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태가 터졌고, 소통의 ㅅ자도 어려워하던 메이플 측도 12일이 지나서야 너무나도 늦은 사과를 했고
일단 배상을 하겠다고 약속하긴 했다.

 문제는 이 배상이란 것이 절대로 100% 피해를 복구할 수 있는 수준이 될 수 없다.
 대리작, 고추옵 아이템 구매 등 일괄적으로 구분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자기들이 우려했던 대로 게임 내 경제가 폭망해버리기 때문. 

 무엇보다 배상보다도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고 미래를 장담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사과와 배상,
확률 공개 뿐 아니라 대대적인 체질개선이 필요한데, 얘네들이 그걸 할 수 있을리가 없다.

 픽셀 쪼가리 안경 하나 얻겠다고 수십만원을 로얄을 사도 못뽑는 게 당연한 일상인게 메이플이다.
 아케인셰이드 무기는 자체 가격도, 강화비용도 천문학적인데 툭하면 파괴되기 일쑤여서 
 엄청난 현질 혹은 시간이 소요되며
 큐브의 경우 등업도 천장이 없어서 운 없으면 돈을 부어야 하고, 원하는 옵션을 뽑으려면 또 천장이 없어서
무한정 돈을 부어야 한다. 
 (본인의 경우 리부트2 유저라 현찰 대신 시간을 갈아넣었는데, 엠블렘에 2400억 이상을 부었는데도 
공 세줄이 안 떠서 포기해야 했다. 8개월 동안 매일 2~3재획을 해서 엠블에만 부었는데도 못띄웠다는 이야기다. 
일반서버에서는 또 수백, 수천만원을 써도 원하는 옵션을 못 뽑은 경우가 얼마나 허다한가?)

 메이플 안에서야 그 엄청난 현질과 노가다가 당연했다. 그리고 그걸 당연시 하는 순간에 이미 넥슨과 메이플
운영진에게 개돼지로 길들여지고 있었을 따름이다. 
 너무나도 비상식적인 구조 자체에서 쌓이는 폐단이 쌓이고 쌓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다. 
 운영진이 비양심적인 과금 구조와 살인적인 노가다를 줄이고 유저 친화적 패치와 잦은 소통을 했다면 이런 문제가 터졌을까? 
 오히려 과금 규모를 늘리고 시간 투자를 늘리게 하여 매몰비용을 늘릴 궁리만 했지. 
 그래야 안 접고 더 지르고 더 할 테니까.
 
 스스로 자정하지 못한 대가다. 비유하자면 암덩어리가 전신에 퍼져서 어딜 손대야 할지도 모를만큼 병폐가 심각하다는 거다.

 이번의 확률 사태 이전에도 메이플 자체의 문제 때문에 쌓여 있던 불만들을 해소시키려는 노력을 안 한다면, 절대 회복될 수 없다.

  그런데 투명하게 확률 공개를 하고, 스타포스, 추옵, 큐브, 레벨링, 코어 강화 등 컨텐츠 전면 개편을 할 수 있을까? 
 확률이야 법제화가 된다면 강제로 하게 할 수는 있겠다. 그러니까 확률형아이템 규제가 필요한 거다. 
 하지만 넥슨의 수익을 가장 많이 창출하는 메이플이, 매몰비용을 줄이고 과금과 노가다를 완화하는 패치를 할 수 있을까?
 
 넥슨을 보면 메이플, 던파, 피파 등 한 손에 꼽히는 겜 말고 새롭게 넥슨의 이익을 창출해줄 게임이 있나? 내는 족족 망해버리는 신작 게임들 보면 이미 넥슨은 게임 회사로서 실격이다. 수익이 거대하면 뭐하나, 오래된 게임을 쥐어짜내어 내는 수익이니 불안정하기 짝이 없는데. 넥슨 회장 김정주가 넥슨을 매각하고 싶어도 못하는 이유가 이 불안정성 때문일 텐데. 

 하물며 이렇게 위태위태한 상황에서 가장 큰 돈줄을 자르는 게 가능할까? 메이플이란 게임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잘라내야할 썩은 살이 많은데, 그 살을 다 깎아내면 자기들 수명이 줄어들 게 뻔하다고 생각할 거 같다. 
  
 결국 유저의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듣고, 불합리한 구조를 더더욱 심화시켜가며 이익만 추구했다가, 그 불합리성과 비도덕 때문에 스스로 무너지려하는 게 현재 메이플, 넥슨의 상황이다. 

 가장 오래 했던 게임이고, 그만큼 내가 키웠던 캐릭터에 대한 정도 깊게 들었다.
 메이플이 정말 결단해서 체질 개선을 쫙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다. 그 지랄맞은 노가다나 확률을 완화하고,
무엇보다 투명한 정보 공개와 간담회 등 유저와의 잦은 소통을 원한다. 
 
 하지만 얘네들은 분명 보여주기 식으로 찔끔 하는 척만 할 뿐 다시 우리가 아는 극 노가다 현질겜으로 돌아갈 것이다.

 이미 손 대기에는 너무 늦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