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 샌드박스는 7일 종로에 위치한 SBXG 클럽하우스에서 미디어데이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리브 샌드박스의 정인모 대표와 이영남 전력분석관이 나서 팀의 방향성 및 데이터 분석과 유스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기자단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인모 대표는 리브 샌드박스의 새로운 정의에 대해 전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리브 샌드박스는 더이상 단순한 프로게임단이 아닌 '프리미엄 스포츠 리테일 회사'"라고 강조한 그는 "e스포츠 팬에 국한되지 않고, 게이머들 더 나아가 기업에도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브 샌드박스는 (모회사 샌드박스 네트워크로부터) 독립된 법인으로, 독립적 사업을 하고 있다. 별도의 투자와 별도의 자본 유치 계획을 가지고 사업을 전개한 지가 벌써 2년 정도 됐다"며 "팀이 탄생할 때부터 자생적인 e스포츠 팀을 만들려 노력해왔고, 실제로 우리가 기획했던 사업의 성과가 점차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인모 대표에 따르면, 리브 샌드박스의 2021년 매출은 약 15억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약 120~140억 정도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성장의 배경으로, 리브 샌드박스가 운영 중인 여러 사업의 성과를 꼽았다. 대표적으로 게임 전문 미디어 '롤큐', 패션 브랜드 '모니터그룹', NFT 프로젝트 '메타 토이 게이머즈 길드', 게임 문화 공간 '포탈' 등이다.

정 대표는 향후 3년 간의 단계적 목표를 담은 로드맵도 공개했다. 2023년에는 리브 샌드박스가 사업적으로 흑자 기업을 달성하고, 크리에이터 및 미디어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선수 성장 프로세스 및 데이터 기반 코칭 시스템을 갖춰 자생할 수 있는 회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2024년에는 국내 사업 모델을 확장하고, 패션 브랜드로 도약하려 한다. 게임단 쪽에서는 핵심 선수를 프랜차이즈화 하고, 연고지 출신의 선수를 팀에 정착 시킬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2025년엔 사업 모델을 글로벌까지 확장하려고 한다. 글로벌 팀을 인수하거나 제휴를 맺는 등 공격적인 투자로 e스포츠 IP를 획득하고, 세계적 수준의 팀-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마지막으로 정인모 대표는 "이제는 더 이상 미래에 대한 기대, 미래의 가치만 가지고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다. 왜 기대를 받았는지를 증명해야 하는 시장이 됐고, 그 관점에서는 우리가 그 어떤 기업보다도 앞서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e스포츠가 투자할 만한 산업이라는 걸 보여주는 게 우리의 목표다"고 전했다.


이어서 데이터 및 유스 팀을 주제로 이영남 전력분석관이 마이크를 잡았다. 이 분석관은 "LoL은 데이터 분석을 하기에 너무 좋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이 불가피한 스포츠와 달리 e스포츠는 이미 디지털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또한, LoL의 잦은 패치 주기도 데이터 분석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전했다.

이영남 분석관은 이번 스토브 리그의 비하인드도 풀어놨다. 48일 간 쉼 없는 스토브 리그를 보냈다고 전한 그는 선수를 선발한 과정을 간략하게 설명했다. 먼저 최근 2년 간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 리스트를 만들고, 이름을 가린 채 지표만 가지고 선수를 추렸다. 이후 비디오 분석 및 코치진과의 논의를 거쳐 온오프라인 테스트를 진행했다.

선발하는 과정에서는 선수들의 데이터를 정량화 해 분석하기도 했다. 해당 선수의 장점이 기존 선수, 구체적으로는 '클로저' 이주현과 시너지가 잘 날 수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봤다. 또, 단점은 장기적으로 코칭 시스템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나아질 수 있는지, 단기적으로 전략적인 요소를 통해 보완할 수 있는지를 고려했다고 한다.

이영남 분석관은 "작년에는 2군 팀 위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실제로 적용하는 훈련을 했다. 상대 팀 솔로 랭크 데이터나 대회 데이터를 분석해서 밴픽이나 인게임 플레이를 준비했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해서 실패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 나름대로 많은 교훈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분석관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올 시즌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을 어떻게 평가했는지, 전략 노출이 되지 않는 선에서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우선 '버돌' 노태윤의 경우, 피지컬은 좋지만 뇌지컬면에서 아쉽다는 이야기를 듣는데, 리브 샌드박스가 보유한 데이터로는 오히려 라인전이 약하고, 한타 페이즈나 운영에 강점이 있었다.

다시 리브 샌드박스로 돌아온 '엔비' 이명준은 마지막 퍼즐이었다. 이 분석관은 "우리가 생각하는 상체에서의 플레이와 '카엘' 김진홍 선수의 역할 등이 있는데, 그 안에서 기존의 원딜과는 다른 플레이가 필요했고, '엔비'가 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윌러' 김정현에 대해선 '테스트를 보는 순간 환호성을 지르게 만든 선수'라고 표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