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스타크래프트2 자유의 날개가 오픈 베타를 마치고 정식 발매를 막 시작할 무렵 하나 둘 스타2 프로게임단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 정종현, 임재덕, 최인규, 박경락, 황강호 등 엄청난 라인업을 갖춘 팀이 등장했는데, 그게 바로 'Incredible Miracle' IM 팀이었습니다.

IM 팀은 창단과 동시에 임재덕, 정종현을 중심으로 내노라하는 모든 대회의 우승 트로피를 휩쓸며 최고의 팀으로 거듭났고, 이번 2013 GSTL 시즌1에서는 우승컵을 들어올리기까지 했죠. 그 후 LOL에까지 발을 넓혀 국내외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팀으로 훌륭히 자리잡았습니다.

사실 강동훈 감독은 IM이 만들어지기 이전인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 시절부터 유명 아마추어 숙소를 운영했는데요. 이렇게 지속적으로 선수들을 육성해왔고, 오랜 기간 지도자로써의 능력을 십분 발휘해 많은 훌륭한 선수들을 탄생시켜왔습니다.

브루드워 시절 때부터 '선수를 위한, 선수에 의한' 프로게임단을 자신이 직접 만들고 싶었다는 강동훈 감독의 이야기. 지금부터 함께 만나보시죠.



"팬들과 함께하는 게임단이 되고 싶다" LG-IM 강동훈 감독 인터뷰



감독님 안녕하세요. 먼저 인벤 가족 분들과 팬분들께 간단한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LG-IM팀 감독을 맡고 있는 강동훈입니다. 반갑습니다. 인벤에는 자주 인사드렸던 것 같은데, 항상 많은 관심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이야기도, 나쁜 이야기도 항상 모두 모니터링하면서 지켜보고 있습니다.


LG-IM을 창단하기 훨씬 오래 전부터 e스포츠 쪽에 몸담고 계셨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계기로 인연을 맺게 되셨는지요?

스타크래프트를 접하기 전에는 집안일과 함께 아르바이트 세 개를 동시에 할 정도로 빠듯한 생활을 하고 있었어요. 그때 유일한 취미인 동시에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일이 바로 스타크래프트1 브루드워였어요. 이런 생활을 반복하던 중 재미로 아마추어 대회도 나가고 부산 지역에서 입상도 했죠.

처음에는 프로게이머에 대한 생각이 없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는데 스타리그를 보면서 웃고 있는 형을 보게 된 거예요. 사실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지만, 3살 차이가 나는 저희 형은 정신 지체 장애가 있어요. 흔히들 알고 계시는 유아 정도의 지능을 가지고 있다고 보시면 돼요.

어릴 때부터 제가 보살피고 많이 돌봐줬던 형이 그걸 보고 있으니 신기했어요. 처음에는 '그냥 잘 모르고 보는 거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다음 날, 그 다음 날에도 계속 보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게 정말 좋아?' 물었는데 정말 밝은 표정으로 좋다고 하는 거에요.

그래서 제가 형에게 내가 저기 나오면 좋을 것 같냐고 하니 너무 좋아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해요. 그 계기로 프로게이머에 도전하게 됐죠. 그때가 2003~4년 이었을 거예요.


정말 인상적이네요. 하지만 시작은 아마추어 숙소를 운영하는 걸로 하셨다고 알고 있는데, 어떻게 된 건가요?

프로게이머를 목표로 하면 정말 게임에만 매진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집안 형편이 어렵다 보니 게임에만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때 당시 22, 23살이었는데 결국 '이대로 프로게이머가 되는 것은 힘들겠다'는 판단을 했어요. 핑계일 수도 있지만, 당시에는 정말 사는 게 너무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큰 결심을 하고 무작정 서울로 상경했어요. 아버지가 보수적이신 편이라 집에 편지 한 통만 남기고 떠났죠. 당시 가지고 있던 3만 원만 들고요(웃음). 당시 서울에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어요. 그래서 무작정 하루살이 일용직으로 일하며 지냈고, 어느 정도 돈을 모아 고시원을 얻었죠.

그 이후 일용직이 아닌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게임을 같이 병행했어요. 하지만 생활비나 월세 등 금전적인 부분에서 아르바이트로는 턱없이 부족했어요. 집에 돈을 보내주기도 해야 했고요. 이런 생활을 반복하다 보니 게임도 많이 하지 못하고 지치기 시작하던 찰나에, 당시 알고 지내던 분의 권유로 아마추어 숙소를 운영하게 됐죠.

처음 아마추어 숙소를 오픈했을 때는 너무 열악했어요. 제가 가진 돈도 없고 금전적으로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 보니 지인들께 돈을 빌리고, 또 아는 분께 투자를 받아서 그 돈으로 숙소를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부족했어요. 제가 일을 하면서 한달에 버는 130~150만 원의 돈을 모두 쏟아부어도 계속 적자가 되었으니까요.

머리 양옆으로 머리를 바리깡으로 민듯이 심한 탈모가 진행되었을 정도로 금전적인 압박에 시달렸죠. 그런데도 그저 좋았던 것 같습니다. 좋아서 버티면서 계속 했던거 같아요.



"저에게 스타크래프트2 IM팀은 새출발이자 마지막 기회였어요"



스타크래프트2가 출시된 후에는 종목을 바꾸셨어요. 게다가 아마추어 팀에서 프로 팀으로요. IM팀을 창단하시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나요?

아마추어 숙소를 운영할 당시 생활비, 월세, 전기세 등이 날이 갈수록 쌓이면서 적자가 심해졌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숙소원들이 하나 둘씩 프로게이머가 되고 제게 고마워하는 그 과정을 보면서 뿌듯함이 생겼어요. 그렇게 선수들을 보내며 지도자로써 눈을 뜨게 된거죠.

무엇보다 선수들을 지도한다는 '일' 자체가 너무 재미있었어요. 하지만 아마추어 숙소이다 보니 돈 문제가 항상 걸림돌이었죠. 게다가 숙소원 모두가 매달 숙소비를 꼬박꼬박 낼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요. 꿈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고 찾아온 친구들한테 '돈을 왜 안 내냐'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고, 그 친구들이 게임을 계속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점점 생활이 어려워진 게 사실이에요.

사실 여러 프로팀에서 코치 제의도 많이 왔었지만 스스로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고 해서 고사했었죠. 그러던 중에 스타2가 출시됐어요. 저는 팀원들과 클로즈 베타 때부터 게임을 접하며 상위권에 머물렀고, 그러면서 느꼈던 게 '이 게임은 세계에서 통할 게임이다'라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2010년 7월쯤 본격적으로 팀을 같이 꾸릴 멤버를 모집했죠. 당시 원년 멤버가 현재 삼성전자 칸의 오상택 코치와 최인규, 임재덕이에요. 당시 임재덕은 KT에서 코치를 그만두고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인데, 최근까지 게이머 생활을 해왔음에도 오상택 코치에게 진 것에 충격을 받았죠(웃음). 그 내면의 승부욕이 발동돼서 선수 생활을 제대로 하게 됐어요.

여튼 당시 어려웠던 상황에선 스타2가 마지막 기회라 생각했고, 기적을 만들어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기적이 일어난 거군요(웃음). 임재덕, 정종현 선수의 눈부신 활약과 함께 IM은 정말 기적을 일으켰죠. 하지만 그 명성에 비해 이번 팀리그 우승이 너무 반가웠을만큼 팀리그 성적이 안 좋았는데, 이유가 있다면요?

다 제가 부족한 탓입니다. 감독으로서 해야 할 엔트리, 선수 기용 순서 등 모든 결과의 책임은 감독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재작년만 해도 코드S 선수들은 항상 경기가 있고 해외 대회에 스케쥴이 빡빡한 반면, 코드 B나 A 선수들은 활동할 무대가 턱없이 부족했어요.

그래서 GSTL에서 기회를 많이 주게 된 것이죠. 그리고 비록 결과가 좋지만은 않았지만, GSTL을 통해 성장한 선수도 많고 팀의 전력에 있어서나 선수들 개개인에 있어 얻은 점도 많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중요한 경기 때는 에이스 선수들이 바쁘더라도 어쩔 수 없이 출전을 시키다 보니 부담을 많이 느끼더라고요.

좀 여유 있는 경기 때는 신인 위주의 엔트리를 내다가 중요한 경기에는 무리해서 에이스 선수들을 내보내니 더욱 부담을 느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 결과 그 때의 신예 선수들이 지금은 에이스급으로 성장했으니 장기적으로 봤을 땐 성장통이었던 셈이죠.




그만큼 지난 2013 벤큐 GSTL 시즌1 우승은 정말 인상적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의 팀 리그와 이번 GSTL의 차이가 있다면요?

군단의 심장 프리시즌을 우승하면서, 사실 모든 스타2 팀 중에 제일 먼저 앞서 나갔다고 생각해요. 군단의 심장 초창기, 팀 내 모든 선수들이 래더 최상위권을 장악했고 해외 대회에서도 입상하면서 선수들이 부각됐거든요.

그 때 선수들이 더 열심히 했어야 됐는데, 다소 자만을 하면서 정체됐을 때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게 바로 벤큐 GSTL 시즌1을 시작하며 첫 1승 이후 연패를 당했을 때에요. 그때 지면서 경각심을 느꼈죠. 그래서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던 찰나에, 선수들이 먼저 와서 이대로는 안 될 것 같다고 말을 해주더라고요.

당시 생각해보면 제가 팀 관리 외에 스폰서관련 업무, 기타 업무가 너무 많아 선수들에게 집중을 못 했던 것 같아요. 그것을 먼저 선수들이 말해주면서 잘못된 점을 느꼈고, 선수들과의 대화를 통해 다같이 하나로 뭉쳐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그 일을 계기로 팀의 단결력이 더 돈독해지며 팀워크도 원만하게 다져졌어요.

그 이후 팀 리그 준비도 출전하지 않는 선수라도 다 같이 열심히 준비하고, 출전하지 않는 선수는 시키지 않아도 상대 팀 선수 분석을 해주면서 연습을 능동적으로 진행하다 보니 성적이 잘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이번엔 다른 걸 좀 여쭤볼게요. 항상 선수들 인터뷰를 보면 항상 '형수님'이 빠지지 않으시는데, 어떤 도움을 주시길래 이렇게 선수들의 감사를 한 몸에 받으시는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다 하고 나면 제가 나쁜 놈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두렵네요(웃음). 현재 와이프에게 정말 미안하고 감사하게 생각해요. 일단 결혼을 할 때 와이프가 정말 많은 것을 포기해줬거든요.

간단히 얘기하자면 신혼여행도 못 갔고, 당시 숙소에 밥 해주시는 이모님을 쓸 여력도 되지 않아 전부 와이프가 해줬어요. 밥, 청소, 빨래 선수들 간식 등 모든 것을 신경써줬고 챙겼죠.

이런 게 사소해 보여도 정말 힘든 일인데 단 하루도 힘들다고 말한 적도 없고, 거른 적도 없어요. 정말 고맙게 생각해요. 와이프가 선수들을 마치 아들이나 동생처럼 지극정성을 다해 챙겨주는 걸 보고 '여자는 위대하다, 어머니는 위대하다'는 말을 뼈저리게 느꼈을 정도예요.

지금까지도 와이프와 결혼 후 그 흔한 여행 한 번 가본 적이 없어서 정말 미안해요. 두 달 뒤면 아기가 태어나는데, 아직도 선수들을 조금이라도 더 챙겨주려 하고 있어요. 물론 지금은 일해주시는 이모님이 계시지만, 이 자리를 빌어 와이프에서 고생시켜서 정말 미안하고 항상 믿어줘서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그래서 선수들이 항상 챙기나봐요.



"선수를 선발하는데 있어서 무엇보다 선수 본인의 열정과 간절함이 제일 중요하죠"

LG-IM은 유독 개인기량이 뛰어난 선수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 감독님만의 선수를 뽑는 노하우가 있나요?

게임하는 것을 뒤에서 보면 딱 감이 오는 친구들이 있어요. 딱히 콕 찍어 이유를 설명할 수 없지만 왠지 모르게 이 친구는 게임을 꼭 시켜보고 싶고, 그런 끌림이 있는 친구들이 가끔 있어요. 하지만 선수를 뽑을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선수 본인의 간절함, 열정이 최우선이죠.

예로 지금은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안호진 선수를 들 수 있을 것 같네요. 안호진 선수는 일본에 머무는 국비 장학생이었어요. 그래서 처음에 받을 생각이 없었습니다. 일본에서 공부하며 잘 나가는 학생에게 굳이 성공했을 때와 성공하지 못 했을 때 리스크가 큰 프로게이머를 시키는 게 호진이를 위한 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호진이가 이런 말을 했어요 '자기는 게임을 정말 하고 싶어서 일본에서 아르바이트로 비행기 티켓 값을 벌며 GSL 예선을 참가했다'라고 말하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바로 일본에서 생활을 정리하고 숙소로 오라고 했어요. 그 정도 열정과 간절함이면 '이 친구는 되겠다' 싶었죠.

그리고 최근에 합류한 홍덕 선수 같은 경우 센스 있고 특출난 플레이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하나를 가르치면 굉장히 흡수가 빠르더라고요. (최)병현이는 스타1 브루드워를 그만두고 군대 가기 전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는데, 병현이 스타일 특성 상 스타2에 굉장히 잘 맞는다고 판단해 추천을 하게 됐어요. '딱 3개월만 해보자'던게 현재의 병현이가 됐네요(웃음).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프로게이머의 자세란 무엇인가요?

가장 중요한 점은 역시 프로 마인드죠. 밑에서 올라가야만 하는 위치인 선수에겐 계속 꾸준히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고, 열정을 계속 불태울 수 있도록 동기 부여를 도와줘야 해요.

그리고 어느 정도 위치에 오른 선수들에겐 마인드 컨트롤이 제일 중요합니다. 그리고 높은 위치에 올라가면 다른 유혹들이 많이 생기는데, 이것이 정말 프로게이머에게 치명타라고 할 수 있어요. 다른 유혹에 잠깐 빠졌다가 다시 돌아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본인이 깨닫지 못하는 선수도 많거든요.

자신이 잘하고 잘나갈 때 더 열심히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본인 스스로가 알아야 해요. 이러한 부분은 게이머 본인 스스로가 느껴야만이 고칠 수 있는 문제입니다. 물론 감독이나 코치가 옆에서 조언을 해줄 순 있겠지만, 본인 스스로 느끼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죠.


IM팀의 경우는 기업팀이 아닌 여러 개의 스폰서쉽을 받고 있는 형태인데, 이런 부분은 기업팀과 어떻게 다른 점이 있나요?

기업팀 같은 경우 팀의 대우나 선수들의 대우가 좋은 것이 사실이에요. 하지만 스폰서쉽을 추구하는 이유는 선수들에게 더 많은 것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기업팀 같은 경우 팀이나 선수에 대한 권한이 아무래도 기업 쪽 입장에 힘이 실리기 마련이에요. 하지만 IM팀은 IM이 주가 되고, 나머지 스폰서 업체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선수들의 배려를 팀에서 먼저 해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 당장 성적이 나오진 않지만, 그동안 팀에 이바지한 것이 많다면 여력만 되는 한 더 많이 챙겨주고 싶어요. 저는 아직 이런 스폰서쉽으로 팀을 운영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죠. 계속해서 좀 더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중입니다.


LG-IM은 스타2 성적에 비해 LOL에선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어 팬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습니다. 그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은 감독에게 있습니다. 제가 욕심이 많기 때문에 지금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고 생각해요. 많이 부족하죠.

감독의 무능함에 대해서 꾸짖고 욕하시면 달게 받아야 할것입니다. 그 어떤 변명도 여러분의 평가에 토를 달 수는 없습니다. 결과로 보여드리지 못했으니까요. 많은 분들이 조언하시는 전담 코치의 영입에 대해서도 지금 긍정적으로 검토 중에 있습니다.

스타2도 마찬가지지만, 제가 선수들이나 팀의 성적이 저조하다고 먼저 선수들을 내치는 스타일은 아니거든요. 오히려 선수들을 믿고 기다리는 편이죠. 팀에 있는 모든 선수가 어떻게 보면 내 자식인데 자기 자식이 못났다고 내칠 수 있는 부모님은 없잖아요? 결과도 물론 중요하지만, 저를 믿고 잘 따라와 주는 선수들일수록 더 고맙죠.

LOL팀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수 있도록 계속해서 생각하고 고민합니다. 그리고 더 노력하겠습니다. 더 정성을 쏟겠습니다.

우리 선수들에게 따끔한 충고와 더불어 격려어린 응원도 부탁드립니다. 지금 선수들에게 여러분의 응원 한마디 한마디가 말로 표현할수 없을만큼의 에너지로 다가간답니다.




'라일락' 전호진 선수가 유독 포지션 변경이 많았는데 그 배경이 궁금합니다.


호진이에게는 솔직한 마음으로 시간을 더 주고 싶은 게 지금 심정입니다. 팀을 위해 희생한 시간이 많습니다. 제가 그 희생을 강요한 것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론 바로 잡아줬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저의 불찰이 큽니다. 이미 지나간 일이고 후회해도 소용없지만 라일락 본인의 선택과 그 열정을 진심으로 존중합니다.

저의 첫 번째 실수는 처음 선수 모집을 할 때 원하는 포지션으로 모집을 하지 않았던 거예요. 초창기 '링트럴' 정윤성이 탑이었고, '라일락' 전호진이 정글이었어요. 당시 호진이가 정글을 하는 게 팀을 잘 조율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러던 와중 링과 라일락이 포지션을 바꾸겠다고 했고 그래서 그렇게 한 번 해보자고 했어요. 선수들 스스로에게 맡겼던 부분이 많아요. 그리고 연습 당시에는 정말 잘하기도 해서 믿을 수 밖에 없었어요(웃음).

그러다가 라일락을 탑으로 다시 보냈는데, 그동안 감이 많이 떨어졌더라고요. 그 사이에 다른 팀의 탑 라이너 선수들이 성장한 부분도 있고요. 마침 또 링이 팀을 나가게 되면서 호진이가 다시 정글을 가게 됐으니, 이제 겨우 4달 반 정도밖에 안 된 셈이에요.

그래서 호진이에게도 신인이라고 생각하고, 배워가는 마음가짐으로 어떤 정글러가 될 수 있을지 상상하라고 주문했어요. 팬 분들께서 좀 더 시간을 주시고, 선수들에게 응원과 격려를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팀 리그 우승 때처럼, 조금만 시간을 주시면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호진이를 믿는 만큼은 아닐지 모르겠지만 기회와 시간이 필요한 그에게 여러분의 믿음과 응원이 절실합니다. 그가 다시 비상할수 있도록 지켜봐주시기를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도타2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스타2때처럼 창단을 하실 생각이 있으신지 궁금하네요.

도타2는 작년 6월 외국에서 '창단을 해보면 어떻겠냐'라고 베타키를 전해 줄 때부터 어느 정도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한국 내에는 선수들이 별로 없어서 외국 쪽 선수들을 알아봤고, 앞으로 한 두 달 안에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힐 것 같기도 해요. 현재 3~4명 정도의 선수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어떻게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네요.


앞으로 LG-IM의 목표가 있다면?

앞으로 더 많은 스폰서쉽을 가지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예요. 그리고 스타2, LOL 모두 더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눈에 보이는 목표는 우승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우승해도 성장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e스포츠에 있어 경기 자체적인 요소 외에 다른 부분에 있어서도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팬들을 위한 새로운 재밌는 것이 있다면 이것저것 시도해 볼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팬들과 팀이 하나가 되는 재밌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항상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오늘 인터뷰 정말 감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립니다.

e스포츠 일을 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어느 정도 목표를 이룬 것 같지만, 아직 해나가야 할 일이 더 많기 때문에 자만하지 않고, 반성하고 겸손한 자세로 임할 테니 저를 비롯한 저희 LG-IM팀 많은 응원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최근 LG전자와의 스폰서쉽 건은 잘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에 있습니다. 사실 LG전자와 작년 9월에 재계약과 관련된 세부 내용을 모두 조율했고 그 조율한 내용을 바탕으로 연장계약서 역시 서로 주고 받았던 상황이었어요.

그러한 과정에서 수차례 연장과 관련된 확답을 재차 확인했기에 작년 8월부터 11월까지 총 5-6개 업체로부터 스폰서 제안을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었는데, 이렇게 좀 문제가 생기다 보니 안타까울 따름이네요. 이때 생긴 기회비용과 계약 종료 이후 계속해서 활동을 해왔던 부분들에 대해 꼭 선수들을 위해 좋은 대책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LG전자의 긍정적이고 책임있는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잘 해결 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관심과 응원이 꼭 필요합니다. 항상 저희 IM에 보내주시는 질책과 응원 모두 감사히 받고 있습니다. 꼭 보답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