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GO가 실행된다는 소식을 듣고 울산 간절곶으로 향하면서 가장 먼저 든 걱정은 더운 날씨였습니다. 일 년 중 가장 더운 절기라는 ‘대서’. 울산으로 출발하기 전 서울에서는 뜨거운 날씨 탓에 밖으로 차마 나가지도 못할 정도였죠.

도착한 시점이 정오를 훌쩍 지난 오후 5시경이었지만 여전히 햇살이 쨍쨍해서 사람들이 별로 없지 않을까라고도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간절곶에서는 시원한 바닷바람이 반겨주었습니다. 물론 이미 많은 트레이너가 곳곳에서 포켓몬을 잡고 있었죠. 저 역시도 서둘러 핸드폰을 꺼내 포켓몬 포획에 나섰습니다.

포켓몬을 잡으면서 다른 트레이너들에게 은근슬쩍 다가가 인터뷰 요청도 했죠. 이럴 수가... 우리는 모두 친구가 아니었던걸까요? 연이어 거절을 당해 좌절하고 있던 기자에게 혹시 기자냐는 질문과 함께 다가온 커플이 있었습니다. 기회는 이때다 싶어 바로 인터뷰를 진행해보았습니다.

* 만나본 트레이너분들이 모두 부끄러워하셔서, 기사 안에는 당사자 사진이 없는 점 참고 바랍니다.


▲ 포덕은 어디에나 있다.

Q.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울산에서 오셨나요?

네. 울산에서 살고 있습니다.

Q. 어떻게 소식 듣고 나오셨나요? 다른 지역에서 플레이해본 적 있으신가요?

간절곶에서 포켓몬 GO가 실행된다는 소식은 페이스북에서 처음 접했습니다. 이전에 다른 지역에서 플레이해 본 적은 없고요. 근처에서 실행된다고 하길래 신기해서 나와봤습니다.

Q. 그럼 처음 플레이해보시는 건데 어떤가요?

호기심에 나와서 해보는 건데 재밌게 즐기고 있습니다. 원래 포켓몬을 그렇게 좋아하는 건 아닌데 어릴 때 TV에서도 나오고 추억이 있잖아요? 그래서 플레이해보게 된 것 같습니다.

Q. 주변에 포켓몬 GO를 즐기는 분들이 있나요?

해보고 싶는 친구들은 많은데 속초까지 가서 해본 친구는 없습니다. 이제 간절곶에서 플레이가 가능하니 아마 다들 나와서 해보지 않을까요? 벌써 친구 몇 명은 여기로 오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주위를 둘러보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습니다. 해도 떨어지고 바람도 선선해서인지 간절곶에는 수많은 트레이너가 보였습니다. 혼자서 나온 사람, 커플로 나온 사람, 친구들끼리 몰려다니는 그룹까지 곳곳에서 자신이 잡은 포켓몬을 자랑하는 모습이 목격되었습니다. 하나 특이한 점이라면 속초 때와 달리 가족 단위로 나온 분들이 유난히 많았다는 건데요. 한 가족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가족끼리 다니기 정말 좋아요!

Q. 안녕하세요. 굉장히 보기 좋은 광경이네요! 원래 포켓몬을 알고 계셨나요?

포켓몬스터에서 피카츄 정도는 예전에 TV에서 방송도 하고 포켓몬스터 빵을 팔아서 알고 있었다. 직접 게임으로 해본 적은 없었습니다.

Q. 어떻게 알고 나오게 되셨나요?

아이들이 워낙 포켓몬을 좋아해서 같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어릴 적에도 아이들이 포켓몬 스티커를 그렇게 모아서 내다버린 적도 있었는데… 최근에 TV에서 속초 같은 장소에서 된다는 뉴스를 봤는데, 울산도 된다고 애들이 말해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사실 바람도 쐴 겸해서 나왔는데 직접 해보니 생각보다 신기하네요.

Q. 직접 플레이해보시니 어떠신가요?

직접 해보니 생각보다 신기합니다. 포켓몬이라는 가상 속 존재를 이렇게 주변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신기하네요. 게임도 쉬운 편이라 바람도 쐴 겸해서 산책 삼아 나와서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세대를 뛰어넘어 포켓몬GO를 즐기는 훈훈한 모습으로 뒤로 하고 핸드폰 충전도 할 겸해서 근처 카페로 이동하던 차에 핸드폰에 진동이 울렸습니다. 부산으로 이사한 후에 연락도 뜸했던 녀석이 전화를 했더군요. 무슨 일인가 했더니 포켓몬 잡으러 간절곶에 왔는데 기사보고 연락했답니다. 근황도 물어볼 겸 인터뷰도 할 겸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 해가 지니 트레이너가 모이네요.

Q. 오랜만이네요. 포켓몬 잡으려고 달려왔다고요?

네. 원래 포켓몬을 좋아해서 얼마 전에 속초도 휴가 내고 다녀왔는데, 마침 또 가까운 곳에 플레이할 수 있다길래 달려왔습니다.

Q. 속초까지 다녀오니 대단한 열정이네요. 포켓몬 GO에 대한 소감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사실 포켓몬 GO가 지금 같은 열렬한 반응이 나온 데는 게임이 특출나다기보다는 포켓몬이라는 IP 자체의 영향력이 크다고 봅니다. 특히 지금 20~30대는 어렸을 때 포켓몬을 보면서 성장해온 세대다 보니 더욱 그 영향이 크겠죠.

개인적으로 한동안은 계속 포켓몬GO 열풍이 이어질거라고 봐요. 혼자서도 돌아다니면서 즐길 수 있지만 친구나 혹은 가족끼리 같이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포켓몬을 잡는 재미가 쏠쏠하거든요. 팀 단위로 경쟁하는 부분도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구요.

Q. 당연하겠지만, 한국에서 정식 서비스가 시행되면 플레이하실거죠?

물론이죠. 계속 기대중입니다. 집 주변에서 잡을 수 있으면 더욱 쉽게 즐길 수 있을 것이고, 어디 여행을 가더라도 가볍게 하기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루라도 빨리 나왔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 인터뷰 중 카페에는 온통 쥬뱃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