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스피리츠 (23시간 / 2015년 7월 30일~ 31일)

 

모바일 카드 배틀 게임 사커 스피리츠는 작년 7월 30일, 콘텐츠 업데이트를 위해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 예정이었던 점검을 3시간 연장해, 오후 11시까지 점검을 하겠다는 공지를 올렸던 적이 있습니다. 3시간 정도의 점검 연장은 으레 있는 일이었고, 당시에는 누구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죠. 게다가 공지보다 15분 이른 오후 10시 45분에 점검이 완료되었다는 공지가 다시 한 번 올라와 점검은 이대로 마무리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약 25분 뒤, 사커 스피리츠는 돌연 긴급 점검을 공지하게 되는데요, 대규모 업데이트 이후 판매를 통해 획득한 골드가 재접속시 증발하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다시 진행된 점검은 이튿날인 31일 오전 4시까지 계속되었고, 20분 뒤 다시 긴급 점검을 반복... 결국, 31일 오전 10시가 되어서야 정상적인 게임을 진행할 수가 있었습니다. 목요일 오전 11시부터 금요일 오전 10시까지, 약 23시간에 걸친 점검이 막을 내린 것입니다.




■ 디아블로3 (약 26시간 30분 / 2012년 6월 10일~11일)

 

'수면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지만 항상 새로운 시즌으로 다시 돌아와 꾸준히 플레이를 하게 만드는 디아블로 3. 이런 디아블로 3에게도 지울 수 없는 흑 역사가 존재했으니, 바로 '에러 37'의 악몽입니다.

2012년, 전 세계 게이머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나타난 디아블로 3의 초창기는 그다지 좋은 모습이었다고 하기 힘듭니다. 유저가 많아지는 시간대만 되면 빈번히 발생하는 '에러 37'때문에 많은 플레이어들이 골머리를 앓았기 때문이죠. 싱글 플레이만 즐기고 싶어도 인터넷에 꼭 연결되어 있어야 하는 게임의 특성상 '에러 37'의 잦은 출몰은 말 그대로 게임을 못 할 수준이었습니다. 물론, 이것을 고치기 위한 점검 또한 계속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 에러로 팬 영상이 나올 정도 (출처: 유튜브 영상 'If Diablo 3 were a girl')
아시아 서버 증설과 여러 차례의 점검을 통해 '에러 37'의 공포가 누그러진 것도 잠시, 2012년 6월에는 아이템과 골드를 복사할 가능성이 있는 치명적인 버그가 발견되면서 긴급 점검에 들어가게 됩니다. 당초 2시간으로 예정되어 있던 긴급 점검은 연장에 연장을 거듭해 결국 약 26시간 점검이라는 기록을 수립했습니다.

■ 테라 (34시간 / 2011년 1월 24일~ 25일)

 




2011년 1월, OBT를 마친 테라가 정식 서비스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약 34시간가량 게임에 접속할 수 없었던 일이 있었습니다. OBT가 종료되는 시점인 1월 24일 00시부터 정식 서비스가 시작된 25일 오전 10시까지 어떤 이유에서 점검이 이루어진 것인지는 알 수가 없는데요, 최근 넥슨이 테라의 서비스를 맡게 되면서 기존 공지를 확인할 수가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 던전 앤 파이터 (35시간 / 2008년 5월 29일~ 30일)
지금으로부터 약 8년 전, 던전 앤 파이터는 '천계의 문'이라는 대규모 업데이트를 실시했습니다. 해당 업데이트는 '던전앤 파이터 시즌 2'의 시작을 알리는 만큼 '안트베르 협곡', '해상열차'같은 던전들과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게 개편된 경매장 시스템, 인터페이스 UI 개선 등 지금에 와서는 꽤나 당연해(?) 보이는 대부분의 것들이 추가된 업데이트였죠.

너무나도 추가할 것이 많았기 때문일까요? 당시 약 31시간의 점검을 예정했던 던전앤 파이터는 4시간의 연장 점검을 실시, 결국 35시간 만에 대규모 업데이트를 마무리하게 됩니다. 그리고 약 3년 뒤, 국민 FPS '서든어택'이 이와 같은 기록을 세우게 되죠.




■ 서든어택 (35시간 / 2011년 7월 11일~ 12일)

2011년 7월 11일, 아직까지도 국민 FPS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넥슨의 '서든어택'이 가장 처음 넷마블과 함께 공동 퍼블리싱을 실시한 날짜입니다. 그전까지 서든어택은 넷마블에서 서비스하고 있었거든요.

 

 

당시 넥슨은 '신속히 이동하라'는 타이틀을 내세우며 넷마블 서든어택 유저들의 정보를 넥슨으로 이동시키는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때보다 신속한 이동이 필요했을 공동 서비스 첫날부터 넥슨의 서든어택은 난항을 겪었는데요, 당초 예정되었던 10시간을 가뿐하게 뛰어넘은 무려 35시간의 점검 끝에서야 정상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정보다 25시간이나 점검이 길어진 이유는 다름 아닌 넷마블 서든어택의 유저 DB를 넥슨으로 가져오는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 때문이었습니다.





■ web 연희몽상 (57시간 / 2011년 10월 19일 ~ 21일)
미소녀 삼국지 웹게임 'web 연희몽상'의 Pre-OBT가 한창이던 2011년 10월 19일, 게임을 서비스하던 감마니아 코리아는 버그 악용 유저 차단 및 버그 재발 방지를 위해 점검을 실시합니다. 예정 점검 시간은 16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다들 예상하시다시피 연희몽상의 점검은 16시간 만에 끝나지 않았죠. 처음에는 7시간, 그다음에는 14시간, 또다시 6시간... 점검은 계속해서 연장되어 갔고, 이렇게 악성 유저와 버그 방지를 위한 연희몽상의 점검 시간은 43시간이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점검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3차 연장 점검의 종료가 예정되었던 20일 오후 8시, 감마니아코리아의 관계자는 "게임을 즐겨 주시는 유저분들에게 죄송하고 내일 오전 10시까지는 모든 작업을 마치도록 하겠다."는 말과 함께 4차 연장 점검을 발표합니다. 그렇게 14시간의 점검이 추가되어 '연희몽상'은 57시간 점검이라는 기록을 갖게 되었고, 얼마 안 돼서 연희몽상의 Pre-OBT는 그렇게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감마니아코리아의 'web 연희몽상'은 약 1년 뒤인 2012년 11월 30일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지금은 해머 엔터테인먼트가 2015년 5월부터 'web 연희몽상'의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죠.




■ 마비노기 (96시간 / 2011년 10월 4일 ~ 8일)

 

 

2011년은 무슨 점검의 해라도 되었던 걸까요? 최근 '큐라레 마법도서관'이 그 기록을 경신하기 전까지 역대 최장 시간의 점검으로 꼽는 '마비노기'의 점검 시간은 약 96시간이었습니다.

10월 4일 돌연 시작된 마비노기의 '3일 점검'에 대해서 어떤 이유에서인지 아무도 정확히 알고 있지 않습니다. 당시 넥슨은 트위터를 통해 '작업장 근절'이 가장 주된 원인이라고 밝혔지만, 그밖에 명확한 사유는 밝히지 않았죠. 어떤 이유에서든지, 3일을 통째로 게임에 접속할 수 없었던 것은 많은 게이머들에게 충격을 주기 충분했습니다. 

 


예정된 72시간의 점검이 끝나는 날인 금요일,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이제 모두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바로 점검이 24시간 추가로 진행된 것이죠. 차라리 처음부터 4일을 기다리게 했다면 더 나았을지도 모릅니다. 게임에 접속할 날만을 기다리던 마비노기의 유저들은 24시간의 추가 점검 소식에 다시 한 번 충격을 받아야 했으니까요.




■ 큐라레: 마법도서관 (123시간 / 2015년 8월 27일 ~ 9월 1일)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가 서비스하는 CCG, '큐라레: 마법도서관'(이하 큐라레)은 지난 2015년 장기 점검의 새 역사를 쓴 것으로 아주 유명합니다. 이 게임의 점검 기록을 보고 나면 지금까지 살펴본 게임들의 점검 시간은 되려 보통인 수준으로 느껴지기도 하죠. 하지만, 위의 게임들도 당시에는 모두가 경악할 만한 점검 시간을 기록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123시간의 '점검 마라톤'은 큐라레와 웹툰 작가 '레바'의 콜라보 이벤트를 진행하는 도중에 시작되었습니다. 2015년 8월 27일, 큐라레는 레바 콜라보 시즌을 업데이트하기 위해 정기점검을 진행했고, 예정된 점검 시간은 7시간 남짓이었습니다. 하지만 점검 예정 시간은 점점 늘어나 급기야 기약을 알 수 없게 되었고, 결국 큐라레측은 점검 시작 26시간 만에 사과 및 진행 상황에 관한 안내문을 공지하게 됩니다.

"물리적인 기기의 결함 및 데이터 오류 현상 "을 점검의 이유로 밝힌 사과글에는 이후 추가될 연장 점검 시간에 따라 제공될 보상이 적혀 있는데요, 해당 표를 통해서 약 72시간까지도 점검이 이어질 것으로 추측이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72시간을 넘어서도 점검은 계속됐습니다.

점검 마라톤이 계속되는 동안, 큐라레측은 공식 카페를 통해 그날그날 진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알리고자 노력했습니다. 그 때문일까요? 유저들에게 정말 최선을 다해 점검을 마치고자 하는 개발팀의 진심이 들렸나 봅니다. 그렇게 장시간의 점검 마라톤이 시작된 3일째, 큐라레의 몇몇 유저들은 개발사에 응원의 메시지와 함께 비x오백, 핫x스, 치킨과 피자 등의 응원 물품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9월 1일, 장장 123시간여 끝에 '큐라레: 마법도서관'은 점검을 마치게 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희대의 점검 시간을 달성했다는 소식에 힘입어 신규 및 복귀 유저가 한동안 증가했다고 하네요.




■ 부유천하 ( ??? / 2011년 5월 2일 ~ ???)

 

'부유천하'는 역대 점검 시간이 긴 게임을 꼽으면 항상 마지막에 등장하는 게임입니다. 2011년 5월에 긴급 점검을 알린 후에 지금까지 점검이 끝났다는 공지를 올린 적이 없기 때문이죠. 물론, 이제는 그런 공지를 올릴 공식 홈페이지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점검 도중에 게임이 없어지게 된 것일까요? 추측은 무성하지만 진실은 알아내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개발사인 '블루솜'에 대한 소식은 2013년 인도의 릴라이언스 그룹에 인수된 이후 소식이 별로 없으며, 서비스를 맡았던 '백호소프트'의 홈페이지에선 부유천하와 관련된 어떤 정보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부유천하를 다시 보기 힘들다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네요.



■ 번외편 - 디도스 공격에 서버 롤백까지, 해외 사례 모음



온라인 게임의 역대 점검 시간을 조사하던 도중에 흥미로운 해외 사례를 몇 가지 찾을 수 있었습니다. '큐라레'가 세운 123시간의 점검 시간을 우습게 넘긴 게임도 있었고, 디도스 공격을 받아 서비스가 중단된 게임, 심지어 불의의 사고로 인해 유저 데이터 2년 치를 한 번에 잃어버린 게임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중 두 게임은 해외에서 서비스하고 있던 국산 게임이었습니다.

■ 123시간? 우린 353시간! '걸프렌드 노트'의 점검 기록

일본의 모바일게임 '걸프렌드 노트'는 2015년 12월 1일 서비스를 시작한 지 5시간이 채 되지 않아 긴급 점검을 실시하고, 무려 353시간 동안 점검을 진행했습니다. 353시간을 일수로 환산하면 대략 보름이 되는데, 그동안 계속 점검을 했을 개발자들의 심정은 어땠을지 짐작도 가지 않습니다.

'걸프렌드 노트'의 보름에 걸친 점검 대장정은 이후 12월 16일이 되어서야 다시 서비스를 재개하게 되었죠. 참, iOS 버전의 점검은 총 381시간으로 좀 더 길었습니다.

■ "디도스 공격?" 문 닫아야 했던 '클로저스' 일본서버

 

2015년 8월 18일 일본에서 OBT를 시작한 클로저스는, 약 한 달여 만인 9월 15일 제삼자의 공격으로 인해 긴급 점검을 실시하고, 일시적으로 서비스를 중단해야 했습니다. OBT 기간이긴 했지만, 이미 유료 아이템 등을 판매하고 있던 시점이었기에 유저들의 불만은 높았습니다. 더군다나 언제 다시 서비스를 재개할지도 불분명한 상황이라 불만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죠.

서비스 중단 후 약 일주일이 지나고 나서, 클로저스의 서비스를 맡은 세가 게임즈는 10월 9일 서비스를 재개하겠다는 말과 함께 보상안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다행히도 약속한 날짜에 서비스가 개시되었습니다.


■ '드래곤네스트' 유럽서버, 2년간의 데이터를 잃어버리다

지난 2월 4일, 드래곤네스트의 유럽 지역 서비스를 맡은 샨다게임즈는 공지를 통해 '심각한 데이터 오류'로 인해 2년간의 유저 데이터를 잃어버리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유저들은 캐릭터와 골드, 그리고 캐시를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잃어버리게 되었죠. 2013년 3월 유럽 서비스를 시작한 지점 근처로 캐릭터가 돌아가게 돼버린 셈입니다.

이번 사건에 대한 보상으로 샨다게임즈는 다양한 보상책을 제시했지만, 그간 드래곤네스트를 즐기던 유저들의 2년 동안의 추억에 대한 보상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