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 예쁘다거나 고차원의 존재라거나 하는 식으로 애들이 감탄하고 칭찬하는 부분은
그냥 게임 내에서 시이카가 '그런 존재'로 설정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장치라고 받아들였습니다.
그래서 생각보다 그렇게 반감이 들진 않았어요.

스테마스 해보신 분들이 이벤 시작 전에 많이 말씀하신 것처럼
캐릭터도 생각보다 무척 싹싹하고 상냥하고 공손하고 여하튼 있을 건 다 있는 느낌이었기에
'설정과 묘사가 따로 논다'는 느낌도 그리 심하게 받진 못했습니다.

옳다 그르다를 떠나서 시이카라는 캐릭터가 콜라보(?)로 들어왔으니
일단 스토리에서 부각을 시켜야하는 것도 작가 입장에서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스테마스 짤방에서 본가 아이돌들이 기존 설정과 이질감이 느껴질 정도로
시이카를 찬양하거나 위축된 모습을 보이는 건 봤고 이번 이벤에서도 그렇게 나올까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까지 나온 것도 아니라고 느꼈어요.
다들 시이카를 보고 감탄하긴 했지만 보자마자 패배감에 젖는다든지 하는 모습은커녕
평소 캐릭터에서 크게 달라졌다는 느낌조차 주지 않았어요.

프로듀서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가 하면 또 그렇지도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토끼풀 이야기는 이미 다른 분께서 지적하셨으니 더 논할 이유도 없고요.
쿠로이 사장이 4류 아이돌이라고 모욕하고 아이돌과 프로듀서를 싸잡아 무시하니까
오히려 더 큰 소리로 '안녕하십니까!' 하고 외치면서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니 저는 좋았습니다.
시이카도 쿠로이에게 그리 말하는 게 실례라고 똑똑히 지적하고 대신 사과하는 모습도
설정이랑 잘 맞아떨어지는 묘사라고 생각하면서 피식했어요.

어쨌거나 시이카의 첫인상이 생각보다 무척 괜찮았고
프로듀서와 아이돌들이 모조리 공기가 되고 시이카 혼자 원맨쇼를 벌이는 불상사까지
간 것도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우리 아이들 존재감도 엄청났죠
냄새로 시이카 찾아오는 카렌이라거나.. 무대에서 구텐베르크를 외치는 유리코라거나..

여기 분위기로 봐서는 이런 생각에 공감하실 분이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느낀 걸 말씀드리는 것뿐이니까요.


다만...
스바루를 비롯한 우리 아이돌들이 곡도 받지 못한 채 이벤트 하나를 넘기는 것과
담당p들이 자기 아이돌 곡도 아닌 것을 들으면서 담당돌을 위해 이벤트를 뛰어야 된다는 점은
저도 굉장히 유감이었습니다.

어제 어떤 분께서 제게 말씀하신 적이 있었습니다만 설마 정말로 이렇게 될 줄은..
스바루와 히나타, 카렌이 첫 투어에 나왔는데도 이렇게 이도저도 아닌 시간을 보내는 건 좀 아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