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마블의 정식 후속작 '모두의 마블2: 메타월드(이하 모두의 마블2)'가 지난 19일, 글로벌 출시됐습니다. 블록체인으로 인해 한국 등 일부 국가는 빠진 상태로 말이죠. 11년 만에 정식 후속작답게 '모두의 마블2'는 전작과 비교했을 때 거의 모든 부분에서 업그레이드된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층 진일보한 그래픽에 모두의 마블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캐릭터(스킬) 시스템 역시 새롭게 다듬었습니다. 부루마블의 핵심이랄 수 있는 주사위 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전작과 차별화된 룰을 도입함으로써 단순히 그래픽만 좋아진 모두의 마블이 아님을 보여줬습니다.

블록체인 기반이라는 점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메타월드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메타버스 공간은 '모두의 마블2'의 핵심 콘텐츠입니다. 플레이어는 보드게임을 즐기는 한편, 실제 지적도를 기반으로 하는 메타버스 공간에서 건물을 올리고 부동산을 거래하는 등의 메타버스 콘텐츠 또한 즐길 수 있습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재미'일테죠. 게임으로서의 재미를 간과한 웹3 게임들이 넘쳐나는 가운데 과연 '모두의 마블2'는 어땠을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모두의 마블2'의 보드게임은 전작의 것을 충실히 계승하는 동시에 전략적인 부분을 더욱 발전시킨 모습이었습니다. 보드게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주사위 시스템부터, 캐릭터들의 스킬에 이르기까지 비슷하면서도 전작과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됐죠.

전작에서는 플레이어가 주사위 눈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습니다. 특수 주사위를 쓴다든가 주사위에 영향력을 끼치는 캐릭터를 장착함으로써 다소 유리하게 진행할 수는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유리할 뿐이었습니다. 결국은 운에 맡겨야 했었죠.

그랬던 주사위 시스템이 대대적인 변화를 거쳤습니다. 턴마다 손패에 들어오는 카드 형태로 말이죠. 이는 운에 의존하던 것을 최소화함으로써 좀 더 전략적인 플레이가 가능해지도록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랬습니다. 현재 상황에서 최적의 승리조건을 파악한 후 손에 들어온 주사위 카드 중 최적의 카드를 선택하는 식으로 게임이 진행됐죠.

▲ 주사위 눈이 카드 형태로 바뀌어서 보다 전략적인 플레이가 가능해졌습니다

그렇다고 운 요소가 아예 사라졌다는 건 아닙니다. 보드게임에서 운은 그저 운이 좋다 나쁘다로 끝나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 스타일로 플레이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운에 맡기도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스타일로 플레이하기도 하죠. 운에 의해 승패가 뒤집힐 수도 있습니다.

즉, 운이라는 건 전략에도 깊게 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 있죠. '모두의 마블2'는 이를 범위 주사위 카드라는 형태로 구현했습니다. 다소의 랜덤성을 부여함으로써 전략과 운 각각의 장단점을 취합한 겁니다. 소위 말하는 운빨 요소를 최소화한 만큼, '모두의 마블2'에서는 전략적인 판단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어떤 캐릭터들로 덱을 구성할지부터 어떻게 승리할지 등 보드게임 전반에 걸쳐서 말이죠.

캐릭터는 전작과 비슷합니다. 다양한 등급의 캐릭터들이 있으며, 저마다 다른 코스트, 패시브, 액티브 스킬을 보유하고 있어서 전략적으로 조합할 필요가 있습니다. 초반에는 코스트가 낮은 커먼 등급으로 덱을 구성하는 게 유리합니다. 강력한 한방을 보여주기 보다는 다양한 스킬을 통해 플레이를 보조하는 것이죠. 커먼 등급의 제니&프랭크가 대표적입니다. 10~12 범위 주사위 카드 생성 스킬을 위기에서 벗어나거나 우위를 점할 수도 있죠.


▲ 이동 스킬을 가진 캐릭터들은 공수양면으로 압도적인 성능을 자랑합니다

레전더리 등급의 소피, 에픽 등급의 르퀸, 레어 등급의 카트리나처럼 많은 금액을 써야 하지만, 다방면에 걸쳐서 큰 도움이 되는 카드들도 있습니다. 소피나 카트리나는 원하는 위치로 이동할 수 있으며, 르퀸은 2배 비용을 내야 하지만 즉시 상대 건물을 인수할 수 있어서 공격적으로도, 방어적으로도 제 몫을 톡톡히 해냅니다. 이동 스킬 외에도 도움이 되는 스킬은 많습니다. 슈는 상대의 돈을 강탈해서 상대의 플레이를 방해하거나 파산을 유도할 수 있으며, 에스텔과 미라쥬는 빙판이나 비눗방울을 까는 식으로 전략적인 활용이 가능합니다.

물론 상위 등급 캐릭터들은 코스트가 많이 들기에 하나의 덱에 모두 넣을 수 없는 만큼, 이를 적절히 구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앞서 언급한 이동 스킬을 지닌 캐릭터로 덱을 구성할 때는 슬기처럼 돈을 버는 스킬을 지닌 캐릭터를 덱에 포함함으로써 보조하는 식입니다.

코스트 제한과 그로인한 다양한 덱 구성은 보드게임의 완성도를 더욱 끌어올렸습니다. 단순히 좋은 캐릭터로 도배하는 게 아닌 코스트에 맞춰서 최적의 덱을 구성하도록 함으로써 P2W이 아닌 플레이어의 전략이 승패에 영향을 끼치도록 한 것이죠.

▲ 스킬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합니다. 상대를 방해할 수도 있고

▲ 때로는 이동 방해 스킬을 무인도 탈출용으로 쓸 수도 있죠

'모두의 마블2'의 승리조건은 파산, 라인 독점, 건물 점수 크게 세 가지입니다. 파산을 노린다면 미라쥬처럼 이동 방해 스킬을 지닌 캐릭터와 통행료를 늘리는 스킬로 덱을 구성하고 라인 독점과 건물 점수를 노린다면 이동 스킬을 지닌 캐릭터나 상대 도시를 인수해야 할 수도 있으니 통행료 면제나 인수 비용을 줄이는 캐릭터로 덱을 구성하는 식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맞물린 '모두의 마블2'는 온갖 캐릭터들과 아이템이 난무했던 전작과 비교했을 때 공정해졌을 뿐 아니라 한층 전략적인 요소가 강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좋은 캐릭터가 여러모로 좀 더 유리한 건 사실이지만, 코스트에 제한을 둠으로써 무조건 좋은 캐릭터로 도배하는 게 아닌 덱 구성을 전략적으로 할 필요가 있게 만든 것이죠. 정리하자면 운과 전략이 조화를 이루는 보드게임 본연의 모습에 충실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모두의 마블2'는 보드게임인 동시에 웹3 메타버스 게임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와 관련해서 많은 고민이 녹아든 걸 엿볼 수 있죠. 먼저 플레이어블 캐릭터, 아바타의 커스터마이징 요소가 한층 다양해졌음을 볼 수 있습니다. 아바타를 꾸미는 코스튬 역시 외형만큼이나 다양하죠. 오피스룩, 캐주얼룩 등 일반적인 디자인의 코스튬부터 인형이나 스키복, 드레스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갑옷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코스튬이 마련되어 있어서 취향껏 꾸미는 게 가능합니다.

아바타를 꾸몄다면 본격적인 웹3 콘텐츠를 즐길 차례입니다. 바로 메타월드를 말이죠. 메타월드는 '월드'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모두의 마블2'를 구성하는 가상의 메타버스 세계를 의미합니다. 실제 지적도를 기반으로 하는 메타버스 공간으로 플레이어는 이곳에서 부동산을 거래하거나 이를 기반으로 현실에서와 마찬가지로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 메타월드는 실제 지적도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메타월드에서 수익을 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스테이킹 보상입니다.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면 매일 메타 캐시(토큰)나 크리스탈을 보상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건물을 업그레이드해서 건물 감정가가 오른다면 보상 역시 더욱 커진다는 건 굳이 말할 것도 없을 테죠. 다만, 이 방법은 한가지 큰 단점이 있습니다. 원금을 회수하려면 현실과 마찬가지로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두 번째로는 한 번에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으로 시세 차익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다시 두 가지로 방법이 나누어지죠. 첫 번째는 부동산의 가치를 올리는 방법입니다. 저렴한 건물을 산 후 업그레이드해서 가치를 올리는 것으로 건물 감정가가 10만 크리스탈 이상이면 메타 캐시로도 판매할 수 있는 만큼, 주변 시세보다 더 비싼 값에 처분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 현재 수익성이 가장 좋은 건 청약 후 시세 차익을 노리는 방법입니다

건물이 없다면 '청약'이 가장 좋습니다. 청약은 분양가 만큼의 크리스탈을 내고 추첨을 통해 당첨되는 방식으로, 현실의 청약 시스템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보통 토지는 약 50%, 토지를 포함한 건물은 약 20% 정도나 시세보다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만큼, 당첨만 된다면 큰 시세 차익을 노리는 것도 가능합니다.

제삼의 방법으로 경매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수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무작위로 당첨되는 청약과 달리 경매는 특정 건물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만큼, 예상 부동산 가치가 높기에 경쟁이 상당하며, 경매 자체가 이미 비싸게 진행되는 만큼, 향후 거래 전망 역시 미지수라는 상당한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운이 좋다면 50만, 60만 크리스탈을 주고 구매한 건물이 100만 크리스탈 이상에 거래될 수도 있지만, 워낙 비싼 만큼, 수요가 적다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 챔피언 채널 승리 보상으로 크리스탈을 얻을 수 있지만, 매우 적은 편입니다

물론 이를 위해선 기본적으로 크리스탈을 보유해야겠죠. 크리스탈은 거래소에서 마브렉스(MBXL) 코인을 사서 교환하거나 보드게임을 통해 얻을 수 있습니다. 단, 보드게임으로 얻으려면 그만큼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매일 8시, 13시, 21시(KST)에 3시간씩만 열리는 챔피언 채널에서 승리해야 보상으로 크리스탈을 얻을 수 있는데 수량도 적을뿐더러 입장할 때마다 채널 입장 티켓이 필요한 만큼, 어디까지나 덤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한다면 부동산 시세 차익을 노리는 게 여러모로 현명하죠.


웹2 보드게임과 웹3 메타월드가 공존하는 '모두의 마블2'는 웹2 게임과 웹3 게임 사이에서 현재 가장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는 게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NFT 없이도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아마도 가장 많은 유저가 즐기고 있을 보드게임 역시 딱히 흠잡을 데가 없는 모습이죠.

전작의 단점을 여러모로 개선했을뿐더러 전략적인 요소를 더한 부분 또한 높은 점수를 줄 만합니다. 현재 서비스 중인 블록체인 게임의 상당수가 사실상 게임성이란 게 없는 수준임을 고려하면 이는 '모두의 마블2'의 강점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웹3 콘텐츠인 메타월드 역시 여러모로 고심한 부분이 느껴집니다. 기존의 블록체인 게임들은 인게임 콘텐츠로 토큰을 채굴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렇기에 게임을 즐긴다기보다는 게임이라는 형태로 토큰을 채굴한다는 느낌이 더 강했었죠. 하지만 '모두의 마블2'는 이를 메타월드로 분리해 보드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함으로써 웹3가 가진 거부감 역시 최소화했습니다. 웹3를 몰라도 즐길 수 있도록 한 거죠.

다만, 웹3 게임으로서 완벽하다고 하긴 어렵습니다. 메타월드와 관련해서는 부동산으로 인한 수익 창출 외에는 이렇다 할 콘텐츠가 없는 만큼, 추후 웹3 게임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콘텐츠들의 추가가 필수불가결해 보입니다. 웹3를 몰라도 재미있다는 건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한 만큼, 추후에는 웹3여도 재미있는 게임으로서 완성도를 높이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