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트 '데프트' 김혁규가 단 한 대 차이로 넥서스를 파괴하지 못하고 패배했을 때, 신은 DRX를 버린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신은 DRX를 버리지 않았다. 오히려 DRX와 함께 뛰고 있었다. ZeKa'GOD' 김건우는 패패승승의 마지막 5세트, 8강의 절벽 끝에서 DRX를 구원했다.

5세트 시작부터 미드 라인의 1:1 전투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DRX '제카'와 EDG의 '스카웃'이 얼굴을 맞닿은 채로 전투를 벌였고, 평타 한 방 차이로 '제카'의 사일러스가 아칼리를 잡았다. '제카'는 이 킬로 인해 아칼리-사일러스의 불리한 구도를 어느 정도 뒤집었다.

미드 라인의 전투에 이어 정글러간의 캐리력 대결도 이어졌다. EDG 정글러 '지에지에'가 먼저 득점했다. 탑 라인에 이어 미드 라인까지 갱킹에 성공하면서 상체 구도를 흔들었다. DRX 정글러 '표식'은 바텀 라인에서 득점했다. 점멸이 빠진 아펠리오스를 잡고, 다이브로 룰루까지 잡으면서 바텀에 도움을 줬다.

그러나 이 싸움의 승패는 탑에 달려 있었다. 잭스와 피오라, 탑 라인에 두 팀 모두 스플릿에 특화된 칼 챔피언을 세웠다. EDG는 먼저 가져간 전령을 탑 라인에 풀어서 잭스에 힘을 실었다. 덕분에 잭스는 피오라를 상대로 우위에 섰다.

'제카'의 두 번째 솔로킬이 '스카웃'을 상대로 터졌다. 잇따른 비보에 EDG가 흔들리는 게 눈에 보였다. EDG는 세 번째 드래곤 한타에서 크게 패배했다. 전황이 급격하게 어두워지는 가운데 '제카'의 세 번째 솔로킬이 나왔다. 사이드 라인에서 '제카'와' '스카웃'의 힘의 균형이 완전히 무너졌고, '제카'는 네 번째 솔로킬로 디펜딩 챔피언의 세체미를 상대로 서열을 정리했다.

'제카'의 활약으로 전황은 DRX에게 매우 유리하게 흘러갔다. 패색이 점점 짙어지는 상황에서 EDG가 믿을 건 '바이퍼'였다. '바이퍼'의 아펠리오스는 룰루의 버프와 함께 점점 화력이 올라왔고, DRX도 아펠리오스의 화력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길었던 싸움의 마무리는 '제카'가 썼다. DRX는 드래곤의 영혼이 걸린 전투를 앞두고 '킹겐'이 잘리면서 4:5 한타를 해야만 했다. 그러나 '표식'이 드래곤의 영혼을 스틸했고, 그 힘을 바탕으로 '제카'가 이 한타에서 쿼드라 킬을 기록했다. DRX는 4:5의 한타를 기적같이 승리하면서 EDG와의 5연전을 승리로 마무리했다. 4번 시드 최초로 월드 챔피언십 4강에 오르는 기적, 그리고 드라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