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무쌍 시리즈'를 혹시 아는지 모르겠다. 흔히 '서브컬쳐'로 분류되곤 하는 문화 흐름 중에서도 상당히 심오한 영역에 자리하는지라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상당한 팬덤을 구축한 콘텐츠 중 하나다.

사실 첫 등장 당시, 그리고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연희무쌍 시리즈'의 세계관은 기본적으로 '삼국지'에서 파생되었다. 문제는 그 엄청나게 다양한 인물들이 죄다 미소녀가 되어 버렸다는 것. 그리고 시리즈의 첫 시작부터 19세 딱지가 함께 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연희무쌍'의 존재를 두고 왈가왈부하는 이들은 아직도 존재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연희무쌍 시리즈'가 서브컬쳐쪽에서 무시 못할 존재감을 갖고 있다는 거다. 2007년도에만 6종의 상을 받았으며, 다양한 해당 분야 수상식에 노미네이트되었고, '성인용 게임'으로 시작했던 시리즈가 이제는 애니메이션, 코믹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해있는 상태다. 이쯤 되면 호불호를 떠나 영향력은 인정해야 할 상황이다.

강남에 있는 '문블락'. 2003년에 설립되어 피처폰 시절부터 게임을 제작해온 이 작은 스튜디오가 '연희무쌍'을 소재로 한 모바일 RPG인 '연희삼국'을 만들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우주소년 아톰'을 소재로 한 '아스트로 보이'와 '연희무쌍'을 다룬 TCG게임인 '연희몽상'까지, 다양한 IP를 게임으로 만들어온 '문블락'.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착한 스튜디오의 벽면 한쪽은 내 예상대로 매우 많은 양의 코믹 북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그 느낌도 잠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문블락'의 이정훈 대표를 보는 순간 놀랄 수밖에 없었다. 깔끔한 핏의 슈트와 듬직한 풍채, 그리고 뚜렷하고 강렬한 이목구비까지. 서브컬쳐 중에서도 매니악한 소재인 '연희무쌍'을 소재로 게임을 만드는 개발사의 대표임에도, 내 예상과는 너무나도 다른 사람이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 '문블락(Moonblock)' 이정훈 대표




Q. 만나서 반갑다. 일단 '문블락' 스튜디오를 조금 소개해줄 수 있는가?

사실 상당히 오래전에 설립된 회사다. 2003년에 만들어졌으니 올해로 12년이 조금 넘었다. 피처폰 시절부터 게임을 제작해왔고, 2012년을 기점으로 스마트폰으로 플랫폼을 옮겨 이번에 선보일 '연희삼국'까지 총 세 종의 타이틀을 제작했다. 우주소년 아톰을 원작으로 한 '아스트로 보이', 그리고 '연희삼국' 이전에 TCG로 만든 '연희몽상'을 제작했는데, 이번 작품에 그간의 기술적 노하우를 모두 집약했다.


Q. '연희몽상'에 이어 '연희삼국'의 바탕이 된 '연희무쌍'이 상당히 독특하고 매니악한 소재다. 이 IP를 활용하게 된 이유가 있는가?

처음부터 목적을 가지고 접근한 IP는 아니었다. 여러 가지 일들이 그렇듯 우연히 IP를 접하게 되었고, 이를 활용해 'TCG'인 '연희몽상'을 제작하게 되었다. 물론 이 IP가 상당히 매니악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이 때문에 상당 부분에서 제한적으로 작업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번엔 조금 생각을 다르게 했다. 대상 연령대도 낮추고, 더욱 많은 이들이 접할 수 있게 하였다. 삼국지 장수들을 여성화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독자적인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 이 IP의 전체적인 분위기인데, 단지 성인풍 분위기로만 이어간다는 건 조금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 지금까지 보아온 삼국지하곤 상당히 다를 것이다.

▲ 범상치 않은 일러스트

Q. 원작이 성인을 대상으로 했던 이유도 있고, 전작인 '연희몽상'도 성인풍이 상당히 강한 편이었다. 이번 작품은 어떤가?

실제로 플레이를 해 보시면 알겠지만, 성인이 아니어도 충분히 플레이할 수 있을 정도의 게임이다. 사실 조금 비틀어서 생각해보면, 그동안 수없이 등장했던 삼국지를 소재로 한 게임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 든다는 것이 또 무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실 미소녀를 소재로 삼거나, 그런 풍의 분위기를 지향하는 삼국지 게임들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우리와 나란히 하기엔 어려울 거다.(웃음)

결과적으로 성인 코드를 과감히 배제하고, 모든 연령층의 유저들이 접할 수 있게 하였다.

Q. '연희삼국'이 어떤 게임인지 먼저 간단하게 설명해줄 수 있나?

2D RPG 게임이다. 기본적인 게임의 시스템은 다른 게임들과 유사하지만, 독자적인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나아가 제작 과정에서 최대한 퀄리티를 끌어올리기 위해 본사의 일러스트를 직접 공수했고, 캐릭터 하나하나를 더빙했다.

원작은 생각보다 설정이 탄탄한 편이다. 그래서 그 느낌을 살리기 위해 '칸사이벤(관서 지방 사투리)'을 사용하는 캐릭터는 경상도 사투리를 더빙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 통상적인 전투는 이런 식으로

Q. 아무래도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할 것 같은데, 총 몇 종의 캐릭터가 등장하는가?

장수를 기준으로 하면 100명 정도가 준비되어 있다. 초기 출시에는 40~50명 정도가 나올 것이고, 그 외에 '병사'와 같은 캐릭터들이 또 따로 있다. 조금 적어 보일 수 있지만, 캐릭터마다 다양한 바리에이션이 적용되기 때문에 결국 출시 기준으로 400종 정도의 캐릭터가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하지만 이는 우리가 생각하는 총량의 반이 안 되는 수치다. 궁극적으로는 그보다 두 배 이상의 캐릭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 바리에이션을 포함해 400여 종의 캐릭터가 준비되어 있다.

Q. '연희삼국'을 대표하는 시스템으론 무엇을 꼽을 수 있나?

일단 기본이 되는 '스토리 모드'가 있다. 일정 스테이지가 존재하고, 차례로 진행하면서 클리어하는 기본적인 모드다.

그리고 '연희삼국'의 빼놓을 수 없는 콘텐츠인 '천하통일' 모드가 있다. 총 55개의 성을 놓고 하나씩 점령해가는 모드인데, 성을 점령하면 그 성에서 내정을 펼치거나, 재화를 획득할 수 있다. 또한, 특수 캐릭터들인 '진연희'의 경우 천하 통일 모드에서만 획득할 수 있다. 성의 점령은 갖가지 모략을 통해 해당 성의 민심을 떨어트린 후, 공격에 성공할 경우 이뤄진다.

▲ 굉장히 '삼국지'스러운 천하통일 모드

또 한가지 모드는 바로 '무쌍모드'다. 무쌍모드는 요일마다 보너스를 주는 일종의 주간 던전으로 볼 수 있는데, 각각 다른 보상을 주며 총 99개의 스테이지로 이뤄져 있다. 추가로 '강림무쌍'이라는 콘텐츠가 있는데, 아마 앞으로 새로 등장하게 될 캐릭터들이 이 '강림무쌍'을 통해 첫 등장을 하게 될 것이다. (모든 캐릭터가 그런 것은 아니다.) '강림무쌍'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에 더 공개될 것이다.

PVP는 아직 직접적인 시스템은 없지만, 비동기식으로 진행되는 '일기토' 모드가 있다. 이 일기토 모드는 매 주 순위를 산출하게 되며, 일정 순위 안에 들게 되면 매주 캐시 재화인 '비취'를 획득할 수 있다.

▲ 일기토 대기화면의 일러스트 배치는 참 적절하다.

Q. 기본 화면에 굉장히 다양한 요소들이 보이는데, 설명해줄 수 있나?

공방, 농장, 군영, 관부의 경우 게임 내 다양한 모드와 연동되는 일종의 성장 요소라고 볼 수 있다. 공방은 '보주'를 제작할 수 있는데, 이 보주는 보유한 캐릭터에게 흡수시킴으로써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다. 하지만 보주 흡수에는 한계가 있고, 각각의 보주는 등급이 있기 때문에 자신이 아끼는 캐릭터에게 보주는 줄 것인지 말 것인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농장'은 '천하통일'모드에서 병력을 파견해 다양한 공작을 펼치거나, 그 외 여러 활동에 필요한 식량, 즉 군량미 확보를 위한 수단이다. 그 외에 '군영'의 경우 다양한 병력 관리를 할 수 있고, '관부'는 자신이 보유한 성을 제어할 수 있는 수단이다.


Q. 친구들, 혹은 다른 유저들과 함께 연동되는 커뮤니티 요소는 어떤 것이 있는가?

'동맹'이 있다. 통상적인 길드 시스템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리고 친구들에게서 '객장'을 지원받을 수 있는데, 이 객장의 경우 평시에는 전투에 등장하지 않지만, 5명의 캐릭터 중 하나가 쓰러지면 대신 출전한다. 이 덕에 상대적으로 본인이 약할 때 강한 친구의 도움을 얻을 수도 있다.

▲ 하단에 '객장'이 보이는가?

Q. '연희무쌍' 시리즈의 국내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우리가 항상 생각하는 기조가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 내는 것, 그리고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이어가는 것이다. 지금도 상당히 많은 양의 콘텐츠를 준비해 두었지만, 런칭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게이머들과 이야기하고, 지속적으로 즐길 거리를 만들어가는 게임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