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은 시장에서 제공하는 지능개발이나 뇌 발달에 관한 이야기를 상식처럼 믿는다. 우뇌학습법이니 3세에 뇌가 완성된다느니 하는 말들은 한마디로 '뻥'이다그렇다면 사실은? 끊임없는 관계가 뇌를 완성시킨다.



 최근 미국 잡지에 실린 특집기사가 있다. 제목이 ‘400만 달러의 교사’다. 교사 연봉이 무려 47억원이라는데, 알고 보니 한국 얘기다. 교육이 어떻게 산업이 되었는지를 조망한 기사에 한국의 사교육 강사가 소개된 것이다. 역사적으로 교사가 돈 많이 버는 직업이었던 적은 없었다. 지식을 다음 세대에 전수하고 하나의 인격을 키워내는 데서 보람을 찾았을 뿐이다. 그런데 이런 지식을 상품화해 시장에 공급하는 시스템을 한국인이 발명해낸 셈이다.

뇌 과학을 가장 많이 언급한 직업군은?

이런 시장에서 특히 인기 있는 것이 뇌 과학이다. 부모들은 시장에서 제공하는 지능개발 내지 뇌 발달에 관한 지식들을 거의 상식인 양 믿고 있다. 과연 그럴까?

우뇌 신화’를 예로 들어보자. 요즘 우뇌학습법 열풍이 불고 있다 한다. 좌뇌는 논리를 담당하고 우뇌는 감성을 담당한다는 둥, 초등 3학년까지는 우뇌를 개발해야 한다는 둥 온갖 학습법이 횡행한다. 1980년대까지는 과학자들도 그런 줄 알았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뇌 과학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등 기술 발달로 살아 있는 사람의 뇌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되면서 그전의 뇌 과학적 상식들은 대거 수정되고 있다. 지금은 어떤 과학자도 좌뇌·우뇌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지나치게 과장됐다고 판단해서다. 그런데 시장에서는 과학이 아닌 사이비들이 여전히 상품으로 둔갑해서 팔리고 있다.

3세 신화’도 마찬가지다. 시장은 부모들을 부추긴다. 세 살 무렵이면 아이의 뇌가 거의 완성된다고, 그러니 부모가 제때 교육할 시기를 놓치면 아이의 능력을 망치게 되는 거라고. 한마디로 ‘뻥’이다. 신경망 최소 단위인 시냅스의 밀도가 일생 동안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보면 생후 2~12개월 무렵 최고조에 달했다가 그 뒤로는 하강 곡선을 그린다. 과거에는 이것만 보고 3세 이전에 뇌가 완성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뇌 과학이 발달하면서 이 시기의 시냅스가 툭툭 끊어져 있음을 알게 된다. 씨에서 싹이 나면 농부가 쭉정이나 비실비실한 놈들을 골라 버리듯 뇌 또한 일단 시냅스로 가설공사만 해놓은 상태에서 끊임없이 가지치기를 해나간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가지치기를 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외부와 관계를 맺는 일이다. 곧 외부로부터 적절한 경험과 자극을 받으며 가지치기를 해나갈수록 뇌의 성능은 더 좋아진다. 뇌의 성능은 오히려 40대 후반부터 50대 중반 무렵 최고조에 달한다는 것이 최근의 연구 결과다.

과학적 근거가 희박한 주장들을 과학자들은 ‘신경계 신화(Neuromyth)’라 이름 붙였다. 나는 이를 ‘뇌의 신화’라 쉽게 고쳐 부르는데, 뇌의 신화가 시장에서 유통되는 데 핵심적 구실을 하는 것이 미디어다.

1990~2010년 한국의 주요 일간지·방송 뉴스 중 ‘우뇌’라는 단어가 들어간 기사를 검색해보니 보수·진보 가릴 것 없이 모든 언론사가 의학 분야(11~24%)보다 교육 분야(54~63%)에서 이를 다루고 있었다. 뇌 과학 관련 기사를 쓰는 사람(기자 제외한 외부 필진)이 누구인지 알아본 결과도 흥미롭다. 의사? 뇌 과학자? 아니다. 뇌 과학을 가장 많이 언급한 직업군은 바로 사설 학원장이었다

지능개발이라는 말에 넘어갈 게 아니라 이런 정보를 누가 생산하고 유통하는지 잘 따져볼 필요가 있다.





조카들 어렸을 때 우뇌학습법, 좌뇌학습법 책들 누나 사다줬던 기억이 있는데.. 

그럼 나도 '뻥'에 속에서 헛짓거리 한거란 말인가..

이거 장사꾼들 농간에 놀아 났다고 생각하니 씁쓸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