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희 개발자는 한국게임개발자협회장으로서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 초대 교장을 맡았다. 그는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설립자 중 한 명이며, 애플웨어, 네오플 등의 게임사를 거쳐, SK커뮤니케이션즈, 동아방송예술대학교 교수, 신지소프트 부사장을 역임했다. 한국게임산업 발전을 위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정석희 교장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상대적으로 고소득자 층에서 많이 이용하는 사치성 재화나 과도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서는 개별소비세 도입이 논의되어야 한다"라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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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석희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 교장, 한국게임개발자협회 회장

한국 게임의 미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가 2020년 봄을 맞이하여 개교했다. 산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게임 전문 중등 공교육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것이다.

본인은 경기게임마이스터고의 초대 교장으로 취임을 하게 되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산업과 교육계 그리고 학생과 학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추진 계획의 구체적 실행 방안을 준비 중이다. 산업과 교육의 접점에서 양쪽 모두 기대하는 성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특히 게임업계는 게임마이스터고 개교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성원을 보내고 있으며, 게임 생태계의 복원과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에 기여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소프트웨어 관련 마이스터고 출신을 채용했던 경험이 있는 게임업체들은 그들의 업무 능력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기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 학생과 학부모들은 수평적인 의사 결정 구조, 학력보다 능력을 중시하는 인사 시스템, 성과에 따른 보상 제도를 가진 게임 산업으로 진출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게임마이스터고의 설립 목적에 부합하고 산업이 인재들을 채용함으로써 중소기업의 성장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제도적 지원과 보완이 필요하다.

우선 정부는 지난해 병역특례제도라 일컫는 산업기능요원과 전문연구요원 등 대체복무제 감축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저출산 추세에 따른 인구 감소로 병역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체복무제는 군에서 필요한 인원 충원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군복무를 중소기업이나 연구기관에서 근무하게 하는 제도이다. 현역 입영 대상자는 34개월, 사회복무요원은 23개월간 근무를 하게 되며, 중소업체의 인력난을 해소해주고 전문연구인력의 지식 사양화를 막기 위함이 목적이다

타 산업과 마찬가지로 게임SW 개발기업도 산업기능요원을 확보함으로써 안정적인 인력 운용과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고, 이러한 제도적 지원을 통해 2000년대부터 세계 경쟁력을 갖춘 기술을 보유하게 되었다.

그동안 게임 산업의 근간이 되어왔던 중소기업의 경영난과 폐업이 속출하면서 산업 근간의 붕괴를 우려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됐다. 대체복무제 감축이 진행된다면 기업들은 채용 후 2~3년 내에 군 입대를 해야 하는 게임마이스터고 졸업자들을 안정적으로 활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장기적으로는 기술 내재화를 통해 대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기 어렵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인력의 고급화에도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지금은 게임마이스터고의 설립 취지와 목표를 극대화하는 데 있어 제도적 지원과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리고 산학협력의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 특히 게임마이스터고는 산업의 기술 동향과 개발 방법론 등을 교육에 즉각적으로 반영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산업의 전문가들을 활용한 현장 중심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 또한 학교의 공간을 산학협력관으로 운영해 벤처 기업을 입주시키고, 이들이 보유한 전문가들이 학생 역량 강화를 위한 수업 진행, 프로젝트 인스트럭터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턴쉽 프로그램의 만족도를 높이고. 학생들도 기업의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생생한 현장 기술을 습득하고 직업인으로서 소양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영리 목적의 기업이 공공시설인 학교 내에서 영리 추구가 가능한지 등에 대한 제도적 검토가 필요하고, 이러한 순기능을 만들어 내기 위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 이외에도 본교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게임교육 기관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4차 산업 시대에 적합한 제도와 지원 체계를 갖추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사안이고 후속 조치를 위한 관계자들의 노력이 절실하다.

힘들고 어렵게 개교한 학교인 만큼 새싹이 자라 꽃과 열매를 맺기까지 따뜻한 관심과 애정을 돌봄의 손길을 아낌없이 내밀어 주길 기대한다.

대한민국 게임 산업의 미래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