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다 보면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프로리그와 같이 승자와 패자가 분명히 나뉘는 승부의 세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물며 상대가 나의 약점만을 파고들며 집요하게 괴롭힌다면, 무슨 기분이 들까? 아마 견디기 어려운 복잡 미묘한 기분이 들 것이다. 더욱이 e스포츠는 흔히 멘탈스포츠라고 불린다. 감정의 기복이 격해지지 않도록 잘 컨트롤하는 것도 프로게이머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다.

상대의 플레이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약점만 집중적으로 괴롭힘당하며 완패를 당한 선수가 있다. 이 경기는 6세트였고, 자신의 패배 탓에 상대팀은 에이스결정전에서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당신이 이 팀의 감독이라면, 이 선수에게 설욕의 기회를 줄 수 있을까? 차라리 다른 선수를 내는 것이 훨씬 안정적이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 선수는 다시 기회를 잡았고, 공교롭게도 전 경기에서 자신을 괴롭힌 선수와 다시 조우했다. 크리스마스날 열린 웅진Stars 대 STX소울의 경기가 그랬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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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set Woongjin_Flying 신재욱 패 : 승 STX_Trap 조성호 비프로스트




비프로스트에서 만난 두 선수, 하지만 신재욱이 먼저 공격의 칼을 뽑았다. 로봇공학시설의 타이밍을 늦추고 점멸추적자를 빠르게 모은 신재욱은 전술적인 활약을 통해 조성호의 앞마당을 취소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이에 힘입은 신재욱은 상대보다 거신을 빠르게 보유하며 암흑 성소까지 준비하지만, 상대의 난입한 추적자에 의해 발각당하자 과감하게 취소시키며 게임을 풀어나갔다.

그러나 조성호도 만만치 않았다. 거신싸움으로 전개된 중후반 전투에서 벌어진 차이를 만회하기 위해 추적자를 지속적으로 보내 적의 일꾼을 견제 했고, 조성호는 로봇공학 시설을 한 기 더 건설하며 거신 싸움에서의 우위를 가지려 했다. 성급해진 신재욱은 조성욱의 본진 입구에서 로봇공학 시설을 건드리며 싸움을 걸었다. 하지만 여기서 조성욱이 이기며 한 차례 위기를 넘기는데 성공했다.

이후 다수의 거신을 보유한 조성호는 거신의 활용에서 신재욱을 압도하며 연전 연승을 거두었다. 신재욱은 집정관을 뽑으며 저항해봤지만, 이미 조성호의 거신이 많이 모여있는 상태라 상대의 화력을 견뎌낼 수가 없었다. 결국 조성호는 신재욱의 앞마당 멀티까지 진군했고, 조성호는 항복을 선언했다.


2set Woongjin_BrAvO 노준규 패 : 승 STX_Innovation 이신형 플래닛S




노준규는 초반부터 병영을 본진 밖에 짓는 심리전을 벌이며 경기를 주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신형은 해병과 화염차를 동반하여 노준규의 앞마당을 공격했지만, 오히려 공격 간 모든 병력이 전멸하고 말았다. 이후 노준규는 기세를 올리며 맹공을 퍼부었고, 상대보다 먼저 멀티를 성공시키며 격차를 크게 벌려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역전의 빌미는 전혀 엉뚱한 곳에서 발생했다. 시종일관 유리한 상황속에서 노준규는 실수로 공성 모드 연구를 하지 않았고, 12시 지역의 멀티를 공격하러 온 이신형의 병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결국 너무나도 큰 피해를 입고야만 노준규는 그간 쌓은 이득을 모두 반납하고 말았고, 이신형이 경기의 분위기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노준규는 재기를 노렸다. 자원이 말라가는 상황속에서 어렵사리 전투순양함을 뽑아 진출을 노렸다. 하지만 이신형의 저지선은 온 맵을 장악하기 시작했고, 다수의 바이킹과 밤까마귀를 준비하며 최후의 전투를 준비했다. 국지방어기와 다수의 바이킹을 앞세워 제공권을 완전히 장악한 이신형은, 상대에게 섣불리 공격을 하지 않고 점차 말려죽이는 전술을 취했다.

노준규의 패배는 이미 예정되어 있었고, 이신형의 전투순양함이 노준규의 병력을 향해 최후의 공격을 퍼부었다. 그리고 곧 승리는 이신형의 차지가 되었다.


3set Woongjin_Light 이재호 승 : 패 STX_hyvaa 신대근 알카노이드




알카노이드의 특성상 두 선수 모두 자원을 배불리 먹으며 시작했다. 먼저 이재호가 견재를 통해 게임의 주도권을 쥐려 했으나 제대로 통하지 않았고, 신대근이 맹독충 뮤탈리스크 체제를 구축되며 신대근의 페이스대로 경기가 흘러나가는 듯 했다. 하지만 이재호는 센터 지역 언덕에 토르와 공성전차를 올려놓으며 거점을 장악했고, 이를 토대로 저그의 12시 멀티를 격파하며 경기는 백중세로 흐르게 되었다.

이후 이재호의 난전능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양 선수 모두 여기저기서 멀티를 깨고 지키는 난타전이 계속 되었고, 이재호가 조금씩 이득을 보았다. 저그가 멀티를 다수 가져간 것이 오히려 독이 되었다. 모든 멀티를 지킬 수 없었고, 누적된 피해는 결국 신대근의 자원줄이 말라붙는 사태를 초래했다. 이로써 이재호는 122일만의 출전에서 값진 승리를 거두게 되었다.


4set Woongjin_sOs 김유진 패 : 승 STX_Last 김성현 칼데움




김성현은 시작부터 건설로봇을 본진 밖으로 내보냈다. 그가 선택한 것은 전진 2병영 빌드. 그러나 김유진은 이를 사전에 차단하지 못했고, 결국 건설로봇과 다수의 해병이 프로토스의 본진에 입성하기에 이르렀다. 벙커가 완성되드냐, 막히느냐의 공방전이 벌어졌고, 첫 광전사 이후 추적자가 나오기 전 타이밍에 김성현은 상대의 병력을 본진 안으로 밀어넣는데 성공했다.

이 때문에 김유진은 벙커가 완성되는 것을 막을 수 없었고, 관문을 적에게 장악당하자 허무하게 항복을 선언하고야 말았다.


5set Woongjin_Zero 김명운 승 : 패 STX_YoungJoo 김영주 탈다림제단




김영주는 여왕을 다수 생산하며 광물기반의 초반 운영을 준비한데 반해 김명운은 초반에 모든 운명을 걸었다. 일벌레 생산까지 늦춰가며 맹독충을 생산한 김명운은 김영주의 앞마당 지역에 맹공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맹독충 1기가 김영주의 저글링을 전부 폭사시켰다. 불의의 피해를 입은 김영주는 생산해둔 여왕 3기를 내주며 전황이 불리해졌고, 바퀴가 나올때까지 상당부분 휘둘릴 수 밖에 없었다.

이후 바퀴 감염충대전으로 양상이 변화되었고, 김명운이 김영주의 앞마당 입구지역에서 싸움을 걸었다. 진형이 나쁜 김영주가 진형을 물리면서 상황이 불리한 듯 보였으나 무리하게 들어온 김명운의 병력을 물리치고 감염충까지 잡아내면서 게임은 백중세가 되었다.

이후 김영주가 바퀴 소수를 보내 12시 멀티를 파괴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불의의 일격에 큰 피해를 받은 김명운은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 그대로 모든 병력을 이끌고 다시한번 김영주의 앞마당 입구로 향했고, 대규모의 가시촉수가 완성되기 전에 교전에서 승리하면서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김명운의 바퀴가 김영주의 본진에 입성, 바퀴 소굴 등을 파괴하며 계속 전과를 올렸고 결국 김영주는 항복을 선언했다. 이로써 김명운은 팀의 패배 위기를 벗어날 기회를 만들게 되었다.


6set Woongjin_SoulKey 김민철 승 : 패 STX_Dear 백동준 WCS오하나




양 선수 모두 무난히 멀티를 성공시킨 가운데 백동준은 파수기 다수를 모으며 로봇공학 시설을 가져가고 김민철 역시 다수의 바퀴 저글링을 모으며 중후반을 도모했다. 이 와중에 김민철의 저글링,바퀴가 적진에 난입하여 파수기를 잡아내고, 제련소를 파괴하는 성과를 거두는 등 백동준의 빈틈을 파고들며 작은 이득을 계속 거두었다.

결국 빈틈을 계속 보인 백동준은 다수의 저글링이 난입하는것을 허용하고야 말았고, 본진건물 다수가 파괴되는 큰 피해를 입었다. 프로토스의 병력은 이러저리 날뛰는 저글링만 뒤쫒다 아무런 이득도 보지 못하고 계속 발목을 잡혔다.

시간을 끌때로 끈 김민철은 결국 무리군주와 감염충을 다수 확보했고, 토스의 주력병력은 무력하게 패퇴할 수 밖에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인공제어소가 파괴된 백동준은 추적자를 추가 소환할 수도 없었다. 김민철은 그대로 프로토스의 주력병력을 궤멸시키고 승리를 따내며 승부를 에이스결정전으로 이끌었다.


7set Woongjin_SoulKey 김민철 패 : 승 STX_Dear 백동준 WCS구름왕국




전 경기를 계속 끌려다니며 패배했던 백동준에게 설욕의 기회가 주어졌다. 김민철은 빠른 산란못을 올리며 초반 러시를 기획하지만, 백동준의 빠른 정찰로 인해 발각당하며 실패하고 말았다. 이후 백동준은 광전사를 돌려가며 견제에 주력, 가뜩이나 가난한 상태의 저그가 더욱 빈곤하게 만들면서 빠른 점멸 추적자를 준비했다.

타이밍을 잡은 백동준은 한 방에 치고 나왔다. 저그의 물량은 빈약하기 이를 데 없었고, 점멸이 연구된 추적자 다수는 바퀴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결국 백동준은 김민철로부터 항복을 받아냈고, 전 경기의 복수를 시원하게 이루며 팀을 승리로 이끈 주역이 되었다.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12-13 웅진 Stars 3 : 4 STX SOUL
1set Woongjin_Flying 신재욱 패 : 승 STX_Trap 조성호 비프로스트
2set Woongjin_BrAvO 노준규 패 : 승 STX_Innovation 이신형 플래닛S
3set Woongjin_Light 이재호 승 : 패 STX_hyvaa 신대근 알카노이드
4set Woongjin_sOs 김유진 패 : 승 STX_Last 김성현 칼데움
5set Woongjin_Zero 김명운 승 : 패 STX_YoungJoo 김영주 탈다림제단
6set Woongjin_SoulKey 김민철 승 : 패 STX_Dear 백동준 WCS오하나
7set Woongjin_SoulKey 김민철 패 : 승 STX_Dear 백동준 WCS구름왕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