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명: 아스테리고스: 별의 저주
(Asterigos: Curse of the Stars)
장르명: 액션
출시일: 2022. 10. 12.
리뷰판: 출시 빌드
개발사: Acme Gamestudio
서비스: tinyBuild
플랫폼: PC, PS, XBOX
플레이: PC(Steam)

도전적인 난이도를 제공하는 액션 게임은 이제 꽤 흔하다. '소울라이크'라는 의미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모든 고난이도 액션 게임이 소울라이크류의 공식을 따른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렇지만 소울류 게임들이, 영향을 크게 주었다는 부분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끔찍한 공격력을 가지고 불합리한 패턴을 가진 적, 멀고 먼 재시작 포인트, 재도전에서 다시 살아나는 적들 등등. 이러한 게임 디자인적 설계는 분명히 소울류의 영향이 없다곤 할 수 없다.

'아스테리고스: 별의 저주'도 분명히 소울류에 영향을 받은 부분들이 보이긴 했다. 하지만 이 게임을 '소울라이크'로 분류해야 할까 하는 질문에는 쉽게 대답하기 힘들다. 아마 '소울라이크'라고 분류를 한다면 이 게임은 더욱 각박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렇지만 도전적이고 탐구 정신이 필요한 액션 게임으로 보자면 훨씬 더 부드러운 평가를 할 수 있는 게임이라고 할까.

그리스로마 신화를 배경으로 한 아스테리고스는 아버지를 찾는 과정에서, 장엄한 모습을 가졌지만 저주받은 땅인 아페스의 신비를 밝히는 힐다의 여정을 다룬다. 약간의 고생 끝에 아페스에 도달한 힐다는 현재의 도시 상태를 파악하고 도시의 주민들에게 신뢰를 얻으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아페스라는 땅이 왜 저주받았고, 이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진실에 다가서는 여정을 그린다.

스토리 자체는 굴곡이 심하고 암울한 느낌보다는, 차근차근 무난하게 하나둘씩 알아가는 과정으로 배치한 계단 형식의 내러티브를 취한다. 문제는 이 스토리가 생각보다 '딴길'로 새기 쉽다. 많은 정보를 내포한 '에코'는 도시의 사건을 알아가기는 좋지만 하나의 큰 맥락에 집중하게 하는 편은 아니다. 자잘한 메모들과 난데없이 튀어나오는 스피드한 요약과 의미심장한 메시지들이 집중을 흐린다. 그나마 후반부에서는 이 부분이 사건들이 정리되면서 빠른 전개가 시원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선택지가 엔딩에 영향을 주는 것까지 반영했으니, 액션 게임으로서는 꽤 스토리에 신경을 쓴 모습이 보인다고 하는 느낌이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 그래도 전투는 무기마다 개성도 잘 드러나서 좋았다.

▲ 개성있는 보스 디자인, 패턴, 그리고 위엄있는 폰트까지 다 좋았는데...

이보다 앞서 언급한대로 아스테리고스가 추구한 액션의 정체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두고 싶었다. 일단 전투 자체가 쉬운 건 아니다. 플레이어에게 도전적인 난이도를 제공하고 끊임없이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여 성취를 이뤄내게 하는 매력을 제공하려는 노력은 이해한다. 그렇지만 그 '난이도'를 만들기가 참 쉽지 않은 일이다. 난이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여러 허들은, 때로는 성취감으로 해결될 수 있지만 '불쾌함'이나 '불편함'으로 바뀌기도 한다.

이는 사실 내적인 요소보다는 외적인 요소들에 의한 경우가 많다. 카메라 워크가 불편하다던가, 전투를 지원해야 할 시스템이 미흡하다던가, 조작을 플레이어가 최적화할 수 없다던가 하는 등의 요소들이 주로 평가에 반영된다. 아스테리고스는 충분히 좋은 시스템과 도전적인 전투를 제공했지만, 몇 가지는 유저들에 의해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이 '소울라이크'를 지향했다고 보기 어려운 것 같다.

튜토리얼이 끝난 시점부터 모든 무기를 사용할 수 있고, 스킬이 다양하고 속성도 적재 적소에 활용하도록 구성한 시스템 자체는 좋았다. 주인공인 힐다가 성장하면서 점차 늘어난 액션 바리에이션은 플레이어가 전투를 매력적으로 느끼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그렇지만 시점 전환이 꽤 불편하고 카메라 워크 및 광원으로 인한 사물 분간이 완벽하지 않은 구간이 적지 않으며, 패드의 반응이 썩 좋지 못한데 키보드 바인딩이 안되거나 갑작스레 강적들이 지나칠 정도로 많은 수가 매복해있다가 플레이어를 둘러싸는 등의 모습들과 반복적인 적들의 모습이 보이긴 한다.

이는 호불호가 충분히 있을만한 부분이라고 본다. 전투가 재미있게 느껴지면 별로 신경쓰지 않아도 되니까. 그래도 가장 도전적이자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보스전은 꽤나 만족스러운 편이다. 다소 반복적인 일반 몬스터와 달리 보스 디자인, 전투 설계 등은 확실하게 개성적이고 도전적인 부분으로 생각한다. 여담으로 긴박한 전투속에 느릿~하게 먹는 포션으로 템포가 깨지는 건 그나마 먹고 만세를 하지 않는 게 어딘가 하는 생각으로 넘긴 것 같다.

▲ 보스들의 등장 연출은 카메라를 잘 잡아주는데...왜 시점전환은 없는 것이요

▲ 에코가 핵심적인 정보를 제공을 많이 하는데...잡 정보도 정말 많다.

힐다의 성장 요소는 생각보다 흥미롭도 다채로운데, 배운 특성들을 선호에 따라서 비활성화시킬 수도 있는 선택적인 요소가 아주 좋았다. 그렇지만 무기 업그레이드나 아이템의 성장은 그다지 특별하거나 탐구해볼 만한 가치를 느끼지 못했다. 저주받았지만 위엄을 가진 아페스는, 거대한 도시답게 매우 촘촘하고 복잡한 구조를 가졌다. 그나마 편의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빠른 이동도 너무 늦게 열리는 감이 적지 않았다.

오히려 이러한 복잡한 맵 속에 숨겨져있는 요소들은 꽤 흥미로운 부분이다. 숨겨진 길과 상자, 서브 퀘스트, 보스 등이 종합적으로 플레이어를 '아페스'라는 도시를 탐구하게 하는 원동력으로 작동한다. 그렇지만 이를 전달하는 과정은 세련됐다고 보긴 힘들고, 다소 불편함이 느껴지는 편이다. 도시는 복잡하지만, 플레이어를 안내할 시스템 자체는 흔한 맵조차 없어서 매우 불편하고 헤맬 수 있다. 당연히 '탐구'와 '탐험'은 이렇게 찾아가는 과정이 즐거우니 그럴만한데, 앞서 언급했던 반복된 적들이 좀 가로막고 있으니...그나마 1회차 가볍게 하는 분량 자체도 가격에 비하면 나쁘지 않은 구성이고 다회차 플레이에도 의미를 두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바라볼 요소다.

아스테리고스는 분명 도전적이고 탐구적인 자세를 요구하는 게임이지만, 다양한 난이도를 제공하고 있으니 플레이어의 입맛에 맞춰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게임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탐험과 전투에 대해 '얼마나' 매력적으로 플레이어들이 느꼈는지가 핵심이다. 그래도 요즘 게임 발매 트렌드의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선행 데모 제공이 아니던가. 데모를 통해 아페스, 그리고 힐다의 매력과 전투에 충분한 만족감을 느꼈다면 꽤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