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질 것 같지 않은 그런 느낌 아세요? 요새 제가 그래요!

생애 첫 개인리그 결승 무대를 밟게 된 신노열.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에게서는 첫 결승 무대를 밟은 사람에게서 흔히 느낄 수 있는 떨림이나 설렘은 찾기 힘들었습니다. 아, 정정해야겠습니다. 떨림은 없었고 설렘은 있었는데, 그 설렘이 다른 사람들과는 '경우가 다른' 그런 느낌이랄까요?

왜냐하면, 그는 이미 승리할 것을 확신하고 있었으니까요. 최근 도무지 '질 것 같지 않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고 다니는 신노열 선수이다 보니, 결승전에서 승리할 것을 굳게 확신하고 경기를 준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미 경기에 임하는 마인드만큼은 '우승자'의 패기를 보여줬던 신노열 선수와의 GSL 결승전 이야기, 지금부터 만나보시겠습니다!



'결승전, 당연히 제가 이길 것 같아요!' 삼성전자 칸 신노열 인터뷰


우선 결승에 진출한 걸 축하드려요. 첫 개인리그 결승 진출인데, 소감이 어때요?

기분이 '좋다'는 말 밖에는 해드릴 말이 없네요(웃음). 우선 제 자신에 대해 뿌듯한 게 가장 커요. 그 외엔 별로 다른 점이 없는 듯 하네요. 사실 아직 결승에 대한 건 크게 와닿지 않고 있어요. 결승전에 올랐다고 해서, 평상시 생활할 때와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아요.


생애 첫 개인리그 결승이잖아요.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프로게이머 하면서 결승이란 항상 꿈꿔왔던 무대였죠. 이런 날이 올 줄 상상만 했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못했어요. 그런데 막상 오니까 별다른 느낌은 없더라고요(웃음). 리그가 워낙 빠르게 진행되다 보니 실감이 잘 안나요. 그냥 결승까지 한 경기 한 경기 치러내다 보니까 결승에 와 있던 터라, 기분이 좋긴 한데 다른 의식은 딱히 안 돼요. 그래서 더 좋긴 한 것 같지만요(웃음).


결승에 진출하고 난 후, 동료 팀원들의 분위기는 어땠어요?

사실 결승 진출 후 지금까지 숙소에만 있었는데, 결승에 갔다는 의식도 크게 들지 않고 있어요. 숙소에 결승이나, 개인리그 상위권에 자주 올라가던 형들이 있다보니 더 그런 것 같아요. 전반적으로 무덤덤한 분위기에요. 제가 결승 갔다고 해서 별로 다른 점이 없네요(웃음).

그런데 그렇다보니 더 편안한 느낌으로 지내고 있어서, 좋은 점도 많아요. 결승이란 걸 의식 안 하다 보니, 긴장하는 것도 없거든요. 이런 점들이 결승전을 준비하는 데나, 경기력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결승에 올라간 후 팀원들이나 코칭스태프 분들이 무슨 말씀을 해주시진 않았어요?

아마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셨던 것 같아요. 연습하실 때부터 제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시고 믿어주셨어요. 팀원들돋 그랬어요.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제가 이기는 것이 당연하다는 느낌(웃음)? 승리하고 난 후에도 별 느낌이 없었어요.


4강 승리 후 인터뷰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4강전을 이기는 것을 확신한 이유는 뭔가요?

윤영서 선수에 대한 분석을 정말 철저히 했거든요. 그 가운데서 제가 확실히 이길 수 있었던 점을 발견한 거에요. 이제 경기가 끝났으니 말씀드리자면, 윤영서 선수는 정말 기본기나 그 분의 장점으로 내세우시는 플레이는 정말 잘 하시거든요. 그런데 판짜기라든가 사전 빌드 준비 같은 그런 측면에서 다소 부족하시지 않나 싶어요.

워낙 장점이 뛰어나신 선수시다보니까, 딱히 찌르는 등의 준비보다는 운영 싸움만 하시더라도 승리를 가져가는 데 무리가 없다보니 그런 경향이 좀 있으신 것 같더라고요. 윤영서 선수가 4강전에 올라오실 때까지의 저그전을 다 봤는데, 상대 선수들이 윤영서 선수를 '이기기 위한' 게임을 잘 안 하더라고요.

목적의 차이죠. 이기기 위한 게임을 하려 드니 윤영서 선수를 이길 길이 보이고, 쉬워보이더라고요. 그런 부분을 노렸고, 그리고 그런 분석이 정확히 들어맞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확신이 있었어요. 당연히 이길 것 같다고 말한 건 조금 건방져보였을 수도 있지만(웃음), 그렇게 생각할 수 있었던 뒤에 이런 이유들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스타리그가 없는 지금, 이번 리그가 '자유의 날개'의 마지막 리그인데요. 삼성전자 칸은 유독 '마지막'과 관련된 업적과 인연이 좀 깊잖아요. 어떻게 생각해요?

일단 '자유의 날개'로 펼쳐지는 마지막 리그라는 데 상당한 의의를 두고 있어요. 뭐 하지만 그런 타이틀이라기 보다는, 제가 아직 개인 리그 우승 타이틀이 아직 없다 보니 그런 부분에 더 중점을 두고 있긴 해요. 우승하게 되면 '마지막'이라는 좀 더 의미있는 타이틀이 저절로 따라오기 때문에, 제 자신에게 좀 더 중심을 두고 준비하고 있죠.


결승전에 올라오기까지를 돌아보면서, 가장 고비였던 순간이나 강적이었던 상대가 있나요?

사실 8강과 4강전을 치를 때는 제가 이길 것이란 확신이 있었어요. 전 다전제에 자신 있거든요. 그래서 부담감도 없었어요. 가장 긴장됐던 순간은 사실 16강 조지명식이었어요(웃음). D조에 원이삭, 이승현, 최종혁 선수가 속해있었는데 가장 걱정됐던 건 원이삭 선수였어요. 이승현 선수는 이길 자신은 있었지만 확신은 없었고요. 16강전이 제겐 가장 고비였던 것 같네요.


준비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장민철 선수와의 8강전을 앞뒀을 때, 다전제가 처음이라 굉장히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하루 전까지 배틀넷에서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실수로 빌드를 노출시켜 버린 거에요. 정말 엄청나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결국 그 날 새벽 3시에 빌드를 다 바꿨어요. 다행히 다 바꾼 게 그 다음 날 잘 되긴 했어요. 도박수가 잘 들어맞았던 거죠. 하지만 정말 뜨끔했던 순간이었어요(웃음).


도저히 질 것 같지 않은 느낌… 지금이 바로 제 전성기입니다'


저그 대 저그전이네요. 동족전인데, 몇 경기 안에 승부가 날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이번 결승도 무난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4:1이나 4:2 정도로 예상하고 있어요. 다전제의 장점은 한 경기를 져도 다음 기회가 있다는 점이죠. 저 역시도 한 경기를 진다고 해서, 마음이 불편하거나 부담이 생기고 그러진 않더라고요. 한 경기를 지더라도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오히려 마음이 편해져요. 그래서 이번 결승도 몇 점을 뺏기든 간에 큰 부담은 없을 것 같아요.


승부처가 될 맵은 어디라고 생각하나요?

제가 운영으로 승부를 보길 좋아하는 맵이 6, 7세트에 배치되어 있더라고요. 뒤로 가면 서로 무난한 맵이라, 크게 불리하거나 유리하거나 하진 않을 것 같아요. 앞 쪽 세트에 GSL 전용 맵이나 색다른 맵들이 있어서, 그런 맵에서 상대가 어떻게 준비를 해오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네요.

강동현 선수가 맵에 더 익숙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을 쓰진 않아요. 유일하게 신경을 쓰는 건, 그 선수는 저보다 1주일 전부터 결승전을 준비하잖아요. 저는 프로리그가 아직 남아서, 개인 연습에 집중할 시간이 2, 3일 정도만 남는데 그 부분이 좀 신경쓰여요. 맵 부분에 있어서는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상대인 강동현 선수의 강점은 뭐라고 생각해요?

준비성이 워낙 좋으신 분인 것 같아요. 그리고 게임 안에서 아는 게 정말 많으세요. 이게 강점인 것 같아요. 서로 운영하는 플레이를 좋아하다 보니 최근에 강동현 선수와 스타일이 비슷하다는 말을 듣기도 했는데, 동족전 운영 스타일은 저랑 조금 다르신 것 같더라고요. 특히 강동현 선수는 동족전을 다른 분들과 조금 다르게 운영하시더라고요. 이번 결승도 그래서 더 기대돼요.


상대에 비해 다전제 경험이 밀린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강동현 선수가 저보다야 다전제 경험에서 월등히 앞서시죠. 그래도 걱정은 없어요. 제가 다전제를 해본 적은 몇 번 없지만,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예전부터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계속 말해왔어요. 다전제와 저는 정말 잘 맞는 것 같아요. 그리고 다전제 경험이 많은 것이 승부를 결정지을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오로지 실력 싸움이 모든 것을 결정하죠.


그럼 이제 결승전에 임하는 각오를 들어볼게요.

자꾸 이런 말씀 드려서 죄송한데, 무난하게 이길 것 같아서 걱정이 없어요(웃음). 매번 해오던 식으로 잘 할 거에요. 이번 시즌 올라오면서, 이런 기분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시 오지 못할 좋은 기회라는 걸 저 자신도 잘 알고 있어요. 그러니 더 열심히 할 거에요. 이번엔 꼭 우승 타이틀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사실 저번 시즌까지는 이런 말을 해 본 적이 없어요. 16강 때부터, 입버릇처럼 '질 수가 없다'는 말을 계속 했어요. 이 말을 그대로 지키고 있으니 계속 할 수 있는 거겠죠?

제 스스로도 지금이 전성기 같아요. 예전에 스타크래프트1 때, 최강자의 자리에 군림하시던 프로게이머 분들이랑 대화하면 항상 '당연히 내가 이길 것'이라는 말을 했잖아요. 그 때는 그 기분을 잘 이해할 수 없었어요. 사실 승부에 있어 확신이란 건 가질 수가 없는 거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정말 그렇게 느껴요. 제가 정말 이길 것 같아요. 주변에서도 승부를 앞두고 이런 마음가짐은 좋은 징조라고 많이들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질 수가 없다는 느낌을 계속 받고 있어서, 느낌이 정말 좋아요! 열심히 해서 꼭! 우승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팬 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제가 이번에 결승에 올라오고 난 뒤, 주변에서 모두들 깜짝 놀라시더라고요. 이렇게 될 줄 정말 모르셨다고들 해요. 사실 스타크래프트 1 때 개인리그를 잘 해본 적이 없어서 아무도 기대하지 않으시더라고요(웃음). 그나마 자유의 날개에서는 약간 기대해주시는 것 같은데, 제가 기대만큼 잘 하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그리고 GSL을 보시는 분들께, 결승전이 동족전이 되어 실망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실망감 안겨드리지 않게, 최고의 경기력으로 보답할게요. 많이 기대해주시고, 응원해주세요. 강동현 선수와 좋은 대결 펼칠 수 있도록 할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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