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트는 농심 레드포스의 승리였다. 오랜 침묵이 끝에 나온 단 한 번의 매운 한타가 승리로 연결됐다.

초반 농심 레드포스가 무난하게 앞서갔다. '피넛' 한왕호의 럼블이 탑-미드를 한 차례씩 방문해 연달아 킬을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다행인 것은 DRX의 봇 듀오가 농심 레드포스의 이즈리얼-소라카 조합을 상대로 선전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약간의 격차가 발생한 상태에서 스노우볼은 구르지 않은 채 경기가 중반으로 접어들었다.

두 팀의 신중한 움직임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서로 시간은 자신의 편이라고 생각하는 듯 교전을 지양하는 모습이었다. 22분경 등장한 세 번째 드래곤을 두고선 한판 크게 붙는 듯했는데, 농심 레드포스가 '바오' 정현우 바루스의 포킹을 견디지 못하고 물러서며 이마저 조용히 넘어갔다.

네 번째 드래곤을 두고 대망의 첫 5:5 교전이 시작됐다. 농심 레드포스가 먼저 드래곤을 두드리는 상황에서 DRX는 진형이 좌우로 갈려 큰 손해를 봤다. 농심 레드포스의 추격으로 봇 라인까지 길게 이어진 싸움은 '고리' 김태우 세트의 맹활약과 함께 에이스로 연결됐다. 곧바로 바론까지 처치한 농심 레드포스가 길고 길었던 힘의 균형을 깼다.

이후 경기는 오래 가지 않았다. 정비를 마친 농심 레드포스가 미드-봇을 동시에 압박했다. 폭발적으로 성장한 '덕담' 서대길 이즈리얼의 궁극기 한 방에 DRX는 제대로 수비조차 못한 채 뒤로 밀려났다. 결국, 농심 레드포스가 단번에 DRX의 넥서스를 파괴하며 1세트를 선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