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티는 오늘(5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APAC 인더스트리 서밋을 개최했다. 이번 서밋은 게임 외에도 건축, 우주항공, 의료,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되는 유니티의 최신 기술을 소개하기 위한 자리로, 유니티뿐만 아니라 각 업계의 전문가들이 유니티 활용 사례와 그 노하우를 공유했다.

유니티는 APAC 인더스트리 서밋 개최에 앞서 미디어 간담회를 진행, 다른 산업과의 연계를 위한 유니티의 전략과 비전을 소개했다. 미디어 간담회에는 로리 아메스 솔루션 개발 부문 부사장, 알렉스 휴즈 유니티 재팬 디지털 트윈 스튜디오 리드, 김범주 유니티 APAC 애드보커시 리더 등 유니티의 전문가들이 자리했다.

김인숙 유니티 APAC 마케팅 부사장은 간담회 시작에 앞서 "유니티 APAC 인더스트리 서밋은 유니티에서 최초로 진행하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통합 행사로, 국내를 비롯해 아태 지역의 다양한 인사이트를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코로나로 제한됐던 인사이트 교류의 장을 다시 활성화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 김인숙 유니티 APAC 마케팅 부사장


"유니티의 디지털 트윈 기술, 인더스트리4.0 이끌 것"
▲ 로리 아메스 유니티 솔루션 개발 부문 부사장

아메스 부사장은 "우리는 크리에이터가 많아질수록 세상이 더 좋아진다고 믿는다"는 유니티의 슬로건을 언급하면서 게임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산업에서도 이와 같은 자세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니티는 게임 엔진에서 출발했지만, 게임 개발에 사용되는 실시간 3D 기술은 이제 게임산업의 전유물이 아니라 다른 산업에도 활용되고 있다. 이에 맞춰서 유니티에서는 게임 개발자뿐만 아니라 산업 디자이너를 비롯해 좀 더 다양한 직군과 업체의 니즈 역시도 충족시킬 툴을 개발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화두로 자리잡고 있는 개념인 '디지털 트윈'에 대해서 아메스 부사장은 실시간 3D 기술로 단순히 현실과 유사한 무언가를 구현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핵심은 실시간 3D 기술에 데이터를 접목, 새로운 비주얼 내러티브를 만드는 것이었다. 자주 언급되는 공정 가상화도 단순히 공장이 돌아가는 모습을 3D의 그래픽만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간에 축적되어있던 데이터를 기반으로 여러 라이브 모델에 같이 접목하고 시각화해서 더 명확한 인사이트를 제공해야 비로소 '디지털 트윈'으로 완성된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그간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3D로 구축하면서 시각화된 자료에 이를 반영하면서 실제 상황과 피드백까지 이어지는 세 가지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러한 작업은 인력으로 커버하기엔 비용과 시간이 너무나 많이 드는 만큼, 이를 보완하기 위한 AI 기술 역시도 핵심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간 여러 곳에 분산되어있던 데이터들의 수집이나 적용에 있어서 어떤 플랫폼에도 대응 가능한 유니티의 기술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휴즈 리드는 애플 비전 프로 앱 개발 과정을 사례로 들었다. 애플 비전 프로는 애플에서 '최초의 공간 컴퓨터'라 정의한 MR 헤드셋이다. 사용자가 눈, 손, 음성을 통해 제어할 수 있는 3D 인터페이스와 확장 가능한 가상 디스플레이 등 더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기능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기존 맥의 기능이나 애플 아케이드에 있는 게임도 애플 비전 프로에 맞춰서 호환된다.

▲ 알렉스 휴즈 유니티 재팬 디지털 트윈 스튜디오 리드

유니티는 애플과 협업, 유니티로 만든 게임과 앱이 애플 비전 프로용으로 요구되는 투과 모드나 고해상도 모드, 자체 제스처 등을 바로 적용할 수 있게끔 했다. 이를 위해 유니티의 새로운 폴리스페이셜 기술과 애플의 리얼리티킷 관리형 앱 렌더링을 결합, 유니티에서 만든 콘텐츠가 다른 앱에서도 통일된 디자인을 가질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한 애플 비전OS용 베타 프로그램인 '유니티 폴리스페이셜'을 출시하고 유니티 에디터와 통합, 애플 비전 프로의 새로운 가상 공간에서 유니티 앱을 활용할 수 있다.

기존 앱을 애플 비전 프로로 활용할 때 기본적으로 지원하는 윈도우형 앱 관련 개발 기능은 2022LTS 버전에 시험적으로 적용됐으며, 여기서 더 나아가 애플 비전 프로의 몰입형 기능을 온전히 활용해서 VR앱, MR앱을 만드는 기능은 현재 CBT로 제공되고 있다.


▲ 유니티는 애플과의 협업을 통해 좀 더 몰입감 있는 XR 경험을 더 손쉽게 제공하고자 한다

이밖에도 유니티를 활용해서 오데마 피게 등 업체에서는 상품 디자인 과정에서 원격 회의를 진행하기도 하고, 유니티의 AI 솔루션인 뮤즈를 도입해 트랙터 운전 기술을 AI가 가르치는 등 여러 사례가 언급됐다. 이러한 사례 중 AI보다 XR이 더 많은 이유에 대해서 김범주 리더는 "현실적인 공간을 시뮬레이션해서 더 맞는 업무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키보드, 모니터 등을 활용한 인터랙션은 아무리 입체를 강조해도 평면 모니터 속에서 구현된다는 한계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현실에 가까운 환경을 구현해서 작업할 수 있는 XR이 업체에서 자주 활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B2C에서 XR은 대중화가 아직 만족스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에는 단순화됐지만 몇 세대 전만 해도 기기도 복잡했고, 각 기기마다 환경이 달랐기 때문에 개발 과정에서 여기에 다 대응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유니티는 이러한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서 XR 인터랙션 툴킷, AR 파운데이션 등을 구축해 개발 환경을 통합하고 하나의 프로젝트를 모든 플랫폼에 맞춰 대응할 수 있게끔 했다. 김범주 리더는 유니티는 앞으로도 인터랙션 기술을 확장, 평면 컴퓨팅을 넘어선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장 Q&A

Q. 유니티가 게임을 비롯해 각 산업계의 실시간 3D 분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보나? 또 한국 시장은 어느 정도로 중요하다고 보고 있으며, 한국에서 APAC 인더스트리 서밋을 개최한 이유가 무엇인가?

로리 아메스: 한국의 산업계는 굉장히 혁신적이다. 실시간 3D 디지털 트윈, 내러티브, 그런 것에 대해서 각 산업 분야에서 정말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 곳이 아닌가 싶었고, 이와 관련된 내용을 발표하고 논의하기에 최적화된 곳이라고 생각했다.

최근 게임에서 요구되는 기술이 산업계에도 활용되고 있는 상황인데, 유니티는 그간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개발하는데 사용해왔다. 그들의 다양한 경험이 토대가 되어서 산업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그리고 다른 산업 분야도 게임 엔진과 관련된 기술을 활용하면 이익이 생기는 구조가 되고 있으니, 그런 게 시너지가 발휘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Q. 디지털 트윈에 AI 적용을 화두로 내세웠는데, AI가 각 산업 분야에서 어떻게 활용될 것이라 전망하나?

로리 아메스: AI는 분야를 막론하고 모든 곳에서 잘 활용되지 않을까 싶다. 유니티에서는 시뮬레이션 부문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단순히 현실과 유사한 3D만으로는 불충분하다. 그 안에 AI를 더해서 시뮬레이션해야 의미가 있다. 앞서 트랙터 교육 사례처럼 단순히 껍데기만 있어서는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지 않나. 트랙터 운전법을 가르치는 AI NPC가 있어야 완성이 된다. 유니티 뮤즈에서는 그렇게 NPC가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있도록 AI를 적용하는 기술이 마련되어있다.

김범주: 애셋 구축에서도 AI가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이미 그런 사례들이 점점 나오고 있지 않나. 또 사물을 인식하고 데이터를 활용해 예측하는 시뮬레이션 분야에서도 AI가 활용될 것이다. 인력으로 커버하기 어려운 방대한 양의 데이터 분석에는 필연적으로 AI가 쓰일 테고, 점점 더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활용되리라고 본다.


Q. 산업계 대부분이 실시간 3D나 XR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업무나 개발 프로세스가 구축되어있지 않나.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프로세스를 바꾸는 게 상당히 부담이 갈 텐데,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로리 아메스: 오래된 프로세스, 즉 레거시를 어떻게 대체해나가야 할까 하는 문제는 항상 다른 회사와 만날 때마다 하는 이야기이다. 아직 그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았을 때 마련된 프로세스의 양이 방대한데, 새로운 기술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열린다고 해도 이 레거시를 무시하기란 쉽지 않다. 그걸 전부 다 옮기는 건 단기간에 불가능하겠지만, 몇 개의 데이터라도 호환되게 해서 차근차근 비주얼 내러티브 빌드를 만들어가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Q. AI가 요즘 대중화되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AI하면 빠르게 학습하지만 일관성이 없다는 단점이 자주 언급되고 있는 것 같다. 이 우려에 대해서 유니티는 어떻게 대응해나가고 있나?

알렉스 휴즈 AI 관련 분야에서 그 문제가 발생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그것은 대부분 머신러닝에서 발생하는 것이고, 훈련시킬 때 사용하는 데이터의 질이 주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서 업계 관계자들과 다방면으로 이야기하고 연구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유니티 AI 툴이 안정적인 결과물을 제공할 것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