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들에게 개돼지라니?
나향욱이 이런 미친 소리를 했다가 공직에서 파면당한 걸 아시고도 이 모양입니까?

그러니까 개돼지드립 치는 자들이 하고싶은 말이란 게, 우리가 재미있어하는 게임들을 즐기는 자만이 인간이고, 다른 게임들에 재미를 느끼는 대중은 개돼지다? 즉, 우리들 뜻대로 살아주는 자들만 인간이고, 우리들 뜻대로 살아주지 않으면 개돼지?

 

 

제가 이 모습을 보고 딱 떠오른게, 소위 "틀딱충"이라고 불리우는 일간베스트 정게할배들입니다. 여러분께서 일베에 대해 얼마나 아시는지들은 모르겠지만, 정게할배들은 현재 일베 내에서도 고립된 존재들입니다. 정게에서 활동하는 틀딱들은 오직 자신들만이 깨어있는 국민이고, 나머지는 다 세뇌당한 빨갱이들이라 여기죠.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염원하는 촛불집회에 100만명이 모인 현재까지도 정게할배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숭배하고 있습니다. 결국 정게는 일베 내에서도 놀림감으로 전락하고 말았죠.

 

인벤 게이머토론장에 계신분들은 대체 얼마나 신의 선택을 받은 위대한 국민들이길래 대중을 개돼지라 부를 정도로 지독한 선민사상(選民思想)에 빠져있는 건지 감도 안잡힙니다.


제가 예전에 시멘트회사에서 잠깐 일한 적이 있습니다. 거기 현장직원들 하루종일 작업복에 먼지 묻혀가며 정말 힘들게 일합니다. 아침 6시에 출근해서 밤 11시에 퇴근할때도 있어요. 그분들 시멘트 한타임 붓고나면 잠깐 동안의 꿀맛같은 휴식시간에 다들 옹기종기 모여서 스마트폰 게임을 즐겼습니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다들 "몬스터 길들이기"를 즐기고들 계셨죠.

그렇습니다. 여기 게토장의 "선택받은 국민"들이 제일 싫어하는, 별 나오고, 과금을 통해 승리에 더 가까워지는 게임이죠. 과금을 해봤는지까진 물어보지 못했지만, 제가 봤을 때 다들 열심히 살아가는 와중에 잠깐 게임을 즐기는 모습이 참 즐거워보였습니다. 그분들이 몬길을 하며 느끼는 재미를 누가 그릇됐다 할 자격이 있습니까? 그분들은 고된 삶속에서 몬길로 잠깐씩 꿀맛같은 휴식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결코 인벤 게토장 겜창인생들에게 개돼지 소리 들을만한 인생들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너무 이상하네요. 추악자들의 도덕적 기준의 최대관건은 "남에게 피해를 주는가, 안 주는가" 아니었나요? 교복입은 10대 여학생을 성상품화하는 추잡하기 이를데 없는 게임들도 "남에게 피해를 안주니 존중하라."라는 자들이, 남에게 어떤 피해도 주지않는 몬길같은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을 개돼지라고 폄하하는 모습이 너무 이중적이라서요. 그럼 사람 쏴죽이는 이브, 둠, 폴아웃, 사람 베어죽이는 위쳐, 엘더스크롤같은 게임 즐기는 사람들은 같은 방식대로면 "사람 못죽여서 안달난, 게임에서라도 사람을 죽여야 직성이 풀리는, 타인에 대한 살의로 가득찬 개돼지들"일 것이고, 넵튠이나 섬머레슨같은 걸 빠는 놈들은 "성욕에 빠져 허우적대는 개돼지들"일겁니다. 영웅전설이나 이스, 드래곤퀘스트같은 걸 빠는 놈들은 "옛시절 추억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새로운 도전정신이라곤 없는 수구꼴통 개돼지들"이라고 볼 수 있겠죠.

 


물론 "대중=개돼지이론"이 게토장 전체 회원들의 통일된 사상은 아닐겁니다. 손흥민을 까다가도 어느날 손흥민이 좋은 활약을 하여 그동안 까던 자들이 여론으로부터 역풍을 맞게 되면, "그때 까던 사람들이 우리들이랑 같은 사람이 아니다"라고
익명과 군중속으로 숨어버리는 모양새까지 나타날게 어차피 뻔하죠.

 

이런 쓰레기같은 돌출발언은 절대로 이유도 없이 막 탄생하지 않습니다. 분명 배경이 존재할 겁니다. 이곳의 분위기가 "그런 말을 해도 돼."라는 느낌을 줬기 때문일 겁니다. 전 여기 몇달만에 처음 온 것이기 때문에, 최근에 여기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었는지 잘 몰랐습니다. 그래서 며칠간의 게토장 글들을 몇개 살펴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대중=개돼지이론"에 적극적으로 맞서는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런 얼토당토않고 쓰레기같은 발언에까지 방관적 자세를 취한다는 것은 결국은 "묵인"인 셈이죠.

 

분명 주모자가 몇 명 있을 겁니다. 집중적으로 대중을 개돼지로 폄하하고, 오직 자신들만이 깨어있는 국민이라는, 개돼지만도 못할 정도로 오만방자한 인간말종이 이 게시판에 몇 명 있을 겁니다. 게시판의 자정을 위해 "대중=개돼지이론"을 끊임없이 주장하는 주모자들을 색출하여 확실하게 비판하고 낯짝을 못들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게토장이 일베 정게마냥 타락하는 꼴을 면할 수 있을 겁니다.

이미 너무 늦은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