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제: 팀파이트 매니저 개발기
  • 강연자 : 이름 - 남현욱 / 팀 사모예드 프로그래머
  • 발표분야 : 게임 개발
  • 강연시간 : 2021.11.19(금) 10:00 ~ 10:50
  • 강연 요약: 팀파이트 매니저를 개발하며 느낀 소외

  • 팀파이트 매니저는 2인 형제 개발팀 팀 사모예드가 개발한 인디 게임이다. 가상의 게임인 팀파이트 아레나의 e스포츠 팀을 운영하는 감독이 되어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것이 최종 목표로 설정되어 있다. 팀파이트 매니저는 올해 3월 2일 정식으로 출시되어 2021년 10월 기준 80%가 넘는 유저들의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핵심 개념은 리그 오브 레전드, 도타와 같은 AOS 기반 게임의 경기에서 보이는 밴픽 개념을 게임의 핵심 원리로 설정했다. 게임 내의 경기는 자동 전투 진행 방식이며 플레이어는 밴픽 외에는 경기에 간섭이 불가능하다. 남현욱 프로그래머는 팀파이트 매니저에 대해 "시스템은 단순해 보이지만, 굉장히 전략적인 게임"이라고 평가했다.

    형제 두 명이서 게임을 만드는 일은 어렵고 힘든 도전이었다. 남현욱 프로그래머는 게임을 만들면서 포기하고 싶은 위기가 많았다. 그러나 끝내 게임 개발을 끝내고 좋은 평가를 받는 게임을 출시할 수 있었던 건, 게임 개발 동안 겪은 시행착오 속에서 목표를 재설정하고 개발을 지속하는 방법에 대해 깨우쳤기 때문이다.



    ■ 개발의 핵심은 선택과 집중 - 원리는 단순하게, 핵심인 재미에 집중



    남현욱 프로그래머는 2015년 6월, 자신만의 게임을 개발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래픽 디자인이 가능했던 형과 함께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에 돌입한 그는 1년 후, 처음으로 간단한 퍼즐 게임을 완성했다. 이 과정에서 남현욱 프로그래머는 형과 성격도 잘 맞아서 함께 게임을 만들어 낼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

    2016년 6월, 대체 복무로 병역을 수행하기 위해 회사에 입사한 남현욱 프로그래머는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게임 개발에 매진했다. 형제는 약 4년 동안 16개 정도의 게임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그중 출시까지 진행된 프로젝트는 단 두 개뿐이었다.

    반복되는 시행착오 속에서 남현욱 프로그래머는 프로젝트 초기부터 게임 개발 목표를 분명하게 설정해야 된다는 걸 느꼈다. 그는 팀파이트 매니저 개발에 앞서 게임 개발 기간을 1년으로 설정하고, 기간 안에 무조건 출시한다는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프로젝트 초기 여러 아이디어를 토의한 끝에 e스포츠 팀 운영을 주제로 게임을 개발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막상 게임 개발에 들어가니 여러 가지 실질적인 문제들이 드러났다. 첫 난관은 저작권이었다. e스포츠 소재의 게임은 원작이 존재하여 저작권으로 인해 게임 내의 캐릭터를 차용할 수 없었다. 또한, 게임의 룰이 굉장히 자주 바뀌어 개발 초기와 비교해 원작 게임과의 유사성이 떨어지기도 했다.

    또한, 저작권으로 인해 가상의 게임과 가상의 리그, 가상의 선수들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도 문제였다. 모든 게 낯선 환경에서 팀파이트 매니저를 플레이하는 유저는 배우고 이해해야 할 것들이 점점 많아졌다. 남현욱 프로그래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게임을 최대한 단순하게 만들자고 마음을 먹었다.

    바뀐 게임의 방식은 넥서스 파괴가 아니라 데스 매치였다. 또한, 가상의 선수, 리그 등의 컨셉을 모두 지우고 핵심 재미라고 판단한 밴픽에만 집중했다. 목표를 재설정하면서 개발도 더욱 속도를 냈다. 게임 속 챔피언도 9개에서 40개까지 출시됐고, 핵심 재미인 밴픽의 밸런싱에 대해서만 고민할 수 있게 됐다.



    ■ 포기 압박을 이겨내는 방법 - 개발에 세운 세 가지 원칙



    남현욱 프로그래머는 게임을 개발하며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수없이 찾아왔다. 그는 자신이 왜 포기를 생각하게 됐는지에 대해 고민했다. 본래 e스포츠 게임단을 운영한다는 컨셉은 생각만큼 재미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았다. 그 부분을 개발하고, 포기하는 과정에서 남현욱 프로그래머는 프로젝트 자체를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직장 일과 게임 개발을 병행하는 일도 그를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게 만들었다.

    포기를 생각하던 남현욱 프로그래머는 개발 원칙을 다시 세웠다. 그가 세운 첫 번째 규칙은 '여유를 가지고 건강하게 개발하자'였다. 남현욱 프로그래머는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워야만 좋은 게임이 나오는 건 아니다. 또, 게임 개발은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해야 하니, 일정이 미뤄질 때는 미뤄진 시간까지 감안해 더 여유 있게 시간을 설정했다"고 말했다. 포기하는 대신 보다 여유롭고 길게 가져가는 걸 선택한 것이다.

    두 번째 원칙은 '대충 만들고 빠르게 확인하자'였다. 게임 개발을 하다 보면 말로는 설명이 가능하고 상상하더라도, 실제 개발에서는 와닿는 게 적었다. 그래서 직접 만들어서 눈으로 확인하고 체감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느끼게 됐다. 남현욱 프로그래머는 여러 모델들을 빠르게 만들어 보고, 직접 경험하면서 게임의 가능성을 살폈다. 이를 통해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었다.

    세 번째 원칙은 '플레이가 가능한 빌드를 유지하자'였다. 남현욱 프로그래머는 게임 기능 개발에 집중하다 보면 실제 게임과 개발한 기능이 잘 연결되지 않을 때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게임은 단순한 기능의 집합이 아니다. 개발된 기능이 상호작용하고, 이를 이용해 재미를 느낄 수 있어야 했다. 그래서 게임 기능을 개발할 때, 플레이가 가능한 빌드를 계속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라고 전했다.



    ■ 결국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프로그래머 - 타협할 수 없었던 '재미'

    형제 인디 게임 개발사 팀 사모예드는 결국 팀파이트 택틱스를 출시해냈다. 게임이 출시된 이후에는 많은 게 순조로웠다. 난관일 수 있었던 게임 마케팅은, 인디게임에 협조적이었던 스트리머들의 도움으로 게임의 존재를 넓게 알릴 수 있었다. 팀파이트 택틱스는 출시 이후 8개월 동안 20만 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그리고 판매량 중 절반은 첫 한 달 동안 팔렸다.

    남현욱 프로그래머는 게임을 출시한 소감에 대해 "사람들이 내가 만든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보는 건 특별한 경험이었다. 마치 게임을 개발하면서 힘들었던 기억들이 모두 지워진 듯 느껴졌다"는 소감을 밝혔다.

    남현욱 프로그래머는 게임을 개발하면서도 핵심인 재미를 놓치지 않았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게임을 개발한 본인도 자신의 게임이 재밌다고 느꼈다. 그는 자신이 생각한 이상적인 게임과 실제 자신이 만든 게임의 차이를 극복했고, 자신이 집중해야 할 재미의 핵심 포인트를 잘 파악해냈기에 이와 같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