급 전설 아이템으로 가장 인지도가 높은 아이템은 아무래도 '정수 약탈자'와 '마나무네'가 아닐까 싶습니다. 두 아이템은 랭크 게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챔피언 '이즈리얼'의 필수 아이템이기도 하기 때문이죠.

'마나무네'는 예전부터 특정 챔피언들이 즐겨 사용하던 아이템으로, 마나 보충과 공격력 확보는 물론, 스킬 구조에 따라 상당한 이득을 볼 수 있는 아이템으로 사랑 받았으며, 아이템이 개편된 지금도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성능은 이전과 다소 달라지긴 했지만, 하위 아이템 '여신의 눈물' 가격이 내려가면서 시작 아이템으로 사용되고 있기도 하고요.

개편 초기 저평가 받았던 '정수 약탈자'도 지속적인 상향을 통해 '이즈리얼', '코르키' 등의 챔피언이 선호하는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특히 하위 아이템으로 새롭게 '광휘의 검'이 추가되면서 '삼위일체'를 대체하는 아이템이 되었으며, 11.2 패치에도 마나 회복 효과까지 강화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11.5 패치 구간부터는 '정수 약탈자'가 '코르키'의 첫 코어 아이템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이처럼 특정 스킬 구조에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는 '마나무네', '정수 약탈자'는 '이즈리얼', '코르키' 빌드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두 챔피언은 신화 아이템을 재쳐두고, '마나무네', '정수 약탈자'를 1, 2번 아이템으로 선택하고 있죠. '마나무네'만 치자면 '부메랑 검(Q)' 포킹에 집중하는 '시비르' 역시 마나 보충과 스킬 가속, Q 대미지 강화를 목적으로 '마나무네'를 먼저 채용합니다.


▲ '정수 약탈자-코르키'의 괴력을 보여준 '쵸비' (영상 출처: LCK 유튜브 채널)

▲ '이즈-코르키'는 1,2 코어를 '정수 약탈자-마나무네'로 올리며 신화 아이템 구매를 서두루지 않았다
(통계 출처: lolalytics.com)


■ 평타 공격형 브루저의 아이템! '이렐-잭스-세트'가 선택한 '몰락한 왕의 검'

과거 사용 효과를 이용해 이동 속도를 가져오고 체력 회복을 할 수 있었던 '몰락한 왕의 검'은 공속과 카이팅에 힘을 싣는 원거리 딜러들도 주로 사용하는 아이템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2021 시즌 아이템 개편 이후로는 상황이 달라졌죠.

현재의 '몰락한 왕의 검'은 사용 효과가 사라지고, 대신 3회 기본 공격한 경우 추가 피해와 이동 속도 훔쳐오는 효과가 발동합니다. 필요한 순간 바로 사용할 수 없게 되고, 원거리 딜러들의 아이템 메타가 다른 신화급 아이템과 치명타로 옮겨가면서 '몰락한 왕의 검' 사용층도 대부분 근접 챔피언으로 바뀌었습니다.

랭크 게임 기준, 최근 '몰락한 왕의 검'을 신화급 아이템보다 먼저 선택하는 챔피언은 '이렐리아', '잭스', '세트(탑)' 등이 있습니다. '몰락한 왕의 검'이 사용 효과로 발동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자체적인 접근 스킬과 평캔, 공속 상승 효과를 가진 챔피언들이 애용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세트'의 경우 접근 스킬의 성능은 조금 떨어지지만, 일단 인접한 상황에선 패시브브를 통한 2단 공격과 '주먹다짐(Q)'의 평캔을 활용해 3타 발동과 대미지 누적이 쉬운 장점이 있습니다.

이처럼 접근 능력이나 챔피언 스킬 구성이 잘 어울리는 '이렐리아', '잭스', '세트'는 '몰락한 왕의 검'과 궁합이 좋습니다. 특히 '이렐리아'는 게임 중 '몰락한 왕의 검' 선택률이 90%를 넘어섰으며, 이는 50~70%의 선택률을 보인 '세트-잭스'와 제법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한편, '세트'의 경우 첫 아이템 선택률은 '몰락한 왕의 검'이 44%로 가장 높았으나, 최종 아이템 선택률에선 '발걸음 분쇄기'가 71%, '몰락한 왕의 검'이 54%로 순위가 뒤집히기도 했습니다.


▲ '세트'는 패시브 2회 공격과 Q 평캔으로 변경된 '몰락한 왕의 검'과 궁합이 좋다

▲ '이렐리아'는 특히 첫 코어로 '몰락한 왕의 검'을 선호했다 (통계 출처: lolalytics.com)


■ 의외의 공통점? '내셔의 이빨' 사용하는 '티모-카타리나'

'내셔의 이빨'은 공속과 주문력, 적중 시 추가 피해를 가진 독특한 아이템입니다. 보통 주문력과 공속이 모두 중요한 챔피언들이 주로 선택하는 아이템으로, '티모'가 '내셔의 이빨'을 선호하는 것도 당연해 보이죠. 하지만 공속 옵션 때문에 인연이 없을 것처럼 보이는 '카타리나'에게도 '내셔의 이빨'은 중요한 아이템입니다.

'카타리나'가 현재 '내셔의 이빨'을 선호하는 원인은 적중 시 추가 대미지를 가하는 효과 덕분입니다. 의외로 '카타리나'의 스킬 대부분에는 '적중 시 효과'가 적용됩니다. 덕분에 '내셔의 이빨'을 갖추기만 해도 '카타리나'의 공격 능력이 상당히 강화 됩니다. 또, 과거 '내셔의 이빨'에 있었던 쿨타임 감소 능력이 사라진 대신, 주문력이 강화된 점 또한 '카타리나'에겐 강점으로 작용했습니다.

'티모'는 '내셔의 이빨'의 모든 옵션과 궁합이 좋습니다. 기본 공격에 AP 기반 독 대미지가 추가되는 '티모'는 빠른 공격 속도 또한 중요하며, 스킬 대미지를 높히기 위해 AP 또한 높으면 높을수록 좋은 챔피언입니다. Q-평타가 기본 견제인 만큼, 적중 시 추가 대미지 역시 좋은 옵션입니다. 다른 신화 아이템들은 이를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에 '티모'는 1코어 아이템으로 '내셔의 이빨'을 선호하고 있는 것이죠.


▲ 적중 시 추가 대미지 효과로 생각 이상의 공격력을 기대할 수 있는 '내셔-카타리나'

▲ 픽률까지 비슷! 의외의 공통점 보여준 '티모-카타리나' (통계 출처: lolalytics.com)


■ 여전한 궁합! '신지드'가 사랑한 '라일라이의 수정홀'

체력과 주문력, 스킬에 슬로우 효과를 부여하는 '라일라이의 수정홀'은 예전부터 '신지드'와 궁합이 잘맞는 아이템이었습니다. 최근에는 대다수 게임에서 '신지드'가 첫 아이템으로 '라일라이의 수정홀'을 선택하면서 오래된 인연을 재확인하고 있습니다.

LoL 유저들에겐 친숙한 "엄마가 신지드는 따라가지 말랬어"라는 격언처럼, '신지드'는 자신의 이동경로에 독 연기를 남겨 추적해오는 적을 공격하는데 특화된 챔피언입니다. 여기에 체력과 주문력은 물론, 스킬에 슬로우 효과를 적용하는 '라일라이의 수정홀'은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아이템입니다.

또, 2021 시즌 아이템 개편으로 등장한 신화 등급 아이템 중 '신지드'와 압도적인 시너지를 발휘하는 아이템이 없었다는 점도 작용했습니다. '신지드'가 시즌 초기 주로 서포터 신화 아이템으로 분류되는 '제국의 명령'을 사용하던 모습이 이를 방증하죠. 이후 '제국의 명령'이 하향되기도 하면서, 현재 '신지드'의 첫 코어 아이템이 '라일라이의 수정홀'로 굳어진 셈입니다.

최근에는 '터보 화공 탱크'가 11.2 패치 이후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신지드' 빌드에 영향력을 늘려가는 모습입니다. 여전히 1코어 아이템은 '라일라이의 수정홀'의 선택률이 높지만, 최근 '신지드'는 '라일라이의 수정홀-터보 화공 탱크'로 아이템 빌드를 확립하고 있습니다.


▲ 예전부터 입증된 궁합, 현재 '신지드'의 첫 아이템은 '라일라이' (통계 출처: lolalytic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