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의 새로운 단편 애니메이션, '용' 에서 나오는 시마다가문을 상징하는 사자성어 용두사미. 
다들 화룡점정으로 했어야 한다.
블자가 의미도 모르고 썼다. 
이런 저런 말이 많아서 제 나름 꿈보다 해몽일지 모를 생각을 몇 자 끄적여 보겠습니다.

시마다가문에는 두마리의 용과 관련된 전설이 이어져 왔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두마리의 용과 관련된 전설은 현재 시마다 가문의 한조와 겐지 형제를 상징함과 동시에 시마다 가문 자체가 지상으로 내려온 두마리의 형제 용을 시초로 한 가문이라는 것을 뜻하는 전설이 아닐까 합니다. 일종에 건국신화 같은거죠.

오버워치의 배경과는 한참 전 옛날, 그러니깐 지금 저희가 사는 시대보다 훨씬 더 오래전 천상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형제 용이 있었고 전설의 내용처럼 두 용이 싸워서 하늘이 폭력으로 검게 물들게 됩니다. 마치 현재 한조와 겐지의 상황처럼 남풍의 용이 북풍의 용을 쓰러트리고 한조가 겐지를 쓰러트린 이후의 행보와 마찬가지로 남풍의 용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게 되죠. 괴로움에 잠긴 남풍의 용 앞에 어느날 돌연히 낯선 이가 찾아와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면 상처를 치료해야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자신과 마찬가지로 두 발로 땅을 걷고 몸을 낮추어 삶의 의미를 바라보라고 하죠. 이는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겐지가 한조를 설득하러 찾아온 것을 상징하는 의미기도 합니다. 결국 남풍의 용은 낯선 이의 말에 따라 무릎을 꿇고 자신이 속한 세계를 바라보기 위해 인간이 됩니다. 낯선 이의 정체는 대지로 추락했던 북풍의 용이었고 두 용은 다시 하나가 되어 자신들의 잘못을 바로 잡아갑니다.

겐지는 과거 젠야타를 만나 한가지 깨달음을 얻었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길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형인 한조는 겐지를 쓰러트리고 그 길을 잃었죠. 
시마다라는 야쿠자가문에서 가문을 잇기 위해 살아왔고 그것만이 옳은 길이었을텐데 그 가문의 명예와 자신이 맹신하던 길을 나아가기 위해 동생을 베어버리게 되죠. 자신의 손으로 혈육을 베었다는 죄책감에 한조는 길을 잃고 맙니다. 그러나 겐지는 낯선 이가 되어 다시 한조 앞에 서게 되고 세상으로 나아가 자신들이 해야할 일이 있음을 알립니다. 마치 두형제 용이 지상에서 다시 만나 그들의 잘못을 바로 잡아갔던 것 처럼요. 실제로 시마다 가문이 암살이나 뒷거래 세계에서 살아가는 야쿠자 일족인만큼 그들 가문의 일을 바로 잡는 것 또한 한조와 겐지가 나아가야 할 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죠. 더 큰 의미에서는 다시 혼란의 바람이 부는 세상에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봐야할테고요.

자 이야기가 너무 뱅뱅 돌고 용두사미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것 같은 이야기들을 했는데 사실은 시마다 가문의 전설이나 한조와 겐지의 모습 등을 담아서 블자는 용두사미라는 네글자를 썼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용두사미는 말그대로 용의 머리로 시작해 뱀의 꼬리로 끝난다는 뜻으로 시작은 거창하나 끝은 보잘 것 없을 때 쓰는 말인데요. 그러나 여기서 쓰인 용두사미는 사자성어의 내포된 뜻이라기 보단 시마다 가문의 전설 그 자체를 뜻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천상의 균형과 조화를 관리하던 두 용은 결국 자신들의 잘못을 바로 잡고자 지상에 내려오죠. 실제로 낯선 이도 자신의 몸을 낮추어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말도 했었고요. 즉 천상을 거니는 용의 존재를 포기하고 지상을 자신의 두 발로 걷는 인간(용이 지상으로 추락하면 이무기가 된다고들 하죠. 그리고 이무기는 천년 묵은 구렁이나 뱀으로 묘사되구요.)이 되어 비로소 자신이 몸 담은 세계를 마주보게 됩니다. 즉 용의 머리를 포기하고 땅을 기는 뱀의 꼬리가 되었다는 뜻이지요. 실제로 이것과 관련해서는 블자가 노린 것인지 아니면 그냥 단순한 연출 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인간이 된 두 용의 그림자가 용의 시절 몸뚱아리와 엮여져 있습니다. 
시마다 가문은 그렇게 지상에 내려와 자신들의 잘못을 바로 잡고자 한 용들의 일족이며 실제로도 시마다 가문만이 용의 힘을 다룹니다. 그리고 앞서서 계속 언급하였듯이 이 용두사미의 의미는 앞으로 한조와 겐지가 나아갈 방향이기도 합니다. 이미 어둠의 세계에선 그 영향력이 어마어마한 시마다 가문을 나와(천상에서 내려와) 세상을 구하기 위해 나아가겠죠. 가문에 내려오는 용두사미 전설처럼요. 

처음 겐지가 형인 한조의 제의를 거절한 것이 단순한 치기 어린 반항이었을지 아니면 어둠의 세계에서 살아가야 하는 가문을 환멸해서 였을지는 모르겠으나 어느 쪽이든 지금은 젠야타를 통해 자신의 길을 찾은 겐지가 형을 바른 길로 이끄는 것이겠죠. 아마도 겐지가 오버워치를 나왔던 것이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서 였으니 윈스턴의 소집 명령을 받고 형과 함께 오버워치에 합류하고자 찾아온 것일 수도 있구요. 그렇게 된다면 시마다의 일족의 수장 자리를 포기하고 오버워치의 요원으로 들어가는 것이니 또다른 의미에서 용두사미가 되겠죠. 애포에 용은 하늘에서 세상을 보고 뱀은 지상을 자신의 가죽으로 기어다니며 마주 보는 의미도 있으니 규모나 급을 떠나서 성질 자체가 시마다가문은 용, 오버워치는 뱀 이라고 해석해볼 수도 있구요.
어쨋든 제 너저분하게 길기만 하고 유익하지 않았던 해몽글은 여기까지 입니다. 블자에 대한 찬양심으로 이렇게까지 과대해석한 것일 수도 있지만 나름 제 식으로 해석하면서 재밌었어요. (렙이 1이라 이미지 첨부를 할 수 없었습니다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