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저 그립노가 반드시 잘못된 사투리 사용이 아니라는 것 부터 말씀드리고 싶네요.

경상도 사투리의 '~~노' 는 경기도지방의 '~~냐?' 비슷한 용도로 의문문에 주로 사용되는데 왜, 누가, 언제, 무엇을, 어떻게, 어디서 등등 의문사가 앞에 붙을 경우에 ~~노가 사용되고, 

그 외에 밥먹었냐? 게임하냐? 같은 의문문의 경우엔 '~~나' 가 붙어서 밥뭇나, 게임하나, 등으로 사용되어지는게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위의 그립노 라는 말은 타인에게 그리운지 아닌지 여부를 물어볼 때에는 '그립나' 가 자연스럽고 그리운 이유를 물을 때에는 '왜 그립노' 로 사용해야 자연스러운게 맞습니다.

헌데 해당 글은 누군가에게 하는 말이 아닌 혼잣말로 '이 사람이 그립다' 라는 의미인데 모두가 알고있는 이유를 자조하며 곱씹는 느낌을 주기 위해 '왜 이렇게 그립냐' 로 풀이 할 수 있겠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why가 빠졌으니 잘못된 사용이 아니냐고 일베로 몰아가셨는데..

예를 들어 음식에 간을 잘못해서 짜다고 느낄 때 먹으면서 혼잣말로 짜냐.. 라고 자조하는 상황을 상상해보면 그렇게 어색한 문장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왜 이렇게 짜냐..' 가 더 자연스러울수도 있지만 어차피 본인이 그 이유를 알고 자조하는 상황이므로 생략해도 그렇게 어색한 문장이 되지 않습니다.

이걸 사투리로 바꾸면 '짭노..'(경상도는.. 적어도 대구엔 짜다를 짭다라고 말함.)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why는 이미 본인이 이유를 알고 있으므로 생략한 것이고 '짭나' 는 타인에게 물어볼 때 적절하며 이 경우엔 오히려 어색해지게 됩니다.


이 사람이 예전에 어떤 행적을 보였었는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도 이 시간에 이런 글을 쓰며 그 사람을 옹호하는건 그 사람이 결백할 것이다를 주장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저 몇몇 분들의 말처럼 일베충일 수도 있겠죠.

헌데 '아닐 수도 있다'는 의심은 추호도 없이 원색적인 욕설을 내뱉으며 그를 일베로 낙인 찍는 사람들을 보니 전형적인 마녀사냥이 인벤에서 이뤄지고 있는 듯 해서 글을 써봤습니다.

일베를 경계하고자 하는 의도는 알겠지만 고 노무현 대통령을 그립다라고 표현한 한마디를 사투리가 어색한거 아닌가? 하는 작은 의심하나로 저런 욕설을 내뱉는 여러분들도 그리 정상은 아닌듯 보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