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대 총선이 끝났습니다. 16년 만에 여소야대, 벌써부터 각계각층에서는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요. 게임 업계 역시 19대 국회에서 모진 고초를 겪은 탓인지 이번 총선을 예의주시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웹젠 최대주주인 김병관 의장의 더불어민주당 입당은 게임 업계 사이에선 숨통이 트일 기회가 아니냐며 큰 화제를 불러 모으기도 했습니다.

물론, 20대 총선 당선자 중에서는 김병관 의장처럼 게임 업계에 호의적인 당선자만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김진표 당선인의 경우 게임 업계의 대표적인 규제법안인 셧다운제에 찬성한 의원이었죠. 또한, 신의진 의원에 의해 발의된 '중독 예방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 이른바 '신의진법'을 공동 발의한 의원 중 5명이 이번 총선에서 당선됐습니다.

인벤에서는 20대 총선이 끝난 지금, 게임 업계의 판도를 바꿔놓을지도 모를 총선 당선인들의 공약 및 활동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고자 합니다.



첫 게임업계 인물 김병관 당선인


게임계 인사 1호 국회의원이 된 김병관 당선인. 김 당선인은 주요 공약으로 청년 일자리 창출, 미래 먹거리 IT 산업 육성을 내세웠습니다. 이를 위해 창업자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주는 창업날개법(가칭), 청년기업캠퍼스 조성을 약속했으며 신분당선 판교 창조경제밸리역 신설, 트램 확장 신설, 성남시 고교 의무교육, 의무급식 등을 어필하며 분당·판교 지역 육성 정책을 펼쳤는데요.

이 중에서도 게임 업계에서 관심을 보이는 정책으로는 미래 먹거리 IT 산업 육성일 겁니다. 게임 업계에 몸담고 있었던 그가 말하는 IT 산업이라면 말할 것도 없이 게임 산업일 것이 분명하죠.

특히 김 당선인은 게임 산업에 대해서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웹젠의 최대주주로서 이미 게임 업계에 몸담고 있었던 그였던 만큼, 정치권과 업계를 넘나들며 산업 육성에 힘을 쏟을 그의 행보를 기대해봅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당선인의 주요 공약

  • 스타트업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주는 창업날개법(가칭) 신설
  • 창업 실패 재기 위해 연대보증법 개정
  • 청년기업캠퍼스 조성
  • 판교디지털밸리 트램 확장 신설
  • 미래 먹거리 IT 산업 육성




  • 게이머의 심정을 대변한 인물 정우택 당선인


    여당 출신, 그것도 규제와 관련된 법안을 발의한 정우택 당선인은 이례적이게도 규제 법안임에도 게이머에게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그가 발의한 법안은 이른바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법'이라고 불리는 법안인데요.

    확률형 아이템은 결제가 간단하며, 결과를 즉시 알 수 있단 장점에 수집을 주요 콘텐츠로 하는 모바일 게임에서 주로 이용됐습니다. 하지만 원하는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계속 결제를 해야 하는 특성상 사행성 논란이 지속됐습니다. 이런 정우택 당선인의 발언에 게임 업계에서는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를 도입해 논란을 잠재우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업계의 자정 활동에도 불구하고, 불만들은 여기저기서 튀어나왔습니다. 일부 게임에서는 0.001% 확률인 아이템도 있어서 실질적으로 0%나 다름없는 확률의 아이템을 판다고 불만이 터져 나오기까지 했죠.

    특히 그는 자율 규제에 대해 "아이템 판매 수익을 더욱 높이기 위해 게임 밸런스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아이템까지 판매하여 게임의 질을 현격하게 떨어뜨려 게임 산업의 경쟁력을 스스로 갉아먹고 있다"라고 게임 업계를 위한 쓴소리를 냈습니다.

    한편, 정 당선인이 발의한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법'의 경우 19대 국회에서 상정되지 못했었는데요. 과연 20대 국회에서도 해당 법안을 발의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새누리당 정우택 당선인의 주요 공약 및 활동 이력

  •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일명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법) 발의(19대 국회)
  • 청년창업 통합 지원을 위한 '청년 희망 아카데미' 유치(20대 국회 공약)
  • 1인 공방 등 청년창업과 도심재생을 위한 '청년창업지구' 조성(20대 국회 공약)
  •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20대 국회 공약)




  • 글로벌 게임산업 혁신 벨트 조성 송기석 당선인


    국민의당 인재영입 1호인 송기석 당선인은 직접적으로 게임 산업 진흥을 위한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이전부터 게임 산업 진흥에 관한 발언을 해온 송 당선인은 언론보도를 통해 "국내 게임 산업은 한 해 매출 10조 원, 수출은 3조 원에 이르고 종사자가 10만 명에 달하는 거대 산업이다"라며, 광주 중심에 글로벌 게임 산업 혁신 벨트와 창업 인프라를 조성하는 걸 목표로 삼았습니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게임 기업들을 대거 유치하는 한편, 청년 일자리 창출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인데요. 이를 위해 게임 산업의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관련법을 제·개정하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또한, 디자이너나 프로그램 등 업계 종사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육센터 역시 적극 유치할 방안이라고 공약했습니다.

    벌써부터 20대 국회에서는 게임 규제가 철폐될지 어떤 진흥책이 발의될지 초미의 관심사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親 게임 공약을 내세운 후보자들이 여럿 나오는 이때, 산업 진흥이라는 업계의 염원이 이뤄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국민의당 송기석 당선인의 주요 공약

  • 글로벌 게임산업 혁신 벨트 조성
  • IT직업군 경쟁력 높이는 교육센터 적극 유치
  • 창업인프라 조성




  • 게임 완성을 위한 보증 보험 발안 우상호 당선인


    더불어민주당의 우상호 당선인의 게임 진흥 커리어는 다소 화려합니다. 지난 2007년에는 게임산업 진흥을 위해 문화산업진흥기본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발의하기도 했는데요. 게임과 같은 문화콘텐츠가 자금 부족으로 개발 중단되는 걸 대비해 이를 보호, 계속해서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우 당선인은 지난 2006년에는 'e-스포츠&게임산업 발전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을 창립하기도 하는 등 e-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기도 했습니다.

    아쉽게도 이번 총선 공약에서는 게임 진흥과 관련한 공약은 없었는데요. 그렇지만 한국 게임 산업 초창기에 산업 진흥을 위해 노력했던 우 당선인인 만큼, 향후 행보가 기대됩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당선인의 주요 공약 및 활동 이력

  • e-스포츠&게임산업 발전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 창립
  • 문화산업진흥기본법 일부 개정법률안 발의
  • 청년고용할당제, 창업지원, 해외일자리 진출지원을 위한 청년뉴딜정책 추진(20대 국회 공약)




  • 송암, 첨단 영화·게임 제작 메카로 재탄생 장병완 당선인


    국민의당 장병완 당선인은 공약으로 송암을 첨단 영화·게임 제작 메카로 재탄생 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미 송암에는 컴퓨터형성이미지(CGI)센터를 비롯한 첨단영화영상게임제작 단지로 선정되는 등 문화산업 기반이 갖춰져 있다는 거였는데요.

    장병완 당선인의 공약은 같은 당 소속인 송기석 당선인의 글로벌 게임산업 혁신 벨트 조성 공약과 맞물려 힘을 얻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같은 IT 산업 육성 공약에는 지역 산업정책을 소프트웨어 산업과 융합한 신산업 육성 체계로 전환해 미래 산업 시장을 선도하고자 하는 의도가 깔렸는데요. 동시에 소프트웨어 융합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소프트웨어 기업을 지원하겠다고 한 만큼, IT 산업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당 장병완 당선인의 주요 공약

  • 송암, 첨단 영화·게임 제작 메카 조성
  • 소프트웨어 융합클러스터 조성 추진




  • 게임 셧다운제? 절대반대! 김성식 당선인


    대표적인 게임규제가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신의진법, 손인춘법 같은 규제 법안도 있지만, 가장 유명한 건 역시 게임 셧다운제일 겁니다. 안팎으로 논란을 불러왔음에도 불구하고 셧다운제는 국회를 통과해 '게임은 악'이란 시선에 힘을 실어줬죠.

    하지만 그 과정에서 셧다운제를 옹호하는 의원만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당시 18대 국회에서 김성식 당선인은 셧다운제를 발의한 한나라당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셧다운제 반대 토론을 펼치며 셧다운제의 '무엇이', '왜' 문제인지를 조목조목 이야기했습니다.

    비록, 김 당선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셧다운제는 국회를 통과했지만, 소신 있게 행동한 그의 모습에 많은 게이머가 응원을 보내기도 했었습니다.

    이제는 국민의당 소속으로서 다시 한 번 국회에 서게 될 김성식 당선인. 셧다운제를 반대했던 그때처럼, 게임 업계 진흥을 위해 힘써주길 바랍니다.

    ■국민의당 김성식 당선인의 주요 공약 및 활동 이력

  • 셧다운제 반대 토론(18대 국회)
  • 민간 중심의 청년 창업생태계 여건 마련




  • 손인춘법 공동 발의 유승민 당선인


    무소속으로 출마해 20대 총선에 당선된 유승민 당선인을 보는 업계의 시선은 결코 곱지만은 않습니다. 게임을 중독물질로 취급한 것과 업계 매출 1% 징수를 골자로 한 인터넷게임중독 치유지원에 관한 법률안(이하 손인춘법)의 공동 발의자이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게임 규제 법안인 신의진법과 손인춘법을 대표 발의한 두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는 불출마를 선언했는데요. 비록 두 의원이 불출마했다지만 신의진법을 공동 발의한 의원 중 5명이 당선됐고, 손인춘법을 지지한 의원 중 4명이 당선된 만큼, 뜻을 함께했던 다른 의원들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됩니다.

    한편, 당선된 직후 유승민 당선인은 "당을 떠났지만 한 번도 새누리당 사람 아니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밝혔는데요. 그가 복당하길 원하는 새누리당이 총선에 앞서 게임 산업 육성책을 내 걸은 게 아이러니하네요.

    ■새누리당 유승민 당선인의 주요 공약 및 활동 이력

  • 인터넷게임중독 치유지원에 관한 법률안(손인춘법) 공동 발의(19대 국회)
  • 금호강 노선 신설 및 금호강 중심 성장 벨트 추진(20대 국회 공약)




  • 게임 셧다운제 효용성 있다! 김희정 전 여성가족부 장관(낙선)


    게임 업계 규제와 관련해서 김희정 전 여성가족부 장관을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김희정 전 장관이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일 당시만 해도 게임 업계에서는 나름의 기대를 품고 있었습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초대 원장을 지낸 IT 전문가였으니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를 품을 만했던 거였죠.

    하지만 그런 기대를 김 전 장관은 산산이 깨뜨렸습니다. 셧다운제가 효용성이 있다는 발언을 함으로써 규제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주장했죠.

    아울러 김 전 장관은 "게임 업계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 데이터를 누적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얼마만큼 무책임한 기업인지 가리겠다"라며, 게임 업계 책임론을 내세우는 등 규제를 강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분명 국회의원이 규제 정책을 내놓거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고 해서 꼭 나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정치 활동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당시에 연달아 터져 나오는 게임 탄압 정책 때문에 그 저의가 의심되는 상황이긴 했습니다. 어쨌든 진흥과 규제의 줄다리기 속에서 규제 쪽에 섰던 김 전 장관은 20대 총선에서 낙선하면서 다시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새누리당 김희정 여성가족부 전 장관의 활동 이력

  • 게임물등급위원회 불법 게임 사설 서버 문제 지적
  • 게임 산업 사회공헌 활동 촉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