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 LCK 서머 우승 당시

LoL e스포츠는 어느새 시작한 지 언 10년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변화와 함께 여러 체계가 잡혔지만, 여전히 코치진의 역할에 관한 의견은 분분합니다. 관리형 감독, 픽밴 담당 등 많은 말들이 있었죠. 그중 자신만의 확고한 코칭 방식을 내세우는 코치진도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담원 기아의 양대인 감독을 들 수 있습니다. 담원에서 코치로 시작해 전력 분석관, 이제는 감독까지 경험하게 됐죠. 많은 역할 변화가 있었지만, 실력만큼은 변함없이 뛰어나기에 롤드컵 우승을 함께했던 '쇼메이커-캐니언', '제파' 코치까지 다시 뭉쳤나 봅니다.

그런 양대인 감독에게 2022년 새로운 과제가 생겼습니다. 작년에 LCK에 처음으로 데뷔한 두 명의 탑 라이너, 봇 듀오까지 새로운 선수들이 합류하면서 담원 기아의 사이드 라인에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탑 라이너를 놓고 봤을 때, 선수들의 기본 체급만 믿고 갈 수 없는 상황. 선수들을 육성하고 팀을 하나로 뭉쳐야 하는 과제는 피할 수 없습니다.

양대인 감독은 T1에서 한 해 농사를 아쉽게 자기 손으로 마무리 짓지 못했는데요. 담원 기아에 돌아와 LCK 경험이 적은 선수를 육성하는 과제를 받게 됐죠. 2022년, 양대인 감독은 '롤드컵 전까지 팀을 정상권에 올려놓겠다'는 성장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요.





롤드컵이 끝나고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합니다.

자가격리하고 나서 평소처럼 지냈던 것 같아요. 그런데 확실히 롤드컵 결승까지 하고 나면 쉴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긴 했어요. 또 스토브 리그도 생각해야 했으니까요.


전력 분석관에서 다시 감독이라는 역할을 맡게 됐는데요. 작년과 역할에서 많은 차이가 있나요.

전력 분석관에서 이제 감독이라는 역할을 맡게 됐는데요. 사실, 경기장에 올라가서 즉각적으로 픽밴을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을 제외하곤 똑같아요. 게임이나 픽밴을 준비하는 과정도 있지만, 결국 다전제를 잘하는 팀이 되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요. 실시간 픽밴 대처를 잘 하는 것도 다전제에 중요한 부분이거든요. 이제 그런 역할을 제가 좀 더 할 수 있게 된 거죠.

제가 다시 들어오는 시점부터 김정균 총감독님이 정말 양보를 많이 해주고 지켜봐 줬어요. 그래서 이전이랑 크게 다를 바가 없어요.


'제파' 이재민 코치가 다시 합류했어요. '제파' 코치와 함께할 때, 어떤 시너지가 난다고 생각하나요.

제가 일하는 스타일을 직접 겪어본 사람이 아니면, 제 스타일을 이해하기 힘들 수 있어요. 저는 기본적으로 모든 라인을 제가 한 번에 피드백을 하거든요. 모든 라인을 피드백한 다음에 제가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봐달라”고 요구했을 때, ‘제파’ 코치는 그것을 이해할 수 있어요. 저한테 매력적인 사람이죠. ‘제파’ 코치도 일적으로 제가 잘한 부분을 좋게 평가해서 같이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시즌 담원 기아의 탑 라인이 이전보다 약하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탑 라인의 현주소는 어떻게 되며, 앞으로 어떻게 선수들을 육성할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앞서 다전제 승부를 강조했잖아요. 프로게이머 역시 플레이오프의 압박감을 얼마나 경험했는지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경험치를 먹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저 역시 잘 지도해야 하죠.

다른 라인의 티어가 어느 정도 맞물리면, 마지막 변수는 탑에 있다고 생각을 해요. 제가 그런 게임을 많이 구현하기도 했는데요. 그래서 탑을 주력을 키우는 데 있어서 많은 시간을 쓰려고 합니다.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탑 라이너인 ‘호야-버돌’ 선수는 가능성을 보여줬나요.

이제 스크림 한 바퀴 정도 돌아서 정확하게 표현하긴 힘들 것 같아요. 그래도 제가 탑 라이너로 할 수 있는 방향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를 습득해야 하는데, 그 시간을 보내면 분명히 어느 정도 올라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선수 개개인에 관해 말해보면, ‘버돌’ 노태윤 선수는 대회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보단 대회에서 이렐리아를 꺼낸 ‘깡’을 보고 칭찬하게 됐어요. 그리고 정말 열심히 하더라고요. 나이가 어리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호야’ 윤용호 선수는 힘이 있더라고요. 제가 탑 라이너들 솔로 랭크를 지도하면서 ‘호야’ 선수를 보게 됐어요. 그래서 그 힘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다 보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뽑았습니다.



'덕담-켈린' 선수가 영입 당시 '양대인 감독의 전화를 받고 인정받은 기분이었다'는 말을 하기도 했어요. 2021 시즌에 어떤 가능성을 봤고, 막상 함께 해보니까 어떤 선수들인가요.

일단 제가 일단 T1에 부임하고 있을 때, 이미 전 세계에서 T1 봇 듀오가 가장 잘한다고 느꼈어요. 운영에 관한 틀을 다 배운 ‘구마유시-케리아’를 누가 이길 수 있을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해줬어요.

다음으로 누가 잘할까 생각해봤을 때 이제 ‘고스트-베릴’, 그 다음이 ‘덕담-켈린’ 정도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2021년 서머에 느꼈던 그대로 뽑게 됐습니다. 스크림을 했을 때나 대회에서도 상당히 괜찮다고 느꼈거든요.

근데 제가 추구하는 봇 듀오의 역할이 난이도가 높거든요. 초반 단계에서도 압박부터 시작해서 오브젝트 사냥에 최적화된 타이밍 같은 게 많아요. 그런데 제 생각보다 ‘덕담-켈린’ 듀오가 빨리 배우는 것 같아요. 역시 잘하는 선수들이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오랫동안 함께한 '캐니언-쇼메이커'에 관한 믿음이 대단할 것 같아요. 두 선수에 관한 평가가 궁금합니다.

‘캐니언-쇼메이커’ 선수는 당연히 월드 클래스죠. 담원 기아에 남아줘서 정말 고맙게 생각해요. 선수들도 담원 기아와 제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잖아요. 그리고 2022년도 롤드컵에 가서 우승권에 도달하고 싶다는 공통의 목표가 있어서 같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너무 감사하고, 저도 열심히 일하려고요.





지난 시즌 아쉽게 롤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어요. 2021 시즌을 돌아보자면?

준우승이라는 결과는 아쉽지만, 그래도 만족했던 것 같아요. 일단, 제가 부임했을 때부터 상승세를 이끌긴 했잖아요. 그러면서 제가 의도한 분위기는 형성이 됐던 것 같아요. 결승에서 준우승 후 인터뷰에 임하는 팀원들을 봐도 알 수 있었죠. 정말 후회 없이 일을 했다는 분위기를 끌어냈다는 것 자체에 저는 만족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특히, ‘칸’ 김동하 선수는 저와 처음 만났잖아요. 다른 네 명의 팀원들은 저와 예전에 같이 해봤으니 편하게 할 수 있는데, 처음 만난 선수와 함께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죠. 그런데 같이 일하면 할수록 여러 면에서 ‘칸’이 왜 LCK 최다 우승 탑 라이너인지 느낄 수 있었어요.

아쉬운 건 픽밴 준비를 제가 하지만, 경기장에 직접 올라갈 수가 없다는 점이었어요. 그게 변수가 된 적이 많았어요. 잘하는 팀들은 픽밴이 다양하잖아요. 그래서 픽밴을 준비하면서도 어려움이 많았죠.


2020년에는 LoL에서 미드-정글을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이제는 어떻게 달라졌다고 보나요.

2020년에는 미드-정글이 게임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근거가 있었어요. 특히, 정글러가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최적화가 가능하다고 봤죠. 그런데 이제는 그러기 쉽지 않죠. 정글러가 캐리 역할보단 아군에게 도움을 주는 역할을 맡을 확률이 높아졌습니다. 정글러는 당연히 잘해야 하고, 잘하는 팀이 되려면 사이드 라인이 정말 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담원 기아가 멤버 교체를 세 명이나 했잖아요. 탑-봇 라인 모두 정상권으로 올라가는 과정 자체는 쉽지 않겠다고 생각합니다.

▲ 잊을 수 없는 탑 라이너 '칸' (출처: 담원 기아)

2022 시즌 양대인 감독님의 과제는 무엇일까요.

김정균 총감독님과 제가 롤드컵 우승을 향해서 일해야 한다는 마음은 같더라고요. 당연히 롤드컵 진출이 먼저고, LCK 우승도 중요하죠. 그렇지만 내년 담원 기아에서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는 롤드컵에 가기전까지 정상권에 있는 팀을 만드는 겁니다.

그래서 스프링 스플릿은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선수들의 성장을 돕는 데 집중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제가 요구하는 역할들을 선수들이 체화하는 시간이 필요해요. 선수들이 최대한 짧은 시간 내에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제 역할이고요.





올해 LCK에 강한 팀들이 많아 보입니다. 가장 경계하는 팀은 어디인가요.

너무 많아요. 2022년은 정말 힘들지 않을까 합니다. 특히, 젠지가 강해 보입니다. 젠지는 라인전 자체가 강력하잖아요. 스크림에서 그게 벌써 드러나요. 그리고 T1-농심 레드포스도 엄청나게 강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농심에는 저와 함께 했던 ‘고스트-칸나’ 선수도 있습니다. ‘비디디’ 선수까지 주축 라인에 롤드컵 4강 이상 올라간 사람이 3명이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강해 보이죠.

아프리카 프릭스도 ‘엘림-테디-호잇’ 선수가 저와 연이 있네요. ‘기인’ 김기인 선수는 원래 잘하는데, ‘엘림-테디-호잇’까지 들어가서 정말 강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KT도 ‘라스칼-커즈-에이밍’ 선수들 모두 기량이 좋더라고요. DRX-프레딧 브리온까지 그냥 많은 팀이 다 강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LoL이 시즌마다 변화가 있잖아요. 프로 게임과 관련한 LoL의 변화와 방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저는 그냥 라이엇의 패치 방향을 많이 응원해요. 이번 롤드컵 버전은 정글 챔피언이 획일화돼서 조금 아쉬운데, 다른 라인에서 다양한 픽이 나오게 유도한 점은 정말 좋게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예상하기보다 모든 변화를 즐겁게 받아들이고 있어요.

변화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서로 공부해서 대결할 거리가 많잖아요. 그래서 그냥 라이엇에서 숙제를 많이 내주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프리시즌을 해봤을 때, 큰 틀의 변화는 없다고 하는 분들도 있죠. 그런데 라이너 입장에서 변화가 크게 느껴지는 부분도 많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미드 라인의 경우 아크샨이나 벡스와 같은 신 챔피언들은 컨셉이 뚜렷한데요. 그래서 ‘쇼메이커’ 허수 선수의 경우 변화가 크다고 느끼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2022 시즌을 앞두고 담원 기아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편하게 해주세요.

이번 시즌 특히 잘할 것 같은 LCK 팀이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항상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동시에 저의 LoL에 관한 열정은 자부합니다.

그리고 담원 기아에 멤버 변화가 있었는데,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다른 팀들도 멤버 변화가 있잖아요. 새로운 선수들 3명과 합을 맞춰서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최대한 열심히 준비해서 2022년 롤드컵에 가서 우승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미지 출처 : 라이엇 게임즈 및 담원 기아 공식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