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획기적인 기술이든 활성화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다. 개발할 돈이 없는데 어떻게 발전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그만큼 펀딩을 위해서 그 기술이나 콘텐츠가 사업적으로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는 것도 정확해야한다. 투자할 만큼 가치가 있는지 수익을 창출할 콘텐츠인지. 그렇다면 사업가의 눈으로 본 VR시장은 어떠할까?

금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VR SUMMIT에서는 투자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VR 산업에 대한 Sunny Dhillon(써니 딜론, 이하 딜론)의 강연을 들어볼 수 있었다. 50만달러에서 500만 달러까지 다양한 규모의 스타트업 VR, AR 기업들에 관심을 두고 투자를 하는 Signia Venture Partners의 딜론. VR 스타트업에 투자를 활발히 하고 있는 그는 VR, AR 산업에서 어떤 가능성을 보았을까.

▲Signia Venture Partners의 Sunny Dhillon

먼저 딜론은 시네마 부분에서의 VR의 적용에 대해서 설명했다. 예시로, 크리스 밀크 감독의 ‘Cloud Over Sidra’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Cloud Over Sidra’는 시리아 난민들의 문제를 다룬 영화로, 시네마틱 VR이다. 특히 크리스 밀크 감독은 상호작용이 가능한 가상현실을 이용해 영화를 제작하는 것으로 유명하며, 뮤직비디오로 수상한 바가 있는 디렉터다. ‘Cloud Over Sidra’는 VR을 이용해 이전의 영화는 주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전달한다. 실제로 시리나 난민 기부금을 모집 중이었던 당시, 영상이 공개된 후에 기부금이 상당히 늘었다. 시네마틱 VR의 자선사업으로서의 사례로서 의미가 있다고 딜론은 덧붙였다.

▲ Cloud Over Sidra

이러한 영상에서 사용되는 360 VDR은 많이 발전되어있지는 않지만 여러 부분에서 가능성이 있는 분야다. 많은 자금이 유입되고 있고, 짧은 에피소드단위로 펀딩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인베이전!’의 바오밥 스튜디오가 좋은 예시다. 바오밥 스튜디오의 작품들은 스토리텔링의 중심에 VR과 3D 기술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스포츠도 VR의 잠재력이 높은 분야이다. VR을 통해 전통적인 TV 시청으로는 체감할 수 없었던 현장성을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딜론은 콘서트를 예시로 들었다. 예를 들어 비욘세 콘서트를 실제로 가서 현장에서 보는 것과 TV를 통해 시청하는 것은 전혀 다를 것이다. 또한, 현장에서도 앉는 위치에 따라 경험도 달라질 것이다. VR은 실제 좌석에서의 느낌을 재현하고자 한다.


컴퓨터 애니메이션에서 그렇게 하듯, VR의 현장감은 카메라 7~8대를 이용해 만들어지는 볼륨있는 이미지를 통해 구현하고자 한다. 다수 카메라로 라이브 브로드 캐스팅을 함으로써 현장감을 전달하는 것이다. 또한, 어느 정도의 몰입감을 원하느냐에 따라 AR, VR을 선택할 수 있다. 딜론은 현장에서의 느낌을 비슷하게 전달한다는 점에서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보았다. 슈퍼볼을 전통적으로는 TV를 통해 보았다면 앞으로 VR을 통해서는 실내에서도 친구들과 함께, 아바타나 홀로그램을 통해 현장감 있게 관람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VR의 세부 기술로 비디오 콘텐츠를 만들고 플레이백할 수 있는 인프라나 햅틱, 위치기반 트랙킹 인프라에대한 개발이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딜론은 최근 아이트랙킹 기술을 위해 SMI을 인수한 애플사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360VDR에 대해서 이어 설명했다. 눈에 맞춰서 화면을 맞춰주는 아이트랙킹 기술은 360도의 경험을 제공한다. 이는 광고 사업에서도 관심을 두는 기술이다. 팝업에서의 느낌에서 광고효과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만큼 콘텐츠화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현실감 있고 몰입되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현실감을 결정하는 요소에는 해상도나 레이턴시 등이 있다. 사람과 같은 현실감, 아바타가 가상현실에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등장하는 느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스타워즈에서의 홀로그램 효과를 떠올리면 편하다. 딜론은 몇 년 후에는 비즈니스적으로도 홀로그램을 이용한 화상회의가 가능해 질 것으로 보았다. 이미 여러 기업이 이런 화상회의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사람의 형상을 홀로그램으로 구현해서 한 공간에서 원활한 소통이 가능해질 것이다.

딜론은 또한, VR과 연계되는 다른 기술, VR 맵핑, 컴퓨터 비전기술, AI 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스라엘의 경우 컴퓨터 비전기술이 잘 구성되어있어서 공군 트레이닝에도 사용된다. 그동안은 공상과학으로만 여겨졌던 가상현실은 실제로 현실과 같은 느낌을 주는 수준으로 올라왔다. 딜론은 이제 VR의 어지럼증을 해결한다면 큰 마켓이 형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 인프라 구축과 콘텐츠 창출 부분이다. 사실상 벤처 사업은 투자가 위험했다. 신기술은 그만큼 금방 구시대의 것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애플, 구글과 같은 대형 기업들이 뛰어들면서 VR, AR 사업은 골드러쉬와 같아졌다.

▲많은 회사들이 VR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콘텐츠 부분에서 딜론은 햅틱과 관련된 기술을 언급하며 호러 콘텐츠에서의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단순 게임이나 영화가 아닌, 실제로 공격을 받거나 갈 곳이 없는 막다른 길을 마주한 느낌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게임체인저 요소라고 설명했다. 또한, 오큘러스의 수석연구원 마이클 에이브러쉬는 햅틱 기술과 아이트랙킹, 감각에서의 연구를 진행 중임을 언급하면서 딜론은 앞으로 VR의 엔터테인먼트 부분에서 그전까지는 공상과학으로 여겨졌던 것들이 현실화되는 혁신적인 기술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요소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다. 더 나아가 의료 트레이닝까지도 VR은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다. 트레이닝이 필요한 경험이 부족한 의사들에게 위험하게 실제 환자를 바로 마주하기보다는 VR을 통한 수술을 경험해보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딜론은 많은 게이머들이 플랫폼을 구매해서 새로운 경험을 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하드코어 게이머에게도 많은 요소가 제한되어있는 상태라 어플리케이션이 많이 나오고 접근성이 좋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게임 내 어지럼증을 해결하거나 HMD의 네트워킹을 개선하는 데에 있어 많은 회사가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는 추세이며, 접근성과 기술력을 끌어올린다면 시장이 활성화 될것이라고 설명했다.

▲AR, VR 투자 부분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모바일의 영향으로 AR 증가율이 높다.


▲기술뿐만 아니라 얼굴에 썼을 때 아름답고 가벼운 HMD 디자인이 중요하다.

딜론은 HMD는 물론,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로 변화할 것이며, 물론 최적화에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제는 카메라 회사들도 VR 사업으로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하는 추세이며, 하드웨어에 대한 주도권을 잡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애플이 앱스토어를 통해 컨트롤이 가능한 이유는 아이폰이라는 하드웨어가 있기 때문이다. 하드웨어를 확보하는 것은 콘텐츠에 대한 접근도 컨트롤 할수 있는 것이므로,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 나아가 VR을 이용한 엔터테인먼트가 많은 수익을 창출할 여지가 많다. 체험과 영상이 연결된 VR 시네마틱, 그리고 테마파크까지. 가상 공간에서 인터렉션이 가능한 VR 체험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영화관 같은 공간이 필요할 것이다. VR 체험공간에 대해서 딜론은 야외에서는 열기에 따라 기기에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을 지적했다. 이러한 유지 비용의 한계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해진다는 점이 문제일수 있기 때문이다. 하드웨어적으로 비용은 발생할 것이나 전략적으로 테마파크와 같은 전략적인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큰 수익을 가져다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홀로그램 기술과 AI의 접목되는 점을 짚었다. 게임상에서 AI와의 인터렉트,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을 홀로그램으로 구현해서 전시관에서 이미지들과 대화할수록 있게 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