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도)

내 글자를 봤느냐

정기준(가리온)
그래 봤다
그무엇에 비견할수 없을정도로 훌륭한 글자더구나
해서 나 정기준
목숨을 걸고 그 글자를 막으려 한다

세종(이도)
그래?
좋구나 좋아
그럼 어디한번
나와 얘기를 해보자 꾸나

정기준(가리온)
대체 왜 글자를 만드려는 황당한 생각을 한것이냐?

세종(이도)
너의 백부이신 삼봉선생과도 통하는 이유다

정기준(가리온)
삼봉선생과 주상의 글자가 통한다?

세종(이도)
너희들이 그토록 원하는 제상총제제 만이 삼봉의 이상은 아니었다
삼봉선생은 언로의 개방을 원했다

정기준(가리온)
물론이다 

세종(이도)
삼봉선생께서 이르길 요순시대에는 간관이 없었으며
사서 상공 백공 천인에 이르기 까지 간하지 않은자가 없었다
헌데 간관이라는 직책이 생기면서 부터 오히려 언로가 더욱더 막히고
백성들은 위정자에게 간할 방법이 없으니지금이 어찌 요순시대에 비해
태평성대라 하겠는가 라고 얘기한적이 있다

정기준(가리온)
해서

세종(이도)
해서 나는 나의 글자로써 언로가 아닌 자로를 열려고 한다
간관을 통한 소통이 아니라 글자로써 직접 소통하려 한다
이것이 어찌 성리학적 이상에 위배된다는 것인가

정기준(가리온)
삼봉의 사상에서 새로운 글자와 자로를 떠올렸다니 참으로 엉뚱하지만 참으로 대견하구나
허나 말이다 내가 새로운글자를 반대하는것은 그때문이 아니다

세종(이도)
무엇이냐

정기준(가리온)
무엇일것 같으냐

세종(이도)
중화의 질서를 거스르기 때문이냐?


정기준(가리온)
삼봉선생께서는 요동까지 치려고 하셨던 분이다 그 적통인 내가 중화의 질서따위로 반대할것 같은가
사대와 모화는 현실적인 조선의 생존 전술일 뿐이다

세종(이도)
그렇다면은 노비 서용을 과거장에 난입 시켰다 싶이 신분질서의 혼란 때문이냐?
그것은 결국 너희 사대부들의 기득권 문제가 아니더냐

정기준(가리온)
기득권이 아니다
기득권이 아니라 질서다
기득권이 아니라 조화다
기득권이 아니라 균형이다
기득권이라 쉽게 말하지 마라

세종(이도)
어째서 인가?

정기준(가리온)
우리 사대부들은 고려의 귀족과는 다르다
아니 이땅에 있어왔던 어떤 지배층들과도 다른 집단이다
이도 당신은 어찌 왕인가 당신이 왕인 이유는 무엇인가 당신은
이성계의 손자이기에 이방원의 아들이기에
왕이다

고려의 귀족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귀족인 이유는 아비가 귀족이기에 할애비가 귀족이기에
그저 귀족으로 태어난 자들이였어 헌데 말이다 사대부는 아비가 사대부라고
해서 사대부가 되는것이 아니야 마음을 갈고 닦아 수양하고 공부하고
과거라는 제도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아야 될수있는것이 사대부야
사대부는 사대부로 태어나지 않는다

사대부는 신분의 이름이 아니야 사대부는 자질과 수양의 능력의 이름이야
그리 쉽게 기득권이라 매도하지 마라

세종(이도)
그래 인정한다
또한 이조선은 이씨가 세운것이 아니라 신진사대부들과 성리학자들이
이씨를 옹립하여 세운나라 인것도 내 인정한다
하지만 너희 사대부들은 결국 부패하게 될것이다 사대부는 그들의 능력만큼
욕망을 갖게될것이고 또한 기득권을 갖게 될것이다 그리고 그 기득권을 세습하게 될것이다 왜?
사람이니까 이해한다 내기를 해도 좋다 사대부는 훗날 고려 후기 에 너희들 손으로 깨부순
드러운 음서제도 부활시키고 고인물처럼 냄새를 피우며 썩게 될것이다 그렇다면 사대부가
그렇게 되지 않도록 그 욕망을 누가 견제할수 있겠느냐

임금은 늘 견제당해야 되는 존재이기에
한계가 있다 하여 나는 백성으로 하여금 그 역활을 하게 하려한다
백성이 힘을가지고 권력을 나누게 되는 새로운 균형
새로운 질서 새로운 조화 해서 나의 글자가 그런 새로운 세상에  시작이 될것이다

정기준(가리온)
사대부의 욕망이라
허면 백성의 욕망은?

세종(이도)
백성의 욕망?
백성의 욕망이라고 했느냐

정기준(가리온)
그래 백성의 욕망
그 거대하고도 무서운 군중의 욕망 그것을 어찌할 것인가?
누구라도 권력에 정점에 서게되면 만나게 된다
거대한 백성 바다와도 같은 거대한 백성 말이다
더 정확히 거대한 백성의 욕망이지

세종(이도)
그래 나도 만났다 

정기준(가리온)
백성의 들끓는 거대한 욕망 그걸 만나면 공포에 질리게 된다 왜?
그 욕망들이 모두 이루어질수 없으니까 왜? 그 욕망들이 모두 한꺼번에 풀어지면
세상은 지옥이 될테니까

그것을 제대로 만난것은 진시황 그는 강력한 법률로 천하를 다스리려 했다
하지만 그걸로 되지않아, 해서 공자와 맹자가 필요한것이고 또 주자가 나온 것이다
그 무섭고도 거대한 백성의 욕망을 다스리기 위해 서역 대진국(로마)이 기리사독교(기독교)를
국교로 삼은것도 삼한과 고려가 불교를 통치 이념으로 삼은것도 모두 그 욕망 때문이였어
불교도 유학도 서역의 기리사독교도 모두 이름만 달리했을뿐 욕망 통제체계 다름이 아닌가
헌데 너의 글자는 그 욕망 통제체계를 무너뜨리려 한다 지옥문을 열려고 하는것이야

세종(이도)
그것을 어찌 지옥이라고만 하는냐
백성이 글을 배워 삼강을 알고 오륜을 알게되면
사람의 도리를 알고 성리학적 이상에 더 가까이 갈수있다
헌데 그것이 어찌 지옥이냐?

정기준(가리온)
백성이 글을 알게되면 읽게 될것이고 쓰게 될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 즐거움을 알게되면
결국 그들은 지혜를 갖는다 누구라도 지혜를 갖게되면
쓰고싶어진다 무엇을 위해 쓰겠는가 욕망이다

세종(이도)
그것이 왜 지옥이냔 말이다?

정기준(가리온)
모르겠는가?
그들의 욕망은 결국 정치를 향하게 되있어 국가의 정책에
관여하려 들테고 나아가서 그들의 지도자를 스스로 선출하게 될것이다

세종(이도)
그들이 그들의 지도자를 뽑는다 그것이 니가 말하는 지옥이냐?

정기준(가리온)
이도!
동서고금에 그런 무책임한 제도가 어찌 있을수 있단 말이냐!
정치는 책임이다 유사이례 정치의 본질은 한번도 바뀐적이 없어
정치는 오직 책임야 헌데 그들이 그들의 지도자를 뽑는다?
허면 그 지도자가 실정을 한다면 누가 책임져야 하는건가
그 지도자를 뽑은 백성을 모두 죽여야 하나?
 
세종(이도)
대체 너는 백성에 대한 신뢰가 어찌 이리도 없단 말이냐
도대체 어찌 그리 된것이냐 정기준

정기준(가리온)
내가 백성으로 살았으니까 저들에게 희망이 없다
역사를 발전 시키는건 저 무지몽매하고 변덕스럽기
짝이없는 군중이 아니라 책임을 질수있는 몇몇이다

세종(이도)
니가 정말 그리 생각한다면 정말 측은한 일이로구나

정기준(가리온)
측은이라?
나는 당신이 더 측은하다

왜?
당신의 진심을 아니까 주상의 진심을 말해볼까?
백성과 권력을 나누려 한다? 그리 말했느냐

아니다 주상의 속마음은 책임을 나누고자 하는것이다
권력을 나누려는것이 아니라 책임을 나누려는것이 아닌가

이도

글자를 몰라서 이유도 모르고 억울하게 죽는사람을 없게 하겠다?
너의 그 쉬운 글자를 모두가 알게된다면 말이다
정확히 이유를 알고 억울하다는 말도 못하고 죽게될것이다 백성은

역병이 생기면 힘이 닿든 닿지 않든 그한명 한명을 찾아가 약을 먹일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하는것이 위정자가 해야할 일이다 글을 만들어 글자를 배우게하고
글을 아니 이제부터 스스로 구원하라 이것이 임금의 태도인가?

백성은 오직 보살피고 끌어 안아야 하는것이다 진짜 주상의 본심을
하나더 이야기 해주랴 너는 이제 백성이 귀찮은 것이다
아니냐?

백성이 귀찮아져서 글자를 만들려 했던것이 아니냐?
백성을 사랑하는 애민 군주라 한다지 사랑?

너는 백성을 조금도 사랑하지 않는다
한 사내가 여인을 사랑하여 여인을 만나고 집에 바래다 준다 넌 그것이 귀찮아
칼을 하나 사서 쥐어주면 이젠 스스로 지켜라 그렇게 말하는것이다
그것이 어찌 사랑이라 할수 있는것이냐

세종(이도)
난 백성을 사랑한다!

정기준(가리온)
아니 귀찮은 것이다
자 이제 글을 알았으니 다 스스로 해결해라
이러고도 불행하다면 그건다 니놈들 책임이야
이것이 니 본심이야.

세종(이도)
난 아직 끝나지 않았다 너와 더 애기를 해야해 난 아직 너에게
할얘기가 더 있어!

정기준(가리온)
헌데 어쩐단 말이냐 힘의 균형이 깨졌으니
난 말이다 이글자를 아는 모든자를 죽일것이다
그리고 이글자의 혜례를 찾아 불태워 없앨것이다
너의 글자는 역병과도 같은 무서운 글자이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막아낼것이야

이도
난 반드시 너의 글자를 막아낼것이다

세종(이도)
막지 못할것이다.


뿌리깊은나무 19회 대사중
갑자기 생각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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