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돈을 풀 수밖에 없는 위기 상황이지만 올해만 3차, 역대 최대 이런 수식어가 붙다 보니 나라 살림 괜찮은 건지, '재정 건전성' 걱정하는 목소리가 여전합니다.


정세균 총리는 "지금 급한 불을 끄지 않으면 호미로 막을 걸 나중에 가래로 막아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상 최대'


최근 이 말, 언론이나 유튜브 같은 데서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문장은 주로 이렇게 구성됩니다.


'나랏빚 사상 최대인데 또 재정확장한다는 정부'


그런데 생각해보면 가계부채 든 정부 부채 든 어느 시점에라도 그 총액을 과거와 비교하면 사상 최대인 게 일반적입니다.

경제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는 데다 저금리 기조로 돈도 계속 시중에 풀리고 있어, 부채도 덩달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상 최대'는 따로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초래한 미증유의 위기.

'사상 최대'라고 불리는 게 당연한 최악의 지표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발표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고용지표도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고요.










한국은행은 올 경제성장률을 -0.2%로 내다봤는데, 우리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한 건 1998년 외환위기 때를 포함해 두 번뿐이었습니다.

특히 이번 코로나 위기는 전 세계적인 거라서,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로 예측했습니다.










이 같은 '사상 최대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나라 살림꾼인 정부는 '사상 최대의 살림, 즉 재정'을 꾸리겠다고 합니다.

세 차례에 걸친 역대급 추경을 하더라도 일단 우리 국민과 기업은 살리고 봐야 한다는 거죠.

일자리 유지하고 기간산업 살리고 수출 기업 경쟁력 잃지 않도록 하고 생활자금 수혈해 줍니다.









갑작스러운 위기이다 보니 빚도 어쩔 수 없이 지게 됩니다.

개인이 은행에 돈을 꾸듯 정부도 국채를 발행해 빚을 집니다.










다행히 우리나라의 신용도는 주요 신용평가기관에서 A급 이상으로 평가받습니다.

원/달러 환율도 1200원대 초반으로 코로나 사태 초기를 제외하곤 안정권에 들고 있습니다.










재정을 확대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건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인데요.

미국은 3700조의 추경안을, 유럽연합은 1000조 원의 경제 회복기금 안을 내놨습니다.










이들 나라.. 우리나라보다 채무율이 훨씬 높습니다.

201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채무율은 40%, 반면 미국은 106.1%, 독일 70.3%, oecd 평균은 109.2%입니다.

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빠른 건 물론 우려되는 일이지만 역시 올해 세계 각국에서 공통된 현상입니다.









IMF는 코로나 대응으로 선진국의 경우 올해 국가채무비율이 1년 전보다 17.2% p 늘어날 걸로 전망했습니다.

우리나라는 같은 기간 IMF 기준으로는 5.5% p, 실제론 6.4% p 늘어나게 됩니다.










지금 우리가 관심을 쏟아야 할 부분은 이 '사상 최대의 재정'이 실물 경기를 잘 살려 다시 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집행되는지, 엉뚱한 데로 예산이 새지는 않는지 보다 철저하게 정책을 짜고 감시할 수 있느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