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은 금일(8일), 게임문화체험관 설립 10주년을 기념해 기념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게임문화체험관은 장애 학생들에게 건전한 게임문화를 교육하고 여가 활용의 다양성을 제공하기 위해 2008년부터 국립특수교육원과 함께 진행 중인 민관 협력사업이다.

10주년을 기념해 진행하는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지금까지 총 31호를 개관한 게임문화체험관의 지난 10년간의 발자취와 그 효과성을 소개했다. 이어서 국립특수교육원 원장을 비롯해 특수학교 교장 및 교사, 주요 기업사회공헌 담당자가 참석해 장애 학생들에게 게임이 가지는 다양한 의미와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넷마블 권영식 대표는 "이번 기념 컨퍼런스는 그동안의 결실을 나눌 수 있단 점에서 회사나 저에게 있어서 큰 보람을 느끼게 하는 행사"라며, "게임이라는 문화 콘텐츠를 통해 장애 학생들이 더욱 즐겁고 당당하게 자라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넷마블 권영식 대표

이어서 축사에 나선 경상남도 특수교육원의 윤인숙 원장은 "10년간 넷마블에서 특수교육에 신경 써주고 지원해준 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장애 학생들을 위한 게임문화체험관 및 사회공헌 활동이 이어질 바란다고 밝혔다.



■ 1부 - "게임이 장애를 극복케 하리라"

■ 오프닝 스피치

▲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이상묵 교수

1부 행사의 오프닝 스케치를 맡은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이상묵 교수는 자신을 중도 장애인이라고 소개했다. 선천적 장애인이 아닌 그는 11년 전 미국에서 학생들과 함께 야외 지질 조사를 나섰다가 몰던 차가 전복돼 장애를 얻게 됐다.

중도 장애인이기에 장애인을 대표하는 입장은 아니라고 밝힌 그는, 게임이 장애인을 어떻게 도와주는지 설명하기에 앞서 현 사회에서 장애인이기에 겪는 세 가지 고통에 관해 설명했다. 첫 번째는 가족 간의 갈등이었다. 집에 장애인이 생기면 누가 돌보는지 갈등이 생긴다. 두 번째는 사회 참여의 어려움이다. 장애인이기에 사회 활동을 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행히 이상묵 교수에게 있어서 이 점은 큰 어려움이 없었다. 교수로 활동하던 중 장애를 얻은 만큼, 사회생활에는 어려움이 없었다고 미리 밝혔다. 세 번째는 고통은 두 번째와 연계되는데 바로 경제적인 어려움이었다. 아무래도 장애인은 취업이 힘들기 때문에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곤 한다.

이런 고통을,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기술이라고 이상묵 교수는 강조했다.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이뤄진 사이버 공간은 장애인이 자신의 장애를 잊게 하고 이를 통해 장애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얘기였다.

도대체 기술이, 게임이 어떻게 장애인을 도와준다는 걸까? 이상묵 교수는 자신의 사례를 소개했다. 게임은 아니었지만 그가 해외 출장을 간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사냥도 하고 낚시도 하는 장애인을 만났던 경험이었다.

당시 그 장애인은 이상묵 교수에게 계속 낚시를 가자면서 야외 활동을 권했는데 이에 이상묵 교수가 "장애인이 그렇게까지 움직이는 건 너무 힘든 거 아니냐. 이렇게 밖에 돌아다닐 수 있는 것만 해도 충분하다"고 하니까 그가 "장애를 가지면 위축되는데 사회 활동을 하는 장애인일수록 더 건강한 삶을 산다"고 말하더란 것이었다.

국내에서는 많은 장애 학생들이 학습된 무기력증에 빠져있다. "하면 안 돼", "해서 뭐하냐", "엄마가 해줄게"하는 얘기를 듣곤 한다. 그러다 보니 '해서 뭐해', '괜히 나서봤자 엄마만 힘들어져'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


또한, 지적 장애인의 경우 전통적인 방식의 교육으론 한계가 있다. 이럴 때 학습된 무기력증에 빠진 장애인에게 할 수 있다는 마음을 먹게 해주고, 교육하는 데 게임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이상묵 교수는 말했다.

그는 지적 장애인을 대상으로 바리스타 교육을 한 사례를 소개했다. 처음에는 커피 한 잔 만들면 30~40분이 걸렸는데 바리스타 게임을 만들고 아이들에게 그걸 즐기게 했더니 나중에는 일반인이 만드는 것과 차이가 없더란 사례였다.

이렇듯 게임이 단순한 놀이가 아닌, 장애인과 사회를 연결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며 이상묵 교수는 오프닝 스피치를 끝마쳤다.


■ 게임은 나에게 세상을 향한 출구였다

▲ 시각장애인 프로게이머 이민석

시각장애인이 과연 게임을 할 수 있을까? 대부분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사람이 있다. 세계 최초 시각장애인 프로게이머 이민석이 그 주인공이다.

학창 시절 친구들 사이에선 '스타크래프트'가 화제였다. 친구들끼리 모이면 삼삼오오 모여 '스타크래프트'에 대한 얘기를 하곤 했다. 당연히 그도 관심이 갔다. 소외감도 느꼈다. 그래서 처음에는 단순히 이론이라도 알자는 생각에 '스타크래프트'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게 됐다. 그렇게 하나씩 알아가자 어느덧 직접 하고 싶단 생각이 들게 됐고, 중학생 1학년이란 어린 나이에 '스타크래프트'에 도전하게 됐다.

물론 호락호락하진 않았다. 키보드나 마우스를 얼마큼 움직여야 원하는 위치로 이동할 수 있는지 알기 위해 미친 듯이 연습했다고 그는 밝혔다.

그렇게 '스타크래프트'를 하다 보니 놀라운 일이 생겼다. 어느 날 임요환 선수로부터 이벤트 매치 제안이 온 거였다. 단순한 이벤트 매치. 하지만 이후 그에게는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우선 주변에서 자신을 알아봐 주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언제나 게임에선 소외감을 느꼈던 그가 친구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게 됐다. 게임이 비장애인과 장애인인 그가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된 거였다.

짧은 대담 마지막에 그는 "대부분 장애인을 위한 게임들을 보면 발달장애인 위주의 게임들이 많다. 그래서 나 같은 시각장애인은 체험관이라는 좋은 걸 만들어서 즐기기 어려운 편이다. 앞으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체험관도 많이 나왔으면 싶다"며, "최근 '스타크래프트'가 리마스터 돼 즐길 수 없어 답답한 상황이다. 개발사가 교육 목적 외에도 장애인도 한 명의 유저로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해주길 바란다"고 바람을 전하며 끝마쳤다.



■ 2부 - 장애 학생과 게임이 함께할 미래

■ 배려를 넘어 함께, 장애인을 위한 게임산업의 미래

▲ 김용태 다누온 대표

김용태 다누온 대표는 강연에 앞서 호모 루덴스 개념에 대해서 먼저 언급했다. "노는 인간"이라는 호모 루덴스는, 놀이가 문화의 하나의 요소가 아니라 문화 그 자체가 놀이라는 점을 환기하는 단어다. 어릴 적에 놀이를 즐기거나, 친구들과 게임을 하는 것도 놀이 문화, 즉 문화라는 것이다.

최근 모바일 게임이 대두하면서 게임문화의 양상도 변화가 일어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윤용태 대표는 장애인들을 위한 모바일 게임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들이 놀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게임을 기획했다. 그 중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게임이었다.

▲ 최근 놀이는 문화의 한 요소 그 이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로 시각장애인들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그들의 편의를 위한 기능 및 앱도 개발되고 있다. 일례로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는 톡백 기능이 공통으로 있으며 있으며, 아이폰에는 보이스오버 기능이 있다. 이 기능들은 화면에 뜬 글자를 직접 말해줌으로써 시각장애인들이 글자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각장애인들이 스마트폰 콘텐츠를 실제로 활용하는 비중은 적다. 그들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적기 때문이다. 또한 구글플레이나 앱스토어에서 그들이 쓸 수 있는 콘텐츠를 찾기가 어렵다. 직접 다운로드 받아서 사용해보지 않는 한 그 콘텐츠가 그들에게 유용한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 시각장애인의 스마트폰 이용 비중은 높아지고 있지만, 콘텐츠 활용 빈도는 적다

현재 시각장애인들은 전세계적으로 약 2억 8500만 명이 있으며, 시각장애인들은 자신들이 사용할 수 있는 앱이나 콘텐츠를 모아둔 플랫폼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김용태 대표는 시각장애인 외에도 발달장애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현재까지는 주로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게임에 대한 니즈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바리스타 교육을 하는 게임 등이 이미 존재하고 있으며, 또 다른 콘텐츠에 대한 수요도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발달장애 학생을 위한 교육 및 발달장애인의 직업교육을 위한 콘텐츠의 수요가 높은 편이다. 실제로 발달장애 학생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에 갈 곳이 대부분 없는 추세이다. 그런 장애인들의 교육을 오프라인에서 진행하려면 공간과 시간의 제약이 클 뿐만 아니라, 많은 비용이 든다. 이러한 교육을 집에서 부모나 형제의 도움을 받고 온라인 및 VR을 통해서 받을 수 있다면 보다 적은 비용으로 교육이 가능하다는 점을 상기했다.

또한, 미국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발달장애인이 사용할 수 있는 교육 콘텐츠는 노인이나 아이들의 교육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즉 단순히 발달장애인을 위한 콘텐츠에 그치지 않고, 은퇴한 노년층의 재사회화 및 아이들의 직업 교육 등에도 다방면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 국립보건원은 이민자들의 언어 교육을 위한 수단으로도 용이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 발달장애인을 위한 콘텐츠는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게임과몰입 및 VR 기기 사용시에 발생할 수 있는 멀미 등에 대해서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이에 관해서 테스트를 한 결과, 일부 학생이 멀미 증상을 보였지만 학우들이 게임을 클리어하자 재시도를 해서 게임을 클리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통해서 VR 기기에 대한 멀미 증상은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시인했다. 반면에 게임이 아이들에게 동기부여 및 도전과제를 제공할 수 있으며 이를 성취하는 경험을 줄 수 있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전 세계적으로 10억 명의 장애인이 있으며, 그들을 위한 다양한 콘텐츠가 개발 중에 있다. 신체활동이 불가능한 장애인을 위해서 뇌파를 이용해 조작이 가능한 게임을 개발하거나, 재활을 위한 게임을 만드는 등이 그 사례다.

김용태 대표는 이러한 분야를 현재 장애를 입은 사람을 위한 것이라고 보는 것보다는 장애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음을 상기하고, 장애인들이 게임과 콘텐츠를 통해 같이 사회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기반이라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게임문화체험관의 효과성 측정 연구

▲ 최승숙 강남대학교 초등특수교육학과 교수

최승숙 교수는 지난 1년 간 게임문화체험관에서 체험 연구를 통해 얻은 효과성 측정 결과에 대해 언급하고, 게임 기반의 여가 활동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 말했다.

우선 장애 학생의 일과에 대해서 설명했다. 특수 학교는 보통 장애 학생들이 거주하는 지역에 가까운 지역에 위치하지 않은 경우도 있고, 학생들이 등교를 준비하는 데 시간이 일반 학생보다 오래 걸리기 때문에 등교에 소요되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다. 등교 후에는 학교에서 교과 교육 및 특수 교육을 받으며, 오후에는 장애 특성에 맞춰서 복지관, 방과 후 학교 등을 통해서 추가로 교육을 받게 된다.

일반 학생드링 교과 이후에 사교육이나 자습 간 학습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처럼, 장애 학생들도 추가적으로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학업 스트레스를 받는다. 따라서 이를 해소하고자 하는 수요도 존재한다. 현재 특수교육 과정에서도 '여가활동' 교과를 중, 고등학교 선택 교과로 편성하거나 비교과 과정으로 선정해서 장애 학생의 여가를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 장애 학생의 여가에 대해서는 여러 곳에서 명시가 되어있다

그렇지만 현재 장애학생의 여가 활동에 대한 인식 수준은 높지 않다. 무엇보다도 장애 학생 스스로가 무언가를 선택하고 여가를 즐긴다는 것에 대한 인식이 없다. 또한 학부모들도 장애 자녀들의 여가에 대한 인식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장애 학생들에게 여가에 대해서 인식하게 하고,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도록 해주는 방안이 필요했다. 여기서 게임문화체험관은 게임을 통해서 장애 학생들이 여가를 인식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제공하는 하나의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장애 학생의 여가에 있어서 게임이 중요해진 이유는, 게임 자체가 현재 사회적으로 보편화된 문화가 되었기 때문이다. 장애 학생들도 일반 학생이 즐기는 문화를 같이 향유할 수 있어야 그들과 좀 더 어울릴 수 있고, 나아가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 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 현재까지 장애 학생의 여가 실태는 그리 좋지 못한 편이다

비교적 최근까지 학계에서도 게임에 대해서 여가 활동이나 문화의 향유라는 측면보다는 기술, 교육, 이지적 능력의 향상 부문에 집중했다. 실제로 2005년부터 2015년까지 나온 논문 44편을 분석한 결과 현재 장애 학생 수에 비해 게임과 관련된 시설은 부족했으며, 장애 학생의 변화를 측정할 때 인지 능력 등의 향상에만 초점을 맞춰 분석했다고 밝혔다.

최근 게임문화체험관을 통해서 게임을 접한 아이들의 변화를 지켜보면,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빈도가 낮았다고 밝혔다. 일부 학생들은 학우들에 대한 신체 접촉 등 문제 행동을 일으켰었는데, 게임을 접하게 되면서 이러한 행동의 빈도가 낮아지는 결과가 나타났던 것이다. 그 외에도 게임을 접한 장애 학생들이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는 빈도도 낮아졌다.

▲ 실험연구 결과 장애 학생들의 행동에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아울러 인근의 일반 학생들과의 교류 프로그램에서, 일반 학생들과 교류가 활발해졌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최승숙 교수는 게임은 현재 학생들 다수의 관심사이기 때문에, 공통의 관심사가 생김으로써 그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접점이 생긴 것이 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장점이 있는 반면, 현재 게임문화체험관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에 봉착해있다. 무엇보다 장애 학생들의 특성상, 기기의 고장이 잦고 관리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또한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교사들의 경우 장애 학생을 통제하고 지도하는 데에 낯설어했다. 또한 장애 학생들에게 적합한 다양한 콘텐츠가 아직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콘텐츠적으로도 부족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최승숙 교수는 게임이 장애 학생에게 여가를 제공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 되기를 기대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게임문화체험관 같은 시설이 더욱 늘어나야 하며, 일선 교사들의 참여를 통해 장애 학생의 특성에 맞는 기기와 콘텐츠가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학부모들이 게임을 부정적으로 보기보다는, 게임이 장애 학생들의 교육 수단이자 여가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음을 언급했다. 아울러 교사들과 장애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 및 연구가 추가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장애 학생들이 올바른 게임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여러 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장애 청소년 교육 현장에서의 게임 활용 방안 연구

▲ 강명희 이화여자대학교 교육공학과 교수

강명희 교수는 장애 청소년에게 있어서 게임이 어떤 가치를 갖고 있으며, 그들을 교육하는 데에 있어 게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장애 청소년에게 있어서 게임의 가치는 그들에게 교육을 제공해줄 수 있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여가이자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다. 또한 게임은 현재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향유하는 문화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현재의 게임 교육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사회적으로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있으며, 교사들이 게임 활용 방안에 대해 이해도가 부족해서 교육적인 활용이 미진하기 때문이다. 또한 장애 청소년이 즐길 수 있는 게임 유형이나 난이도 수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도 그 원인 중 하나다.

강명희 교수는 현재 이러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매뉴얼을 제작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매뉴얼에는 우선 학생들에게 게임이 좋은 이유와 효과에 대해서 설명하는 한 편, 게임 활용 방법에 대해서 세분화해서 설명한다. 아울러 기기의 활용 및 콘텐츠의 활용에 대해서도 교사와 장애 학생의 이해를 돕도록 좀 더 자세히 설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현재 제작하고 있는 매뉴얼의 구성

현재는 게임 콘텐츠를 장르와 관련 교과에 따라 분류한 뒤, 인지적 난이도 수준과 신체활동 수준에 따라 맵핑을 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리고 각 콘텐츠의 주요 내용 및 활용 방법에 대해서 부가 설명을 덧붙임으로써 교사가 게임을 활용해 학생들을 지도할 때 도움이 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매뉴얼 제작 간에 교사와의 피드백을 통해 보다 현장에 적합하도록 수정했으며, 게임 교육 간에 단순히 놀이에 그치지 않고 교과와 연관 지어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보다 질 높은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개선이 이루어지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강명희 교수는 현 단계에서는 기존의 게임문화체험관 및 시설들을 교사들이 최대한 활용을 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제작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교사와 학생 모두가 더욱 즐겁게 게임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우선 각 기관장들이 게임에 대해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래야만 보다 적극적인 연구와 참여가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관리도 보다 지속적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장애 학생들은 일반 학생에 비해서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를 고장내거나 손상시킬 우려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들이 게임 활용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장애 학생들의 행동 관리에 있어 교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따라서 그들이 게임 이해도와 활용 능력이 높고, 게임에 대해 올바른 인식이 있어야 장애 학생들에게 올바른 게임 문화를 지도할 수 있고, 그들과 즐겁게 게임을 향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명희 교수는 교사들의 게임 활용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육 뿐만 아니라 일선의 교사들이 서로 노하우를 공유하고, 도울 수 있는 커뮤니티 또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러한 일련의 노력들을 통해서 장애청소년들이 올바른 게임문화를 접하고, 이를 향유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이와 같은 과제들을 개선해 장애 학생들에게 보다 나은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 패널토론 - "게임은 도구,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흉기도 치유의 도구도 될 수 있어"

▲ 강남대 최승숙 교수, 이화여대 강명희 교수, 다누온 김용태 대표, 이승호 교사

Q. 교육 현장에서 게임을 시킨다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이승호 : 학창 시절에 PC방이 많이 보급되면서 '스타크래프트'가 큰 인기를 끌었다. 10여 년이 지나서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과 e스포츠 대회, 게임 대회를 준비하면서 그걸 계기로 학생들과 게임을 하게 됐는데 처음에는 부정적인 생각도 있었다. 그랬는데 학생들이 게임을 접하고 대회를 준비하면서 부정적인 생각을 하던 아이들이 긍정적으로 바뀌는 게 보였다. 그러다 보니 나도 게임을 점차 긍정적으로 보게 됐다.


Q. 좀 더 자세한 사례를 듣고 싶다.

이승호 : 근위축증으로 자신이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압박감을 가진 학생이 있었다. 항상 부정적이었고 스스로 뭔가 하고자 하는 것도 없었다. 선생님이 휠체어를 밀어주면 밀어주는 데로 움직이던 아이였다. 그런데 대회를 준비하면서 점차 긍정적으로 변했다. 스스로, 뭔가 하고자 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Q . 장애 학생들에 대한 게임의 효과를 수치로 설명했는데 저런 수치가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최승숙 : 사실 장애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구하기가 쉽진 않다. 대상 학생 수가 적을 뿐더러, 변화가 하루 아침에 눈에 띄게 이뤄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순 척도에서부터 관찰 일지에서 선생님들이 적은 의견 등을 종합해서 수치화한다.


Q. 아이들에게 게임을 가르칠 경우 선생님들이 게임에 대해 잘 알아야 할까?

강명희 : 과몰입할 필요는 없지만, 게임을 활용하고 게임이 가진 특성, 좋은 점을 선생님들이 체감하는 게 학생들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데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선생님들도 게임을 즐겼으면 좋겠다. 선생님이 먼저 알고 즐겨야 잘 가르칠 수 있다.


Q. 게임을 교육의 도구로 사용한다고 했는데 특수 교육에만 국한된 건지 아니면 비장애 학생들에게도 연계시킬 수 있는지 궁금하다.

강명희 : 비장애 학생들을 가르치는데도 게임을 연계시키면 좋다. 게임은 칼과 같은 도구다. 칼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흉기가 될 수도 있고 좋은 도구가 될 수도 있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장애 학생, 비장애 학생을 아울러 잘 활용하면 좋은 학습의 도구, 정서적인 치유의 도구로 쓰일 수 있다. 하지만 잘못 쓰면 흉기로 변해 아이들을 해칠 수 있다.

그래서 아이들이 게임을 즐길 때 어른들의 건전한 가이드가 필요하고,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함께 즐기면서 자제력과 통제력을 배우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김용태 대표에게 질문하고자 한다. 사회적 기업도 결국 돈을 벌어야 하지 않나. 그런데 아무래도 돈을 벌기 힘들 것 같다. 그럼에도 이 일을 시작한 계기가 있나?

김용태 : 저희 아버지가 중도 장애인이셨는데 그런 아버지가 부끄러웠다. 그런데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나서야 아버지도 장애인이 되고 싶어서 되신 게 아닌데, 그런 아버지를 부끄러워한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그때 세상이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장애인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호주에 어학연수를 다녀왔는데 그곳에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문화를 보고 한국도 바꾸고 싶었다. 그래서 회사에 다니면서 사회 복지, 아동 복지 자격증을 따면서 공부하다가 더 늦기 전에 나서야겠다고 생각해 창업하게 됐다. 물론, 쉽지 않은 길을 걷고 있지만 전망은 있다고 생각한다.


Q. 장애 학생들을 위해 게임을 개발할 때 기업이 고려해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이승호 : 학교는 교육의 장이다 보니 교육과 연계된 게임이 개발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보통 발달장애인 위주의 게임들이 대부분인데 청각, 시각 등의 감각 장애인 학생들도 참여할 수 있는 게임들이 나왔으면 싶다.

끝으로 최근 4차산업과 관련해 사물인터넷 등 여러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데, 이런 기술들이 게임에도 접목돼 학생들이 게임에 벽을 느껴서 포기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