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브컬쳐 모바일 게임 및 크로스플랫폼 RPG의 화두 중 하나는 '오픈월드'다. 계기는 지난 2020년 9월 출시된 호요버스의 오픈월드 RPG '원신'이었다. 이전까지는 모바일 기반 크로스플랫폼 게임은 스테이지를 하나하나 차곡차곡 클리어하면서 정해진 스토리를 보거나, 혹은 PC MMORPG를 모바일 환경에 맞춰 변형한 케이스가 기본이었다. 그러나 콘솔식 자유도 높은 오픈월드 액션을 모바일에 맞춰 새롭게 구성하고, 매력적인 캐릭터와 세련된 카툰렌더링 그래픽에 특유의 원소반응 시스템 그리고 라이브 서비스로 계속 추가되는 이벤트와 에피소드를 가미한 '원신'이 세계적인 호응을 얻으면서 다른 곳에서도 이러한 양식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2년 가까이 지난 현재, 여러 개발사에서 오픈월드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아직 프로젝트 단계로 소문만 들려오는 단계지만, 몇몇 작품은 트레일러 발표 및 일부 지역에서 먼저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유저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특히 중국 게임업계에서는 '원신'의 글로벌 흥행 이후, 자국의 게임 규제까지 겹쳐지면서 '원신'의 뒤를 이을 크로스플레이 오픈월드 게임을 경쟁적으로 발표하거나 출시하고 있으며, 일부는 국내에서도 서비스가 예정되어있다.

누적 매출 30억 달러(한화 약 3조 8,000억 원)을 돌파하면서 모바일 기반 크로스플랫폼 오픈월드 RPG의 가능성을 알린 원신, 그 뒤를 이을 작품은 무엇이 있을까? 그간 중국에서 여러 크로스플랫폼 오픈월드 게임들이 공개된 가운데, 유력한 후보 게임들을 추려보았다.


타워 오브 판타지
SF 세계관과 ARPG, MMO를 가미한 퍼펙트월드의 야심작


가장 먼저 국내 출시를 예고한 작품은 퍼펙트월드의 '타워 오브 판타지'다. 2020년 차이나조이에서 처음 공개된 이 작품은 SF 세계관과 모바일 액션 MORPG식 전투를 가미하면서 주목받았으며, 2021년 12월 중국에서 선출시된 이후 글로벌과 국내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타워 오브 판타지'는 인류가 우주 개척이 가능해진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판타지 오픈월드 RPG로, 인류가 개척한 또다른 행성 '아이다'를 무대로 하고 있다. 그곳에 자리잡게 된 인류는 그 주변에 있는 혜성 '마이아'에서 새로운 에너지원 '옴니엄'을 발견하게 되고, 이를 채굴하기 위해 강대한 자기장으로 마이아 혜성을 붙잡아둘 '판타지 타워'를 건설한다. 옴니엄 채굴로 아이다 행성의 문명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지만, 2664년 원인을 알 수 없는 옴니엄 대폭발 사태로 아이다 행성 대부분이 파괴되는 비극이 벌어진다. 더군다나 옴니엄 폭발로 누출된 방사선 때문에 일부 생존자들이 이성을 잃은 변이체가 되는 등, 사태는 더욱 심각해졌다.

▲ 갑작스럽게 발생한 옴니엄 폭발로 행성 대부분이 파괴되고

▲ 일부 생존자들 중 방사선에 과다 노출된 자들은 이성을 잃은 변이체가 되어 다른 사람들을 습격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뒤, 과학자들의 집단 '헬가드'에서 방사선으로 인한 변이나 여타 오염을 막아주는 '서프레서'를 개발하면서 인류는 문명을 재건하기에 나선다. 한편 '옴니엄'의 사용을 재앙의 원인으로 규정한 일부 세력은 비밀결사를 조직, 다시 옴니엄을 사용하려는 '헬가드'와 대립하고 있는 것이 '타워 오브 판타지'의 대략적인 세계관이다. 유저는 사고를 당해 기억을 잃은 '개척자'로서 자신의 기억을 찾아가기 위해 아이다 행성 곳곳을 탐사하게 되고, 그 와중에 두 세력 간의 갈등에 휘말리면서 행성의 운명을 건 선택을 해야 한다.

'원신'을 비롯해 시중에 선보인 여러 크로스플랫폼 오픈월드 게임이 캐릭터 수집형을 근간으로 한 태그 액션을 선보이는 것과 달리, '타워 오브 판타지'는 캐릭터가 아닌 무기를 태그식으로 교체하는 방식을 취한 것이 특징이다. 게임 시작과 동시에 변이생물로부터 개척자들이 습격을 받는 씬이 재생되면서 캐릭터의 성별을 고르는 창이 나오고, 그 뒤 간단한 튜토리얼을 거쳐 자신의 캐릭터를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게 된다.

▲ 처음 시작 컷씬에서 캐릭터 성별을 고른 뒤

▲ 튜토리얼을 거치고 나면 자유롭게 커스터마이징 가능하다

타워 오브 판타지의 커스터마이징은 키나 얼굴형, 체형은 물론이고 눈동자나 눈썹 그리고 헤어의 색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오드아이처럼 바꾸거나, 헤어에 그라이데이션처럼 색을 입히는 등 폭넓은 스타일링이 가능하다. 또한 여타 커스터마이징을 지원하는 MMORPG나 RPG들이 초반에는 커스터마이징 종료 후 정해진 복장 하나로 바로 시작하는 것과 달리, '타워 오브 판타지'는 캐릭터가 초반에 입을 복장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와일드에서 영향을 받은 여타 오픈월드 게임처럼 타워 오브 판타지도 절벽이나 지형지물을 자유롭게 타고 오르거나, 혹은 갖가지 도구를 활용해서 극복할 수 있다. 도구들은 스토리를 진행하거나 혹은 유적을 탐사하다보면 획득하게 되며, 빠르게 지형지물을 극복하고 탐사하게 하거나 혹은 전투에 보조용으로 쓰이는 등 다양하게 활용된다. 대표적으로 활강 및 높은 점프가 가능한 점프팩, 육지 위에서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바이크와 물 위에서도 질주가 가능한 서핑보드, 적에게 주기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터렛 등이 있다.

▲ 함정 기믹도 도구를 활용, 극복할 수 있다

전투 방식은 모바일 액션 MORPG 유저라면 친숙한 무기 스킬-회피QTE 시스템을 채택했으며, 일반 공격 및 무기 스킬이 적중해서 게이지가 차거나 혹은 적의 공격의 타이밍에 맞춰 회피가 성공하면 무기별 필살기를 활용해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 각 무기마다 속성이 정해져있으며, 대시 직후 바로 공격하면 특수기가 발동한다, 일부 무기는 길게 누르면 조준선이 생기거나 혹은 특수기가 파생되기도 한다. 여기에 점프 공격과 공중 콤보, 2단 점프, 그리고 점프 공격시 적이 일정 거리 안에 있으면 와이어로 자동으로 상대쪽으로 이동하는 추적 시스템까지 액션 요소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약점 속성 및 저항뿐만 아니라 반응까지 더하면서 필드 탐사 및 전투의 다양성을 한층 강화한 것도 눈여겨볼만하다. 각 적들은 약점 속성 혹은 속성 저항이 있는 경우에는 체력바에 따로 명시되며, 약점 및 저항 여부에 따라 해당 속성으로 대미지가 추가로 들어가거나 혹은 대미지가 경감되기도 한다. 물에 젖은 상태이거나 비가 오는 상황이면 얼음 속성 무기로 적을 얼리거나 전기 속성 무기로 적을 감전시켜 추가 대미지를 입힐 수도 있으며, 속성 저항이 있을 경우 상태 이상에 걸릴 확률이 줄어든다.

이러한 자유도 높은 오픈월드를 혼자 탐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명의 유저와 같이 탐사하는 것이 '타워 오브 판타지'의 또다른 특징이다. 파티로 초대한 유저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필드에는 여러 명의 유저들이 같이 있으며, 월드 채팅을 통해 파티에 속하지도 않고 근처에도 없는 유저들과도 소통이 가능하다. 또한 MMORPG처럼 길드에 가입해 길드원들과 같이 콘텐츠를 필드 보스를 사냥하거나 여러 멀티플레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타워 오브 판타지는 현재 사전예약을 진행 중이며, 연내 국내에 모바일-PC로 출시될 예정이다.



왕자영요 월드
중국 매출 탑급 IP 왕자영요, 오픈월드로 세계관을 넓힌다


텐센트도 자사의 대표 모바일 게임이자 출시 후 7년이 지난 지금도 매출 1,2위를 기록하는 MOBA '왕자영요'를 활용한 오픈월드 신작, '왕자영요: 월드'를 선보였다.

'왕자영요: 월드'는 작년 11월, 텐센트가 왕자영요 6주년 기념 행사에서 처음 공개된 신작으로, '왕자영요'의 세계관을 한층 더 정밀하게 구축하기 위한 프로젝트 중 하나다. 포켓몬 유나이트와 콜 오브 듀티: 모바일을 제작한 산하 개발사 티미 스튜디오가 개발을 맡았으며, 스토리와 세계관은 아시아인 최초로 SF문학 및 환상문학 최고 권위의 시상식으로 손꼽히는 '휴고상'을 수상한 중국 작가 류츠신의 단편 소설 '시운'을 배경으로 구축했다.

최초 공개와 함께 상영된 인게임 플레이 영상에서는 반실사 그래픽을 채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방대한 오픈월드를 한차례 조명한 이후 대형 몬스터와의 전투를 중심으로 소개됐다. 전투 방식은 몬스터의 패턴을 구르기나 스텝으로 피하면서 일반 공격과 스킬을 틈틈이 끼워넣는 전통적인 콘솔 액션식으로 진행되며, 중간중간 상황에 맞는 무기로 교체해서 콤보를 이어가거나 적의 패턴을 무력화시키는 장면도 선보였다.


또한 주인공과 동행한 캐릭터가 스킬로 공격을 지원하거나, 때로는 적의 어그로를 끄는 등 연계플레이로 공략하는 모습도 등장한다. 사용 가능한 무기는 현재까지 대검, 쌍검, 활 세 종류만 공개됐으며, 영상에서 주인공이 활용하는 무기인 대검과 쌍검 위주로 소개가 됐다. 대검은 공격 속도가 느린 대신 대형 몬스터도 일순 경직시킬 수 있는 위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차징 스킬을 끝까지 충전해서 공격하면 상황에 따라 대형 몬스터도 넉백시킬 수 있다. 차징 스킬 외에도 높이 뛰어서 대형 몬스터의 머리를 내려찍는 스킬 등, 호쾌한 액션도 일부 엿보였다.

쌍검은 대검처럼 몬스터에게 경직을 주지 못하는 대신, 공격속도가 빠르고 이동기가 포함된 스킬이 많아 적의 강력한 패턴을 피하면서 대미지를 누적하는 것이 가능하다. 실제 영상에서도 대검으로 공격한 이후 적 몬스터 패턴이 바뀌자 쌍검으로 교체, 브레스 등 위협적인 패턴을 피하면서도 연계를 이어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무기를 몇 종류까지 한꺼번에 장비할 수 있나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몬스터의 패턴에 맞춰 무기를 교체하면서 대응하는 것이 핵심 요소로 추측된다.

아직 전투 및 이벤트 컷씬 외에 요소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티미 스튜디오측은 영상 공개와 함께 행사 현장에서 게임의 세계를 보다 현실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생태계 및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날씨를 구축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출시 일정 및 지원하는 플랫폼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콘솔 액션 게임에서 자주 채택하는 UI를 선보이면서 PC 및 콘솔 지원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 작년 11월 영상과 함께 컨셉 아트 일부도 공개됐다


워더링 웨이브
퍼니싱 개발사 특유의 어두운 컬러로 선보이는 포스트아포칼립스 오픈월드


'퍼니싱: 그레이 레이븐'으로 유명한 개발사, 쿠로 게임도 신작 '워더링 웨이브'로 오픈월드 게임 경쟁에 뛰어들었다. '워더링 웨이브'는 지난 5월 26일 빌리빌리와 유튜브에 동시에 공개된 오픈월드 ARPG로, 쿠로 게임 특유의 컬러가 담긴 카툰렌더링으로 오픈월드를 빚어낸 것이 특징이다.

쿠로 게임은 전작 '퍼니싱: 그레이 레이븐'부터 붕괴3rd 이후 중국 서브컬쳐 게임에서 자주 채택한 화려하고 밝은 톤의 카툰렌더링이 아닌, 무채색의 비중을 높이고 톤을 다소 어둡게 잡은 독자적인 카툰렌더링 기법을 선보인 개발사다. 여기에 라이팅과 셰이더를 다소 어둡게 잡거나 포그 효과까지 적극 활용, 바이러스 대감염 이후 포스트아포칼립스 세계의 황폐화된 모습을 효과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전작에서는 독특한 스타일에 비해 캐릭터의 음영 표현이 하이라이트 위주로만 처리되어있고, 펄럭이는 옷을 처리할 때 종종 뻣뻣하거나 모호하게 처리되는 등 디테일이 다소 부족한 느낌이 있었다. 이를 '워더링 웨이브'에서는 이러한 요소도 R&D를 통해서 개선한 모습이 보였다. 시간에 따른 빛의 방향의 변화나 음영의 변화까지는 현 단계에서는 미처 확인할 수 없지만, 앞머리라던가 옷 장식으로 인해서 드리워지는 그림자 표현 등 전작에서 미처 구현되지 못한 디테일까지 캐치한 것이 눈에 띈다. 아울러 펄럭이는 의상이나, 점프 액션을 할 때 휘날리는 머리카락 표현도 한층 더 부드러워지면서 '퍼니싱: 그레이 레이븐' 특유의 색감에 한층 더 자연스럽게 업그레이드된 그래픽을 기대해도 좋을 법하다.




또한 바이러스에 오염된 기계만 잔존하게 된 지구를 배경으로 한 '퍼니싱: 그레이 레이븐'과 달리, '워더링 웨이브'는 물이나 풀 등 자연 환경과 물이 흐르는 표현 등을 한층 세밀하게 보여주는 등 변화를 꾀했다. 또한 지표면의 떨림에 맞춰 파문이 일거나 수풀이 바람에 흔들리고 빗방울이 떨어지는 등, 환경 변화 요소까지도 티저에서 일부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티저에서는 갑작스럽게 모래폭풍과 함께 검은 돌이 튀어나오고, 적대적인 존재들이 등장하는 연출을 통해 전작의 세기말적인 분위기도 구현한 것으로 보인다.

유저는 갑작스런 재난이 들이닥친지 100년이 지난 이후, 오랜 동면에서 깨어난 '방랑자'가 되어 세상을 떠돌게 된다. 세상은 재난 발발과 함께 갑작스럽게 등장한 의문의 적들로 인해 멸망할 위기에 처했었지만, 인류는 끝내 고난을 이겨내고 생존해 몇몇 마을과 도시 그리고 피난처를 중심으로 문명을 재건하고자 하고 있다. 기나긴 동면의 후유증으로 기억을 잃은 '방랑자'가 자신의 기억을 찾고 사태의 원인을 파악하고자 곳곳을 모험하는 과정을 그려낸 것이 '워더링 웨이브'의 핵심 내용이다.

▲ 원인을 알 수 없는 재난과 함께 닥쳐온 의문의 적 때문에 세계는 멸망 위기에 처하지만

▲ 그 위기를 어찌저찌 넘긴 생존자들이 다시 문명을 부흥하고자 도시를 세우고 다시금 개척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벽과 지형지물을 자유자재로 넘나들고 활강하는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로 표현하는 한편, 전투에서는 기존의 모바일 액션 MORPG 스타일에 콘솔 액션 게임의 요소를 더하면서 특유의 액션을 구축하고자 했다. 전작에서 선보인 오리지널 요소인 '스킬볼 시스템'을 채택했나 여부는 확인할 수 없으나, 회피 후 특수기를 발동해 반격하는 등 모바일 액션 MORPG의 기본인 회피 후 QTE 시스템의 편린을 엿볼 수 있다. 여기에 골렘으로 변신해 적에게 태클로 달려드는 것에 이어 다른 캐릭터로 교체, 공중에서 연계를 펼치는 등 태그 액션 시스템을 채택한 흔적도 확인됐다.

여기에 점프 후 와이어를 꺼내서 한 번 더 점프, 적의 공격을 피한 뒤에 공중 특수기로 반격하거나 적이 공격하는 타이밍에 맞춰 공격으로 상쇄하는 등, 한층 더 발전한 액션을 더했다. 또한 괴수의 머리에 달린 보석을 집중 공격해 파괴하는 등, 부위파괴 시스템도 가미한 것으로 추정된다.


▲ 전작에서도 선보였던 태그 액션을 기반으로

▲ 점프 및 와이어를 활용한 추가 파생기와

▲ 상쇄, 부위 파괴 등 콘솔 액션을 가미해 더욱 풍부한 액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워더링 웨이브'는 PC, 모바일, PS용으로 개발 중이며, 중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중국 플랫폼 외에도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에 글로벌 계정을 개설해 글로벌 유저와 소통하고 있다. 현재 중국어, 영어 지원만 확인됐으며 한국 출시 여부는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