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5일 경기에서 최고의 정글러 '캐니언'과 신예 정글러 '오너'가 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담원 기아의 '캐니언' 김건부는 2020 서머 정규 스플릿 MVP-2020 롤드컵 MVP까지 차지한 최고의 정글러였다. 지난 스프링까지 준수한 활약으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면서 오랜 시간 최정상의 정글러 자리를 지켜온 선수다. 성장형 정글러가 중심일 때, 다른 정글러들을 압도하는 지표를 자랑해왔다.

그런 '캐니언'의 기세는 이번 서머 정규 스플릿에서 조금 가라앉은 듯하다. 정글러로 돌아온 '캐니언'은 최근 승리를 이어가면서 다시 자리를 잡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최근 성장이 필요한 그웬-비에고 등의 챔피언을 주로 다뤘는데, 성장을 잘 마쳤을 때 제 역할을 충분히 해줬다.

그런데 농심 레드포스전에서 두 번이나 발목이 잡혔다. 라인전에서 사고가 나거나 '피넛' 한왕호의 갱킹이 들어가면 격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담원 기아 팀원들의 무난한 성장이 이뤄지지 않은 경기가 나왔을 때, '캐니언' 역시 이를 뒤집어줄 만한 활약이 없었다. 포지션 변화와 정글러 메타 변화의 큰 것일까. 이전만큼 폭발적인 성장세와 캐리력을 뽐내는 '캐니언'의 모습은 아니었다.


'캐니언'이 농심에 패배한 날, 앞 경기에서는 T1이 신예 정글러 '오너' 문현준의 활약에 힘입어 승리를 거뒀다. '오너'는 서머 첫 출전임에도 다이애나로 폭발적인 경기력을 뽐내면서 단독 POG의 영예를 누렸다. 높은 솔로 랭크 점수로 이목을 끌기 시작하더니 프로 경기에서 능력을 제대로 발휘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오너' 특유의 공격성이었다. 적절한 갱킹은 물론, 한타 때도 과감하게 들어가 판을 만드는 플레이로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죽더라도 한타 대승을 거둘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경기에 임한다는 말이 경기에서도 잘 드러났다. 한동안 교전에 있어서 적극적이지 않았던 T1의 경기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이런 '오너'의 공격성 역시 스프링 스플릿에서 오래가지 못한 바 있다. '오너'의 스프링 첫 등장 역시 화려했으나, 시간이 흐를 수록 '오너'의 공격이 다른 팀에게 막히곤 했다. 지난 15일 경기는 하위권 KT와 대결이었고, 상대 정글러 '블랭크' 강선구가 협곡의 전령 전투를 앞두고 그웬의 궁극기를 낭비하면서 T1의 흐름으로 넘어가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오너'가 유리한 흐름 속에서 더 빛나 보일 수 있는 경기였다.

그리고 '오너'는 승리시 기세를 더 끌어갈 수 있는 담원 기아와 '캐니언'을 만났다. 담원 기아는 여전히 서머에서 상위권의 강팀이다. 그런 담원 기아를 넘어섰을 때 '오너'의 활약은 온전히 실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겠다. 그렇기에 '오너'의 입장에서 확실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중요한 경기다. '캐니언'은 이번 경기 출전과 승리로 말하고 싶을 것이다. 지난 패배는 잠시 주춤한 것일 뿐이라고.


■ 2021 LCK 서머 스플릿 정규 시즌 28일 차 일정

1경기 젠지 e스포츠 VS 한화생명e스포츠 - 17일 오후 5시
2경기 T1 VS 담원 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