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챔피언쉽을 한국에서 개최하는 것이 목표"

올림푸스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챔피언스 리그 스프링 결승전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경기를 준비 중인 선수들도 밤낮 할 것 없이 연습에 매진하며 바쁘겠지만, 최고의 결승전 무대를 준비 중인 온게임넷 제작진도 선수에 못지않게 바쁩니다. 특히 챔피언스 리그 스프링을 총괄하는 위치에 있는 원석중 PD는 최고의 무대를 준비하기 위해 하루가 48시간이어도 모자랄 만큼 분주히 움직입니다.

[ ▲ 세계 최대 규모인 32미터 대형 전광판을 도입한 지난 챔스 결승 ]

지난 시즌 결승 기억나십니까? 32미터 대형 전광판에, 색다른 선수 소개까지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는 것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야 할 뿐만 아니라 다년간의 경험이 쌓인 원석중 PD의 능력을 보여준 예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인벤은 챔피언스 리그 스프링을 결승전을 최고의 무대로 만들어 줄 원석중 PD를 만나, 결승전 계획과 이번 시즌을 마무리하는 소감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두 가지 측면을 가지고 있는 게임 방송을 만들고 있다" 원석중 PD를 만나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결승전을 앞두고 하는 인터뷰는 처음이라고 하셨는데요?

그렇습니다. 결승전 준비에 관한 인터뷰를 하는 건 처음이에요. 결승전에 대한 계획을 공개하게 되면 김새게 되니까요(웃음).


이번 스프링 시즌이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소감이 어떠십니까?

챔피언스 로고가 별모양이에요. 팬들이 인식하지 못한 별이 갖는 의미가 있는데, 별의 꼭짓점이 각 포지션을 의미합니다. 다섯 개의 꼭짓점이 모여서 별을 만들듯이 다섯 명의 선수가 모여 하나의 팀을 구성한다는 뜻이에요. 이번 시즌 중간에 현장 무대에 미러볼을 달았어요. 전용준 캐스터가 나이트 분위기가 난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사실 별들을 의미해요. 세 번의 챔피언스 리그를 지내면서, 많은 스타가 생겼고, 소멸하는 스타도 있었잖아요.

[ ▲ 다섯 꼭짓점이 모여 하나의 팀이 된다는 의미의 '별' ]

상해 올스타전을 보면서 느꼈어요. LOL 리그가 열린지 불과 1년 지났는데, 선수들이 많이 달라졌어요. 1년 전의 풋풋하던 선수들이 아니고 지금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 스타가 됐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빛나는 별들이 펼치는 결승전 또한 찬란하게 빛날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챔피언스 리그를 연출하시는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점이 있다면 어떤 점인가요?

온게임넷이 e스포츠를 표기할 때 대문자 E를 써요. Electronic(전자)의 뜻도 있지만, Entertainment(오락)의 뜻도 추구하기 때문에 그래요. 선수들이 스타가 되는 것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회이고 중요한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공정한 룰과 좋은 대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 최우선시되지만, 항상 선수들의 엔터테이너적인 면을 포장하고 많은 사람에게 알릴 기회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에요.


결승전 준비로 매우 바쁘실텐데,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지난 윈터 시즌의 스크린 크기가 32미터였습니다. 그때 고민을 많이 했어요. 다음 시즌에 스크린이 작아지면 팬 분들이 만족을 못할 것 같았습니다. 더 센 게 필요했어요. 이번에도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긴 합니다. 전 시즌보다 조금 더 큰 크기로요.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이 잘 볼 수 있게 스크린을 많이 배치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지난 시즌에선 뒤쪽에 앉아 있는 관객들이 스크린이 잘 안 보인다는 의견이 있어 많이 보강했습니다.


"유료 좌석제에 대한 피드백을 좀 더 받을 것"



이번 스프링 시즌은 전 좌석 유료 좌석제라는 쉽지 않은 선택을 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애초에 이번 시즌을 준비할 때 사전 예매를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준비했습니다. 현장에 와서 기다리지 않고 편하게 볼 방법을 생각하다가 사전 예매를 받게 되고, 점차 확장해간 것이 이번 전 좌석 사전 유료 좌석제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팬들도 합리적이라는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가격 자체가 싼 편이 아니라서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자꾸 유료 좌석제로 방향을 가져가는 것은 사실상 팬들을 위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앞으로도 사전 예매 형태로 무대를 만들 예정이고 선수들의 경기나 챔피언스 리그 결승 자체가 공연처럼 가치를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영화 가격보다 훨씬 비싼 가격이지만, 최고의 선수들의 펼치는 경기가 그 정도의 가치는 있다고 봅니다. 또한 다른 퍼포먼스나 이벤트를 통해서 그 가치 이상의 것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려하던 결과와 달리 단시간만에 R석이 매진됐어요. 예상하셨나요?

사실 예상하지 못했어요(웃음). 지난번 보다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빠른 시간에 매진돼서요. 우리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데 팬들의 의견을 좀 더 들어보고 피드백을 받아야 할 것 같아요. 이번 결승전을 치러보고 여러 의견을 받아서 다음번에는 좀 더 개선된 예매 시스템을 추가할 예정입니다.


만약 좌석이 남는다면, 현장에서 표를 팔 계획이 있으신가요?

일단은 아니예요. 사실 사전 예매 방식의 단점이 표를 사고도 안 오는 관객이 있다는 것인데, 원칙적으론 그런 자리를 비워두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만약 그런 관객들의 좌석을 현장에 판매했을 경우엔 경기 중 그 관객이 오게 되면 난감한 상황이 발생하게 되거든요. 지금 상황에서 현장에서 표를 판매할 계획은 없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이번 시즌에선 버프걸을 도입해서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기획 의도는요?

현장에선 제작진들이 매우 바쁩니다. 그래서 현장을 찾은 팬 분들이 궁금한 점이나 필요한 사항을 제작진에게 직접 묻기 매우 어려운 게 사실이에요. 버프걸을 도입한 의도는 제작진과 팬들이 소통할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팬들과 좀 더 교감을 가지고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버프걸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모집했어요. 사실 일을 하면서 한결같은 친구를 보기 어려운데, 그런 점에서 버프걸인 맹솔지양은 악플에도 굴하지 않고 매번 웃으며 인사해요. 그렇게 밝게 인사하는 것만으로 현장을 찾아준 관객이나 제작진도 좋은 에너지를 받습니다. LOL을 좋아하고, 챔피언스 리그에 대한 애정을 가진 것 같아요. 일로서가 아니라 좋아서 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좋습니다.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은 새로운 시도를 해서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이번 결승전에선 저번 결승 무대에 비해 어떤 차별화를 두셨는지?

사실 매 시즌마다 새로운 포인트에 대해 고민을 합니다. 저번 시즌은 거대한 스크린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은 가장 기본적인 컨셉을 생각해 봤어요. 그게 '별'입니다. 작년 스프링 결승전을 치렀던 일산 킨텍스에 다시 돌아오면서, 선수들이 1년 전 모습과 올스타전을 우승한 1년 후 모습을 비교하며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결승전은 항상 변수가 생기기 마련"



결승전 매치업이 CJ엔투스 블레이즈와 MVP 오존입니다. 예상하셨던 매치업인가요?

사실 MVP 오존은 예상하지 못했어요. 클럽 마스터즈를 MVP가 우승한 뒤에 MVP 오존과 블루에 기대가 컸는데 12강에서 그렇게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게 사실인 것 같아요. 사실 주목받았던 것은 SK텔레콤 2팀인데, 역시나 챔피언스 리그의 다크호스 징크스는 깨지 못한 것 같아요.

하지만 MVP 오존이 놀라운 것이 이번 시즌 우승 후보로 점쳤던 SK텔레콤 2팀과 KT롤스터 B팀을 꺾고 올라온 것이에요. 블레이즈가 이긴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항상 결승전은 변수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스타리그 때 많은 경험을 했죠. 누가 대한항공 스타리그에서 김정우가 우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나요? 변형태, 김준영이 결승전에서 만나게 될 것으로 생각한 사람은 없지 않나요. 그래서 매치업에 대해서 매우 좋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블레이즈는 역대 최고 포스를 가지고 있어요. 1년 전의 블레이즈와 정말 다르죠. 모두가 인정하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로 이루어져 있어요. 하지만 제가 주목하는 선수는 MVP 오존의 '임프'와 '옴므' 입니다.

특히 '옴므'는 인터뷰 중에 "이번이 정말 마지막일 수 있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는 말이 와 닿았어요. '생즉사 사즉생'의 마음으로 경기하는 선수를 누가 이길 수 있겠어요? 오늘이 마지막일 수 있는 사람과 제일 잘 나가는 팀의 대결이라서 매우 기대됩니다.


결승전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 쓰고 있는 점이 있다면 어떤 점을 들 수 있을까요?

팬들에게 축제가 됐으면 해요. 결승전 날이 그냥 경기 보러 가는 날이 아니라, LOL 동호회가 놀듯이 즐길 수 있는 여러 가지 놀 거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결승전 무대로 일산 킨텍스를 선정한 특별한 배경이 있나요?

서울, 경기 지역에 만 명 이상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제한되어 있어요. 작년 스프링 시즌에 킨텍스에서 결승전을 했기 때문에 이번 스프링 시즌에도 킨텍스에서 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여러 공간도 6개월 전부터 검토를 했는데, 킨텍스보다 더 나은 대안을 찾지 못해서 확정하게 됐어요. 스프링은 킨텍스에서 섬머는 야외에서 하는 것이 전통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팬들의 놀라운 관심에 감사"



e스포츠로서의 LOL이 큰 성공을 거뒀다고 생각됩니다. 원동력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세 가지 요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LOL을 좋아하는 많은 유저가 있기 때문이고, e스포츠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그리고 열정을 가지고 준비한 온게임넷이 있어서 성공을 거둔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우리는 많은 피드백을 받습니다. 긍정적인 피드백도 있고 부정적인 피드백도 있어요. 여러 가지 논란, 규정, 선수들에 대한 비난 여론도 있습니다. 지금이 과도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스타리그로 생각하면 지금 LOL 리그는 초창기죠. 물론 10년 전의 e스포츠 분위기와 다르지만 무조건 감사해야 할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수도 그렇고 LOL 리그도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생각하고, 다음 시즌도 뭔가 만들어 가는 과정이 될 것 같습니다. 팬들의 놀라운 관심에 매번 감사드립니다.


과도한 연출 없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연출이 팬들에게 반응이 좋습니다. 비결이 있나요?

반응이 좋나요(웃음). 게임을 베이스를 둔 연출을 보강해야 할 것 같아요. 올스타전은 그것을 보여준 아주 좋은 무대였죠. 게임 상황을 중점으로 둔 연출과 선수 얼굴이 나오는 연출의 균형을 잡는 것이 늘 고민입니다. 스포츠적인 요소를 강조하면 선수 화면이 필요 없는 것 아니겠어요? 하지만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생각한다면 그럴 수 없어서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스프링 시즌을 지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점은 어떤 점인가요?

디펜딩 챔피언 나진 소드가 기억에 남습니다. 지난 시즌 결승전에서 CJ엔투스 프로스트를 압도적으로 이겨 이번 시즌은 나진 소드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12강에서 조금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잖아요. 조별 리그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8강에서 떨어진 게 조금 충격적이라 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이번 스프링 시즌을 지내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어떤 점인가요?

CJ엔투스 내전이 아쉬웠습니다. 기대감이 굉장히 높았는데, 블레이즈가 너무 강해서 3대 0 결과가 나왔어요. 다른 PD들도 내전 기대를 많이 했고, 사내 시청률도 굉장히 높은 매치업이었는데 일방적으로 끝나서 아쉬웠어요. 사실 지난 시즌 내전의 백미였던 블라인드 픽을 기다렸습니다. 블레이즈팀 당사자들은 블라인드 픽을 싫어하지만(웃음), 지난 시즌을 돌아보면 CJ엔투스 내전이 제일 재밌었고 명경기도 많이 나왔잖아요.


개인적으로 가장 주목하는 선수는 누구입니까?

이번 시즌은 '플레임' 이호종 선수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비쥬얼과 실력을 같이 겸비하고 있는 친구죠. 스타크래프트의 김택용 선수와 많이 닮은 것 같아요. 말을 신중히 하고, 인터뷰도 잘해요. 사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눈에 띄는 선수는 아니었는데, 엄청난 노력으로 이번 시즌에 꽃을 피운 것 같아요.


평소에 LOL을 자주 즐기는 편인가요?

평소에도 많이 즐기는 편이에요. 온게임넷에서 사내 LOL 대회가 정기적으로 열리는데, 이번에는 저희 조가 예선 탈락했어요. 이제는 피지컬을 무시 못 할 것 같더라고요. 1회 사내 대회에서는 우승했습니다. 아칼리로 캐리했죠(웃음). LOL이 쉬운 게임이고 'QWER'만 쓴다고 생각하지만, 이것도 피지컬이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대회였어요.


가장 좋아하는 챔피언이 아칼리인가요? 다루기 쉬운 챔피언이 아닐 텐데요?

처음에는 원거리 딜러로 시작했습니다. 케이틀린으로 시작했는데 아칼리에게 한번 호되게 당했어요. 몸도 호리호리해서 약해 보이는데 너무 강한 거 있죠. 그 이후로 아칼리만 6개월 이상 했어요. 암살자 캐릭터가 너무 잘 맞는 것 같아요. 그리고 어제 사내 내전에서 아칼리로 펜타킬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손가락 다섯 개를 펼치고 펜타킬을 자랑하며 돌아다녔어요(웃음).


"세계적인 대회를 우리나라에서 개최하는 것이 꿈"



PD로서의 목표가 있다면요?

사실 LOL이 국내 서비스하기 이전부터 대회를 기획했습니다. 예전 스타리그를 하면서 전 세계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한 진정한 월드 챔피언십 개최를 꿈꿨어요. 지금은 세계적인 대회를 우리나라에서 개최하는 것이 꿈이고, 단기적으로는 '롤드컵'을 우리나라에서 개최하는 것이 꿈입니다. 북미나 중국, 한국뿐만이 아니라 일본, 남미에서도 LOL 리그가 열리고 있어요. 언젠가는 우리나라에서 하지 않겠습니까.


마지막으로 인벤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사실 인벤에 처음 접속한 계기는 LOL 때문이에요. PD라는 직업 때문에 리포터 뉴스나 오늘의 화제 글을 즐겨찾기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은 챔피언 공략에 즐겨찾기 되어있어요(웃음). 지금 제 LOL 실력의 8할 이상은 인벤에서 나왔다고 생각합니다(웃음).

항상 인벤에서는 포장되지 않은 직접적인 메시지들을 받아요. 사실 포장되고 돌려 말하는 피드백보다, 직접적인 피드백이 더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저희 제작진들은 항상 최고의 무대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의견 감사하고 앞으로도 많은 응원 바랍니다.




Inven Lubic
e스포츠팀 서동용 기자

(lubic@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